문명의 대전환을 이끌 8가지 대안… 최민자 교수 새 책 ‘무엇이 21세기를 지배하는가’최민자 성신여대 교수는 학문적 영역의 넓이와 깊이가 남다른 인물이다. 정치학자로 오랫동안 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며 궁구해 왔을 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의 사상과 문명사를 가로지르며 수많은 저서를 펴내 주목을 받았다. 저서의 제목만 봐도 그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인류 문명사를 조망해왔는지 알 수 있다. ‘스피노자의 사상과 그 현대적 부활’(2015), ‘새로운 문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한반도發 21세기 과학혁명과 존재혁명’(2013), ‘동서양의 사상에 나타난 인식과 존재의 변증법’(2011), ‘통섭의 기술’(2010), ‘삶의 지문’(2008), ‘생명에 관한 81개조 테제: 생명정치의 구현을 위한 眞知로의 접근’(2008), ‘생태정치학: 근대의 초극을 위한 생태정치학적 대응’(2007), ‘천부경·삼일신고·참전계경’(2006), ‘동학사상과 신문명’(2005), ‘세계인 장보고와 지구촌 경영’(2003), ‘새벽이 오는 소리’(2002), ‘직접시대’(2001), ‘길(道)을 찾아서’(1997) 등. 최 교수가 작년에 펴낸 ‘빅히스토리’는 우주의 탄생, 생물의 진화 과정을 파헤치고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시도한 책이다. 다루는 시간은 우주 빅뱅에서 포스트휴먼까지, 영역은 정치학을 넘어 역사·철학·과학·종교·인문·사회를 아우른다. 거대한 우주와 인간의 역사를 ‘생명’이라는 개념으로 새롭게 살핀, 808쪽의 대작이다. 그가 이번에 새롭게 펴낸 책 ‘무엇이 21세기를 지배하는가’(도서출판 모시는 사람들·사진)도 544쪽으로, 방대한 분량의 책이다. 문명과 자연이 함께 대전환하는 21세기를 이끌어갈 사상과 기술을 ‘정신’과 ‘물적 토대’, 그 둘을 상호 전환하는 프로그램의 3원 구조로 제시한다. 최 교수에 따르면, 현재 인류는 4차·5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얽히고설킨 세계시장과 통제 불능의 ‘기후’라는 복잡계가 빚어내는 문명과 자연의 대순환 주기에 와 있다. 이에 관한 백가쟁명의 대안과 해결책이 제시되지만, 현재 상태로 보면 인류 문명은 그저 얼굴과 몸집을 달리한 자본 논리에 따라 증식을 계속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처럼 보인다. 그 끝이 공멸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결정적인 전환점을 만들어내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 욕망에 비해 대안을 모색하는 지혜와 의지의 크기가 초라하기 때문이다. 이 간극을 해소하고 전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그랜드 디자인으로서 문명사적인 기획이 필요하다. 또 이를 위해서는 동서남북 고금왕래의 철학사상과 과학을 접목하고 통섭하여 인류 문명의 미래를 조망할 수 있어야 한다. 문명사적인 요구에 대해 최 교수는 이 책을 통해 8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 ‘정신’과 ‘물적 토대’, 그 둘을 상호 전환하는 시범 프로젝트(pilot project)로 도식화할 수 있다. 우선, 정신의 측면에서 ① 생명이 곧 영성임을 갈파한 ‘한’ 사상, ②과학과 의식의 심오한 접합을 함축한 신과학, ③ 윈윈 협력체계의 ‘동북아 그랜드 디자인’으로 보여줄 수 있다. 이 책은 신 유라시아 시대의 도래와 세계 질서의 문화적 재편을 예견한다. 다음으로, 이를 실현할 물적 토대 마련이라는 측면에서 ① 화폐제도의 개혁, 즉 금본위제에서 구리본위제로의 전환 ② 자원 및 에너지 문제의 해결 방안 ③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 해결 방안 등을 통해 근원적이고도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이 둘 사이를 매개하고 상호 전환하는 측면에서 유엔세계평화센터 구상을 제안한다. 한반도 평화통일 문제를 동북아의 역학 구도 및 경제 문화적 지형 변화를 예기(豫期)하고 촉발하는 중심으로서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8가지 대안을 좀 더 살피면, 첫째로 21세기의 정신적 토대로서 ‘한’ 사상을 들 수 있다. 이는 한민족 재래 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생명이 곧 영성임을 갈파한 생명사상이다. 그 체제하에서 공공성과 소통성, 자율성과 평등성이라는, 근대 이념(이데올로기)으로 형해(形骸)화한 가치들이 역사에 실현된다. ‘한’ 사상은 천부경에 나타나는 일즉삼(一卽三)·삼즉일(三卽一)의 논리 구조에 기초한 천인합일의 개천(開天) 사상이다. 또 ‘한’ 사상은 현대 물리학-양자역학의 전일적 실재관의 원형(prototype)으로서 개벽사상이다. ‘한’의 우주관은 주체와 객체의 이분법이 폐기된 양자역학적 실험 결과나, 산일구조(dissipative structure)의 자기조직화 원리와 마찬가지로 이 우주를 자기생성적 네트워크 체제로 인식한다. ‘한’ 사상은 에코토피아(ecotopia)를 지향하는 무극대도(無極大道)의 사상이다. 둘째, ‘한’ 사상 전개의 물적인 토대로서 구리본위제의 정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본위제가 대공황을 촉발했듯이, 현재의 달러본위제 역시 세계적인 경제 불균형과 주기적인 경제위기를 자초하는 근본 요인이다. 최 교수는 현대적 의미의 구리, 즉 디지털 코퍼(digital copper)를 기축통화로 삼아 달러를 대체하자고 제안한다. 신기술을 이용하여 고순도의 구리(銅)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화폐의 4대 기능의 조화, 적극적인 경제 활성화(통화) 정책을 통해 세계 경제의 균형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친환경 디지털 코퍼 기반 화폐로써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지구공동체를 실현할 수 있다. 기축통화국의 시뇨리지 효과(seigniorage effect, 鑄造差益)를 제거하고 노동성과를 충분히, 고르게 분배할 수도 있다. 셋째, 미래의 연금술이라 할 원소 변성 기술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발된 액티바 신소재와 원천기술은 인공적으로 원자핵의 구성을 바꿔 고순도의 구리 추출이 가능하다. 이는 근대 사회의 ‘현자의 돌’(중세 연금술이 추구하는 궁극 원리)이라고 할 E=mc2 원리와 원자(양자) 발견 이후의 과학적 성과를 바탕으로 한다. 양성 수소 핵자가 양성자수 26인 철 원소 핵자들을 포격, 철 원소 핵자들에 의해 수소 양성자 3개가 포획돼 새로운 원소, 즉 양성자수 29인 구리 원소로 변성하는 액티바 신기술로써, 안정적인 통화 공급은 물론 미래 세계를 추동하고 견인할 물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넷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기술이다. 방사성 핵종 폐기물을 흡착 유리고화(琉璃固化, vitrification)해 영구 처리하는 무기이온 교환체 액티바 신소재와 원천기술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고준위 핵폐기물과 악성 산업폐기물 등을 안전하고 완벽하게 영구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된다. 이 기술은 고준위 핵폐기물 등을 무결정(無結晶)의 최첨단 유리고화 공법으로 영구 처리하므로 방폐장 문제를 해결하고, 플루토늄의 핵무기 전용을 원천 봉쇄한다. 특히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해서 연료로 재활용하므로 경제성도 충분하다. 이 기술이 에너지·환경·생명과학 분야에서 활용되면 지구촌 각국에서 에너지난 해소와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책으로 각광받게 될 것이다. 다섯째는, 한국이 선도하는 수소에너지와 핵융합에너지의 역할이다. 미래 수소 문명의 관건은 수소 생산에 필요한 무공해하고 저렴한 에너지 확보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에너지 민주화의 길이 열린다. 특히 분산 에너지 인프라는 에너지 민주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사회 구조는 근본적으로 개편된다. 또한 수소 에너지는 탈화석연료 시대의 대체에너지원으로서 이 우주에 무한대로 존재한다. 현재 세계 선진국들이 모두 매달리고 있는 핵융합에너지는 온실가스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에너지이며, 여타의 신재생에너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규모 발전이 가능하다. 또한 산출 장소(바다)가 널리 분포해 있으므로 에너지 민주화, 에너지 분쟁 방지 등의 부대 효과가 생긴다. 여섯째, 5G 이동통신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세상이다. 미래 세계는 5G 이동통신이 만들어 갈 ‘유비쿼터스 모바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세상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이 성공하기 위한 열쇠는 5G 기반의 정보통신기술(ICT)이다. 이러한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선 우선 제품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고객 가치를 구현하는 고객 중심 사고 방식으로 혁신해야 한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플랫폼 자체의 가치 극대화에 집중해 참여자들의 역할과 니즈(needs)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교류와 참여를 유도하는 수요 중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 특히 이때 지속 가능한 전략은 공익에 대한 공감 능력을 확충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일곱째, 디지털 패브리케이션과 3D 바이오패브리케이션의 변혁이다. 디지털 패브리케이션의 핵심은 PC와 결합하는 개인화와 인터넷과 연결되는 분산화다.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면 제조업의 관점을 벗어나 정보통신과 정보화 사회의 관점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기술과 사회를 통합하는 사회변혁의 모델을 창출하는 팹랩의 정신을 커뮤니티 내 참여자들이 공유해야 한다. 바이오패브리케이션 기술은 복잡한 기능을 하는 살아 있는 조직으로 3D 프린팅을 하는 4D 프린팅으로 발전, 증강휴먼(augmented human)을 가능케 할 것이다. 나아가 머지않아 컴퓨터가 눈앞에서 사라지고 세상 자체가 인터페이스가 되는 날이 머지않아 도래할 것이다. 여덟째, 유엔세계평화센터(UNWPC)의 역할이다. UNWPC는 한·북·중·러·일 접경지역인 동북 3성에 플랫폼을 구축하여 환동해경제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북방 실크로드의 발원지로 기획된 것이다. 아태지역의 거대 경제권 통합을 이루며 동북아를 일원화함으로써 한반도 통일과 동북아 평화 정착 및 동아시아 공동체, 나아가 유라시아 공동체 구축을 통해 21세기 문명의 표준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계체제론의 관점에서 볼 때 UNWPC는 초국적 실체에 대한 인식 및 협력의 다층적 성격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초국적 발전 패러다임을 모색한다. 특히 이는 통일 한반도의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틀을 제공한다. 21세기 환경·문화의 시대를 선도함과 동시에 동아시아 나아가 지구촌의 문화예술·경제활동의 중심지이자 환경문화교육센터로서 지역 통합과 세계평화의 기반이 될 것이다. 최 교수는 “새 시대의 진정한 힘은 생명을 살리는 정신문화와 신과학기술과 경제력에서 나온다”며 유라시아 시대가 다시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오늘날 광범하게 사용되고 있는 리오리엔트(ReOrient)란 용어는 근대 서구사회가 종언을 고하고 세계 질서의 문화적 재편(cultural reconfiguration)이 일어남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신유라시아 시대의 신문명을 건설하는 그랜드 디자인으로서 앞에 언급한 8가지 대안에 주목해야 한다. 저자인 최 교수는 미국 애리조나주립대(Arizona State University)에서 정치학 석사를 받고, 영국 켄트대(University of Kent at Canterbury)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해왔다. 중국 베이징(北京)대학교 객원교수와 옌볜(延邊)대학교 객좌교수(客座敎授)를 지낸 바 있다. 1994년 중국 산둥성(山東省) 장보고기념탑 건립위원장을 맡았으며, 1999년엔 훈춘(琿春)에서 유엔 측 대표, 중국 훈춘시 인민정부 시장, 러시아 하산구정부 행정장관 등과 중국·북한·러시아 3국 접경지역 약 2억 평 부지에 UNWPC 건립을 위한 조인식을 이끌었다. <출처: 문화일보(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90416MW1709594169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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