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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빅히스토리 입문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6. 19. 11:35

미디어 빅히스토리 입문

■ 이 책은…

‘빅히스토리’라는 역사학의 방법론으로 미디어의 역사와 원리를 새롭게 조명하는 책이다. 빅히스토리는 역사학의 범위를 빅뱅에서부터 현재까지 양적으로 확장하고, 다양한 학문 분야를 포괄하는 인식 지평의 질적 확산을 꾀하는 것으로, 오늘날 복잡계로 인식되는 인간 세계의 실상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유용한 학문적 패러다임이다. 이 책은 사회과학으로서의 미디어학을 ‘미디어 빅히스토리’의 관점으로 자연과학과의 융합을 통해 새롭게 인식하고 미디어 인문학으로서 그 지평을 확장함으로써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미디어가 개인화와 만인화, 만물화로 이어지는 확장성과 개별성의 양방향으로 진화하는 시대의 개개인에게 건강한 삶을 위한 지혜의 장을 열어준다.

 

  • 분야 : 인문
  • 저자 : 김동민
  • 발행일 : 2020년 6월 25일
  • 가격 : 18,000원
  • 페이지 : 336쪽 (두께 16mm)
  • 제책 : 무선
  • 판형 : 152mm✕225mm(신국판)
  • ISBN : 979-11-88765-86-7 (03300)

 

■ 출판사 서평

미디어 역사 연구와 서술 새로운 패러다임
자연과학과 융합한 미디어 인문학의 새 장을 연다

태초에 미디어가 있었다

미디어(media)의 시대다. 제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5G, 양자컴퓨터 등을 근본 요소로 하는바, 이것은 모두 미디어와 연계된다. 이 시대에 이르면, 미디어는 ‘뉴 미디어’라는 말로도 포괄되지 않은 차원의 확장을 경험한다. 드디어, 인간은 “태초에 미디어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고, 말해야 하는 시대를 만난 것이다. 태초의 미디어란 빛을 말한다. 빛이라는 미디어로서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빅뱅 후 30만 년이 지난 시기부터이지만, 그 시초성 외에도 빛은 인간이 우주만물에 관해 이해하는 거의 모든 것에 관여한다는 점에서도 근본적인 미디어이다. 미디어 역사의 시간이 138억 년까지 확장되는 순간이다.
한편 빛을 미디어로 인식하는 순간, 자연스럽게 미디어에 대한 이해는 사회과학을 넘어 자연과학(물리학)을 아우르는 것이 된다. 또 인간의 진화에서 결정적인 티핑포인트가 되는 것이 언어의 사용이라고 할 때, 미디어가 인간의 인간됨과 근본적으로 이어져 있음과 인간을 포함하여 세계를 이루는 모든 것을 미디어의 관점에서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미디어의 공간적 확장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이처럼 ‘미디어 빅히스토리’는 미디어의 시공(우주)을 본래의 자리까지 확장함으로써, 미디어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밝힌다.

‘미디어 이후’ - 전통적 미디어 대멸종기

지금은 ‘미디어 이후’의 시대다. 여기서 미디어란 전통의 공룡과 같은 존재이다. 근대 산업혁명 이래로 신문, TV를 비롯한 전통적인 미디어는 에너지 혁명과 통신 혁명 등과 조화를 이루며 발전을 거듭하여 왔다. 그러나 3차 산업혁명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전환하면서 전통적인 미디어는 예전의 생명력과 영향력을 상실하면서, 미디어 생태계 대전환기에 직면해 있다. 공룡의 멸종이 포유류의 번성을 가져왔듯이 전통적인 미디어의 대멸종은 뉴미디어의 폭발적인 확장을 가져왔다. 또는 뉴미디어의 성장이 전통적인 미디어의 멸종을 촉진시킨 측면도 있다. 이러한 뉴미디어 시대의 여러 특징들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인간 개개인이 미디어의 주체로서 자리매김한다는 것이며, 그중에서도 더 근본적인 것은 인간과 미디어의 융합마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인간 ‘뇌’의 확장으로서 존재하고 기능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미디어의 전환과 변질은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존재론적인 전환과도 상호작용을 하며 진행되는 것이다.

미디어의 공정성과 객관성의 역사

인간은 미디어 속에서 발생하여 진화하고 성장해 왔다. 지금 여기에서의 일상의 삶 역시 미디어를 떠나서는 이해할 수도 온전히 지탱할 수도 없는 것이 인간인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현실과 가상, 진실과 거짓의 구분이 모호해진 만큼, 그것을 가리는 것은 무의미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소중하고 긴요하다. 그 속에서 인간의 삶은 점점 더 미디어에 의존하는 쪽으로 나아가는 만큼, 미디어의 공정성과 객관성은 인간이 삶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가치를 추구하며 미래를 기약하는 데에 더욱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미디어가 인간 삶의 중요 요소로 등장한 산업혁명 초창기부터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이해는 끊임없이 변질되어 왔다. 급기야 미디어 환경의 혁명적인 변화와 더불어 객관성에 대한 포기, 공정성에 대한 추상적인 이해에 근거한 불공정의 만연을 속수무책으로 수수방관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미디어 빅히스토리의 패러다임은 이러한 ‘저널리즘적 일탈-객관성의 포기’ 경향에 일침을 가하고, 객관성-공정성에 대한 철학적 이해에 기반하여, 해법을 모색해 나간다. 이것은 미디어를 ‘미디어-내부’의 일이 아니라, 존재론적으로 확장시켜서 이해하는 ‘미디어 빅히스토리’의 접근을 통해서 비로소 가능해진 일이다. 직접적으로는 미디어의 역할과 저널리즘의 이해와 실행에 과학의 바른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다. 미래가 어떻게 전개되더라도 객관적이고 공정한 미디어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어떠한 순간에도 진실과 객관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이다.

기레기와 기더기를 넘어서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기대하며

최근 몇 년 사이에 벌어진 일련의 전국적인 시위 사태에서 언론 보도의 공정성은 특히 문제가 되었다. 이른바 촛불혁명을 점화시킨 출발점을 제공한 것도 언론이었지만, 그러한 언론의 위대한 힘에 환호하는 경우보다 보수언론의 적폐스런 언론권력에 비판하는 일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훨씬 더 방대하고, 이제는 진보-보수를 불문한 전방위적인 비판으로 확장되고 있다. 기레기, 기더기라는 말이 우리 시대의 최고 유행어가 되고 있는 상황이 이를 반증한다. 이것이 언론의 편향성이나 받아쓰기 관행, 제목 팔이 사태에서 비롯된 것인지, 특정인이나 특정권력에 경도된 이른바 ‘빠’들의 극성이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사태인지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진행되고 있다. 종편의 등장은 이런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이고, 한편으로는 SNS를 비롯한 뉴미디어의 위력이 레트로 미디어의 위력을 압도해 가는 시대상황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때에 기성 언론은 점점 더 불공정과 객관을 가장한 편향의 유혹에 휩쓸리기 쉽고, 그러므로 언론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신념과 실행이 더욱더 요구된다.

새롭게 전개되는 미디어 환경을 고려하여 저널리즘의 공정성과 객관성의 개념을 새롭게-근본적으로 정의하여 이를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것은 미디어 내부적 시각만으로는 불가능하며 ‘미디어 빅히스토리’와 같은 과학적이고 폭넓고 다양한 철학-인문학적인 관점과 접근이 요구되는 일이다. 인간은 이기적임에도 불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일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불의에 저항하기도 한다. 객관성과 공정성은 일견 도달할 수 없는 가치인 것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본성이 지향하는 지점이기도 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널리즘에 대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를 요구하고, 그에 반하는 경우 저항하는 대중의 심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오랫동안 미디어는 소수 집단에 장악되어 그 요구와 저항은 와해되기 일쑤였으나, 오늘날 변화한 미디어 환경에서 비로소 그 요구와 저항은 레트로 미디어를 위협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기존의 언론권력이 이러한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언론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요구를 자신들의 정당성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는 데서부터 오늘날 미디어를 둘러싼 갈등과 위기의 심화가 초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미디어의 새로운 이해와 커뮤니케이션학의 새로운 전개를 향하여

오늘날 전 지구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내용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5G, 양자컴퓨터 등을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 융합, 나아가서 미디어와 생명공학의 융합을 통한 ‘미디어 혁명’으로 촉발되고 추동되고 귀결된다. 사실 1차 산업혁명에서 3차 산업혁명까지도 모두 미디어와 직간접적인 연관성을 갖는다. 제1차 산업혁명은 대량생산의 산업사회의 전개에 병행하여 대중적 상업지의 시대와 더불어 진행되었고, 제2차 산업혁명은 전자기학의 성립과 병행한 방송·통신과 더불어 전개되었다. 제3차 산업혁명은 양자역학을 바탕으로 한 트랜지스터―반도체의 발명―발전으로 컴퓨터의 대중화 및 인터넷과 더불어 정보화 시대로 전개되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전개에서 미디어는 전보다 더 근본적이고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디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학은 이러한 시대변화를 설명하고, 나아가 그에 맞는 패러다임을 재구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미디어 빅히스토리’는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는 첫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미디어 빅히스토리를 위한 논의>에서는 기존 역사 서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 특히 미디어학을 포함하는 사회과학의 한계를 함께 지적하면서 역사 서술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였다. 이로써 ‘지금 왜 미디어 빅히스토리인가’를 이야기했다. <제2부 코스모스와 미디어>에서는 우주와 생명, 지구를 인식하는 새로운 세계관, 과학·기술의 발달과 자연과학, 미디어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서술했다. 거시세계인 코스모스에 이어서 미시세계인 마이크로 코스모스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제3부 근대 이후 과학과 미디어>에서는 근현대 미디어의 역사를 간략하게 서술하고 자연과학의 발전은 곧 미디어의 변화를 불러오는 사례와 구조, 원리를 이야기한다. 또 개념의 형성 과정과 저널리즘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해 정리하고, 끝으로 복잡계인 인간사회와 이 우주를 설명하는 최신의 복잡계 물리학의 관점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의 현재 위치와 전망을 논의한다.

■ 차례

제1부_ 미디어 빅히스토리를 위한 논의

제1장_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와 사회과학
실증주의 역사학 비판
제2장_ 역사 서술의 새로운 지평
인류 역사의 서술, 이대로 좋은가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역사의 법칙
과학과 철학
제3장_ 사회과학에 대하여
사회과학의 한계
박제가 된 진보이론
마르크스주의 인식론과 과학적 세계관
자연변증법 ◾사회과학의 뿌리를 찾아서 ◾지향
제4장_ 자연철학과 아리스타르코스의 지동설

그리스 자연철학의 가치
아리스타르코스의 지동설

제2부_ 코스모스와 미디어

제5장_ 우주의 역사
망원경이라는 미디어
138억 년의 우주, 불과 8분의 인류
제6장_ 코스모스와 인류 역사
최초의 미디어, 빛
빛의 정체에 관하여
본다는 것
망원경의 역할
중력파도 미디어
제7장_ 마이크로 코스모스와 생명 현상
마굴리스와 마이크로 코스모스
지구의 지배자는 미생물
눈의 탄생, 빛을 보다
생명, 다양성 ◾생명의 역사, 대멸종

제3부_ 근대 이후 과학과 미디어

제8장_ 근현대 미디어의 역사와 자연과학
과학과 기술의 결합
고전역학과 상업적 대중지의 출현
사진의 등장
열역학의 법칙과 커뮤니케이션
사회열역학
통계역학
전자기학과 방송
양자역학의 탄생
실재론에서 실증론으로
트랜지스터 반도체와 전자혁명
제9장_ 현대 저널리즘의 객관성과 공정성
역사의 맥락
철학의 주제
객관성과 진실보도
개념과 철학, 과학
존재론에서의 객관성과 진실
공정성과 중립, 중용
자연과학의 시각
제10장_ 복잡계 시대의 미디어
복잡계 이론의 대두
카오스 이론
혼돈 현상과 복잡계
네트워크 과학
네트워크 조직의 패턴
복잡계 경제학
수확 체감에서 수확 체증으로
사이버커뮤니케이션의 공간
제11장_ 패러다임 전환기의 모색
전통적 미디어의 몰락과 제4차 산업혁명
호모 이코노미쿠스와 경제학
행동경제학
진화경제학

에필로그 : 자연과학은 인문학이다

 

■ 책 속으로

제1장 역사란 무엇인가

원시 인류는 매우 초보적인 상징적 전달 방법에서부터 시작해서 언어적 의사 전달 노력을 거듭하였고, 그것은 다시 뇌의 발달을 가져오게 됩니다. … 인류에게 언어의 사용은 대약진의 발판이 됩니다. 언어의 발달은 무엇보다도 생산력의 증대를 가져오게 된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집니다. 이것이 바로 미디어 히스토리의 법칙입니다. <30쪽>

제2장 역사 서술의 새로운 지평

과학(科學)이라는 것도 동양으로 비유하자면 학문 전반을 지칭하는 것으로, 19세기 유럽의 학문(science)은 다양한 갈래를 형성하고 있었는데, 앞에서 살펴본 대로 당시 일본의 유학생들이 서양의 학문은 동양과 다르게 분과(分科)로 나누어져 있다고 하여 ‘분과(科) 학문의 학(學)’이란 의미의 ‘과학’으로 번역하여 사용함으로써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철학이 추구한 것이 전반적인 지식으로서의 ‘science’였습니다. … 따라서 모든 과학(sciences)이 하나입니다. 편의상 나뉘어 있지만 넓게 소통하고 융합해야 합니다. <52~53쪽>

제3장 사회과학에 대하여

자연과 사회는 인간의 의식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객관적 실재이면서 인간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과학이란 그 객관적 실재의 진리인 지식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과학이란 지식 그 자체로서 창조성의 원천입니다. … 사회과학은 그간의 성과와 더불어 자연과학과 철학으로 내용을 채워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저널리즘의 객관성과 공정성은 물론이고 제반 개념들에 대해 적절한 정의를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이 튼튼할수록 미디어의 역사 연구도 과학적으로 내실을 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86쪽>

제4장 자연철학과 아리스타르코스의 지동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지동설을 주장한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타르코스가 우리에게 남겨준 위대한 유산은 지구와 지구인을 올바르게 자리매김한 것이다. 지구와 지구인이 자연에서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는 통찰은 위로는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의 보편성으로 확장됐고 옆으로는 인종 차별의 철폐로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통찰이 성공을 거두기까지 인류의 역사는 반대쪽으로 흐르는 물결을 끊임없이 거슬러 가며 저항해야 했다. <97쪽>

제5장 우주의 역사

인류의 조상인 유인원이 지구상에 처음 나타난 것이 대략 500~600만 년 전이고, 현생인류는 겨우 20만 년 전에 등장합니다. 생명의 역사 38억 년, 지구의 나이 46억 년, 우주의 나이 138억 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요. 우주를 안다는 것은 우주 인식의 주체인 인간 자신을 알아가는 단초에 해당합니다. 세이건(Carl Sagan)은 “이 세계는 어마어마하게 늙었고 인류는 너무나도 어리다.”라고 했습니다. <108쪽>

제6장 코스모스와 인류의 역사

우리는 흔히 미디어라고 하면 언어와 문자, 신문, 방송, 인터넷 등 의사소통의 수단이나 정보의 저장 및 전달을 위해 고안해 낸 기계적 장치들을 생각합니다. 인간의 신체 기능의 일부로서 자연스럽게 진화된 언어를 제외하면 모두 인공물들이지요. <114쪽> … 지구의 모든 생명은 별의 자식들입니다. 이것을 사유와 경험으로 모두 규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개인의 근거 없는 주장일 뿐입니다. 따라서 자연과학이 규명해 놓은 법칙과 이론을 학습해야 합니다. 그 가운데 미디어가 있을 것입니다. <120쪽>

제7장 마이크로 코스모스와 생명현상

인류의 조상은 언어의 사용으로 말미암아 지금의 인류로 대약진을 하게 됩니다. 언어의 사용은 생산력의 증대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면서 원시 공동체사회의 붕괴와 문명 시대로의 진입에 촉매제 역할을 합니다. 뿐만 아니라 1만 3,000년 전 무렵 언어의 사용으로 사냥 능력이 발전한 인간에 의한 대형 동물의 멸종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또 다시 인간에 의한 동식물의 대멸종 사태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미디어가 그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동식물의 대멸종은 인류의 멸종을 예견하고 있는바,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가이아의 경고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마당에 우리가 지구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153쪽>

제8장 근현대 미디어의 역사와 자연과학

20세기 후반은 전자혁명의 시대입니다. 전자혁명은 퍼스널 컴퓨터(PC)의 개발과 보급, 인터넷의 대중화와 더불어 정보화시대의 도래를 가져옵니다. 1970년대 침체하던 미국의 경제는 정보통신산업과 유전공학의 육성으로 돌파구를 찾습니다. 그것이 바로 PC와 인터넷의 개발과 보급, 그리고 게놈 프로젝트와 유전공학 및 뇌과학 등의 발전으로 이어집니다.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 및 디지털 시대의 도래를 가져오고, 급기야 독립된 영역으로 발전해 오던 유전공학과의 융합 단계에까지 왔습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등이 그것입니다. 스마트 미디어의 진화는 현재진행형입니다. <182쪽>

제9장 현대 저널리즘의 객관성과 공정성

저널리즘 교과서에서 객관보도는 간주관성 수준의 사실보도를 의미하며, 공정보도는 산술적 균형을 지키는 중립적 보도를 의미합니다. 간주관성이란 게이트 키핑(gate keeping)의 한계 때문에 객관보도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주관의 공통분모를 찾자는 것인데, 사실상 객관보도의 포기이며 상대주의에 가깝습니다. 학문이란 진리를 추구하는 것인데 상대주의는 진리와 거리가 멉니다. 사실보도는 현상의 영역에서 주관적 의견과 사건 등을 보도하는 것이고, 객관보도는 사실을 기반으로 하여 진실을 찾아 보도하는 것입니다. 재삼 강조하건대 진실은 객관의 영역에 있습니다. 객관을 포기하면 진실은 찾을 수 없습니다. 진실 규명이 어려운 것도 있고 쉬운 것도 있으나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저널리즘 철학은 존재론 철학을 학습해야 깨달을 수 있습니다. <206쪽>

제10장 복잡계 시대의 미디어

사이버스페이스에 참여하는 개인들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어떤 창발 현상이 일어나는가? 사람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아고라에 모이고 카페를 개설하여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페이스북에서는 알아서 친구 집단을 형성하고 그룹을 만들고 페이지를 개설하여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의 친구들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친구가 되어 커뮤니케이션의 공간이 형성됩니다. 이것은 중앙의 통제도 아니고 어느 누구의 기획도 아니며 위계질서도 없는 자연스러운 자기조직화의 창발 현상입니다. 중심과 주변의 구별이 없는 가운데 많은 중심들이 창발합니다. 군중들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전형적인 복잡계의 자기조직화입니다. <269~270쪽>

제11장 패러다임 전환기의 모색

전통적 미디어는 생물의 세계처럼 자연선택에 의해 다른 종으로 진화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민주주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전통적 미디어의 독점 구조에서 위축되어 있던 작은 미디어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진화하고 있는 미디어가 활성화되면서 여론의 독점이 해소됨으로써 진정한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디어 생태계가 공룡시대의 독점에서 벗어나 다양성으로 진화하는 중입니다. 커뮤니케이션학을 포함하여 사회과학의 분과 학문들은 이처럼 패러다임의 측면에서 거대한 혁명기에 접어들었습니다. 기존의 패러다임이 무너지고 있는 것입니다. <276쪽>

에필로그 - 자연과학은 인문학이다

인문학이란 인류의 문화와 문명을 연구하고 기록한 학문입니다. … 사람의 무늬가 새겨지지 않은 학문은 없습니다. 사람들이 사회를 이루어 생활하며 새겨 놓은 무늬를 대상으로 하는 사회과학은 물론이고, 자연철학이 발전한 자연과학도 사람의 무늬가 새겨진 학문입니다. 자연과학이 인간 사회와 무관하게 우주 자연을 다루는 학문이 아닙니다. 그러니, 모든 학문이 인문학인 것입니다. 문화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했지요. 문명도 마찬가집니다. 뇌의 기획에 의해 형성된 정신적 물질적 표현 모두가 인문학의 대상인 것입니다. 그것을 편의상 갈라서 연구를 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 저자

김동민 _ 고려대학교 임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대학원 신문방송학과에서 문학석사와 언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민주화운동기념공원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매클루언 미디어론의 자연과학적 해석』, 『미디어 연구에 대한 자연과학의 시각』, 『미디어 시간여행』, 『미디어 오디세이』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마셜 맥루언의 ‘지구촌’ 개념에 관한 연구: 상대성 이론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동아일보의 신탁통치 왜곡보도 연구」, 「방송통신융합 현상의 정지경제학적 고찰: ‘이윤율의 경향적 하락의 법칙’을 중심으로」, 「비판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평가와 과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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