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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공동체와 평화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9. 11. 11:23

아시아 공동체와 평화

열 가지 시선

■ 이 책은…

아시아 차원에서 공동체라는 것이 가능할지, 그러려면 어떤 문제들이 있고 무엇을 해결해 가야 할지, 특히 그 과정에서 조화와 평화는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한국, 일본, 미국, 케냐 출신 아시아 관련 학자들이 공동 작업으로 정리한 결과물이다. 아시아에서 평화 공동체를 이룬다는 것은 아시아인들 간에, 아시아 국가들 간에, 나아가 아시아와 연계된 국가들이 서로 인정하고 대화하고 협력하는 어려움을 견디며 서로 뜻을 모아 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밝힌다.

 

  • 분야 : 인문
  • 저자 : 박성호, 최성민
  • 발행일 : 2020년 9월 20일
  • 가격 : 15,000원
  • 페이지 : 320쪽 (두께 16mm)
  • 제책 : 무선
  • 판형 : 140mm✕210mm
  • ISBN : 978-89-97472-52-9 (94160)

■ 출판사 서평

긴 인류 역사에서 보면 20세기 중반 이후 근 100년에 가까운 시간은 유례없이 평화로운 시기라고 한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오늘날 세계 강대국들이 서로 맞부딪치는 전쟁이 발생할 경우 인류와 지구 생명을 몇 번이라도 절멸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하고 다량인 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대전의 치명적인 위험성’에 의해 ‘잠정적으로 세계대전이 유보됨으로써’ 누리고 있는 ‘세계 평화’의 대가는 만만치 않다. 마치 거대한 대륙이 부딪치는 선을 따라 전 지구적인 지진대가 형성되고, 그 어간에서 수많은 지진이 발생하는 것처럼, 세계 곳곳에서는 종교, 역사, 국경선 등이 맞부딪치는 지점마다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경제 영역에서는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는 두 나라 사이에 국경 분쟁이나 역사 분쟁이 있기도 하고, 역사 분쟁이 없는 대신 국경 문제나 인종 갈등에 따른 살육이 자행되기도 하고,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른 치열한, 대소 규모의 충돌이 끊임없이 벌어지기도 한다. 어쩌면, 인간의 삶에서, 그리고 국가 간의 교류와 협력의 이면에서 ‘분쟁과 갈등’ 그리고 때로 ‘폭력’은 “인간이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과정”으로서 필연적으로 감내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동아시아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세계 양대 강국이 팽팽하게 맞서 있는 대립점이며, (동남)아시아와 서구가 대립하는 대척점이다. 그 대립과 대결은 최소 200~300년 전부터 진행되며, 수많은 변형과 변화와 변종을 거듭해 온 복잡한 내력이 있어서, 다단한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다양한 양상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한일 간의 갈등, 북일 간의 갈등, 한중-중일 간의 갈등, 한중일의 경제 협력-의존 관계와 상호경쟁 관계 등등 동북아시아 3개국만 하더라도 그 양상은 한두 마디, 한두 가지로 정리해 버릴 수 없는 것이다. 그 위에는 또 미국과 러시아라고 하는 ‘아시아 대륙국가’와 ‘태평양 국가’까지 개입되면서 더욱 더 복잡한 양상을 띤다.

또한 최근 수십 년 사이에 진행된 ‘노동의 국제화’ 추세에 따라 동아시아권 내부에서만 해도 노동 이민이나 이주, 결혼 이민, 유학 등을 통한 활발한 인적 교류가 이루어지고 각국 내에서 ‘내적 공동체’를 형성하게 되면서, 한편으로 그 사회의 다양성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적 갈등, 혐오 문화의 심화 등 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는 문화적, 사회적 교류 협력을 통해 해소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폭력으로 비화하며 크고 작은 피해를 양산하고, 또 다른 폭력의 씨앗으로 잠복하며 사회적 위험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유럽 사회가 ‘EU’(유럽연합)라고 하는 거대한 정치, 경제 공동체를 만들려고 시도하는 까닭은 공동의 번영을 위한 것도 있지만, 그에 앞서 갈등과 분쟁, 그로 인한 폭력과 전쟁, 학살과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방어적 측면 또한 중대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유럽에 비하여 역사 문화적 다양성이 훨씬 더 풍부하고, 반면에 유럽(기독교)과 달리 공유하는 종교적 공통성이 희박한 ‘아시아’에서 ‘공동체’를 평화롭게 전망하고 조성하는 것은 가능한 일일지, 그것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장애들을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 검토하는 것도, “유일 아시아 공동체” 자체를 목표로 하는 것보다, 그 과정에서 동아시아 내부의 갈등과 분쟁을 최소화하는 길을 모색하는 데 의의가 있다.

아시아 대륙의 광범위함, 그리고 그 속에 포괄된 문화, 종교, 영토, 역사, 민족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아시아 평화 공동체’의 모색은 단일한 시각과 입장보다는 다양하고 다면적이며 다차원적인 접근이 ‘돌아가지만 바른 길’일 수 있다. 이 책 󰡔아시아 공동체와 평화 - 열 가지 시선󰡕은 그러한 관점과 목표에서 기획되었다. 물론 이 책이 이 목적을 위한 첫 책도 아니며, 마지막 책도 될 수 없다. 이 책의 기획자들은 이미 󰡔아시아 평화공동체󰡕(모시는사람들, 2017)을 펴낸 바 있고, 현재도 ‘아시아 평화공동체’ 강좌를 진행하며, ‘아시아종교평화학회’를 창설하여 이러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 케냐 출신의 아시아 관련 학자까지 참여함으로써 ‘우리 안의 시각’이 아닌 ‘우리에 대한 시각’도 아우른 성과라는 점이 눈에 띈다. 한국 내 다양한 갈등을 해결할 소통의 공동체(이충범), 남북한에 공통으로 유통되는 현재의 ‘민간신앙’을 통한 남북한 간 소통 가능성(이찬수), 예술과 문화, 스포츠 교류사를 통해서 보는 남북한 간 소통 가능성(김윤희), 중국(강유위)과 한국(안중근)의 대표적 평화사상가의 비교(박종현), 식민지 원주민(natives)을 ‘토인(土人)’으로 열등시한 제국주의 시각이 현재 한국사회에서 나타난다는 글(홍이표), 일본 불교계의 평화노력(기타지마 기신), 일본 기독교인들의 아시아 평화를 위한 참회와 반성의 노력(가미야마 미나코), 미국의 동아시아 평화에 대한 입장의 이해를 시도하는 글(벤자민 앵글), 아프리카의 토착적 정신인 우분투의 한일 관계에의 적용 가능성을 제시한 글(고돈 무앙기), 아시아 평화공동체의 방향과 가능성을 전반적으로 정리한 글(이소라) 등 모두 열 가지 시선을 담았다.

■ 차례

서문_ 평화, 공동체의 동력과 지향 │이찬수

01. 한국사회의 갈등과 소통·대화공동체 │이충범
02. 남과 북의 문화적 상통성과 한반도의 평화 │이찬수
03. 분단선을 넘은 문화의 공유 │김윤희
04. 강유위와 안중근의 평화사상 │박종현
05. 한국인의 ‘토인(土人)’ 개념과 평화 │홍이표
06. 아시아의 평화구축과 불교사상 │기타지마 기신
07. 일본 기독교 여성의 평화운동 │가미야마 미나코
08. 동아시아의 평화에 미국은 어떻게 기여하는가 │벤자민 앵글
09. 우분투, 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아프리카의 정신 │고돈 무앙기
10. 아시아 평화공동체의 비전 │이소라

 

■ 책 속으로

“광장, 익명성, 교류, 소통, 친밀성 - 한국사회의 갈등과 소통·대화공동체”

광장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므로 시장의 기능, 권력에 의한 집단 동원의 기능,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교류하는 회합의 기능을 맡아 왔다. 그러므로 이 공간에서는 익명성을 기초로 교류와 소통이 이루어지며 인간적 친밀성이 발생한다. 전혀 일면식이 없는 사람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었던 사례들을 보면 쉽게 이해된다. <48~49쪽>

“민족, 남과 북의 문화적 상통성과 한반도의 평화”

‘민족’은 한반도가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 합의한 남북 공통의 정서적 언어이다. ‘7.4남북공동성명’(1972)에서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이라는 ‘공동’의 통일 원칙을 내놓은 이후, ... (2019년의) 판문점선언에 이르기까지 교류와 협력, 통일지향의 정당성을 확인해주는 남북공동의 기층적 정서는 ‘민족’이다. 북한의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도 ‘민족’이 들어 있다. ... ‘우리 민족’, ‘한민족’, ‘우리 겨레’ 등과 같은 표현과 그에 담긴 유사한 정서는 남과 북을 심층적 차원에서 연결시키는 정서적 동력이다. <74~75쪽>

“역도산에서 이효리까지, 분단선을 넘은 문화의 공유”

문화는 남북 분단의 장기화 속에서도 사람의 만남과 접촉, 오고 감을 통해 문화적 이질성 극복과 상호간 이해와 관계 개선의 원초적 기반으로 되어 왔다. 분단선을 넘은 문화의 공유는 민족적 동질감과 정체성을 확인하고 상호 불신을 해소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 세대교체와 더불어 잊힐 수도 있는 위험에 놓인 분단에 대한 성찰을 제공해주는 데 기여한 측면이 있다. ... 문화야말로 어떤 물리적 경계나 이념의 골도 넘어설 수 있는 자유로운 영혼의 영역이다. <111쪽>

“미워하며 배워 간 - 한국인의 ‘토인(土人)’ 개념과 평화”

‘토인’ 개념은, 구미 제국주의와 기독교가 낳은 것이며, 일본 제국주의와 일본의 기독교를 통해 좀 더 차별적인 말로 정착, 확산되어 갔다. 현재까지도 뿌리 깊이 남아 있는 ‘토인’ 개념의 차별 의식을 해소해 가는 일은, 여전히 차별과 증오, 대립과 분쟁이 해소되지 않은 아시아 지역에서, 그것을 뛰어 넘어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극복 과제가 아닐 수 없다. <184~185쪽>

“참회와 고백, 진실과 화해, 아시아의 평화구축과 불교사상”

일본의 종교교단 및 종교인은 야스쿠니 문제를 통해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인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식민지 지배·침략 전쟁 책임을 참회하며 고백할 수 있었다. 저지른 죄의 참회와 고백 없이 화해는 성립되지 않는다. 평화공동체 건설은 참회에서 비롯된 화해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204쪽>

“동아시아 평화에 미국은 어떻게 기여하는가”

동아시아와 미국 관계의 역사는 고립주의와 명백한 운명이라는 미국의 서로 경쟁하는 대외 정책의 기조가 미국 국경 밖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미국의 가치에 대해 견고한 기초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과 일본 등 눈에 띄는 성공 사례가 몇 가지 있으나 동시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남베트남이나 오늘날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실패도 많다. 미국의 개입이 덜 투명한 나라들에서 역사가들은 미국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와 같이 끔찍한 폭력에 기여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52쪽>

“우분투, 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아프리카의 정신”

일본과 한국, 한국과 일본이 서로 만날 수 있는 알맞은 때가 있을 것이다. 한일 양국은 역사적으로도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서로가 서로에게 속해 있을 수밖에 없는 ‘지정학적 형제국’이다. … 이러한 한국과 일본의 관계,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관계에 우분투가 주는 의미는 적지 않다. 우분투는 아프리카에서만이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도, 더 좁게는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인간적 정신이다. 개인, 인간, 아시아, 인류의 평화를 위해 우분투의 의미를 더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 <270~271쪽>

■ 저자

이찬수 _ 보훈교육연구원 원장.

이충범 _ 협성대학교 신학과 교수.

김윤희 _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 수료.

박종현 _ 연세대학교 기독교문화연구소 전문연구원.

홍이표 _ 야마나시에이와대학(山梨英和大学) 인간문화학부 준교수(종교주임).

기타지마 기신(北島義信) _ 욧카이치대학(四日市大学) 명예교수.

가미야마 미나코(神山美奈子) _ 나고야가쿠인대학(名古屋学院大学) 상학부 준교수.

벤자민 앵글(benJamIn a. engel) _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고돈 무앙기(gOrdOn c. mwangi) _ 시코쿠학원대학(四国學院大学) 평화학과 명예교수.

이소라 _ 일-한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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