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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 민중중심 제천의례 조명

알 수 없는 사용자 2021. 3. 4. 14:21
한국종교연구총서 16

한국 근·현대 민중중심 제천의례 조명

■ 이 책은…

이 책은 근현대 한국의 민족종교의 제천의례에 대한 연구를 담은 연구서이다. 특히 동학과 천도교를 비롯한 대종교, 원불교, 증산계 종단과 금강대도에 대한 논의를 담고 있다. 이들 민족종교의 제천의례는 우리 민족이 고대 이래로 계승해 온 제천의례 전통이 조선시대에 유교적, 사대적 경향에 따라 위축-중단된 이면에서, 민중적인 차원으로 계승되고 부활한 것이다. 이들 제천의례를 통해 그 속에 깃든 한국인의 고유한 세계관과 심성 그리고 민중들의 새로운 세계에 전망을 이해할 수 있다.

 

  • 분야 : 종교
  • 기획 : 원광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
  • 저자 : 김동환, 박광수, 박인규, 염승준, 이재헌, 임병학, 조성환, 허석
  • 발행일 : 2021년 2월 20일
  • 가격 : 16,000원
  • 페이지 : 288쪽 (두께 14mm)
  • 제책 : 무선
  • 판형 : 152×225mm(신국판)
  • ISBN : 979-11-6629-024-4 (93200)

■ 출판사 서평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하늘에 대한 제사를 끊임없이 이어왔다. 특히 이러한 우리의 제천의례는 고대로부터 고려왕조를 지나 조선왕조 초기에 이르기까지 통치자가 주관하여 진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민중과 함께 일반화되어 설행되었다. 그러나 유교의 통치이념이 정착함과 동시에 제천의례에 대한 정치적 위상과 의미 변화가 불가피하게 되었고, 종국에는 전면적으로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조선왕조의 국가적 제천의례의 중단은 오히려 민중의 제천의례가 강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조선조 후기와 일제강점기라는 연이은 국가적 위기의 상황 속에서 일반 백성들이 숨어서 지낸 제천의례에 대한 사료는 도처에 산재해 있다.

배달의 민족, 하늘의 의미를 되새기다

이 책은 글의 성격과 내용에 따라 전체 8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었다. 조선 후기와 구한말 한국 사회에서 국가와 국민은 바람 앞에 촛불 신세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민족종교 지도자들은 민중 차원의 제천의례를 다양한 이름으로 설행하면서 한민족의 정신을 고취시키고, 더 나아가서는 독립운동을 전개하는 원동력으로 삼았다. 그야말로 배달의 민족인 우리 민족에게 하늘의 의미를 일깨운 것이 바로 민족종교의 제천의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출발은 역시 동학이다. 동학은 ‘사람이 곧 하늘이다’는 명제로 민중을 일깨웠다. 그리고 하늘을 우리의 일상으로 가져왔다. 조성환 박사의 「동학에서의 제천의례의 일상화」는 이러한 상황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기에 매우 의미 있는 작품이다. 동학에서의 일상의 심고(心告)과 식고(食告)는 ‘제천(祭天)’의 본질적인 의미-양식과 불가불리의 관계에 있으며, 생활의 성화(聖化)로서의 제천의례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는 점, 그리고 그것을 통해 동학의 인내천, 시천주의 이념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을 구명하고 있다.

김동환 연구원의 글은 대종교의 제천의례에 대한 연구이다. 대종교의 종지는 경봉천신(敬奉天神)이라 하여 공경으로 하느님을 받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이러한 대종교의 제천의례는 선의식으로 완성되는데, 이 선의식은 종례의 유교적 제례의식을 벗어나서 우리 고유의 제천의례를 시현하고 정착시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지적한다.

허석 교수는 원불교의 법인기도를 중심으로 ‘원불교 법인기도의 정신적 자기희생과 종교적 함의’라는 연구를 통해서 법인기도의 과정과 의미를 살피고 종교적 의례로서의 상징과 함의를 담아내고 있다. 박광수 교수와 임병학 교수의 연구는 대종교와 원불교의 제천의례를 중심으로 의례적 과정 및 그 상징과 의미를 분석한 내용과 이를 역학적으로 분석한 연구로 구성되었다. 대종교에서 단군신앙에 대한 의미를 환기하고 주역의 수리적 의미를 통해 분석한 것과 원불교의 법인기도의 제천의례적 성격을 부여하고, 법인기도에 사용된 일원팔괘도와 정역팔괘도와의 상관성을 분석하였다.

증산계종단 중 대순진리회의 제천의례라 할 수 있는 치성의례를 중심으로 한 「증산계 종단의 치성의례」라는 박인규 박사의 글 역시 주목할 만하다. 마치 현장에서 보듯이 의례적 과정과 절차를 치밀하게 그리고 있어서 한국 종교 문화의 한 단면을 체험할 수 있다.

이재헌 교수는 「금강대도의 경천사상과 치성」이라는 연구를 통해서 금강대도의 창시자 이토암 선생의 종교체험을 살피고, 경천사상을 중심으로 그 성격과 의미를 그리고 있다. 천지인 삼재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모든 존재들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주장하는 이른바 우주가화 사상은 금강대도의 제천의례가 추구하는 당시의 민중들의 모습을 충분히 짐작케 한다.

또한 임병학 교수의 연구 「󰡔주역󰡕으로 해석한 고구려의 제천의례와 삼족오」, 염승준 교수의 연구 「마테오리치 천학의 철학사적 위상 비판을 위한 시론」에는 제천의례에 대한 우리 역사의 담론과 서양의 담론을 통해서 오늘날 우리에게 제천의례의 의미와 성격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

제천의례를 통해 한국 민족종교의 사상과 활동의 규명이 한발 나아기를

근현대 한국의 대환란의 역사 속에서 동학을 필두로 자생한 민족종교들은 민중들의 삶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사회, 경제, 문화 등의 다양한 분야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번 민중중심의 제천의례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한국 민족종교의 사상과 활동의 규명에 한발 나아가를 희망한다.

■ 차례

동학에서의 제천의례의 일상화 ┃조성환

Ⅰ. 들어가며
Ⅱ. 본론
1. 조선 초기의 제천의례 논쟁--변계량의 동국제천설
2. 수운의 제천의례-- 하늘에 가르침을 구하다
3. 해월에서의 조상제사의 전환--하늘이 부모다
4. 향아설위의 함축--제천의례의 일상화
Ⅲ. 맺음말

대종교의 제천의례 ┃김동환

Ⅰ. 머리말
Ⅱ. 대종교의 제천의례
1. 기원
2. 전개
3. 복원
4. 의식
Ⅲ. 맺음말

원불교 법인기도(法認祈禱)의 정신적 자기희생과 종교적 함의 ┃허석

Ⅰ. 들어가는 말
Ⅱ. 법인기도의 과정과 정신적 자기희생
1. 법인기도의 동기: 사회적 혼란과 인류 구원
2. 법인기도의 과정: 신념의 내면화
3. 법인기도의 결과: 정신적 자기희생과 공인(公人)으로의 탄생
Ⅲ. 법인기도의 정신적 자기희생의 성격
Ⅳ. 법인기도 의례가 갖는 종교적 함의
1. 기도의례를 통한 성속(聖俗)의 분리와 일치의 경험
2. 정신적 자기희생에 의한 통과의례의 성격
3. 의례의 공동체성을 통한 깨달음의 확산
Ⅴ. 맺음말

대종교·원불교의 제천의례와 역학적 의미 ┃박광수·임병학

Ⅰ. 시작하는 말
Ⅱ. 대종교의 제천의례와 단군신앙(삼신일체 신앙)
1. 선의식(䄠儀式)의 전개와 상징체계
2. 단군신앙의 역학적 의미
Ⅲ. 원불교의 법인기도와 팔괘기(八卦旗)
1. 법인기도의 전개와 제천의례적 성격
2. 법인기도의 팔괘기와 『주역』의 팔괘도(八卦圖)
Ⅳ. 맺음말

증산계 종단의 치성의례 ┃박인규

Ⅰ. 들어가며
Ⅱ. 대순진리회 치성의례의 유래와 변천
1. 치성의례의 유래
2. 치성의례의 변천
Ⅲ. 치성의례의 절차
1. 치성의 준비
2. 치성의 설행
3. 음복
Ⅳ. 마치며

금강대도의 경천사상과 치성 ┃이재헌

Ⅰ. 시작하는 말
Ⅱ. 토암의 종교체험과 천제에 나타난 경천사상
Ⅲ. 금강대도의 치성과 제향
Ⅳ. 금강대도의 수행과 수련
Ⅴ. 의례의 사상적 근원: 의성(義誠) 사상
Ⅵ. 끝맺는 말

『주역』으로 해석한 고구려의 제천의례와 삼족오 ┃임병학

Ⅰ. 시작하는 말
Ⅱ. 고구려의 제천의례와 『주역』의 제(祭)·희생(犧牲)
1. 제천의례와 제(祭)·상제(上帝)
2. 제천의례와 희생(犧牲)
Ⅲ. 고구려의 삼족오(三足烏)와 『주역』의 역도(易道)
1. 『주역』의 새와 성인(聖人)
2. 삼족오의 일월(日月)과 음양(陰陽) 원리
3. 삼족오의 삼(三)과 삼재지도(三才之道)
Ⅳ. 맺음말

마테오 리치 천학의 철학사적 위상 비판을 위한 시론 ┃염승준

Ⅰ. 머리말
Ⅱ. 동서양 도야(cultura) 개념의 변천사
Ⅲ. 칸트 『순수이성비판』에서 도야(陶冶) 개념
Ⅳ. 맺음말

 

■ 책 속으로

해월 최시형은 이 하늘경험을 특별한 날과 특별한 대상이 아닌 일상과 만물에까지 확장시켰다. 일종의 ‘일상의 성화’를 감행한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향아설위이다. 그는 자신의 천지부모설과 수운의 시천주적 인간관을 바탕으로 종래의 향벽설위를 향아설위로 전환시킴으로써, 유교적 조상의례에 제천의례적인 의미를 부여하였다. 나아가서 하루에 세 번 식사하는 행위 자체가 향아설위이자 제천의례라는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그래서 동학에서의 제천의례는 일상 의례로 바뀌게 된다. 매 순간 살아가면서 하늘(천지부모)을 느끼고 공경하는 행위가 바로 ‘동학하기’라는 것이 최시형의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본문 31쪽>

근대 제천의 질서는 선의식으로 완성되었다. 선의식이란 우리 민족 전래의 제천의식으로, 정해진 홀기(笏記)를 통하여 인간이 하늘에 드리는 최고의 치성례다. 또한 선의식의 제정을 통한 나철의 제천보본은 예로부터 삼신일체 하느님께 드리는 천제(天祭)를 복원시켰다는 데서 전례사적(典禮史的) 의미가 남다르다. 즉 나철의 제천은 삼신의 신위를 모시고 행한 근대 최초의 천제였다는 점과, 하느님께 올리는 우리 고유의 제천의례인 선의식을 처음으로 부활시켰다는 점이 그렇다. 또한 당대의 생활이라 할 수 있었던 유교적 제례의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롭게 홀기(笏記)를 제정하여 우리 고유의 제천의례를 시현·정착시켰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본문 67쪽>

원불교의 제천의례는 법인기도에서 찾을 수 있다. 법인기도는 천지신명(天地神明)에 기도하여, 하늘의 인증을 받았기 때문에 제천의례임을 확인할 수 있다. 법인기도에서 나타난 백지혈인이나 사무여한의 정신은 죽음을 각오한 희생적 제의로 새로운 정신적 생명을 잉태시키는 중요한 종교의례이다. 또 법인기도의 기도 봉우리에 진리를 상징하는 팔괘기(八卦旗)를 세움으로써 우주의 축과 하나 됨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다. <본문 136쪽>

증산계 종단의 대표적인 단체인 대순진리회는 종단의 중요 행사로 치성을 행한다. 이 치성은 구천상제인 증산을 중심으로 한 신위와 천지신명을 대상으로 하며 종단 역사의 시작과 함께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의례이다. 종단에서는 명확하게 이를 천제나 제천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의미상 천제와 상응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기존의 조선 민중의 천제가 의례정치학에 따라 ‘숨은 천제’의 형태로 비인격적인 초월 대상에게 행해진 것이라면, 대순진리회의 치성은 곧 스스로 지고신이자 하느님을 표명하는 증산에게 올리는 치성이라는 점이 다르다. <본문 175쪽>

고구려의 삼족오와 『주역』의 역도(易道)에서는 삼족오가 새로서 하늘의 소리를 전하는 천사(天使)이기 때문에 인류 역사에서는 성인(聖人)을 상징한다고 하겠다. 또 삼족오와 두꺼비가 같이 등장하여 일월의 음양 원리를 담고 있으며, 삼족오가 해 가운데 존재하여 그 자체적으로 음양의 원리를 표상하고 있다. 삼족오의 삼(三)은 하늘의 수로 세상의 모든 이치의 근본이 되기 때문에 『주역』의 삼재지도(三才之道)를 그대로 상징한다. <본문 233쪽>

■ 엮은이

종교문제연구소는 ‘한국을 위시한 동북아 및 세계 각 민족의 종교문화에 관한 현상을 조사·연구함으로써 종교에 대한 바른 이해와 바람직한 정신문화 창조를 모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본 연구소는 『한국신종교 실태조사보고서』, 『한중일삼국 신종교실태의 비교연구』, 『근·현대문화유산 종교(민족종교)분야 목록화 조사연구 보고서』(문화재청, 2016) 등 살아있는 종교현장에 대한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발간하였고, 다양한 한국종교 관련 연구사업을 진행함으로써 그 연구성과를 ‘한국종교연구총서’로 발간함과 동시에 지식지도의 형태로 다가올 미래사회에 대한 학문의 디지털 작업 역시 중점을 두었다. 또한 본 연구소 설립 이후 『한국종교』 학술지 발간(2020년 48집 발간, 등재후보학술지)를 이어왔다. 53년의 역사를 만들어 온 종교문제연구소는 이러한 연구성과를 통해서 우리 앞에 놓인 지구화시대를 맞이하여 한국과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 속의 종교와 사상, 그리고 그 평화적 역할을 모색하는 중심 센터로 발돋움하고자 한다.

■ 필자

김동환 _ [사]국학연구소 연구원
박광수 _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교수, 교학대학 학장, 동양학대학원 원장, 종교문제연구소 소장
박인규 _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종교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
염승준 _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조교수
이재헌 _ 금강대도 종리학회 회장
임병학 _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조교수
조성환 _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책임연구원
허석 _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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