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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마을 천제

알 수 없는 사용자 2021. 5. 14. 15:47
한국종교연구총서 17

한국의 마을 천제

■ 이 책은…

이 책은 일찍이 단군 신화에서부터 그 연원을 찾아볼 수 있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설행되고 있는 마을 제사를 마을 단위의 하늘에 대한 제사, 즉 천제(天祭)라는 관점에서 조사 연구하여 해설하고 있다. 마을에서 모시는 천신(天神)을 비롯하여 다양한 형태의 천왕(天王)과 산신(山神) 및 성황(城隍) 등에 대한 제사를 포괄적으로 ‘민중중심의 하늘제사[天祭]’로 보았다. 그리고 마을 천제를 지내는 시기와 장소, 마을별 천제단의 형태, 마을 천제에서 모시는 신령의 기능과 그 의미 등에 대한 조사 연구를 수행했다. 나아가 지역별 천제의 전승 양상과 종교적인 기능까지도 조망하고자 하는 의도로 저술하였다.

 

  • 분야 : 종교
  • 기획 : 원광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
  • 저자 : 김도현
  • 발행일 : 2021년 4월 30일
  • 가격 : 16,000원
  • 페이지 : 272쪽 (두께 13mm)
  • 제책 : 무선
  • 판형 : 152×225mm(신국판)
  • ISBN : 979-11-6629-037-4 (93200)

■ 출판사 서평

일반적으로 ‘천제(天帝)’는 황제국인 ‘중국’에서 황제만이 지낼 수 있는 제사로 여겨져 왔고, 그래서 조선에서도 ‘대한제국이’ 성립된 이후에야 원구단(圜丘壇)을 지어서 천제를 지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찍이 건국신화 단계에서 이미 천제(天祭)가 민족의 가장 중심이 되는 의례였고, 민족공동체 구성원 전체가 참여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천제와는 그 결을 달리하는 천제 전통이 살아 있었다. 성리학 중심으로 또 사대주의를 기본으로 국가 통치를 해온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국가적 규모와 차원의 천제 전통은 잠복하고 말았으나, 민중들이 주도하는 천제는 면면히 이어져 왔다.

그리고 ‘천제(天祭)’라고 하는 마을, 혹은 지역 공동체 차원의 제사 문화가 거의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오늘날에도 그 전통은 곳곳에서 여전히 살아서 실행되고 있고, 그 흔적으로 남아 있는 것은 그보다 훨씬 더 많다. 『한국의 마을 천제』는 여전히 설행되고 있는 마을 제사에 대한 지난한 현장 조사를 거쳐 나올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이 주로 주목하는 마을에서 모시는 천신(天神)을 비롯하여 천왕(天王)과 산신(山神) 및 성황(城隍) 등에 대한 다양한 형태, 다양한 주체에 의한 제사를 포괄적으로 민중이 중심이 되는 하늘제사[天祭]로 보고 최대한 망라하였다. 저자는 오랫 동안 이 부문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오는 가운데 최근 3년간에는 집중적으로 현장 답사를 실시하여, 마을 천제를 지내는 시기와 장소, 마을별 천제단의 형태, 마을 천제에서 모시는 신령의 기능과 그 의미 등에 대한 조사 연구를 수행했다. 나아가 지역별 천제의 전승 양상과 종교적인 기능까지도 조망하고자 하였다.

이 책에는 마을 천제에 대한 풍부한 사진 자료가 담겨 있다. 충남 부여 은산면 금공리 천제단이나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초곡리 천제단, 전북 정읍 웅동면 매정리 내동마을 당산 내 제단을 비롯하여 전남 여수 화정면 개도리 천제단 및 경북 울진군 서면 쌍전리 대봉전(大鳳田) 마을 천제단, 그리고 부산시 장산 천제당 등까지 전국 각지의 천제단의 모습을 담고 있다. 아울러 제단의 모습 및 의례에 대한 절차 등에 대한 기록 또한 담고 있어, 마을 제사에 관심 있는 연구자를 비롯하여 일반 독자들에게 충분한 기초자료와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오늘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종교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생각과 설명이 요구되는 때이다. 『한국의 마을 천제』가 중심으로 다루는 마을 천제 역시 전염병으로 고통 받았던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치유 활동에서 기인된 것임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 밖에도 기우(祈雨)나 구축(驅逐), 그리고 마을의 사회적 통합기능 등을 목적으로 한 마을 천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마을 천제가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설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종교에 대한 우리의 인식의 확장을 가져다주며, 나아가 종교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다양한 통찰을 얻을 수 있게 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종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신뢰가 나날이 쇠미(衰微)하여지고, 나아가 ‘종교’라고 하는 사회적 부문의 범주와 정체성까지 모호해지고, 탈종교적 문화, 문명의 흐름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역설적으로 ‘하늘에 대하여 제사[신앙]’하는 ‘천제’는 새로운 종교적, 신앙적 감수성과 미래의 종교적 기능에 대한 생각까지를 불러일으킨다.

■ 차례

들어가며: 천제(天祭) 설행의 역사

제1장 마을에서 모시는 천신(天神)의 성격

제2장 마을 천제 전승 양상

제3장 제의(祭儀) 구조와 성격

1. 천제 중심의 마을공동체 신앙 구조
2. 제의(祭儀) 성격

제4장 마을 천제 전승 현장

1. 상당에서의 제의로 기능하는 천제
2. 중심 마을 제의로 기능하는 천제
3. 마을 신앙으로 기능하는 천제
4. 기우 또는 역질 구축을 위해 지내는 천제
5. 하당 제의에서 상당신으로 모신 천신을 위한 천제

나오며: 한국의 마을 천제

 

■ 책 속으로

마을에서 천제를 지내는 시기를 보면 대부분의 마을에서 정월 초하루나 정월 대보름 자시에 천제를 지낸다. 1년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이 시기에 지낸다고 볼 수 있다. 이와는 달리 태백시 솔안마을과 백산마을에서는 음력 3월 중, 봉화군 대현리에서는 음력 4월 8일 오시, 삼척시 내미로리에서는 봄에 날을 받아서 지내며, 충북 진천 금한동에서는 11월에 천제를 지낸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천제를 지내는 마을은 1년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부정이 끼어들 여지를 없애기 위해 주로 정월 초하루 자시(子時)에 지낸다. 이와는 달리 음력 3월이나 4월 등 정월이 아닌 시기에 날짜를 정하여 천제를 지내는 마을들은 천제당이 있는 마을과 같은 경제·사회 권역에 속한 하위 마을들을 구성하는 주민들 간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천제를 지내고, 이후 천제당 앞이나 마을 공동 공간에 모여 마을 잔치를 여는 사례가 많다. 이를 위해 천제를 지내는 마을에서는 소나 돼지를 희생으로 올린 후 이를 마을 주민들이 나누어 먹으며 단합을 다진다. <50쪽>

90~100년 전에 사방에서 우질이 돈 시기가 있었다. 이 우질을 막기 위해 집집마다 쌀을 한 봉지씩 거두어 떡을 한 후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거리에 나가서 빌었더니 인근의 상월산이나 다른 동네에서는 소가 죽어 나갔으나 이 마을에는 피해가 없었기에 이후 매년 거리고사를 지낸다고 한다. 이는 정월에 한번만 천신(天神)을 위하고 객귀를 먹이기 위한 것으로, 하늘을 위한 의례이기 때문에 성황보다 더 크게 지내는 것이다. 정월고사는 성황고사보다는 거리고사가 중심이 되므로 성황당에는 메를 한 그릇 올리고, 거리고사에는 떡 2시루·메·대구포·과일·술 등을 올린다. 제물은 천신의 몫과 잡신·객귀를 위한 제수를 따로 마련한다. 천신을 위해 준비한 제수를 제단 위에 올리고, 잡신을 위한 제수는 제단 바닥에 진설한다. <78쪽>

천제당의 형태는 산 능선에서 돌담을 두른 형태, 당집 형태, 하천 옆에 임시 제단을 가설한 형태로 구분할 수 있는데, 태백산 자락에 있는 천제당은 당집 형태였음을 알 수 있다. 당집 형태의 천제당은 대부분 마을의 상당이거나 중심 제당으로서 매년 제사를 지내는 곳이기에, 태백산 자락에서 마을 천제를 지내는 마을은 매우 안정된 상태에서 오랜 기간 동안 마을 천제를 지냈음을 알 수 있다. 마을 천제의 위상, 천신과 함께 모신 신령과의 관계와 종교적 기능 등을 중심으로 천제 중심의 마을공동체 신앙 구조를 분류하면, 상당에서의 제의로 기능하는 천제, 관계성이 있는 하위 마을들을 관장하는 마을 신앙 구심체로 기능하는 천제, 다른 신령들과 함께 좌정하여 단위 마을을 위해 마을 신앙으로 기능하는 천제, 매년 또는 일정 기간에 한 번 기우 또는 역질 구축을 위해 지내는 천제, 상당과 하당으로 구분되는 마을 제의 중 하당 제의인 거리고사에서 상위 신령으로 모시는 천신을 위하는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태백산 자락에 위치한 마을 천제의 구조는 본문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관계성이 있는 하위 마을들을 관장하는 마을 신앙의 구심체로 기능하는 천제로 볼 수 있다. <본문 125쪽>

마을 천제에 관한 기존의 조사·연구 성과를 분석한 결과, 국가 차원의 천제와는 달리 마을 천제는 마을 구성 요소와 환경, 주위 여건 등을 고려한 종교적 기능을 수행하기에 특정 영역을 관장하는 산신이나 서낭신과는 달리 다양한 종교 기능을 수행하는 마을 천제로 자리매김하여 전승되고 있다. 마을 천제의 주요 기능을 중심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천제의 성격을 소개하면, 첫째, 역병이나 소 전염병 등이 창궐하면 악질을 구축하려는 염원을 담은 마을 천제를 지내기도 한다. 둘째, 중심 마을에 있는 천제당에서의 천제는 상호 연결성이 있는 여러 하위 마을 주민들을 아우르는 구심체 역할을 한다. 셋째,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내는데, 천제단이 기우제장으로 기능하여 여기서 모시는 천신이 가뭄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믿는 사례들도 있다 <141쪽>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내는 사례가 많은데, 이를 기우제 또는 천제라고 한다. 즉, 농촌에서 비가 안 내려 한발(旱魃)의 피해가 극심해지면 기우제를 천제단에서 지내기도 하였는데, 승주군 장기마을, 삼척시 동활리를 비롯하여 많은 마을에서 이를 ‘천제(天祭)’라 하였다. 이를 통해 천제당이 기우를 위한 제당의 역할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마을 천제는 역질 구축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삼척시 내미로리 천제, 충북 진천 금한동 천제, 전남 여수시 화정면 개도리 화개산 천제단에서의 제의, 울진 북면 쌍전리 독미산 천제당에서의 제의, 삼척 하월산리 마을 제의 중 거리고사에서 상당신으로 천신을 모시는 사례 등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262쪽>

■ 저자

김도현 _ 고려대학교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강원도 문화재위원, 강원대학교 외래교수(역임) 주요 논저로는 『史料로 읽는 太白山과 天祭』(2009), 『삼척 공양왕릉』(2014), 『《帝王韻紀》의 산실, 天恩寺』(2020),「울진 12령 샛재성황사와 보부상단」(2010),「1870년대 태백산 권역에서의 동학교도 활동과 그 의미」(2012),「신앙과 산림문화 - 산에서 모시는 신령과 의례」(2018), 「환웅신화에 보이는 天王의 성격」(2018),「마을 天祭의 구조와 성격」(2019),「인제지역 마을에서 모시는 山神의 성격」(2019),「동해안지역 마을신앙의 구조와 성격」(2019),「삼척 상두산 산멕이에서 모시는 신령의 성격과 의미」(2020),「영산재와 수륙재의 설단 비교 연구」(2019) 등이 있으며, 현재 민속신앙, 불교의례, 전통지식, 시장민속 등에 대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 편저

원광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 _ 종교문제연구소는 ‘한국을 위시한 동북아 및 세계 각 민족의 종교문화에 관한 현상을 조사·연구함으로써 종교에 대한 바른 이해와 바람직한 정신문화 창조를 모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그동안 『한국신종교 실태조사보고서』, 『한중일삼국 신종교실태의 비교연구』, 『근·현대문화유산 종교(민족종교) 분야 목록화 조사연구 보고서』(문화재청, 2016) 등 종교현장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다양한 한국종교 관련 연구 사업을 진행하여 ‘한국종교연구총서’로 발간함과 동시에 지식지도의 형태로 다가올 미래사회에 대한 학문의 디지털 작업 역시 중점을 두고 있다. 설립 이후 『한국종교』 학술지 발간(2020년 48집 발간, 등재후보학술지)를 이어 왔다. 53년의 역사를 이어, 오늘날 지구화시대를 맞이하여 한국과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 속의 종교와 사상, 그리고 그 평화적 역할을 모색하는 중심 센터로 발돋움하고자 한다.

2022 세종도서 선정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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