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토스 총서 05
티베트의 죽음 이해
■ 기 획 : 한림대학교 생사학연구소
■ 총서명 : 타나토스 총서 05
■ 저 자 : 심혁주
■ 분 야 : 철학
■ 발행일 : 2015년 5월 25일
■ 페이지 : 200쪽
■ 판 형 : 152mm ✕ 225mm
■ 가 격 : 15,000원
■ ISBN : 979-11-86502-03-7 부가기호 94100
■ ISBN : 978-89-97472-87-1 부가기호 94100 (세트)
■ 문 의 : 02-735-7173
■ 이 책은
국내 유일의 죽음 문제 연구소인 한림대 생사학연구소가 그동안의 연구와 강연 등을 통해 축적한 죽음 연구 성과를 시리즈로 기획한 <타나토스(죽음) 총서> 제5권이다. 이 책은 티베트의 독특한 장법인 천장(天葬)을 티베트의 생태적, 역사적, 문화적, 종교적 맥락에서 고찰함으로써, 한 민족의 장례문화 대한 종합적인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다. 티베트의 죽음 문화는 현재 한국의 죽음 문화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기 위한 좋은 비교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다.
■ 출판사 서평
이 책의 구성에 대해
이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죽음 없는 사회'란 주제로 다섯 꼭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 부분은 2부에서 소개되는 하늘 위의 장례들을 이해하기 위한 준비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천장과 그밖의 장례를 오해 없이 이해하려면 우선 티베트 장례 문화 형성의 근저에 깔려 있는 역사와 사상과 문화에 대한 인문학적 상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1부에서 는 천장이라는 장법을 할 수밖에 없는 티베트의 사람들 이야기(주문에 걸린 사람들), 윤회와 환생 이야기(하나의 영혼, 14개의 몸), 천장에서 인간의 육신을 먹어 치우는 독수리에 관한 이야기(독수리의 나라), 천장을 주관하는 해부사의 이야기(과거를 알아보는 사람) 그리고 ‘자살 없는 사회’라는 주제를 통해서 티베트 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 사람, 풍경, 종교, 자연, 생명과 죽음에 대한 그들 의 이야기를 먼저 다루었다. 따라서 전반부의 내용이 티베트의 외피를 설명 한다면 2부,즉 티베트의 장례 이야기들은 이 책의 내피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둘은 서로 다른 이야기가 아닌 하나의 이야기이다. 즉 1부의 내용을 편안하게 보고 받아들인다면 2부는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으며, 의미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티베트 천장의 세가지 요소는 천장터, 독수리, 천장사이다.
천장, 죽음의 예술
천장은 티베트에서 죽음의 예술이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죽음을 자신의 가장 깊숙한 내면에서 만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삶을 포기하고 싶은 원시적 환경 속에서도 삶에 대한 포기가 아닌 생명에 대한 성숙한 태도를 지니도록 인간의 정신세계를 고양시켜 준다는 점이 위대하다.
삶과 죽음은 소유할 수 없다, 티베트의 천장은 그것을 보여준다
티베트 천장을 통하여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장례 문화를 돌아 볼 수 있다. 전혀 다른 공간과 질서의 원리 속에서 그들이 만들어 낸 죽음에 대한 사유와 방식은 어쩌면 물질만능 속에서 모든 것이 편리해진 우리들에게 또 다른 죽음문화의 모델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그들의 세계로 진입하여 그들이 추구하는 죽음의 방식을 따르라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불편하고 비위생적인 시체의 처리방법과 의례 속에서도 차원이 다른 죽음 문화와 죽음에 대한 새로운 태도를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은 모든 면에서 그들보다 우월하지만 우울증이나 자살과 같은 정신적인 측면에서는 그들 보다 형편없는 우리 삶에 어쩌면 또 다른 처방을 내려줄 하나의 모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례의 생태학과 경제학
대체로 화장은 일반 티베트인들(농민, 유목민, 농노, 노비, 상인)이 하고 싶다고 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보편적인 장법이 아니었다. 장례 절차와 비용, 그리고 종교의식이 매우 소비적이고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지역에 따라 화장용으로 사용해야 할 목재와 연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티베트의 자연환경 특성상 화장을 시행하는 지역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결국 화장은 귀족이나 라마승 또는 활불 정도의 종교적 신분이 되어야만 경제적으로도 무리가 없어 목재를 구입할 수 있고 종교적 의례를 진행할 수 있었다.
천장과 독수리
티베트에서 시신을 처리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시체를 잘라 들과 산에 버려서 독수리에게 먹이는 것이다. 그 원인은 토장하기에는 땅이 얼어붙어 파기 어렵고, 화장은 나무가 부족하기 때문이며, 수장은 마시는 물을 오염시 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라싸 주변의 평원 및 변방의 산골에는 천장터를 지정 하여 천장(天葬)을 하게끔 하고 있다. 티베트의 독수리는 인간의 시체와 썩은 고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티베트의 독수리를 자연계의 청소부라고까지 부른다. 고원의 독수리는 각종 시체를 날것으로 먹을 뿐만 아니라, 뼈까지도 씹어 삼킬 수 있는 동물이다. 독수리는 강한 소화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수리는 수천 미터 상공을 날 아다니면서 배설을 한다. 티베트에서 그 배설 장소는 환생할 장소를 의미한 다. 심지어 독수리 자신은 죽을 때에도 태양을 향해 높게 날아가 태양과 기류가 자신을 몸을 태울 때까지 계속 전진한다. 그래서 독수리를 신성한 동물로 인식한다.
■ 책 속에서
『티베트 사자의 서』는 인간이 죽음에 임했을 때, 어떤 심경과 마음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알려주고, 편안한 죽음과 사후세계에 관한 올바른 인식이 필 요함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 책은 일반 티베트인들이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불교 경전과 죽음에 대한 공부가 천착된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도 록 구성돼 있다. 따라서 티베트에서는 사원에서 수행하는 라마승과 그보다 높은 경지에 도달한 활불만이 이 책을 읽고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은 티베트 인들이 관혼상제(冠婚喪祭)에 임할 때, 특히 상장(喪葬)의 처리에 있어서 수행 이 오래된 라마승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문 90쪽>
영계에서도 영혼의 수준에 따라 머무는 곳이 조금씩 다르다. 영혼의 높 고 낮음이 있고, 밝고 탁함이 있는 것이다. 만약 이승에서 자살하거나 나쁜 짓을 일삼다가 죽음을 맞이한 자는 밝고 높은 차원의 영계로 들어가지 못한다. 춥고 어두운 영계에서 현생에서 누적된 과오를 심판받아야 한다. 그래서 티베트인들은 생전에 선업을 많이 쌓아 사후에 밝고 차원이 높은 영계로 가길 원한다. <본문 105쪽>
천장사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구체적인 해부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먼저 시체가 올라오면 사인을 확인하고 성별을 분별한다. 만약 어린아이이거나 여자일 경우에는 시체를 엎어 놓고 해부를 하기도 한다. 눈과 얼굴을 정면으로 보지 않기 위함이다. 일반 남자인 경우는 미리 머리카락을 깍아 둔 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천장사가 머리카락을 보관해 두었다가 의식이 다 끝난 후에 유족에게 돌려주는 경우도 있다. 본격적인 해부는 목과 양쪽 팔 로부터 시작하여 사지(四肢)를 자르는 순서로 진행된다. 그리고 잘려 나간 팔과 다리의 뼈는 작은 망치로 자잘하게 부순다. 얼굴 안면의 살과 오관(五 官; 눈, 코, 입, 귀, 피부)을 뼈에서 발라내는 작업은 시간이 걸리고 힘든 작업이다. 따라서 이때 덩어리의 뼈와 살점 분리 작업은 현장에서 천장사를 도와 주는 제자들의 몫이다. 머리카락을 깍은 해골은 가장 나중에 부순다. 해부된 시신의 덩어리들은 티베트 전통음식인 짬바와 인도에서 건너온 향료를 뿌려 버무린다. 이는 독수리들이 잘 먹게 하기 위함이다. <본문 114~115쪽>
티베트의 천장터는 두 가지 이유에서 기억의 공간이 될 수 있다. 첫 번째로 그곳은 장례의 장소가 역사적 기념 장소로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주는 곳이고, 두 번째는 그곳이 죽은 자와 살아 있는 자의 상호관계를 통해서 심성적, 종교적으로 기억과 경험을 확립하는 장소라는 것이다. 따라서 천장터는 사후의 장소이자 계시의 장소이며, 죽음의 장소이자 심판과 다시 태어남을 기원하는 공간이다. <본문 121쪽>
■ 차례
프롤로그: 주문에 걸린 사람들
1. 나는 왜 티베트에 가는가
2. 세 가지 두려움
3. 책의 구성
1부 죽음 없는 사회
1. 하나의 영혼, 14개의 몸
2. 독수리의 나라
3. 과거를 알아보는 사람
4. 자살 없는 사회
2부 하늘 위의 장례
1. 소멸과 생성의 시간
2. 바람과 함께 하는 장례
3. 신들과 함께 하는 장례
4. 장례와 권력
에필로그: 지켜야 아름답다
■ 저자 소개_ 심혁주
대만국립정치대학교에서 티베트 천장(天葬)연구로 학위를 받았고(티베트학 박사) 현재 한림대학교 생사학연구소 HK연구교수로 있다. 티베트 현지를 가슴과 발로 누비며 그곳의 이야기가 나와는 상관없는 얘기가 아니라, 결국 우리의 얘기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주요 저서로는 『아시아의 죽음문화』(공저), 『티베트의 활불(活佛)제도』,『중국의 변경연구』(공저), 『죽음 어떻게 할 것인가』(공저) 등이 있다.
■ 한림대 생사학연구소
2004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전국 유일의 죽음 문제 연구소로 우리 사회 삶과 죽음의 질 향상 및 자살예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2012년 9월부터 ‘한국적 생사학 정립과 자살예방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연구과제로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HK) 지원사업을 수행 중이다. 타나토스 총서는 한림대 생사학연구소의 연구 성과뿐만 아니라 국내외 여러 학문 분야에서 산출되는 죽음 및 자살예방 관련 연구물을 출판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현재 철학, 종교학, 문학, 민속학, 역사학, 사회학, 심리학 등에서 다양한 연구자가 참여하여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한 융복합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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