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토스 총서 08
죽음의 풍경을 그리다
■ 엮은이 : 한림대학교 생사학연구소
■ 총서명 : 타나토스 총서 08
■ 저 자 : 임현수 김옥랑 이욱 강상순 김헌선 박종천 차장섭
세키네 히데유키 정진홍 이미애 박형국 심혁주
정일영 배관문 이창익 양정연
■ 분 야 : 철학
■ 발행일 : 2015년 5월 29일
■ 페이지 : 352쪽
■ 판 형 : 152mm ✕ 225mm
■ 가 격 : 15,000원
■ ISBN : 979-11-86502-08-2 부가기호 94100
■ ISBN : 978-89-97472-87-1 부가기호 94100 (세트)
■ 문 의 : 02-735-7173
■ 이 책은
국내 유일의 죽음 문제 연구소인 한림대 생사학연구소가 그동안의 연구와 강연 등을 통해 축적한 죽음 연구 성과를 시리즈로 기획한 <타나토스(죽음) 총서> 제8권이다. 이 책은 한국인의 사회적·문화적·역사적 맥락에서 생과 사가 연속하는 순환적 영향 관계를 묘사하였다.
■ 출판사 서평
생사학이란 무엇인가?
이 책에서는 한국인의 삶이 한국인의 죽음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동시에 한국인이 죽은 자나 죽음 방식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한국적 생사학’의 과제라고 보고 있다. 이 책의 제1부에서는 여전히 현재의 우리에게 의미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전통적인 죽음문화의 요소들을, 제2부에서는 현재 우리의 죽음문화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는 문제들을 선정하여 다루고 있다. 전체 주제를 통해 죽음이 삶에 미치는 영향의 문제뿐만 아니라, 삶이 죽음에 미치는 영향의 문제를 짐작해 보려고 한 것이다.
개별 종교의 생사관이라는 도식을 넘어
그 동안 ‘한국인의 생사관’의 실체를 해명하려 했던 여러 시도가 있었다. 가장 편리한 가정은 생사관이 주로 종교의 전유물이라고 전제하는 것이다. 따라서 불교, 유교, 무속, 기독교 같은 개별종교 전통의 생사관을 묻고 나서, 그러한 종교적 생사관들이 중층적·종합적으로, 또는 역사적으로 단절과 연속을 겪으면서 한국인의 생사관을 형성했다고 가정했던 것이다. 혹은 죽음의 몇 가지 영역을 설정하고 나서 상례와 제례는 유교가, 억울한 죽음이나 갑작스러운 죽음의 문제는 무속이, 내세의 문제는 불교가 각자 분담했으며, 기독교의 유입 이후에 이러한 도식이 붕괴되었다고 진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설령 이러한 전통적인 죽음의 도식을 우리가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각각의 종교적 생사관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을 살피기는 쉽지 않다. 이 책에서는 종교별 생사관보다는 한국인의 죽음문화를 구성하는 각 요소에 주목한다.
생과 사에 대한 주제별 접근
‘한국적 생사학’을 묻는 이 책은 전체적으로 완결된 해답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문제의 노출을 지향하고 있다. 매우 구체적인 주제별 접근을 통해 생과 사의 연결고리를 좀 더 섬세하게 묘사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을 ‘죽음의 풍경을 그리다’라고 한 것은 생과 사의 연결지점을 좀 더 전체적으로 풍부하게 확대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예컨대 한국 전통사회의 죽음 이해에 관련된 상여, 꼭두, 신주, 귀신, 영매, 제사, 족보, 장례라는 주제들은 한국문화 특유의 죽음관을 보여주는 것들에 해당한다. 이들 개념을 둘러싼 인식이 조선후기 혹은 근대초기까지도 어느 정도 이어지다가 현대에 들어 급격히 변화한 양상에 대해 하나하나 살피는 작업이 제1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 이해를 바탕으로 제2부에서는 자살, 고독사, 존엄사, 장의사, 화장, 재해, 테러, 근사체험과 같이 최근에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주제들에 대해 접근한다. 이와 같은 접근 방법은 현대 한국의 죽음문화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죽음을 ‘문제화’하기
이 책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죽음에 대한 각각의 주제들을 사회적·문화적·역사적 맥락 안에서 어떻게 ‘문제화’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의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집필을 맡은 연구자 입장에서 각 전문 분야의 고유한 시각을 살리면서도 각각의 주제들이 현재 한국사회에서 갖는 위상과 의미에 대한 비판적 관점은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한림대 생사학연구소가 인문한국 사업의 일환으로, 문화비판적 견지에서 사회문화적인 함의를 가질 수 있는 인문학의 융복합적 연구를 지향하며 오랜 기간에 걸쳐 기획을 가다듬고 지속적으로 공동연구를 진행해온 성과물의 일부이다. 전문가들의 학술 연구가 이처럼 일반 독자들에게도 쉽게 읽히는 교양서에 가까운 형태로 결실을 맺게 된 덕분에, 한국 사회에서 죽음에 대한 논의가 보다 활발해지고 죽음의 풍경을 그리는 일이 보다 풍성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 책 속에서...
귀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믿음이 있을 수 있고 여러 가지 방식의 설명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미신이나 착란 현상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고, 종교적으로 접근해서 초자연적 신비 현상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며, 사회학적으로 접근해서 사회심리적 현상으로 설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귀신에 관한 역사적인 접근으로부터 논의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그래서 먼저 옛사람들이 생각했던 귀신의 종류와 속성을 밝혀보고자 합니다. 이런 논의 속에서 옛사람들이 귀신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관념과, 그러한 관념의 변화를 간략히 검토해 볼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귀신이 인간 정신의 어떤 측면을 반영하고 있으며, 또 사회적으로는 어떤 쓸모가 있었는지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본문 79쪽>
그런데 왜 우리는 이렇게 제사 혹은 제사에 준하는 의례를 반복하는 것일까요? 제사는 죽은 사람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의례입니다. 하지만 죽음 자체를 기억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죽음을 통해 완결된 죽은 조상의 삶을 기억하고 그 삶이 현재 살아 있는 후손들의 삶과 연속되는 토대임을 끊임없이 상기하는 의식입니다. 죽음의 계기에서 인간의 생물학적 생명은 끝나지만, 제사를 통해 후손들의 기억과 삶 속에서 영원히 시들지 않는 문화적 생명을 얻게 됩니다. 그렇게 죽음은 삶 속에서 지속적으로 상기되고, 삶은 죽음에 대한 기억을 통해 의미 있게 충전됩니다.<본문 123쪽>
2000년대 후반에 들어와 일본에서 고독사(孤獨死)가 고령자들의 죽음문제로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고독사가 전국에서 발생하고 사회문제화 되자, 대학에 고독사연구회가 생기고, 아파트단지나 지자체 등에서 실태조사를 하고, 정부에서도 대응책을 마련하기 시작합니다. 고독사 대책은 가족과의 유대관계나 지역사회의 인간관계를 재구축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고독사의 원인을 빈곤한 독거세대나 고령자세대의 사회적 고립문제로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정부를 비롯해 여러 단체에서 고독사 문제에 대응하고 있지만, 고독사는 계속 증가하고, 단신세대나 빈곤층에서뿐만 아니라, 지역과 세대(世帶)구조, 세대(世代)를 불문하고 발생하는 등, 그 형태도 다양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본문 203쪽>
21세기는 복합재해의 세기입니다. 현대의 재해는 단순한 자연재해로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인류문명의 규모가 비대해진 만큼 원자력발전소든 신종바이러스든 간에 우리는 하나의 재해가 순식간에 거대한 복합재해로 바뀌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대지진과 쓰나미와 같은 자연의 압도적인 위력 앞에 인간은 그저 무력할 뿐입니다. 가혹한 상황에 직면한 인간은 그 고통을 초월적 존재에 의한 운명 같은 것으로 받아들이려 합니다. 바로 옆에서 너는 죽고 나는 살아남은 현실에 대해 도저히 설명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전쟁이나 폭격, 대학살 등의 인재의 경우는 더욱 그러합니다. 동일본대지진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이어지면서 사태가 복잡해지고 사실상 수습이 불가능한 지구적 재난이 되었습니다. 인간의 사고와 이해를 넘은 재난이 다름 아닌 인간에 의해 초래된 이상, 똑같은 일을 두 번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그에 대한 고통스러운 통찰을 계속해가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본문 275쪽>
■ 차례
제1부 과거의 죽음 풍경
상여 | 죽음의 집에 대한 상상력 / 임현수
꼭두 | 삶과 죽음을 이어주는 틈의 존재 / 김옥랑
신주 | 영혼을 부르는 죽음의 둥지 / 이욱
귀신 | 두렵고도 매혹적인 죽은 자의 귀환 / 강상순
영매 | 삶의 언어와 죽음의 언어를 매개하는 자 / 김헌선
제사 | 반복적으로 회상되는 죽음의 무게 / 박종천
족보 | 삶의 차이를 위한 죽음의 차이에 대한 기록 / 차장섭
장례 | 몸을 통해 이루어지는 완전한 죽음 / 세키네 히데유키
제2부 현재의 죽음 풍경
생명 | 늙은 죽음과 젊은 죽음의 차이 / 정진홍
고독사 | 홀로 살다 홀로 죽는 사람들 / 이미애
존엄사 | 경계선 위에 놓인 죽음 / 박형국
장의사 | 시신을 처리하며 배우는 죽음의 의미 / 심혁주
화장 | 장법의 선택과 삶의 의미에 대한 탐색 / 정일영
재해 | 큰 죽음 속에서 망각되는 작은 죽음 / 배관문
테러 | 죽음의 소리와 사라지는 죽음 / 이창익
근사체험 | 사후세계의 존재가 삶에 미치는 영향 / 양정연
■ 한림대 생사학연구소
2004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전국 유일의 죽음 문제 연구소로 우리 사회 삶과 죽음의 질 향상 및 자살예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2012년 9월부터 ‘한국적 생사학 정립과 자살예방 지역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연구과제로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HK) 지원사업을 수행 중이다. 타나토스 총서는 한림대 생사학연구소의 연구 성과뿐만 아니라 국내외 여러 학문 분야에서 산출되는 죽음 및 자살예방 관련 연구물을 출판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현재 철학, 종교학, 문학, 민속학, 역사학, 사회학, 심리학 등에서 다양한 연구자가 참여하여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한 융복합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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