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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종교와 개벽사상

알 수 없는 사용자 2017. 11. 10. 14:59
한국/근대/종교 총서 05

한국 신종교와 개벽사상

■ 이 책은…

근대 신종교들의 발생과 전개과정을 ‘개벽사상’을 중심축으로 조망하고, 이들 근대 신종교가 서구 근대에 대응하면서 형성한 각각의 정체성의 양상을 분석함으로써 근대 신종교의 ‘근대적 성격’을 구명하고, 근대 신종교의 흐름을 총괄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담긴 책이다. 한국근대종교총서 전5권(총론, 기독교, 불교, 유교, 신종교) 중 ‘신종교’ 편이다.



  • 윤승용 저
  • 페이지 : 336쪽 (두께 16mm)
  • 가격 : 15,000원
  • 발행일 : 2017년 11월 10일
  • 제책 : 무선
  • 판형 : 신국판(152✕225mm)
  • ISBN : 979-11-86502-99-0     (94200)
  • ISBN(SET) : 978-89-97472-63-1     (94200)

■ 출판사 서평

왜 다시 신종교를 들여다보는가

인공지능이 횡행하고, 우주 개척시대가 열리는 현대 사회에서 종교의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더욱이 수천 년간의 우여곡절을 겪은 결과로 내적인 변화와 환경의 급변에 응전하는 내성을 키워 온 전통종교들과는 달리 그 역사가 일천(日淺)한 신종교(新宗敎)들은 지난 2세기 가까운 기간 동안의 도전과 응전을 거듭하면서 성장과 소멸 사이의 왕래가 극단으로 치닫곤 하였다.
무엇보다, 한국 사회의 격변기에 그 변화의 의미와 방향을 ‘개벽’이라는 쪽으로 진단하고 대안으로 제시하였던 신종교들은 새로운 시대환경 속에서 ‘후천개벽’이라는 화두를 본격적으로 풀어나갈 기회와 동시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갈 수도 있다는 격변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이들 신종교의 운명은 단지 하나의 종교단체 내지 종교/사상운동의 성장과 소멸에 그치지 않고, 문명과 기술로부터 점점 소외되는 길로 나아가는 인간의 고유성과 가치를 근본적으로 재(再) 정의하고, 고차원적으로 실현할 가능성의 성패(成敗)와도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신종교와 근대 신종교, 그리고 개벽종교

신종교란 한말(韓末) 이후 새롭게 성립된 종교를, 근대 신종교는 그중에서도 일제강점기까지 창립된 종교를 일컫는 말이다. 수운 최제우가 창시한 동학을 최초의 신종교라고 할 수 있고, 이후 동학계, 단군계, 증산계 외에 불교 계통과 기독교 계통의 신종교들이 분화하거나 신생하면서 다종다양한 근대 신종교 군상을 형성하였다. 그에 반해 ‘개벽종교’란 서세동점의 위기에 자신의 생활 터전인 한반도와 ‘우리’라는 집단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신종교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기반하는 이념적 맥락이 바로 ‘개벽사상’이기 때문이다.

근대 신종교와 근대 한국사회

근대 공간에서 근대 신종교가 어떻게 탄생하였고, 이후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 가면서 근대에 어떻게 대응했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그들이 주도하였던 근대 민족운동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긴요한 과업이 된다. 또한 이들 신종교의 탄생과 성장, 변화와 발전을 구명하는 것은 서구화와 식민지화, 분단과 반공주의의 득세로 인한 왜곡이라는 이중, 삼중의 변곡점을 지나야 했던 한국 근대화와 그 속에서 민중/민족의 응전의 내막을 새롭게, 주체적으로 이해하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한다.

근대 신종교 변화 발전 단계와 대립 양상의 구분

민간신앙과 혁세사상 등으로부터 근대 신종교가 형성되어 가는 과정과 그 최초의 결실로서 ‘다시 개벽’을 주창하는 개벽종교로서의 근대 신종교의 효시인 동학 창도(1860)까지를 살펴보는 데서 시작하여, 이후 근대적 조약 체결(1860~1876)까지와 그로부터 동학농민혁명까지(1876~1894), 이어 3·1운동까지(1894~1919), 끝으로 만주사변(1919~1931)까지 각각의 기간에 근대 신종교의 발생의 양상, 신앙운동 및 사회운동의 양상은 물론 개벽사상이 각 시기별로 어떠한 양태로 변화 발전해 가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문명종교(서구)와 민중종교(자생)의 갈등, 정교일치와 정교분리의 갈등, 과학적인 것과 미신적인 것의 갈등, 종교운동과 정치(민족)운동 사이의 갈등 등을 기준으로 살펴볼 수도 있다.

근대 신종교와 개벽사상

이 책은 다종다양한 근대 신종교 중에서도 ‘개벽사상’을 근간으로 하는 일군의 종교들을 ‘개벽종교’라고 명명하고, 그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구하였다. 다시 말해 근대종교의 개벽사상과 근대사회와 종교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근대 신종교의 개벽사상이 서구의 근대에 어떻게 대응하였는가를 분석하는 기초를 마련하였다.
개벽사상은 동학의 ‘다시 개벽’에서 비롯하되 정역의 역수개벽(曆數開闢), 증산교의 삼계개벽(三界開闢), 대종교의 개천개벽(開天開闢), 천도교의 삼대개벽(三大開闢: 精神, 社會, 文化), 문명개벽(文明開闢), 보천교의 복고개벽(復古開闢), 원불교의 정신개벽(精神開闢) 등으로 분화 발전/전화되어 갔다.

개벽종교와 지상천국

한편 종교적 구원론으로서의 개벽사상은 해당 사회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이상사회로서의 지상천국 건설에 역점을 둔다. 개벽사상이 각 시기별, 각 종파별로 대동(大同)하면서도 소이(小異)를 부각시켜 갔듯이, 이상사회에 대한 담론도 오랜 전통을 가지고 발전하다가 지상천국론으로 귀결되어 갔다. 즉 대동세계(大同世界), 용화세계(龍華世界), 천년왕국(千年王國)으로 전개되던 이상사회론은 개벽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개벽종교에 이르러 지상선경(地上仙境)으로서의 지상천국(地上天國)론으로 귀결, 융합되면서 현실 지향, 한국적 민중적 지향, 한민족의 선민의식 표상을 수행하였다.

근대 신종교, 개벽종교의 현재와 미래

한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근대 신종교는 유교나 불교와 같은 전통종교도 아니요, 서구로부터 유입된 근대적인 문명종교도 아닌 제3의 근대종교로서의 의미가 있다. 제3의 근대종교로서의 한국 신종교와 그 특색을 가장 잘 보여주는 ‘개벽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개벽종교’는 발생 초창기에 구 왕조 체제와 제국 세력에 의해 고난을 겪었다면, 해방 이후에는 분단 체제에 뒤따르는 ‘반공주의’와 ‘서구중심주의’의 득세라는 시대 상황 속에서 ‘민족적 가치’를 내세우는 근대 신종교 반공주의와 결합하거나 기독교와 혼잡을 일으키며 쇠퇴의 방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다. 최근 들어 한국 사회가 ‘민주화’되고, 한국 고유의 문화나 사상에 대한 관심과 자긍심이 높아지던 한때가 있었고, ‘한류’의 폭발적인 성장과 세계화라는 기류도 있으나, 쇠퇴의 길로 내몰린 근대 신종교들은 좀처럼 돌파구를 열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개벽종교와 개벽사상, 그리고 인간의 장래

개벽종교의 근간이 되는 ‘개벽사상’은 제3, 제4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문명시대의 도래를 앞두고 또다시 위기와 기회라는 양면의 도전 앞에 놓여 있다. 이 고비를 어떻게 넘어서느냐에 따라 근대 이후 2세기 가까지 지속되어 온 근대 신종교, 개벽종교의 도전과 응전은 최종적인 승리의 길로 나아갈 수도, 최종적인 패배의 길을 확정지을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지금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개벽종교’라는 사상조류나 종교운동의 운명만이 아니라, 인간, 그중에서도 한국 사회 속의 한국인의 운명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 차례

제1장  서론
제2장  근대와 종교, 그리고 신종교
제3장  한국 근대 신종교의 탄생
제4장  한국 근대 신종교의 경전과 의례
제5장  개벽사상과 지상천국
제6장  개벽사상의 종교별 전개
제7장  개벽종교들의 사회사적 전개
제8장  결론과 근대 이후

■ 책 속으로

• 1920년대 사회주의는 모든 조선 지식인들이 공감하든 안 하든 유행적인 사조로 확산되었다. 이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국제적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후 처리 원칙의 하나로 제시된 민족자결주의가 크게 성과를 내지 못하자 사회주의는 민족운동의 새로운 방법으로서 주목받게 되었고, 여기에 민족운동에 투신한 젊은 지식인들이 대거 몰렸다. 게다가 1917년 러시아혁명에 성공한 레닌 정부가 식민지 민족 해방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특히 천도교인과 개신교인들 중 사회주의로 전향하는 자가 속출하였다. 그 대표적 인물이 첫 사회주의 단체인 ‘한인사회당’을 조직한 이동휘와 중국공산당에 가입한 여운형이다. - 본문 59쪽

• 개벽의 종교들은 근대에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19세기 중엽 구조사회의 붕괴 과정에서 민중들은 도탄에 빠지고 정신적 혼돈 속에서 방황하고 있었다. 이런 혼란을 극복하는 대안으로서 민란이라는 민중운동을 거쳐 종교적 개벽사상으로 수렴되어 동학이 탄생되었다. 그 동학을 기반으로 1894년(고종 31)에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은 이후 민중종교운동에 있어 하나의 전형이 되었다. 동학농민혁명의 사상적 기초가 된 개벽사상은 조선 중기 이후에 줄곧 이어졌던 민간전승의 복합적인 신앙들에 민중의 희원이 결합해 정립된 것이다. 이 사상은 조선의 지배 교학인 성리학 체제 밖에서 발전하여 불우 지식인들에게 전승된 신앙사상이었다. 거기에 조선 민중의 강력한 희원을 담아 종교적 개벽사상으로 정립된 것이다. 그것은 외적의 침략을 막아 내 민족의 자존심을 되찾고, 백성이 편하게 살게 하는 길을 찾는 것이었다. 동학을 창립한 최제우는 이런 민간전승의 신앙·사상을 ‘보국안민’이라는 교리로 표현하였다. 이후 보국안민은 근대 신종교의 상징적 깃발이 되었다.  - 본문 112쪽

• 개벽사상의 기본적인 틀은 천지자연의 운행도수에 대처하는 운수론(運數論)이라고 하겠다. 이 운수론에 도참설이 결합하여 하나의 예조사상을 만들고, 그 예조사상에 시대적 위기의식과 시대 과제를 담아 미래를 대비한 삶의 청사진과 새로운 지상천국을 건설하려는 사상으로 발전한 것이다. 특히 극한적인 위기의식이 미래를 추정하고 그에 대처하는 예조사상을 종교적 구원론으로 발전시켰다. - 본문 189쪽

• 근대 개벽의 종교들은 일제로부터 ‘유사종교’라는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근대 식민지의 과제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전통적인 민중신앙을 개혁함으로써 민중적 에너지를 결집시키고, 나아가 근대성을 적절히 수용함으로써 급격한 종교 성장을 이루어 당시의 사회적 과제였던 문명개화나 민족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이들은 근대 한국사회가 겪은 사회변혁과 문명개화, 그리고 식민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해방 이전까지 종교계만이 아니라 암울한 조선 사회 전체에 큰 등불이자 희망이 되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종교 영역을 통해 그들의 독자적인 활동 공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하였으나, 개벽종교의 근대 문명화는 끝내 실현되지 못했다. 결국 일제의 식민 체제에 내화(內化)하는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본문 261쪽

■ 저자 : 윤승용

(사)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 (사)민족종교협의회 민족문화대사전편찬위원회 위원장, 한국신종교학회 회장 역임, 한국문예진흥원 문화발전연구소 전문위원 역임. 주요 관심사는 한국종교문화사이며, 한국의 근현대종교, 한국불교, 한국신종교 등이다. 저서로는『한국인의 종교(1984-2014)』(한국갤럽, 2015. 책임연구원), 『한국종교문화사강의』(한국종교문화연구소, 청년사, 책임편집), 『현대 한국종교문화의 이해』(한울, 1997), 『Korea Religious Culture』(Ministry of Culture & Sports, 1996)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민간신앙과 사회변혁」, 「한국종교의 이상세계론, 그 연구를 위한 시론」, 「한국 신종교에 대한 종교사적 연구와 과제」, 「현대 한국불교의 개혁운동과 그 한계」 등이 있다.

■ 한국 근대 종교 총서

01 한국 근대종교란 무엇인가? _장석만
02 한국 근대 기독교의 타자인식 (근간) _이진구
03 한국불교, 근대종교로 태어나다 (근간) _송현주
04 근대 유교개혁론과 유교의 정체성_ 김순석
05 한국 신종교와 개벽사상 _윤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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