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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정신과 ‘以後’ 기독교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3. 5. 14:01

3.1정신과 ‘以後’ 기독교

■ 이 책은…

1919년 기미년 독립선언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그 정신을 기독교 안에서 다시 살려내고자 민족의 역사를 발굴 분석하고 그 안에서 기독교의 과거를 성찰하였다. 또 이를 오늘의 분단 현실을 극복하는 자양분으로 삼고 나아가 영성에 기반한 기독교 교리와 사상 안에서 재해석하여, 100주년 이후의 기독교를 모색하는 책이다.




  • 분야 : 종교, 철학
  • 편저자 : 변선환아키브
  • 저자 : 이은선, 최태관, 최성수, 이정배, 노종해, 김종길, 홍승표, 김광현, 홍정호, 신혜진, 이성호, 이정훈, 심은록, 최대광
  • 발행일 : 2019년 3월 1일
  • 가격 : 27,000원
  • 페이지 : 448쪽(두께 26mm)
  • 제책 : 양장
  • 판형 : 152×225mm
  • ISBN : 979-11-88765-35-5 (93230)

■ 출판사 서평

『3.1정신과 ‘以後’ 기독교』는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이 책은 3·1정신에서 “종교도, 이념도, 계급도 초월하여 오로지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읽어 ‘우리’ 혹은 ‘오늘의 기독교’가 갈 길을 찾아낸다. 다시 말해 1919년 기미년 독립선언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그 정신을 기독교 안에서 다시 살려내고자 민족의 역사를 발굴 분석하고 해석한 책이다.

이 말은 다시, 지금 여기의 기독교가 3·1정신으로부터 동과 서 사이의 거리만큼 멀어져 있는 현실을 전제하고, 회개하는 바탕 위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그 분석의 대상은 특정한 기독교 교리에 의해 한정되지 않으며, 다양한 시각과 주체들이 다양한 접근을 시도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3·1운동 정신을 그 중심에 놓고, 그 사건에 참여했던 역사 속 사건과 인물들을 지표 삼아 한국 근대 역사를 되짚어보고 있다. 그런데, “왜 3·1운동인가? 과연 기독교가 한국 역사와 사회 속에서 한 일은 과연 모두 옳은 일이었을까? 신학자들은 이 사건으로 기독교를 정당화 하려는가?”

이 책은 이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하고 있다. “이는 단지 3·1독립선언서 한 편이나 한 사건으로서의 3·1운동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사건이 일어난 전후의 맥락과 진행 과정을 살펴서 한국 독립운동을 이끌어 온 종교사상사적 뿌리가 무엇인지를 드러내고자 하는 일이다.”(20) “오늘날 우리에게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 “3·1운동의 그리스도인들을 생각해 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은 그리스도인이 누구인지 묻는 질문에 한 가지 실마리를 우리에게 안겨준다.”(219) 이처럼 스스로 묻고 그것에 대한 답을 찾고 있었다. 기독교 안에 정교분리를 주장하면서 사실상 정치적 압력에 대해 묵인하고, 타종교인들을 배타적으로 여기며, 자신의 종교를 위해서는 민족공동체의 운명을 간과하며, 한반도 분단 상태를 고착화하는 ‘악의 현상’이 있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며, 객관적 자기 성찰적 면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것은 지난 날 반공 체제 안에서 순응하며 그 보호를 받았던 ‘한국 기독교가 참회하는 방식의 하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여지는 부분이다.

이 책의 1부에서는 3·1운동의 정신사적 의미와 의의를 개괄하였다. 세 편(이은선, 최태관, 최성수)의 글을 ‘3·1정신과 동북아 평화’로 소제목으로 묶고, 주로 3·1정신의 정신(종교)사적 의미를 밝히면서 그것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평화를 위해 기여할 것인지를 탐구했다.
2부에서는 그 정신의 뿌리가 처음부터 지금의 남북한처럼 둘로 나누어진 것이 아니었고 한민족 전체를 위한 대승적 종교 이상(理想)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초기 기독교인들은 한민족의 주체성을 지키려 고군분투하고 있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네 편(이정배, 노종해, 김종길, 홍승표)의 글들이 ‘3·1정신과 좌우 이데올로기’로 제목으로 묶여 이러한 과제를 담당했다. 3·1정신에 따라 좌우 이념을 아우르려는 독립운동가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독립운동에 헌신한 선교사들의 이야기도 이 대목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3부에서는 그 정신을 되살리려 하는 주체성 인식의 문제가 다루어지면서, 그 주체 물음을 구체화한다. 과거 분단 체제와 기독교에 대한 반성과 아울러 ‘지금 여기’에서 어떻게 실존적 논의가 구체화될 수 있는가를 전망한다. 3·1정신과 통일신학’ 아래 네 편(김광현, 홍정호, 신혜진, 이성호)의 글을 묶었다. 3·1정신으로 남남 갈등의 극복은 물론 남북평화의 길을 찾고자 함이다. 외세란 원심력에 좌우되지 않고 주체성을 찾아 이 땅을 평화체제로 만드는 것이 진정한 독립이라 여기는 까닭이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3·1정신과 3·1영성’의 제목으로 종교적 영성을 통해서 통일을 목표로 하는 지난한 길의 평화적 발걸음은 어떻게 자발적이고 미적인 의식을 갖출 수 있는가를 제시한다. 네 편(이정훈, 심은록, 최대광)의 논문이 이를 감당했다. 민족의 노래 ‘아리랑’을 심층 소개했고, 미술사를 갖고서 친일 행적을 파헤쳤으며, 이 시대의 참된 독립을 위한 내면적 수행을 요청했다. 이렇게 생각하니 3·1정신의 신학’은 ‘3·1영성’에 기초해야 할 것이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以後 기독교’의 본 모습이 드러날 것인바, 이 작이 민족과 한국교회를 위해 ‘새 길’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커진다.

이 책을 통해, 책의 앞부분에서 3·1운동을 중심으로 이 글이 쓰인 이유를 공감할 수 있을 것이며, 그다음으로 남북 갈등의 현실이 다시 이어져 과거에 하나였으며 또 하나이기 위해 몸부림쳤던 역사의 본보기를 발굴해 낼 수 있을 터이다. 아울러 한반도 전래 이후 한국기독교가 했던 일들과 태도에 대해 객관적으로 분석해 볼 수 있을 것이고, 3·1운동이 선언했던 바, 자유와 정의를 향한 꿈은 그 정신이 지향하는 바에 응축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터이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성은, 특정한 사건을 기념비 세우듯 하는 단일화된 목소리가 아니라 각 주제별로 다르게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점, 그러면서도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이 책 주제의 또 다른 제안인 ‘주체 물음’을 다시 떠올려보게 된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종교성 안에서 메기고 받는 노래 가락의 조화로움이 각기 다름과 하나를 공존하게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책 속으로

● 3.1운동 정신을 1) ‘공의(公義)’를 위한 깊은 우환 의식과 헌신, 2) ‘하늘이 나를 낳았으니 자족할 뿐이다’라는 우리 모두가 하늘과 직접 맞닿아 있음을 아는 민권과 민주의 자주의식, 3) 어떤 어려운 상황이라 하더라도 인내하고 자신을 수련하며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의식과 전 우주 공동체를 향한 사랑과 평화의 호생(好生)과 대동(大同)의 의지를 놓지 않는 신인(神人/信人)의식으로 갈음하면서 우리 앞에 놓인 오늘의 난국을 이 정신과 함께 극복해 나가자고 말하고 싶다. <57쪽>

● 종교인들은 (선언서를 통해) 3.1운동이 지닌 민족들의 공존과 포용적 태도를 지닐 것을 분명히 주장한다. 3.1운동의 기본적 가치인 정의와 인도, 생존, 번영은 다른 사람을 포용하는 태도에서 비롯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독립 선언서의 핵심적 공약삼장은 한민족 모두를 통해서 민족 해방과 세계 평화의 꽃을 피우는 데에 의미가 있다. 공약삼장이 비롯된 독립 선언서의 현재적 의미를 살펴보자. 민족 해방과 자주 국가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독립 선언문은 3.1운동을 한민족이 반만년의 역사의 권위를 바탕으로 세계개조운동에 참여하는 정치적 행동으로 선언한다. 현재의 한반도 상황을 되돌아볼 때, 오늘날 한민족의 반만년 역사가 의미 있는 이유는 독립 선언문에 나타나듯이 한민족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해 왔고, 다른 국가를 침략하거나 억압한 역사가 없기 때문이다. <68~69쪽>

● 기미독립 선언문과 3.1운동이 3.1정신에 따른 것이었다면, 이것을 하나님의 말씀과 행위에 대한 조선 민족의 반응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것을 필자는 ‘3.1영성’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이것은 특별히 기독교인들로 하여금 세계사적인 흐름을 독자적으로 통찰하여 하나의 신앙 운동으로서 3.1운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독자적인 통찰을 강조한 이유는,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거족적이고 자발적인 실천 운동으로서 3.1운동에 대해 선교사들조차도 놀라워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83~84쪽>

● 3.1운동을 가능하게 하고 또 3.1운동을 통해 구체화된 3.1영성, 그것의 현대적 의미는 무엇인가? 첫째, 3.1운동은 평화와 정의, 그리고 자유의 소중함이 드러난 사건이다. (중략) 둘째, 기미독립 선언문에서 드러난 3.1영성을 통해 우리 모두는 하나님 앞에서 소중한 존재임을 알게 된다. (중략) 셋째, 3.1영성을 통해 우리는 화해의 하나님을 배울 수 있다. (중략) 이는 다시 말해서 우리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우리가 용서와 관용의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말이다. (중략) 넷째, 3.1영성은 불의에 저항하는 정신이다. 하나님의 것이 아니고 또 하나님에게서 비롯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과감하게 “아니요.”를 말한 사건이다. (중략) 다섯째, 3.1영성은 우리 민족으로 하여금 일치하여 행동하게 했다. 민족 대화합 정신의 실현이었다. 우리 민족은 3.1운동을 통해 민족의 하나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민족의 하나됨, 이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가슴속에 품어야 할 3.1영성이다. <105~106쪽>

● 몽양이 좌우합작을 통해 남북 연합을 시도했듯이 우리 역시 민족 구심력을 증폭시켜 한반도의 새 시대를 열어야 마땅하다. 남남 갈등을 극복하치 못하면 평화 체제는 우리 몫이 될 수 없다. 이 일을 위해 몽양 식(式) 기독교가 다시 요구된다. 죽음에 이르기까지 이념적 장벽을 허무는 역할이 이 땅 기독교가 감당할 사명이자 정언명령이다. 100년 전 선언문에 서명했던 그 마음으로, 독립을 외치던 그 절박감으로 민족 구심력을 강화시킬 일이다. 이것이 100년 전 천도교(동학)에 진 빚을 기독교가 되갚는 일이기도 하다. 이때 비로소 우리는 맘껏 탈(脫)민족을 주창할 수 있겠다. 식민지 국가의 비애를 삼키면서 ‘동양 평화’를 말했던 이들이 우리 선조들, 바로 안중근, 여운형이다. 마찬가지로 한반도 분단 극복은 세계 평화의 초석이 될 것이다. <146쪽>

● 1919년 3.1독립운동 이후 애국지사들은 상해로 모였고, 4월 11일에는 상해임시정부를 조직하였다. 이때 손정도 목사는 이광수와 함께 임시정부 의정원을 제의하여 임시의정원 의장을 지내며 임시정부의 일들을 수습키 위하여 활동하였으며, 국내와 연결하여 독립군 무기기금 모금운동을 하였으며, 대한애국부인회와도 연결되어 있었다. 첫 임시의정원 회의는 의원 29명이 참여하였고, 의장(議長) 이동녕(李東寧)과 부의장(副議長) 손정도(孫貞道)를 선출하였다. (중략) 임시의정원은 곧 1919년 4월 13일에 임시의정원법을 수립하여 선거구를 개편하고, 첫 의장에 손정도(孫貞道)를, 4월 25일에는 국무총리 대리로 이동녕(李東寧)을 선출하여 정부 기능을 발휘케 하였고, 재원방침(財源方針)을 결의하여 재정을 확충하는 일에 착수 하였다. 상해임시정부는 의정원을 중심이 된 의원내각제라 할 수 있다. <158쪽>

● 국내의 사회주의운동은 기미혁명과 관련이 있다. 민중의 힘을 입증한 기미혁명으로 대중의 역량을 결집하고 지도하는 사상과 단체가 요구되었다. 파리강화회의 및 워싱턴회의 이후, 비로소 한인 사회는 냉정한 국제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파리강화회의의 결과 체결된 베르사유조약 및 워싱턴회의에 실망한 한국 민족주의자들은 극동 피압박 민족의 해방을 주장하는 러시아 혁명 세력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15 당시에 거론된 독립운동의 노선에는 외교론, 실력양성론, 독립전쟁론 등이 있었다. 외교론이 좌절되고 실력양성론이 퇴조하면서, 독립전쟁론과 사회주의 사상이 부상했다. 다시 말하면, 러시아혁명, 기미혁명을 통한 민중의 각성, 열강에 대한 실망, 일본의 회유적인 문화정책이 맞물려 작용하여, 대중운동이 활발해졌다. 기미혁명 이후 사회주의가 새로운 사조로 자리 잡게 되었다. 1920년대에 수많은 사회주의 단체들이 조직되었다. 그리하여 사회주의 세력이 민족 해방운동을 주도했다. 요컨대, 민족주의 운동이 한계에 부딪치고 침체했을 때, 사회주의가 항일 투쟁의 원동력이 되었다. <176~177쪽>

● 3.1운동과 관련해 정부로부터 독립유공자로 포상된 선교사들은 마틴(S.Martin), 베커(A. H. Barker), 스코필드(F. W. Schofield), 그리어슨(R. Grierson) 등 4명이나 된다. 이처럼 드러나게 혹은 드러나지 않게 3.1운동 당시 선교사들이 보여준 한국인들을 향한 애정과 공감은 매우 컸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은 3.1운동을 함께 모의하거나 주도하지는 않았지만, 3.1운동을 전개하기 위한 든든한 정신적 기반의 제공자였으며, 이후 전개되는 일제의 탄압 속에서 한국인들을 보호하고 대변하는 ‘대변자’, 한국인들의 시련과 고통의 현장을 함께 지킨 ‘목격자’ 그리고 그 역사의 현장을 기록하고 세상에 알린 ‘증언자’로서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갔다. (중략) 일제 당국도 감지하고 있듯이, 3.1운동의 전개 과정 속에서 내한 선교사들이 한국인들의 활동을 후방에서 지원하거나, 일제의 탄압과 수사로부터 한국인들을 보호하는 지원자 혹은 협력자의 역할을 수행한 사례는 상당수 확인된다. <207~209쪽>

● 3.1운동은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보기 드문 유형의 그리스도인이 등장한 하나의 장소이다. 3.1운동에서 보여준 한국 그리스도인의 모습은 매우 독특하고 고유한데, 이것은 3.1운동의 역사, 사실, 정황, 성공과 실패와는 관계가 없고, 3.1운동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와 관련이 있다. 그들에 대한 판단이 역사적 판단이 아니라 윤리적 판단이라는 의미이다. 그들이 종교인으로서 기독교인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의 종교적 한계를 넘어서며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3.1운동의 그리스도인은 독특하고 고유하다. 종교로서의 기독교가 가지는 한계란 두 가지를 의미한다. 기독교가 하 나의 종교로서 다른 종교에 배타적인 태도를 갖는 것과 기독교가 종교로서자신의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 비정치적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중략) 3.1운동의 그리스도인은 이와 같은 한계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독특하고 고유하다. <219~220쪽>

●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남과 북은 3.1운동의 ‘혁명적’ 정신을 되새겨 갈라진 조국이 하나 되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 3.1운동이 제국으로부터 공화국으로의 전환을 알린 사건이었듯, 남과 북의 화해는 두 개의 공화국이 함께 상호 변화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알파(α) 체제’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공동의 노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알파 체제’로의 전환에 신학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가? 남북화해와 협력, 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길에서 우리에게 요청되는 신학적 변화의 과제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기독교 안에 각인된 북한에 대한 타자적 인식을 극복해야 한다. 2018년 세 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과 역사적인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불어 온 한반도 평화의 봄바람을 화해의 적극적 계기로 삼으려는 신학적 노력이 요청된다. <249~250쪽>

● 한반도에서 시작된 기독교 자체가 서구 선교사들에 의해, 그들의 활동과 성향에 의해 주도되어 왔기 때문이었다. 한국 기독교의 정체성은 끊임없이 그 초기 전래부터 서양 제국주의와 일본 식민지, 미군 임정, 군사정권에 의해 영향을 받고, 반공주의 이데올로기와 자본주의 이념에 의해 그 세력이 형성되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에 박순경은 통일신학이라는 역사 실존적, 종말론적 시각의 틀을 통해 한국 신학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과오들을 반성하고 성찰하려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국 기독교가 앞으로 쟁취할 미래에 대해서 떳떳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제 다시, 우리 시대 우리 신학이 한민족이라는 공동체에 책임성을 가지되, 폐쇄적이지 않으며 평화의 대안을 마련하는 ‘민족’의 정체성을 가진 한국 기독교가 되기를 구상하고 있다. <273~274쪽>

● 왜 유독 DMZ 생태계가 반세기 만에 더욱 다양하고 풍성하게 생태계의 천국으로 바뀌었을까? 여기에 탈식민적 생태비평의 공간이 존재한다. 인간의 제국주의적 힘을 가장 과시했던 한국전쟁이라는 참화의 현장이자 이데올로기 대결의 상징인 DMZ는 역설적으로 오랜 휴전 기간 동안 인간의 제국주의적, 식민주의적 문화 활동의 침해를 받지 않았던 것이다. 인간의 입장에서 경제가 발달하고 한국 사회가 윤택해진 것처럼 보이지만―이 점도 앞의 우석영의 분석대로 많은 상처와 어두운 그림자를 가지고 있다―생명세계의 입장에서 보면 기술주의, 개발주의, 자본 제일주의 등의 제국주의적 욕망에 의해 DMZ를 제외한 다른 생태계는 종속당하고 식민화되어 온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DMZ 생태계가 보여주는 자율적 힘, 회복의 힘은 생명세계의 하위주체가 자신의 목소리로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304쪽>

● 한반도의 생명력을 떨어뜨리고 한민족의 얼을 빼 버리려고 일제는 정보를 차단하고 온갖 거짓말을 일삼았다. 그 더러운 구정물 세상에서 연꽃처럼 피어난 향기로운 노래 아리랑! 숨막히는 절망의 시대를 관통하며 한줄기 맑은 물처럼 유유히 흘러흘러 우리의 슬픔과 기쁨, 공평과 정의의 꿈을 끊임없이 실어 나르던 노래 아리랑!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1백 년 내내 아리랑은 우리 민족에게 광복의 눈물이요, 광복의 핏방울이요, 광복의 선포였다. 안중근 의사가 품었던 큰 꿈부터 수많은 이름 모를 의병, 광복군 그리고 민초들의 소박한 꿈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광복 세상을 이루려는 오늘 우리에게까지, 아리랑은 밥이고 생수며, 어제의 기억과 내일의 꿈을 삼천리 구석구석 실어 나르는 실핏줄이다. 그렇다. 아리랑은 실핏줄과 같다. 과거 식민지, 미군정, 분단, 군사독재 시대를 넘어, ‘미투(me too)’의 시대, 저 모든 갑질과 거짓말, 온갖 적폐들의 민낯을 다 드러내는, 촛불의 시대, 참 광복(光復)의 시대로 넘어가는 오늘 우리에게, 아리랑은 실핏줄이다. 지난 백 년 적폐의 근원을 도려내고 치유하려는 민초들의 한숨과 지혜, 함성과 꿈을 담아 삼천리 방방곡곡 가슴 가슴마다 퍼뜨리는 실핏줄이다. <340~341쪽>

● 천명을 양심으로 해석한 것은 중용의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을 연상시킨다. 중용은 천명(天命)을 성(性)으로 보았지만, 이를 양심으로 보았고, 성(性)을 실천하는 솔성(率性)의 도와 수도를 하는 교(敎)를 양심의 실천이라 한다면, “선언문의 세계관은 중용적이다.” 이렇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빈말이 아닌 것은, 독립 선언문의 배경에는 천도교가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보겠지만, 최제우의 종교체험은 대단히 샤머니즘 적이며, 동경대전 서두에서 언급한 세계관은 성리학을 거의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다. 동학의 21자 주문 곧 지기금지 원위대강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의 골자인 시천주 조화정(侍天主造化定)은 중용의 천명이 솔성이 되어 수도까지 연결되는 것을 간략하게 바꾸어 놓은 것임을 금방 알아챌 수 있다. 그렇다면 독립 선언문은 성리학에서 천명을 교육과 연결시켜 천인합일의 영적 상태에 이르러, 이것이 다시 양심의 실천으로 나아가는 것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382~383쪽>

■ 차례

제1부 3.1정신과 동북아 평화

3.1운동 정신에서의 유교(대종교)와 기독교 / 이은선
종교들의 운동으로서 3.1운동의 종교사적 의미 / 최태관
3.1정신과 3.1영성 그리고 한반도 평화 / 최성수

제2부 3.1정신과 좌우 이데올로기

몽양 여운형의 좌우합작론 속의 토착적 기독교성 / 이정배
해석 손정도 목사의 생애와 민족 독립 무장투쟁 / 노종해
한국 초기 사회주의운동이 독립운동에 끼친 영향 / 김종길
초기 내한 선교사와 3.1정신 / 홍승표

제3부 3.1정신과 통일신학

3.1운동의 그리스도인과 3.1운동 이후의 그리스도인 / 김광현
3.1혁명과 남북 화해의 신학 / 홍정호
한반도 평화와 통일신학 / 신혜진
탈식민적 평화의 목소리 / 이성호
3.1운동의 그리스도인과 3.1운동 이후의 그리스도인 / 김광현

제4부 3.1정신과 3.1영성

항일과 통일의 노래 아리랑 / 이정훈
예술은 삶과 양립할 수 있는가? / 심은록
식민지적 내면성을 넘어 / 최대광

■ 저자, 편저자 소개

저자
김광현    감신대 박사수료, 종교철학
김종길    덕성교회 담임목사, 구약학
노종해    말레이시아 선교사, 한국교회사
신혜진    이화여대 강사, 기독교윤리학
심은록    미술비평가, 전시기획가, PAF in Paris 미술감독
이성호    명지전문대 초빙교수,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겸임교수
이은선    한국信연구소 소장, 세종대 명예교수
이정배    前감신대교수, 현장아카데미 원장
이정훈    성실교회 담임목사, 성실예배교육문화원 대표
최대광    공덕교회 담임목사, 감신대 강사, 종교학/영성신학
최성수    호주 Heritage Reformed College 교수, 조직신학
최태관    전농감리교회 부목사, 감신대 외래교수
홍승표    감신대 외래교수, 한국교회사
홍정호    신반포감리교회 담임목사, 선교학

편저자_ 변선환아키브
아키브(Archiv)는 한 학자의 기록이나 도서를 모아 놓은 서고(書庫)이다. 해외에는 이미 세상에 알려진 사상가의 이름을 딴 아키브가 많이 설립되어 있다. 변선환 아키브는 고(故) 일아(一雅)변선환 선생(1927~1995)의 관련 기록과 그분이 애독하시던 도서를 소장하고 있는 국내 최초의 아키브이다. 선생의 장서 중 토착화 신학, 종교신학, 동양신학, 기독교와 불교의 대화, 웨슬리 신학, 현대신학에 관한 도서 등 2,000여 권을 갖추고서 1996년 3월 25일 문을 열었다. 그동안 선생의 유고를 정리, 출판해 왔으며 선생이 생전에 닦아놓은 학문 분야와 관련한 연구 발표를 정기적으로 가지면서 그분의 사상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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