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수 없다
이슬람의 진실과 오해·인간 불평등 기원론·산의 품안에
임형두 기자
▲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수 없다 = 가오위안(高原) 지음. 송은진 옮김.
인간관계는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많은 사람이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하는 이유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과잉 관계증'을 앓고 있다. 이를 상징하는 게 'SNS 문화'다.
사람들은 SNS를 통해 손쉽게 타인과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지만 이로 인해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일상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그들에게 나의 모든 삶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중국의 자기계발 전도사인 저자는 "SNS에 대한 집착은 불안에 공허와 무료가 더해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뚜렷한 목표가 없는 사람일수록 남는 시간과 에너지를 인간관계에 집중한다. 그들에게 휴대폰만큼 간편한 사교 기구는 없다"고 말한다.
이번 신간은 삶의 진정한 의미를 되돌아보고 불필요한 관계를 정리함으로써 나 자신과 소중한 관계에 집중할 수 있는 노하우를 일러준다. 인간관계의 유형을 6가지로 분류한 뒤 멀리해야 할 사람과 가까이해야 할 사람을 구분하고 관계에서 지켜야 할 선에 대해 조언한다. '넓진 않아도 깊은 관계가 좋다'는 저자는 관계를 재정리하고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을 기르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덧붙인다.
와이즈맵. 272쪽. 1만5천원.
▲ 이슬람의 진실과 오해 = 임병필 지음.
이슬람이 우리 곁으로 가까이 다가온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우리가 이슬람을 직접 경험하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우리가 접하거나 사실이라 생각하고 있는 이슬람은 대부분 서방을 통해 알려졌다. 그래서인가. 이슬람에 대한 오해와 왜곡이 주변에서 판친다.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에서 인문한국연구교수로 재직하는 저자는 우리 삶의 일부가 됐으면서도 여전히 오해와 편견의 대상으로 멀게만 느껴지는 이슬람의 진실에 접근하고자 한다. 이 책은 일부사처제, 여성할례, 명예살인, 가부장제, 지하드, 히잡, 마흐르 7개 핵심 키워드로 이슬람 문화를 살핀다.
예컨대, 일부사처제는 이슬람을 방어하고 확장하기 위한 전쟁에서 발생한 미망인과 고아들을 위한 사회보장책 일환으로 제정된 사회규범이었다. 모든 부인에게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와 분배의 전제조건을 충족할 경우에만 허용되는 제한적 제도였던 것이다.
저자는 "무슬림은 우리에게 이방인이 아니다. 이미 우리 주변에는 무슬림이 많이 있고,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무슬림이다. 그들의 삶을 이해해 무슬림을 우리의 이웃이며 동반자로 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모시는사람들. 272쪽. 1만5천원.
▲ 인간 불평등 기원론 = 장 자크 루소 지음. 이재형 옮김.
프랑스 철학자이자 교육학자였던 루소가 260여 년 전에 펴낸 고전이다. 기존의 법과 정치제도가 불평등을 합법화한다는 이 책은 프랑스혁명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불평등의 기원은 무엇이며, 불평등이 자연법에 의해 허용되는가. 루소는 자연 상태와 사회 상태를 구별해 사회 상태가 만들어내는 불평등에 주목했다. 그에 따르면 가장 큰 악은 불평등인데, 사회는 인간 간의 불평등을 심화한다. 즉 인간을 노예로 만들어버린다는 것이다.
자유는 누구도 빼앗거나 처분할 수 없는 자연의 선물이다. 그리고 인간은 그 자유를 향유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사회가 인간을 자존심, 타인들, 재산 등의 노예로 만드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루소는 비판한다. 불평등이 갈수록 심해지는 현대의 시대상이어서 그의 주장은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문예출판사. 416쪽. 1만1천500원.
▲ 산의 품안에 = 김병준 지음.
대한산악연맹이 파견한 77한국에베레스트 등반대가 1977년 9월 15일 오후 12시 50분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섰다. 당시 정상에 오른 고상돈 대원과 펨바 노르부셰르파는 한국 산악사의 전설이 됐다.
우리나라 등산의 역사를 정리한 이 책은 당시 에베레스트 등반대 한 사람인 저자가 산에 대한 인생철학을 담은 산행 에세이다. 저자는 K2, 낭가파르바트, 안나푸르나, 마나슬루, 에베레스트 등 8천m급 세계 최고 봉우리의 원정대에 참여해 겪은 일화 등을 들려준다.
이와 함께 회갑을 넘어 떠난 트레킹 중 잊지 못하는 장면도 글과 사진의 기록으로 남겼다. 저자는 "나이 70살이 넘도록 산을 오랫동안 떠난 적이 없다. 산에 가는 것은 나에겐 신앙의 경지다. 히말라야로 향하게 된 것도 자연스럽게 이어진 내 삶이었다"고 말한다.
선. 432쪽. 2만5천원.
<출처: 연합뉴스(https://www.yna.co.kr/view/AKR202002140371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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