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들어 가요 문여소, 주인 주인 문여소
21세기 상쇠들의 풍물굿쟁이 인생 2
■ 이 책은…
풍물패 상쇠이자 풍물문화연구 전문가이기도 한 저자가 전국의 전문 풍물패, 마을(전통) 풍물패의 상쇠들을 만나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오는 동안의 풍물굿 문화의 변천, 성장, 진화 과정을 듣고 기록하였다. 상쇠를 중심으로 하여 21세기 주요 풍물굿 현장 이야기, 풍물의 전통적, 미학적 측면에 대한 생각, 문화적/장르적 미래, 그리고 예술인이자 전통문화의 계승자로서, 때로는 운동가로서 상쇠로의 입문, 성장, 활동 과정 등을 채록하였다. 21세기 풍물문화의 소중한 민속적 기록물이자, 우리 시대 장인들의 삶과 활동에 대한 현실적 기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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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주인주인 문 여소, 복 들어강께 문 여소, 개갱 갱 매/캥 마주깽 ~
드가요 드가요, 만복이 들어가요, 개갱 갱 매/캥 마주깽 ~
쳐 드리세 쳐 드리세 만복을 쳐 드리세, 개갱 갱 매/캥 마주깽 ~
전통 마을의 마당밟이(지신밟기)에서 집집마다 찾아가 풍물굿패들이 복을 빌며 외치는 고사덕담이다. 한때는 박제화되고 그나마도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가던 풍물은 어느 순간 ‘사물놀이’를 매개로, 그리고 80년대 이후에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현실적인 운동과 결합하면서 생명력을 회복하여 이제는 우리 문화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활력소가 되며 21세기의 1/5을 경과하는 이 즈음에 다시 ‘기회’와 ‘위기’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퓨전국악’이 세계적 붐을 불러일으키고, 사물놀이가 전 세계적인 저변을 갖춘 장르로 자리매김하는 이면에는 원형의 계승과 전통의 현대화라는 이중의 과제에 치이고, 다른 한편으로 전통 농어촌 사회의 공동화(空洞化), 노령화(老齡化) 등의 파도가 밀려와서, 그 맥을 끊어 놓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풍물이 존재감도 없고 대중적 호응이 없던 시기에는 누구도 돌아보는 이가 없어서, 또 시대적 흐름을 타고 폭발적인 호응을 얻을 때는 그저 두드리고 춤추는 데 정신이 팔려서, 풍물의 역사와 실제 현장을 기록하고 보존하며 그 속에서 피고 지는 숱한 이야기들을 담아내는 작업은 소홀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 상황에서, 풍물의 현장과 그 속의 사람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을 평생의 사명으로 여기고 나선 이가 조춘영이다.
저자는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 경기도, 강원도 그리고 서울 한복판에서 마을과 동네 시장으로 들어가 지신밟기(마당밟이)를 연행한 경험이 있는 현역 ‘상쇠’이다. 특히 20~30대 청춘 시절 전라남도 섬마을과 산간 오지 마을의 살아 있는 마을굿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던 운 좋은 세대로 자부하고 있다. 근대 이전의 모습으로 자연과 문명이 어우러져 소박하고 정성스런 바람과 신명의 춤판이 흐드러지던 마당 그리고 굿판은 그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끊임없이 풍물판의 동력과 생명력을 고무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이 책은 ‘21세기 풍물굿 상쇠론’의 두 번째 결과물이다. 만 2년에 걸쳐 전국 25명의 상쇠와 인터뷰를 나누었고 권 1 『하늘 땅을 열어라, 캥~ 마주깽 놀아라』(2019)에 15명을 수록한 데 이어 나머지 10명의 이야기를 담아 두 번째로 이 책을 펴낸다. 인터뷰 기록 말미에 그 과정과 내용, 그리고 역사적·학술적 의의를 논문으로 정리한 「21세기 상쇠 담론과 풍물굿이 놓일 자리」를 실어 본 프로젝트의 성과를 최종 정리하였다. 그리고 부록으로 전국으로 현장을 찾아다니던 과정을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을 함께 담았다. 인터뷰 기록에 미처 드러나지 않는 현장성을 조금이라도 보완하고, 독자의 상상력을 배가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다.
저자가 ‘상쇠 이야기’를 기록하기로 마음먹게 된 것은 2018년 1월 구미무을농악전수관 겨울 전수에서 20대의 ‘연소한’ 김영윤 상쇠와 젊은 친구들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마을의 전통과 역사를 지키고 계승해 나가고자 하는 그들의 소박하면서도 힘겨워 보이는 꿈을 지켜 주고 그들과 함께 그 길을 가야겠다는, 그들에 대한 풍물굿쟁이 선배로서의 책임의식이 발동했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찾아들어간 시골 벽지에서 옛 어르신들의 농악을 받아 그 맛과 멋을 그들의 감각에 맞게 살려가겠다는 그들의 결기와 의지는 ‘선배 풍물쟁이’의 의기를 자극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날부터 오롯이 자비를 들여 ‘다리 공덕’을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징검다리 역할을 해 선배와 후배들을 잇고 엮어서 풍물굿을 통해 기운찬 신명 세상, 따뜻한 복된 세상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온갖 고난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 기록은 단지 한 사람의 사명감 내지 한 예술 부문의 종사자들에 대한 기록에 그치지 않는다. 학술적으로는 구비문학 범주에서 다뤄지고 현장예술로서 비언어 퍼포먼스인 풍물굿은 역사가 오래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기록 자료가 거의 없다. 특히 연행 주체, 향유 주체들에 의한 기록은 전무하다. 또 아쉽게도 대다수 풍물굿 연행자는 이론 연구나 기록에 인색하다. 그래서 민중사, 민중예술사의 연구방법론을 끌어들여 구술작업을 통해, 그들의 생각과 정서와 실천과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고 활자 매체로 유통될 수 있도록 한 이 작업물은 그 가치가 비할 데 없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모두 10명의 상쇠들을 면담한 내용이 수록되었다. 진안 중평굿 이승철 상쇠, 여수 삼동매구 손웅 상쇠, 김포들가락연구회 박희정 상쇠, 대구 달성다사농악 배관호 상쇠, 강화 열두가락농악 황길범 상쇠, 서울 풍물굿패 한풀 민재경 상쇠, 부천 풍물굿패 타락 구자호 상쇠, 춘천뒤뚜루농악 한춘녀 상쇠, 서울 풍물굿패 터울림 김용범 상쇠, 광주 오월풍물단 김태훈 상쇠. 이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현장을 지키고, 오늘 이후에도 계속해서 자신들(마을, 풍물채)의 역사를 써 나가겠지만, 2020년 현재 시점에서 정리한 지금까지의 역사, 그리고 이 시점에서 내다본 미래 전망이나 토로한 각오는 더없이 소중한 문화적 동력, 성장의 계기가 된다.
우리의 풍물굿은 공동체 안에 있는 어떤 존재도 빼놓지 않는다. 두레 공동체 정신으로 우리는 하나다. 상쇠는 한 사람도 빠뜨리지 않고 놀린다. 하찮은 어떤 이도 빠져서는 안 된다. 우리는 협화(協和)하는 공생태다. 풍물굿은 만물이 신령하고 생명이 깃들어 있어서, 이 존재들이 서로 모시고 함께 놀고 맺힌 걸 풀어내는 매체로 기능해 왔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풍물굿은 인간과 자연이 적대적 관계나 분리된 관계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오히려 지구 내 생명체와 존재들이 협화(조화)와 상호 존중의 방향으로 나가길 강제하고 있다. 소리를 울리고 춤추고 노래하고 놀이하는 존재는 인간만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 안에 있는 옆에 있는 앞에 있는 존재와 춤추고 노래하고 놀 일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풍물 관련 주요 사건 (1권 보도자료 중에서)
(1) 2019년 3월 1일, 광화문 사거리에서 시청역 광장에 이르는 세종대로에는 전국 팔도에서 모여든 수백 개의 풍물패, 수만 명의 풍물꾼들이 울리는 ‘만북’(만 개의 북) 소리가 웅장하고 신명나게 울려 퍼졌다. ‘만북 울림!’이다. 이날 전국의 풍물꾼들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 규모의 풍물굿판에 이어 <만북으로 열어 가는 새로운 100년 선언문>을 선포, 채택하면서 3·1운동 100주년을 ‘새로운 100년, 생명의 새 세상’으로 향해 가는 원년(元年)으로 자리매김하였다.
(2) 2014년에는 농악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었다. 해방 이후 무형문화재 정책과 제도가 생긴 이래 국가무형문화재와 지방무형문화재에 40여 개의 풍물 단체가 지정되었다. 일제강점기와 1950~1960년대 근대화 지상주의 시대를 거치는 동안 농악은 한때 천덕꾸러기 신세를 지나 절멸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70년대 이후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하며 여성농악단과 사물놀이를 중심으로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하여 80년대 이후 대학가를 중심으로 한 대학풍물굿 운동을 통해 폭발적인 부흥을 이루고, 사물놀이의 세계화를 거쳐, 당당히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3) 농악/풍물굿은 한민족의 대표적인 기층 오락, 예술이다. 전통적으로 민간에서는 세시풍속으로 일 년 중의 각종 절기에 맞춰 다양한 쓰임새와 목적으로 농악/풍물굿을 놀았다. 농악/풍물굿은 그 양식 안에 음악, 무용, 연극, 놀이, 종교, 군사, 교육, 사회, 문화 등의 요소가 망라되어 총체적인 문화를 이룬다. 풍물굿은 바로 민중 자체요, 민중생활의 요체이며 한민족 시민대중문화의 원천이다. 온갖 신과 만나게 해 주는 매체다. 굿은 신이다. 신명이다. 신탁이다. 일상 속에서 성스런 것들을 끌어들여 정성으로 놀리고 참 마음으로 풀어내어 현실 가운데 어려움을 깨나가는 도구다. 전국의 마을 당산 앞에서, 중앙마당에서, 집집 처소에서 장구, 징, 쇠, 소고들 풍물소리가 끊긴 적은 없었다.
(4) 21세기에 들어와도 풍물굿은 죽지 않고 새로이 재창조되어 깊어지며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20세기를 지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풍물굿은 한편으로 급격하게 탈-맥락, 재-맥락화 되어 가고 있다. 특히 촛불시민혁명 과정에서 풍물굿은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또 다른 흐름으로는 10여 개 대학에 전통연희과에서 전공자들이 풍물굿을 공부하고 졸업한다. 무형문화재 지정을 준비하고 있는 지역 풍물굿, 토박이 풍물굿이 여전히 산재해 있다. 풍물굿은 이 시대 그리고 21세기를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살아가고 있다.
(5) 조춘영은 풍물굿 연구자, 담론가로서 이 시대 풍물굿 현장을 기록하고 풍물굿쟁이의 소리를 담아야 할 사명감에 넘치지만, 그것인 힘겨운 노동이 아니라, 즐거운 노동, 두레적 품팔이라는 생각이 뚜렷하다. 그중에서도 이 책에서 풍물굿의 굿쟁이(지휘자)이자 지도자이며, 살림꾼(일꾼)이자 스승이고, (풍물) 사상가이자 예술가로서의 상쇠에 주목하였다. 무엇보다 상쇠는 시대를 읽고 예술문화를 말하며 지역과 생명공생체를 이끌어가야 할 감수성과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다. 여전히 대다수 민속학자나 풍물굿 연구자들이 전통문화라는 범주 속에서 풍물굿을 바라본다. 풍물굿 연구의 결과물은 무형문화재 정책이나 제도에 포함된 일부 단체들 혹은 전통마을풍물굿으로 한정된다. 저자는 이러한 흐름에서 새 길을 내고 이 시대 담론, 시대 의식이라는 지평에서 풍물굿을 바라본다. 그래서 20세기 풍물굿이 아니라 ‘21세기 풍물굿’, 즉 풍물굿의 현재와 미래를 상쇠들과 더불어 조망하고자 한다.
■ 차례
면담 녹취록
1. 진안 중평굿 상쇠 이승철
2. 여수 삼동매구 상쇠 손웅
3. 김포 김포들가락연구회 상쇠 박희정
4. 달성 다사농악 상쇠 배관호
5. 인천 강화열두가락농악 상쇠 황길범
6. 서울 풍물굿패 한풀 상쇠 민재경
7. 부천 풍물굿패 타락 상쇠 구자호
8. 춘천 뒤뚜루농악 상쇠 한춘녀
9. 서울 풍물패 터울림 상쇠 김용범
10. 광주 오월풍물단 상쇠 김태훈
보론 21세기 상쇠 담론과 풍물굿이 놓일 자리
부록 "갈리소 갈리소 구경꾼도 갈리소"
■ 책 속으로
(진안 중평굿 이승철) 전라도 지역에서 좌도굿의 명맥을 이어받아 명실상부하게 꽹과리 가락과 부들부포놀음이 자유롭고 멋스럽다. 이승철은 전라북도 진안의 고향 마을에서 어릴 때부터 풍물굿 소리를 듣고 자랐다. 일상생활 속에서 꽹과리 소리를 들으며 명인 김봉열 상쇠로부터 진안중평의 마을굿을 사사받았다. <13쪽>
(여수 삼동매구 손웅) 그의 가락은 따뜻하고 소박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데 상쇠로 섰을 때 부드럽게 판을 싸안는 포용력이 도드라진다. 아마도 삼동마을에서 나고 자라며 매구, 풍물굿을 자연스럽게 접하였으며 특히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이어지는 핏줄 속 신명 DNA가 힘을 발휘하는 것이 아닐까? <39쪽>
(김포 들가락연구회 박희정) 1987년 6.10항쟁 이후 민주화운동과 풍물굿 현장에서 40여 년을 이어오고 있다. 전문풍물단체 ‘살판’을 설립하고 이 시대 풍물굿 양식을 실험하고 실천했다. 김포로 들어간 지 20여 년, 김포 지역 풍물굿쟁이 어르신들을 조사, 정리하여 김포 지역 마을굿을 만들어 가고 있다. ‘세월호진상규명을위한수도권풍물모임’의 주요 인물이며, 이로 인해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고 현재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69쪽>
(달성 다사농악 배관호) 달성다사 마을에서 꽹과리를 치던 아버지의 피를 받아 가락이고 춤이고 재담이고 모자람이 없는 굿쟁이로 근현대 경상북도 풍물굿판을 몸으로 버텨 온 증인이다. (중략) 모든 질문에 대하여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거리낌 없이 술술 풀어내는 굿쟁이의 인생과 풍물굿의 노곤함 그리고 신명. ‘경상도풍물굿도 근현대의 시대적 변화와 질곡 속에서 잘도 버텨내어 왔구나.’ 한참을 이야기했지만 책에 다 싣지 못한 다사농악의 범나비고깔과 각종 상모들, 달성다사농악의 여러 질쇠(길굿) 가락들, 무형문화재 지정 신청과 좌절 등을 글로 상세하게 소개하지 못해 아쉽다. <111쪽>
(강화열두가락농악 황길범) 사물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뛰어나고 풍부한 정감을 지닌 인사로 강화전통열두가락 전승 및 보존과 보급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인천무형문화재 제12호인 강화용두레질소리 인간문화재(예능보유자)이다.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양오리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우리 민족의 오랜 정서와 애환 등의 희로애락이 알알이 배어 있고 민족의 정감과 혼이 스며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으로서 민족의 동질성을 계승하여 민족정기를 발휘시켜 민족의 융화와 단결을 공고히하는 정신적 자양소이기에 귀중한 것임을 강조하며 민족문화 보급에 일익을 다하고 있다. <145쪽>
(서울 풍물굿패 한풀 민재경) 80년대 대학로 흥사단에서 강습으로 시작한 모임이 88년 독립된 공간을 마련하며 공식적으로 창립되어 30년을 넘기며 건강하고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주고 있다. (중략) 민재경 상쇠는 누가 뭐라 해도 풍물굿패 한풀의 증흥을 이끈 청년 상쇠다. 20대 중반 대학생인 민재경이 2000년 처음 한풀을 방문했을 때는 회원이 채 10명이 안 되었다. 민재경이 들어와서 다음 카페 운영지기가 되고 신입회원을 대거 영입하면서 급속도로 젊은 회원들로 공간을 가득 채우게 된다. <177쪽>
(부천 풍물굿패 타락 구자호) 미국산 소고기 파동, 박근혜 국정농단 광화문 촛불집회 때도 부천에서 장구, 북, 징, 꽹과리 들고 와 광장 풍물로 함께 어울렸다. 게릴라 풍물패처럼 여기저기 수시로 보여 소수정예인가보다 생각했지만, 따라서 놀러 간 모꼬지와 정기공연을 보니 만만찮은 내공을 지닌 풍물굿쟁이들이다. 구자호는 풍물굿패 ‘타락’의 최초 제안자, 창립 멤버이자 처음부터 지금까지 상쇠다. “도시에서 살아있는 마을굿”을 기치로 여러 해 준비하여 문을 열고 건강한 생활문화, 생활 풍물굿 공동체를 만들어 왔다. <205쪽>
(춘천 뒤뚜루농악 한춘녀) 풍물굿은 느지막이 시작하였지만 열정적으로 단체를 이끌고 부단히 굿판을 벌이는 모습에 한춘녀 상쇠에게 존경의 마음이 생겼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우리 음악을 가르쳐야 한다며 시작한 풍물굿이 이제 자신의 인생이자 소명이 되었다. 풍물굿 연구에서 강원 지역 풍물굿은 강릉농악에 관한 논문과 책자 몇 편이 전부인데, 춘천에 많은 마을 풍물굿이 성행했으며 영동풍물굿과 대비되는 영서풍물굿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235쪽>
(서울 풍물패 터울림 김용범) 비교적 일찍 터울림에 들어와 젊음을 보냈는데 터울림에서 기예능(연행 능력)에 대한 중요성과 학습은 김용범 상쇠와 더불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90년 대 후반 서울의 일반 풍물패들이 잘 알지 못하던 경상도의 김천 빗내농악, 청도 차산농악, 구미 무을농악까지 전수를 다닌 것을 보면 풍물굿에 대한 열린 사고방식과 학습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전라도 풍물굿과 경상도 풍물굿을 이렇게 다양하게 전수받고 학습한 단체는 터울림이 독보적일 것이다. 이 많은 지역과 단체의 풍물굿을 몸에 담아 풀어내는 그의 꽹과리 소리는 모나지 않아 푸근하면서도 놀기 편하다. <275쪽>
(광주 오월풍물단 김태훈) 광주 지역에 필봉풍물굿을 알리고 확산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중략) 초창기에는 대학풍물패와 사회패들이 온 광주 시내를 돌며 난장을 트고 금남로에 모여 광문협을 중심으로 대동굿을 벌였고 2005년부터는 전야제를 여는 대형 길놀이를 ‘오월풍물굿’이라 명명하였다. 이 주체를 개별 단체가 아니라 ‘오월풍물단’이라 공식 명명하였다. 공식적으로 이름을 만들고 5.18기념행사의 공식 풍물굿판을 기획, 연출하고 초대 총상쇠로 지금까지 대부분의 판을 이끌어왔다. (사)우리문화예술원을 설립하여 도시에서의 마을굿, 생활공동체 문화 확산을 위해 애쓰고 있다. <297쪽>
한국민들의 오래된 폐해는 우리 문화를 잘 모르고 무조건 우리 문화를 천시하는 것이다. 반드시 외국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국민들이 인정한다. 사실 사물놀이도 초창기에 나온 음반은 모두 외국에서 녹음되었으며, 수많은 해외공연을 통해 세계인에게 인정받은 후 한국에서 대중적으로 퍼지게 된 것이다. 사물놀이가 창조적으로 발전되고 있지 못한 현실에서 그 뿌리가 되는 풍물굿이 세계로 확산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중략) 풍물굿의 남북해외 연합, 연대 조직을 만들고 네트워킹화 했을 때, 풍물 단체 간 시너지가 발생하고 많은 새로운 에너지가 창출될 것이라 기대한다. 이러한 세계 풍물굿쟁이들과 풍물굿패 간 교류와 ‘세계 풍물굿 한마당’ 같은 행사를 기획해 볼 만한 일이다. <382~383쪽>
■ 저자
조춘영 _ 인하대학교 철학과에서 「마을풍물굿에서 一과 多의 문제」로 학사를, 한신대학교 동양철학과에서 「한국전통음악 오선보 표기에 대한 철학적 연구」(2005)로 석사를,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에서 「國行 祭禮樂舞와 마을 풍물굿의 구성체계 분석과 美學的 範疇化를 위한 시론」(2011)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성균관대학교 한국철학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있으며 풍물굿과 전통공연예술 전반을 연구하고 있다. 공연예술의 현장을 중시하며 풍물굿담론가를 자처하고 있다. 한국풍물굿학회, 농악현장의 연구자들, 한국전통악무연구소에서 임원 및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풍물굿, oh OUR GOOD』(1999, 비매품), 『풍물굿 연구』(지식산업사, 2009, 공저), 『한류와 한사상』(모시는사람들, 2009, 공저), 『농악 현장의 해석』(민속원, 2014, 공저), 『풍물굿의 원리와 미학』(민속원, 2014), 『무형문화유산의 지속성』(무형유산포럼, 2017, 공저), 『새나라로 가는 길굿』(민속원, 2018),『하늘땅을 열어라, 캥~마주깽 놀아라』(모시는사람들, 2019),『악학궤범 학제적 연구』(공저, 솔과학, 2020) 등이 있다.
■ 면담한 분들
이승철 _ 진안 중평굿 상쇠
손웅 _ 여수 삼동매구 상쇠
박희정 _ 김포 김포들가락연구회 상쇠
배관호 _ 달성 다사농악 상쇠
황길범 _ 인천 강화열두가락 상쇠
민재경 _ 서울 풍물굿패 한풀 상쇠
구자호 _ 부천 풍물굿패 타락 상쇠
한춘녀 _ 춘천 뒤뚜루농악 상쇠
김용범 _ 서울 풍물패 터울림 상쇠
■ 주요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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