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부인의 달달한 시골살이
■ 이 책은…
저자(도끼부인)가 충청북도 옥천군 청산면 삼방리로 귀촌한 지 8년 만에 ‘행복마을1단계 사업’을 하게 되면서 벌어진 일들을 기록한 것이다. ‘똥구멍이 웃는다’는 말이 시사하는 바, 행복마을 사업으로 되살아나는 마을, 생기와 활기 넘치는 마을, “시골에도 사람이 산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소박단순, 생생활활, 의미심장, 상상초월한 이야기들이 담겼다. 도시에서 살다가 귀농, 귀촌을 한 사람들, 시골에서 살다가 귀농 귀촌인들과 함께 살게 된 주민들, 앞으로 시골에서 살기를 희망하는 사람들, 새롭게 마을 만들기를 시도하고 싶은 사람들, 시골생활이 궁금한 사람들, 행복마을을 지원하는 지자체 기획자들에게 도움, 혹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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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지자체의 지원금으로 이루어지는 행복마을사업은 1단계를 거쳐 심사를 받고 통과되면 2단계로 넘어간다. 지자체가 지원하는 마을사업은 2015년경부터 시작되었다. 충청북도는 2020년 선정한 20개 마을에 1단계 지원금으로 3백만 원씩을 지원했다. 심사에 통과되어 2단계로 접어들면 도와 군이 반씩 부담하는 지원금은 3천만 원으로 늘어난다. 컨설팅 회사가 있어 교육하고, 견학을 안내하고, 평가가 끝날 때까지 함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내부 주민들 사이의 문제도 있겠지만, 일거수일투족마다 영수증, 사진, 동영상을 빠짐없이 챙기고, 격식과 체계에 맞춰 보고서를 작성하는 작업 등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 고은광순은 8년 전 청산의 삼방리로 귀향하여 한의원을 차린 이후 마을살이를 하면서도 세상 돌아가는 일에 깊숙이 관여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차에 ‘행복마을사업’에 간여하게 되면서 오랫동안 바라마지 않던, 마을 살리기, 살아 있는 마을 발견하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인터넷 한겨레 주주방(www.hanion.co.kr)에 16회에 걸쳐 연재가 이어지는 동안 사방에서 재미있다, 흥미진진하다, 귀여운 할머니들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말이 들려왔다. 저자의 맛깔난 글발도 한몫을 하여, 천방지축 좌충우돌의 ‘행복마을 사업 종횡기’가 더할 것도 없고 덜할 것도 없는 한바탕 감동 드라마를 연출한다. 세세히 들여다보면 웃음뿐 아니라, 한탄하는 것도 달달하고, 싸우는 것이나 싸움을 해결하는 과정도 달달하다고 여겨진다. 등장인물들 모두가―주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지만―싸우며 성장하고 웃으며 성장해 나간다. 그러므로 살아난다, 살아 있다, 살아간다. 그러니, 쓴 약도 달달하다.
1단계 지원금 300만 원으로도 이렇게 재미있고 달달하니 2021년 올 한해 2단계 지원금 3,000만 원으로는 얼마나 재미있고 달달할까? 돈의 액수가 늘어난 만큼 시끄러운 일, 불만을 터뜨리는 일도 일어날 것이다. 벌써 그런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런 일도 결국은 달달한 해피엔딩을 맞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좋건 싫건 서로와 연결된 관계의 거미줄이 점점 더 두꺼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마을운동(사업)이 전국의 3,500 읍면동에서 바람직하게 실시된다면, 국가의 입장으로 보면 전국의 말단에서 반짝이는 3,500개의 진주를 줍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위로부터의 강요된 변화가 아니라 아래로부터 자발적으로 공동체의식을 일구어가는 방식은 작은 핵을 점점 더 영롱한 빛을 띠는 보석으로 성장시킬 터이니 군사독재정권이 실시했던 새마을운동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다. 자발적으로 일구는 공동체정신의 강화는 자신과 자기 가족만 생각하던 사람들이 마을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지역의 주인이 되게 하며 국가의, 지구촌의 주인이 되게 할 수 있다.
이런 자원이야말로 지역 간 불평등, 부의 불평등 등의 집중모순을 해결하는 추동력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마을공화국 운동이나 자치분권을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의 주요 내용은 주민 중심의 지방자치, 주민조례 발안제 도입, 주민의 권리 확대, 중앙과 지방의 새로운 협력 관계 활성화를 지향하고 있다. 마을이 달라지면 지역이, 나라가, 지구촌이 달라진다. 세상의 무기공장이 다 망하고 서로서로 손잡은 우리의 삶이 달달해지기를….
■ 차례
새 이장이 들어서고 행복마을사업을 시작하다
마을을 청소하고 나무를 심었다
마을 단체복으로 앞치마 만들고 행복마을잔치
요가수업과 벽화그리기 준비작업
서울에서 내려온 한 명의 전문가와 자봉 학생들
가사목을 덮은 어두운 분위기의 정체는?
삼방리의 ‘의좋은 형제’는 다르다
삼방리 왕언니들 이야기
동학도들이 살아나고
삼방리의 ‘딸 천사’도 달라졌다
젖가슴을 드러낸 여인은?
개벽세상이 무어냐고?
마을 입구 최씨네
여신들이 참지 못하고 방문했다
저수지 신령님을 만나다
드디어 심사 끝나는 날, 결과가 발표되었다
행복마을을 지켜보면서…
■ 책 속으로
너도 나도 덤벼들어 가사목 그림 그릴 두 곳 벽에 시멘트를 매끈하게 발랐다. 아니, 솔직히 매끈하다고는 할 수 없다(ㅜㅜ). 그러나 그들이 흘린 땀방울이 시멘트 반죽에 섞였으니 어찌 곱고 귀하다 하지 않으랴. 벽에 바를 페인트로 고민하고 있을 때 앞치마를 만들어준 박성숙 샘이 자기 집에 페인트가 많이 남아 있다고 필요한 대로 가져다 쓰라고 했다. 에헤라디여~! 그것 보라구. 신령님이 돕고 계시다니께! 도로에서 보이는 박영화 할머님네 창고도 시멘트를 바르고 며칠 뒤 페인트를 칠했다. 아랫동네 가사목은 그림 그릴 두 군데 담벼락이 이렇게 마련되었다. <34쪽>
청산의 동학은 내 삶뿐만 아니라 가부장적 위계문화, 수직구조를 벗어나 차별 없고 생명을 중시하는 고품격의 새로운 한반도를 일구는 데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그래. 벽화에 동학이 빠질 수 없지. 자봉으로 왔던 한 팀장에게 동학혁명군 스케치를 부탁했다. 하얀색으로 옷을 입히니 하나 둘 스멀스멀 살아나고…. 눈코입도 그려 넣고 횃불도 그려 넣으니 그럴듯한 동학혁명군 한 무리가 살아났다. 그 옆에 동학노래 가사도 적어 넣었다. <76쪽>
인생을 스포츠에 비유하면 파도타기와 같다. 과거의 파도는 가 버렸으니 아무 의미 없다. 미래의 파도 역시 오지 않았으니 두려워할 이유가 아무것도 없다. 현재의 파도를 감사하며 즐기다보면 기술이 늘어 미래의 집채만 한 파도도 즐길 수 있다. 부디 억울한 과거와 이별하시고 지금, 여기의 일상을 감사하며 즐기시라. <106쪽>
봄에 시작되었던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예년 같으면 신청했던 20개 마을이 한 곳에 모여 경연대회를 하기도 했다지만, 코로나 때문에 불가. 9월 중순에 현장심사를 하고 10월 초순에 미리 찍어 놓은 영상과 짧은 ppt 발표로 대체한단다. 마지막 리더 교육 시간에 추첨을 통해 발표 순서를 정했다. 20개 마을 중에 9번을 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바라고 있었는데 뽑은 종이를 펴보니 9라고 적혀 있다. 오오, 저수지 신령님…. 계속 돕고 계신 건가요? 에헤라디여~ 감사합니다. <116쪽>
■ 저자
고은광순 _ 서울 출생. 노모의 가시는 길을 함께하기 위해 서울을 떠나 공주 갑사 동네에서 살다가 어머니가 떠나신 후 2012년 충북 옥천군 청산면으로 귀촌했다. 청산이 갑오년 동학농민혁명의 근거지였다는 것을 알고 팀 작업으로 여성동학다큐소설 13권을 출간하면서 2015년부터 분단 극복을 위한 평화어머니회 활동을 시작, 2020년에 들어서서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하는 ‘행복마을만들기사업’을 하고 있다.
■ 주요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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