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통합의료인문학 학술총서02
의료사 연구의 현황과 과제
■ 이 책은…
질병과 치료와 같은 의료 문제가 이제 당사자나 전문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공통의, 공동의 관심사로 부각된 오늘날 인간의 삶에서 점점 비중이 커져 가는 ‘의료’에 관한 인문학적 성찰 작업의 일환으로,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한국은 물론 동아시아와 서양까지를 망라하여 ‘의료’ 부문이 어떠한 맥락 속에서 인간 사회 형성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해 왔는지를 고찰하는 연구서이다. 또 이에 접근하는 전공 부문도 의료에 국한되지 않고, 역사, 철학 등을 망라하고 통섭하는 방법을 취한다. 오늘과 이후의 시대는 의료가 제 학문 분야 혹은 인간 문명의 제 요소 중의 하나가 아니라,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핵심이라는 점에서 ‘의료인문학’적 통찰력을 기반으로 의료사 연구의 현황과 과제를 제시하는 이 책은, 앞으로 더 많은 후속 작업으로 귀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
■ 출판사 서평
인문학을 중심에 두고 인간 삶의 의료적인 측면을 탐색하는 ‘통합의료인문학’의 틀 속에서 역사학, 사회학, 인류학자들이 각자의 접근방식으로 의료사 연구의 흐름과 향후 연구의 방향과 과제를 탐구한다. 의료사, 의료사회학, 의료인류학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각 학문 영역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질병을 포함한 의료의 문제가 단지 의사와 치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두가 경험하고 있다. 의료는 인간의 생로병사(生老病死)를 관통하며, 사회, 문화, 정치, 경제 등 우리의 일상에 깊이 관여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더불어, 시대와 지역에 따라서 의료의 기능과 의미, 형태, 관계 등이 변화해 왔음도 알 수 있다.
이 책은 시기적으로는 고대에서 현대까지, 지역적으로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서양까지 범위를 확장하여 ‘의료’에 대한 역사적이고 인문사회학적인 함의에 폭넓게 접근한다. 의료사 연구는 어느 분야보다 학제간 친밀성이 높은 사회과학과 함께 서로 발전적인 영향을 끼치며 성장해 왔다. 의료를 이해하는 보편적 개념을 통해서 시기와 지역에 따른 의료사 연구의 구체성과 특수성을 고찰한다. 통합의료인문학의 가치와 혜안이 빛나는 지점이다.
이 책에 실린 9편의 글은 의료인과 환자, 제도, 의료기술, 의약품과 소비 등 전통적인 의료사 연구의 주제뿐만 아니라, 의료를 둘러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인간 사회의 면면들을 다룬다. 우리의 일상에 파고드는 의료가 시대와 지역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탐구하고, 현대 사회의 의료 문제를 보다 더 잘 이해하고 그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함으로써, 통합의료인문학의 쓸모를 보여줄 것이다.
■ 차례
한국 전근대 의료사 연구 현황과 과제(2010-2019)―21세기 초 한국의학사 연구의 특징과 한계 _김성수
1. 머리말
2. 전통적 연구의 확대
3. 새로운 경향의 대두
3. 한계와 전망
4. 맺음말
한국 근현대 의료사 연구 현황과 과제(2010-2019)―사회사적 관점의 부상과 민족주의적 이분법의 약화 _박윤재
1. 머리말
2. 최근 10년간 한국 근현대 의료사 연구 동향
3. 최근 10년간 한국 근현대 의료사 연구의 성과
4. 의료사 연구의 새로운 전개를 위한 제안
5. 맺음말
중국 전근대 의학사 연구 현황과 과제(2010-2019)―융합·소통을 통한 중국 전근대 의학사 연구의 다원화 _김대기
1. 머리말
2. ‘정통의료과기사(正統醫療科技史)’와 ‘신사학(新史學)’
3. ‘중층의학사(重層醫學史)’: 융합·소통을 통한 의학사 연구의 다원화
4. 맺음말: 한계와 전망
중국 근현대 의료사의 연구 흐름과 동향(1990-2020)―중국 근현대사의 특수성과 역사적 접근법의 전환을 중심으로 _유연실
1. 머리말
2. 내사(內史)와 외사(外史)의 통합을 향하여
3. 의료사와 제국주의·근대성의 문제
4. 의료사의 지구사적 전환
5. 의료사의 물질주의적 전환
6. 맺음말
일본 의료사 연구 현황과 과제(1990년대 이후)―연구 주제와 방법 논의 확대와 다양화 _김영수
1. 들어가며
2. 의학사 연구의 시기적 변천과 명칭 문제
3. 1990년대 이후 일본 의학사의 연구 동향
4. 나가며
영미 의료사 연구 현황과 과제(1990-2010)―사회사적 전환과 문화사적 전환에 주목하여 _이상덕
1. 서론: 영미 의료사의 발전
2. 사회사적 전환의 정착
3. 사회사적 주제들의 문화사적 전환과 새로운 주제들
4. 결론
21세기 국내외 서양 의학사 연구의 향방(2011-2020)―학술지 게재 연구 논문을 중심으로 _이현주
1. 들어가며
2. 서양 의학사 연구 주제의 확장과 다변화
3. 연구 방법론과 역사적 글쓰기 방식에 관한 논의
4. 21세기 서양 의학사의 미래에 대한 전망
5. 나가며
의료사회학 연구의 흐름―개념을 통한 의료사회학 연구사 고찰 _김재형·이향아
1. 서론
2. 권력과 구조로서 의료(medicine)에 관한 이론의 발전
3. 환자 경험과 지식, 행위에 관한 이론의 발전
4. 의료 기술의 발전과 의료사회학
5. 결론: 의료사회학의 전망
의료인류학의 연구 현황과 과제―의료로 인간과 사회를 묻다 _윤은경·김태우
1. 들어가며
2. 개념으로 의료인류학 연구사 횡단하기
3. 개념들로 읽는 의료인류학사
4. 나가며
■ 책 속으로
한국 근대 의료의 특징 중 하나는 식민 권력에 의해 일방적 재편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식민 의료의 경쟁자로 선교 의료가 있었다. 선행 연구는 한국 근대 의료가 일종의 주도권 경쟁, 즉 헤게모니 경쟁이 전개되는 가운데 형성되었다고 파악하였다. 이런 접근은 식민지 시기를 복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한국의 특수성을 추출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경쟁은 의학 교육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된다. 1926년 경성제국대학의 설립은 일제가 선교 의학 교육과 경합, 경쟁하는 과정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루어 낸 결과였다. <84쪽>
질병과 의료는 문화적·사회적 산물로서, 그 속에는 과학적 담론과 더불어 환자의 경험, 사회제도와 문화적 관념이 다층적으로 투영되어 있다. 신체 또한 생리적인 의미 이외에도 사회·문화적인 함의를 지니고 있다. 의학 지식은 신체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과정이자 동시에 젠더 질서를 만들어 내고 유지하는 과정이며, 또한 권력은 의료를 통해 신체에 대해 통제와 훈육을 실현하기도 한다. 의료의 사회·문화적 의미를 분석하고, 의료-신체-권력의 상관관계를 조명하는 것은 의학적 문제일 뿐만 아니라 근대적 규율의 형성과 국민국가의 건설과도 밀접하게 관련된 문제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자면 의료·신체·젠더 및 그 배후에 존재하는 권력(국민국가 혹은 제국주의)과 근대성의 문제는 중국 근현대사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키워드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154쪽>
20세기 후반이 되면 의학의 권력이 점차 환자, 혹은 소비자에게로 옮겨 가면서 의료사의 독자가 일반 대중으로 확대되었으며, 이에 따라 의료사의 서술자도 더욱 다양해졌다. 이전 의료사의 주제들은 교양 수준으로 요구되었을 뿐이고, 오히려 환자의 입장에서 왜 의료 서비스에 불평등이 생기는지, 여성의 건강은 어떻게 지키는지, 더 나아가 웰빙이란 무엇인지, 행복이란 무엇인지 등의 문제를 살펴보는 것이 더 관심을 끌었다. 방법론과 시각의 변화는 여타 학문의 영향을 받았다. 의료사는 그 태생부터 학제 간 연구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다양한 학문, 즉 일반 역사학·사회학·철학·인류학·문학 등과의 교류는 필연적이었다. 의학과 역사학을 의료사의 ‘부모 학문(parent disciplines)’이라고 부른다든지, 의료사가 ‘두 개의 시민권(dual citizenship)’을 가지고 있다는 등의 표현은 의료사의 하이브리드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또한, 의료는 인류 보편적 주제로서 초국가적으로 연구되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이에 따라 트랜스내셔널이라든지 글로벌 의학이 추구되었다. 의료사는 이렇듯 복잡한 특성을 지니고 단기간에 큰 변화를 겪었기 때문에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251쪽>
의료인류학 연구사를 고찰하는 것은 의료를 통해 인간과 사회에 던진 인류학적 질문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이다. 몸과 질병에 대한 이해를 사회 속에서 펼치는 방식에 질문을 던진 역사를 돌아보는 것이다. 인간 집단들에 예외 없이 존재하는 타자의 고통에 대한 대처가 자리 잡는 방식과 그 방식들이 유지되고, 변형되고, 회절하는 방식을 고찰하는 것이다. 각각의 정치·경제·사회·역사의 조건 위에서 펼쳐지는, 혹은 변화하고 또는 대체되는 방식을 지켜보는 일이다. <388쪽>
의료는 인간 집단의 양상(사회, 문화라고 불리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언어로 소통하고 경제활동을 하고 가족을 이루듯, 인간의 모든 집단은 의료를 통해 돌보고 치유한다. 집단의 양상이기 때문에 의료는 사회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의료는 기본적으로 정치적이다. 몸에 대한 지식(즉, 지식-권력)으로서, 또한 몸에(주체에) 개입하는 실천으로서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집단의 양상 속에서 정치적 힘을 지닌 의료는 사회에 배치되는 과정에서 그 정치성이 배가된다. 분배되고, 혹은 분배되지 않고, 지불 능력을 갖춘 사람과 집단에게만 사용 가능한 돌봄과 치유가 되기도 하면서 정치 체계로 작동한다. 이런 면에서 의료는 과학적이기보다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이다. <430쪽>
■ 역주
김대기 _ 강원대학교 인문대학 사학전공 부교수
김성수 _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조교수
김영수 _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교실 의사학과 연구조교수
김재형 _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양학과 조교수
김태우 _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박윤재 _ 경희대학교 사학과 교수.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단장
유연실 _ 목포대학교 사학과 조교수
윤은경 _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이상덕 _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교수
이향아 _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이현주 _ 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 지구사연구소 연구교수
■ 통합의료인문학 학술총서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이 기획하고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에서 펴내는 학술총서입니다. 인문학을 중심으로 의료를 고민하고, 인간의 생로병사에 대한 시야를 확장하는 통합의료인문학학술연구서를 펴냅니다.
■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은 4차 산업혁명시대 인간 중심 가치를 정립할 수 있는 통합의료인문학의 구축과 사회적 확산을 목표로 연구와 실천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인문학 지식의 대중화에 힘쓰고 지역사회의 인문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지역인문학센터 <인의예지>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 주요 구매처
'모들 책안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근대 한국종교, 세계와 만나다 (0) | 2021.04.22 |
---|---|
지구적 전환 2021 (0) | 2021.04.08 |
깊은 강은 소리 없이 흐르고(개정판) (0) | 2021.03.18 |
도끼부인의 달달한 시골살이 (0) | 2021.03.18 |
내가 꿈꾸는 교회 (0) | 2021.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