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유산
- 소태산 11제자의 증언
■ 이 책은...
원불교 개교 100주년을 맞아, 소태산 친견제자 11인의 이야기를 엮었다. 시대적 어려움 속에서도 대종사의 가르침에 따라 교단을 성장시켜 나간 제자들의 노력과 ‘조실 할아버지’로 기억되는 소태산에 대한 그리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소태산 대종사와 함께 보낸 시간들은 시대의 기록이자 원불교 역사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 책은 우리 곁에 가장 가까이 있었던 소태산과 그 제자들의 삶을 통해 얻은 귀한 기록물이다.
■ 저 자 : 박맹수, 유동종, 이가현
■ 분 야 : 종교
■ 발행일 : 2017년 4월 30일
■ 페이지 : 336쪽
■ 판 형 : A5
■ 가 격 : 15,000원
■ ISBN : 979-11-86502-80-8
■ 문 의 : 02)735-7173
■ 출판사 서평
소태산이 남긴 유대한 유산의 기록
소태산이 열반한 지 74년이 지난 지금, 소태산의 기억을 간직한 친견제자(親見弟子)들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이 기억하는 소태산 그리고 그 시절을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는 이제 많지 않기에 서둘러 소태산 대종사 친견제자들의 목소리를 기록하였다.
별세상을 다 살았어요. 참 별세상을. 누구든지 가난하게 사니까 그 풀뿌리를 베어 가지고 멍석에다 문질러 까불러서 그놈을 또 삶아서 볶아서 그렇게 죽 끓여 먹고 살았어요.
그때 보리가 누럴 때 베어다가 –본문 중에서
소태산 대종사의 법복은 만들던 민타원 민성경 종사는 지나온 날을 회상하며 “별세상을 다 살았다”고 말한다. 어려운 시절을 지나온 그들의 목소리에는 그간의 고단함과 서러움이 서려있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은 긍지와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이들이 말하는 고단함은 힘든 시기를 이기고 소태산의 제자로서 소박하지만 당당하게 살아왔다는 자부심을 달리 부르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먹고사는 일마저 어려웠던 그 시절을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보낼 수 있었던 그들의 장한 마음은 소태산과 함께 보낸 어린 시절에서 시작되었다.
가만히 시일이 갈수록 아하, 만약에 조금이라도 성적 좋은 놈을 내가 더 칭찬해 주고 뭐해 주고 하면 더 기를 쓰고 더 잘하려고 하고. 그런 데서 이기주의가 되고 저만 더 잘 하려고 하고…내가 그것을 평생에 안 잊어버려요. ‘너 혼자만 잘하려고 하지 마라.’- 본문 중에서
소태산의 가르침은 거창하거나 꾸밈이 없다. 이를 테면 “빗자루가 틀어지면 네 마음도 틀어지는 것”이라는 한마디를 건네거나, 좋은 성적은 얻어 우쭐해 있는 아이에게 “너 혼자 잘하려고 하지 마라”고 말할 뿐이다. 소태산은 그렇게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을 통해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살아있는 깨달음의 경험을 어린 제자들에게 선물하였다. 그 일상의 말과 경험들은 마음속 법문이 되고 삶의 지표가 되어 끝끝내 잊히지 않는 마음으로 남았다.
우리가 이러고저러고 해도 다 미치지 못하고, 참, 평생을 모시고 영생을 모시고 살아도 다하지 못하는 그런 어른이시다 –본문 중에서
친견제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누군가를 ‘마음으로 모신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다. 어린 시절 들었던 한마디의 가르침을 따르며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그 마음을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배울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이 나눈 마음이 큰 힘이 되어 일상 속 작은 기적들을 만들어가는 일화들은 소태산은 물론 서로를 ‘모시는 마음’을 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느끼게 한다.
새로운 세대에 남기는 또 다른 유산
개교 100주년을 넘어 새로운 원불교 100년을 맞이하는 이 시기에 선진들의 이야기는 새로운 감동과 깨달음으로 다가온다. 평생 자신이 있는 자리를 확인하고 다듬고 돌보던 그들의 모습은 지금 내가 있는 자리를 살피고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 소태산이 남긴 이 위대한 유산들의 삶의 기록은 새로운 세대에게 ‘또 다른 유산’으로 남을 것이다.
■ 차 례
법산 이백철 종사 종단의 상머슴
융산 송천은 종사 할 일이 있는 사람
예타원 전이창 종사 생사가 대사
로산 전성완 종사 기쁨도 교육 슬픔도 교육
아타원 전팔근 종사 공심있는 공인
명타원 민성경 종사 이름값
숭산 양제승 종사 바가 없는 마음
향타원 박은국 종사 그래프 일기
건타원 김대건 종사 전무출신 할 아이
숭타원 박성경 종사 침 한 번 꼴딱!
인산 조정중 종사 내가 있는 자리
■ 책 속으로
우리가 마당 쓰는 싸리비 있잖여? 나무 갖다 놓고 어쩌고 허면 빗자루질 해 가지고 그것을 또 쓸어야 할 것 아니여? 근데 불 때고 나서 빗자루질을 슥슥슥 하고 있으니까 대종사님이 그 문을 열고 나오셨어. “야 이놈아, 고렇게 청소를 허야 쓰것냐? 빗자루가 틀어지면 네 마음도 틀어지는 것이여. 요리도 틀고 저리도 틀고 쓸지 왜 한쪽으로만 홱 틀어지게 하냐?” 간단한 말씀 같지만 그 얼마나 법문이냐고요. 빗자루 보세요. 전부 한쪽으로만 이렇게 쓸지. 요렇게 고르게 쓰는 사람 없어.(본문 32쪽)
‘우리가 모시는 대종사’와 ‘많이 부르는 대종사’와 어떻게 다르냐? 우리 대종사는 그야말로 주세불이시고 앞으로 수천 년 회상을 열어 갈 그런 부처님이신데 그런 대종사를 우리가 대종사라고 한다 그 말이죠. 그래서 우리가 모시는 대종사는 그런 부처님이시고, 다른 누구도 우리 회상에서는 대종사라고 할 수가 없어요. 소태산 여래불님을 대종사라고 하고, 주세불을 대종사라고 하고, 대종사 소태산 여래불님만 대종사라고. 우리가 모시는 대종사님은 대종사라고 하는 고유명사라 할까. 그런 대종사시지. 누구나 대종사라고 할 수 없는 그런 대종사시다.(본문 102쪽)
대종사님께서는 어린이 상대하는 것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하셨어요. 왜냐하면 어른들은 이해심이라도 있다. 그러나 어린애들은 이해심이 없어. 그러니 한번 머리에 섭섭하게 박히면 지울 수가 없다. 그러니까 조심해서 어린이를 다뤄야 한다고 늘 말씀을 하셨어요.(본문 119쪽)
언제나 선악 간에 마음을 낼 때마다 ‘아이고, 대종사님이 보시고 또 뭐라고 하실까?’ 이런 생각이 들어가고 참말로. 하여튼 그 공심이라는 것이 끝끝내 이렇게 남아 있어요. 조그마한 것 하나라도 공중 것은 아끼고. 오늘날 세상이 이렇게 시끄러운 것도 사람들이 마음에서 공심이 사그라진 증거 아니냐? 그리 안 하면 당파도, 당파 싸움도 없을 것이고. 대종사님이 말씀해 주신 신심과 공심. 이게 우리 회상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근본 토대가 되지 않을까?(본문 171쪽)
전무출신은 원불교 일이라면 저 시골에 가서 밭을 매든지, 서울에 가서 교무를 하든지, 산업부에 가서 논을 매든지 원불교는 세상을 구제하는 세상이기 때문에 원불교 간판이 붙은 곳에 가서 일을 하면 어떤, 무슨 일을 하던지 나는 원불교 전무출신이고 원불교서 하는 일은 세상을 구제하고 생명을 구제하는 일이여. 이건 내 능력이 많고 적고, 내 지식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내가 하는 일은 사(私)가 있을 수가 없어. 그야말로 무아봉공. 난 항시 그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를 전무(專務)출신이라고 하거든요. 전무를 생각해 보세요. 전무. 오로지 바친다는 말이거든요. 출가. 출가란 소리는 뭔 소리여. 집을 떠난 거예요. 내 개인 사리사욕, 내 가족, 내 가정을 떠난 것이 출가예요. 재가교도, 출가교도. 우리를 출가교도 하고 그러잖아요? 재가교도는 일반 교도가 재가교도거든요. 선공후사는 재가교도한테 맞는 말이지. 우리는 전무지. 선공후사는 우리한테 맞는 용어가 아녀. 그건.(본문 272쪽)
■ 저자 소개
• 박맹수_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부설 한국학대학원 역사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한 후, 일본 홋카이도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원불교사상연구원장, 한국근현대사학회 원장 등을 맡고 있다.
• 유동종_ 한국의 미, TV문화기행, 일요스페셜, KBS스페셜 등 다수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KBS 다큐멘터리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몽골 공영방송(MNB) 프로젝트 매니저로 활동 후, 현재 한국독립영화협회 감독을 맡고 있다.
• 이가현_ 일본 도쿄여자대학교에서 현대문화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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