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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코로나19 데카메론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6. 4. 17:39

[신간]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전염병 전쟁

추왕훈 기자

코로나 19 데카메론·코로나 19 이후의 미래

▲ 전염병, 역사를 흔들다 = 마크 해리슨 지음, 이영석 옮김.

의학사를 전공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가 700년에 걸쳐 6개 대륙에서 벌어진 전염병과의 투쟁을 정리했다.
12년여 동안 관련 학자들의 선행 연구는 물론 다양한 학술 자료와 인도 등 여러 나라의 기록을 살핀 저자는 그 결과 특정 국가의 차단 방역처럼 일국에 국한한 전염병 투쟁사가 아니라 상당한 지리적 범위에 걸친 장기간의 상호 작용을 추적한 '세계사'를 내놓게 됐다.
책은 14세기 페스트에서 콜레라, 황열병, 가축 질병인 우역에서 현대에 들어 문제가 된 광우병과 조류 인플루엔자 등 동물 전염병과 사스,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을 다룬다.
1865년 메카를 습격한 콜레라, 1910년 만주를 강타한 페스트 등 굵직한 전염병 파동의 전개 과정도 분석한다.
나아가 전염병의 여파가 역사의 흐름을 어떻게 바꿨는지를 탐구한다. 예를 들어 19세기 중반 온 유럽을 공포에 떨게 만든 콜레라나 아메리카 대륙을 뒤흔든 황열병의 확산 뒤에는 노예무역을 비롯한 국제교역과 노동 이주, 성지순례 등이 있었음을 지적한다.
전염병의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전염병 억제를 위한 노력은 '격리' 위주로 이뤄졌다. 저자는 14세기 이탈리아에서 발령된 '피스토야 칙령'부터 1655년 암스테르담에 세워진 북유럽 최초의 상설 격리병원, 1845년 노예무역을 감시하다 황열병에 걸려 선원 3분의 2가 사망한 '에클레어호 사건' 등 격리의 역사도 꼼꼼히 살핀다.
저자는 교통혁명과 산업화로 한 나라 단독으로는 전염병 대처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확립되면서 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 협력 시스템이 전개되기 시작한 점에도 주목한다. 1851년에는 파리에서 사상 첫 국제위생회의가 열려 국제 공조 체제의 첫발을 내디뎠고 1902년 황열병 대처를 위한 범미위생회의 등을 거쳐 1907년에는 전염병 정보 수집과 통지 업무를 담당할 '국제공중보건국'이 파리에 설립됐다.
저자는 지금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각국의 대응을 보면 19세기 후반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라고 비판하고 잊을 만하면 새로운 전염병이 등장하는 현대에는 국제 공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역 방식과 제도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푸른역사. 680쪽. 3만5천원.

▲ 전염병 전쟁 = 이임하 지음.

한국전쟁 연구에 천착해온 역사학자가 전염병이라는 렌즈를 통해 한국전쟁을 다시 들여다본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 역사에서 가장 많은 전염병이 돌았던 시기는 장티푸스, 두창, 발진티푸스 등이 급속하게 번진 한국전쟁 때다.
저자는 한국전쟁 관련자의 증언과 5만 장이 넘는 관련 문헌, 연도별·시도별 통계와 전염병 관련 포스터와 사진 자료 등을 광범위하게 검토해 한국 전쟁 당시 전염병의 유행 양상과 방역 대책, 또 이로 인해 한국인들에게 초래된 일상의 변화를 추적한다.
한국전쟁 기간 전염병 관리를 담당한 주한 유엔 민간원조 사령부(UNCACK)의 전면적 백신 접종과 DDT 살포, 영유아 정기 예방접종 등은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지만 일상에서 폭력적으로 수행된 데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독성이 강한 DDT가 인간, 가축, 수로, 우물, 가옥에 무차별 살포된 것이나 예방접종을 했음을 확인하는 방역증이 없는 주민들이 통행과 외출 통제, 식량 배급 제외 등의 불이익을 받은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전염병을 일으키는 세균, 바이러스 또는 전파자가 여자로 묘사되거나 여성의 무지로 전염병이 확산한다는 것과 같은 '전염병의 젠더화'도 빈번했으며 이런 내용은 UNCACK의 위생교재에 버젓이 등장하기도 했다.
저자는 한국전쟁 시기의 전염병과 그에 대한 대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질병의 투명성, 정확한 진단, 공존하는 생활을 고민하는 정책, 적절한 전문가 집단의 조언이 필요하며 불필요한 공포심 조장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철수와영희. 372쪽. 2만원.

▲ 코로나 19 데카메론 =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 + 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엮음.

코로나 19 대유행 상황을 역사, 의료, 문화심리 등을 포괄하는 여러 방면에서, 그리고 개인에서부터 사회와 세계 전체에 이르는 다양한 층위에서 진단하고 그 치유의 방향과 정책을 이야기한다.
인문학이 사회로부터의 거리 두기와 사회·인간 속으로 들어가기의 균형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이 사태야말로 '코로나 인문학, 코로나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절실히 요구한다는 문제 인식에서 접근한다.

코로나 19는 단지 의학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인간이 일구어 온 문명과 그로 인한 기후 위기라는 재난적 자연 상태, 그리고 그에 대처하는 인간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 전 영역을 아우르는 복합적, 중층적 사태라고 저자들은 진단한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 19는 무엇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새롭게 질문하며 이 사태를 이해하고 대안을 찾아가는 데 최적화된 패러다임은 '의료-인문의 결합'이라고 그들은 강조한다.

김양진 경희대 국문과 교수, 김현수 경희대 인문학연구원 HK + 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연구교수, 박지영 국가생명윤리정책원 선임연구원 등 19명으로 구성된 필진이 '코로나 19, 너를 말한다'에서 '코로나 19, 미래를 생각한다'에 이르기까지 7가지 주제에 걸쳐 32건의 글을 집필했다.

모시는사람들. 304쪽. 1만6천원.

▲ 코로나 19 이후의 미래 = 이경상 지음.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겸직 교수인 저자가 '코로나 사태 이후 미래 변화와 대응'을 주제로 유튜브에 올린 19차례 강연을 책으로 재정리했다.
'포스트 코로나, 교훈과 미래 대응'을 다룬 1부와 'AI와 5G가 여는 새로운 세상' 등 2부로 나눠 코로나19 사태의 본질과 전 세계 대응 과정의 문제점, 이 사태가 초래하게 된 미래에 관해 견해를 밝힌다.
저자는 코로나 19 이후 '코로나 엔터프라이즈 버전'이라고 부르는 경제적 질병이 번져서 기업 도산, 금융위기, 일자리 파괴, 개인 소득의 감소 등이 우리의 삶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영상 미디어 시대, 디지털 서비스 변혁, 예방과 돌봄의 헬스케어 시장 촉진 등을 가져오고 인공지능 콜센터 변화를 가속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더욱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결국 코로나 사태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며 여러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이 위기를 극복하고 일어나는 국가는 대한민국이 될 것으로 자신 있게 예측한다.
각 장의 말미에 유튜브 영상으로 연결되는 QR코드를 첨부해 책 내용과 동영상 강의를 연계해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중원문화. 256쪽. 1만8천원.

<출처: 연합뉴스(https://www.yna.co.kr/view/AKR202006041240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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