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소개

강원도민일보 / 차상찬 연구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7. 9. 10:46

“차상찬 연구, 일제강점기 치열했던 문화독립운동 재조명”

■ ‘차상찬 연구:일제강점기문화…
춘천 출신 청오 차상찬 첫 학술서
‘개벽’ 창간 100주년에 발간
본지 등 주최 학술대회 발표 글
논문·생애연보·연구자료 수록

[강원도민일보 김여진 기자]개벽의 대형기획 프로젝트 ‘조선문화 기본조사’의 강원도호 총론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나온다.“그 단처를 말하는 이면에는 피가 맺히고 눈물이 많이 난다.산천은 천하 절승이지마는 온 가지가 어찌 남보다 그다지 떨어졌나”.‘개벽’ 폐간호(제72호)에는 이런 글도 나온다.“조선 각도 중 교통이 제일 불편한 곳은 아마 우리 춘천일 것이다.(중략)교통 말이 났으니 말이지 경춘간 자동차 대금처럼 고가인 대금은 세계에 드문일일 것이다.불과 190리에 6원이 다 무엇이냐.”

모두 청오 차상찬(사진)이 쓴 글이다.강원도와 춘천을 바라보는 애정어린 시선이 그대로 드러난다.개벽창간 5주년으로 기획된 ‘조선자랑’의 강원도편에는 ‘차천자’라는 필명으로 도 대표로 나섰다.“자 강원도 자랑 나옵니다.근청하시오.(중략)금강산 만폭동 물이 없었으면 경성,인천의 수십만 인구가 목이 말라 죽었을 터이니 특히 경성 거주자로서는 강원도에 대하야 ‘생명수를 주시니 감사합니다’하고 절을 몇백번씩 해야 합니다.자랑거리가 하도 많으니 선후도 가릴 수 없고 또한 너무 많으면 자랑거리의 가치가 줄어들 듯하여 그만둡니다.”

한국근대잡지사의 산 증인이자 일제강점기 대표 저널리스트 춘천 출신 언론인 청오 차상찬에 대한 첫 종합 학술서가 나왔다.차상찬이 편집인을 맡아 활발히 활동했던 ‘개벽’ 창간 100주년을 맞아 발간돼 더욱 의미가 깊다.

강원문화교육연구소가 기획하고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에서 발간한 ‘차상찬 연구: 일제강점기 문화운동의 선구자’는 최근 들어서야 조명받기 시작한 차상찬 선양사업을 통해 진행된 학술연구의 성과를 총망라했다.청오차상찬기념사업회(이사장 김중석)와 강원도민일보 주최,한림대 아시아문화연구소와 강원문화교육연구소 주관으로 지난 2016년부터 4년간 열린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글들이 한 권의 단행본으로 모아진 책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김태웅,박길수,성주현,송민호,심경호,야나가와 요스케,오현숙,유명희,정진석,정현숙 등 연구자들이 차상찬을 부문별로 연구한 논문 10편과 함께 최초 정리된 생애연보,‘개벽’지에 실린 수백 편의 작품을 새로 발굴하고 종합한 목록,차상찬 연구자료 목록 등이 부록에 실렸다.

책은 총론과 제1부 ‘천도교와 개벽사’와 제2부 ‘문화와 문학’으로 나뉘어 차상찬의 주 활동무대 ‘개벽사’부터 문화기획자와 아동문학가,민요수집가,언론인으로서의 차상찬을 다각도로 조명한다.서로 다른 관점에서 차상찬을 논의한 글들이 한데 모여 인물연구가 더 풍성해졌다.

정진석 한국외대 명예교수는 총론에서 ‘개벽’이 추구한 항일 문화운동을 ‘민족,문학,사상,여성,어린이’의 세부적인 관점에서 규명했다.1부는 차상찬이 천도교와 개벽사를 중심으로 전개한 청년·어린이·농민·문화운동을 세세히 살폈다.2부에서는 차상찬의 문화 인식과 문학의 의미를 짚고,필명의 문제를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차상찬에 대해 “잡지 언론 역사에 획기적인 이정표를 세운 개벽사의 대표적인 편집인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송민호 홍익대 교수는 “인물담,언론담,르포 등 다양한 양식의 글은 취미의 영역을 확산시키고 지식의 대중화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분석,잡지 편집자,조선문화의 기획자로서의 차상찬의 면모에 주목했고,심경호 고려대 교수는 민족문학과 민족사에 대한 그의 각별한 관심을 조명했다.박길수 모시는사람들 대표는 “개벽의 조선문화 기본조사는 조선총독부가 식민통치를 위해 조선 전역을 조사하는 것에 대비한 문화·경제·사회·역사 방면의 독립운동이라고 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정현숙 한림대 아시아문화연구소 연구교수(강원문화교육연구소장)는 “차상찬의 성과 평가가 부진한 이유 중 하나는 수십개의 필명을 쓴 것인만큼 이를 정확히 가려내는 작업이 우선”이라고 했다.오현숙 아동문학연구가(서울대 한국어문학연구소 연구원)도 “차상찬 전집 간행의 대상과 범위를 한정할 때 첫째로 논쟁적인 지점은 필명”이라고 했다.이어 “작가 차상찬의 세계는 꽤 오랫동안 문학사에 ‘유령’으로 존재했다.육당 최남선,춘원 이광수,소파 방정환을 잇는 계보 속에 차상찬이 위치해 있다”면서 “문학사 서술에서 배제되어 온 차상찬에 대한 실증적 연구조차 충분하지 않다”고 아쉬워 했다.

■ 청오 차상찬(1887∼1946)과 잡지 ‘개벽’은?

일제강점기 시대의 저항적인 저널리스트다.근대 종합잡지의 효시 ‘개벽’ 잡지의 창간동인으로 개벽사에서 간행한 ‘어린이’,‘별건곤’,‘신여성’,‘제일선’ 등 여러 잡지와 당대의 거의 모든 신문 등을 통해 수많은 글을 써서 당시 지배계층이나 허위 지식인 등을 풍자했다.1920년 6월 창간된 ‘개벽’은 정치·사상·사회·문화·종교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울렀다.이 잡지를 통해 한국문학사의 중요한 작품들이 발표되는 등 일제강점기 시대 지식과 문학을 대중화하고 여론형성에 크게 기여했다.김유정의 글을 발탁하고 김삿갓을 역사적 인물로 적극 부각시키기도 했다.차상찬은 이력에 비해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다가 2010년 제45회 잡지의 날에 은관문화훈장을 받으면서 복권의 발판을 마련했다.이를 전후해 춘천을 중심으로 차상찬 동상 건립과 학술대회 등으로 재조명하기 시작했다.차상찬에 대한 조명은 단순한 역사인물을 넘어 ‘개벽’이 지향한 근대적 자주독립국가상,일제 치하에서 치열했던 문화투쟁의 전모를 재조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출처: 강원도민일보(http://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030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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