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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개벽 2020·겨울호(제1호)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11. 24. 11:03

다시개벽: 서구근대 백여년에 운이역시 다했던가

2020·겨울호(제1호)

■ 이 책은…

계간 『다시개벽』은 올해 창간 100주년이 되는 『개벽』(1920 창간~1926 폐간)지를 복간하는 것이다. 백 년 전 『개벽』이 근대 물질문명과 제국주의의 세계화로 인한 위기 속에서 창간되었다면, 『다시개벽』은 다시 인류 사회의 위기가 하늘과 땅과 인간의 차원 전체로 전면으로 닥쳐온 현 시기에 전 지구적 문명과 문화와 사상과 정서의 ‘개벽적 대전환’을 ‘자생적이고 창조적인’ 한국의 개벽사상 등을 기반으로 하여 모색해 나간다. 맹목적 서구 중심주의를 탈피한 ‘자생적 사유’를 계승하고, 인간-이성-국가 중심주의로부터 포스트휴먼-전지구적-민족횡단적 사유로의 전환을 모색하며, 한국 자생적 사유의 창조적 주체성과 전 지구적, 인류사적 보편성을 재발견하고 공유한다.

 

  • 분야 : 계간 잡지
  • 발행인 : 박길수
  • 편집장 : 홍박승진
  • 펴낸곳 :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 발행일 : 2020년 12월 1일
  • 가격 : 12,000원(1년 정기구독 43,000원)
  • 페이지 : 196쪽 (두께 11mm)
  • 제책 : 무선
  • 판형 : 170mm✕245mm
  • ISBN : 979-11-6629-029-9 (03050)
  • ISSN : 2765-0065

■ 출판사 서평

“서구 근대 백여 년의 폐허 위에 새 세계의 씨앗을 뿌리다!!”
100년 전 (월간) 『개벽』의 전 지구적 복간!!
제국주의 침략 시대의 『개벽』에서 대전환 시대의 『다시개벽』으로

1. 『다시개벽』 창간 취지

100년 전 『개벽』의 창조적 계승

『다시개벽』은 백 년 전 『개벽』의 복간이다. 1920년 창간되어 72호를 발행하고, 1926년 8월호로 폐간된 『개벽』은 “안으로는 봉건 제도의 억압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지배 이데올로기, 밖으로는 서구에서 밀려오는 근대 물질문명과 제국주의 침략이 인류사적인 위기를” 초래할 때 모든 종류의 변화를 모색하는 전 세계 담론의 첨예한 각축장이자 거대한 용광로로 기능하며, 당대의 세계적 위기를 한국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 위기의 극복 방향을 한국의 목소리로 제시하였다. 그로부터 백 년이 지난 지금에 다시 인류사의 위기가 안팎으로 닥쳐오는 이때에, <다시개벽>은 <개벽>을 다시 연다.

하늘 위기, 땅 위기, 공동체 위기에 대응

현재의 위기는 한마디로 하늘의 위기, 땅의 위기, 인간(공동체)의 위기 즉 천지인의 전면적인 위기이다. 과학기술-자본주의 문명이 심화될수록 인류의 영성은 메마른다. 고대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서구 사유의 흐름은 영성을 황폐화시켰다. 그 양상의 극단에 한국이 있다. 이를 넘어서 영성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사유의 원천을, 그러므로 한국에서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역사는 남성-이성애-서구-성인-자본가-인간이 나머지 생명을 억압해 온 역사다. 지구 생명공동체의 억압받는 구성원들은 자기 삶에 기반하여 변혁의 사유를 창출함으로써 보편적인 생명친화 공동체를 상상케 할 것이다.

모방에서 창조로, 죽임에서 모심으로

하늘과 땅과 인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위기를 초래한 서구적 사유를 모방하는 데서 근본적으로 탈피하여 새로운 사유를 창조해야 한다. 『다시개벽』은 그 방향을 네 가지로 제시한다.

첫째, 서구 이론에 의존하는 한국 인문학 담론의 현실을 비판한다.
둘째, 한국 인문학계에서 자생적 사유를 시도했던 흔적을 재검토한다.
셋째, 지구 생명의 전면적인 위기를 야기한 인간-이성-민족-국가 중심주의로부터 포스트휴먼의 사유, 지구적 사유, 민족-횡단적 사유로의 전환을 모색한다.
넷째, 한국 자생 사유가 창조적 주체성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인류사적 위기 극복을 위한 세계적 보편성까지 갖추고 있음을 다시개벽의 관점에서 해명한다.

겨울 - 봄 - 여름 - 가을 그리고 다시 겨울

겨울호는 ‘영혼의 탈식민지화’라는 주제로, 서구 지향적 사유의 한계가 무엇이며 그것을 탈중심화하는 방법은 어떠해야 할지를 묻는다.

봄호는 ‘한국 자생적 사유의 발굴’을 주제로, 한국의 관점에서 지구 보편의 대안 적 사유를 창조했던 흔적과 흐름을 탐문한다.
여름호는 ‘지구학’이라는 화두로, 인간과 비인간의 위계 서열을 무너뜨릴 수 있는 인류의 다양한 지혜를 모으고 연결하며 서구 근대 문명의 극복을 위한 논리를 찾는다.
가을호는 ‘신인간학’을 모색하며, 여성·성소수자·유색인·아동·장애인·노동자 등 역사에서 억압받아 온 사람들의 해방을 위한 변혁과 창조의 사유를 갱신하고 확장한다.

개벽에서 다시개벽까지, 동학에서 생명까지

‘개벽’은 동학(東學) 전에도 쓰던 말이나, ‘다시개벽’은 동학에서 창조한 개념이다. 처음 지구가 개벽한 것과 같은 개벽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한, 지금-여기의 위기를 넘어서기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다시개벽은 개조보다 근본적이고, 발전보다 뿌리 깊으며, 혁명보다 창조적이다. 『다시개벽』은 한국의 역사와 장소와 공동체가 널리 지구 생명을 모시고 살릴 수 있는 사유의 실험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믿는다. 생명이 생명답게 사는 우주가 보일 때까지, 끝없이 새로운 학문의 다시개벽!

2. 『다시개벽』 창간호 내용

『다시개벽』 창간호는 “영혼의 탈식민지화”를 저변에 두고 기획된다(겨울호). “서구 근대 백여 년에 운이역시 다했던가”라는 주제를 마련하였다(cf. ‘유도 불도(儒道 佛道) 누천년(累千年)에 운이 역시 다했던가.’ 水雲 崔濟愚). 아시아 문명에서 유교와 불교는 고대부터 19세기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지배 이데올로기이자 사대주의 문화 권력의 위계질서를 지탱하는 이념적 토대였다. 수운은 동학을 창도하며 그때까지 지배-피지배 구조를 떠받치고 있던 이념이 그 운을 다했다고 선언했다. 마찬가지로 지난 백년의 역사는 서구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지 쟁탈전과 그 이후에 지속된 서구 근대 문명의 전파로 인하여, 세계인 대부분의 무의식 속에는 서구적 사유와 서구적 삶에의 욕망이 주입되었다. 그 결과로 오늘날 지구가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는가. 태양은 서쪽에서 저문 뒤에 동쪽에서 다시 떠오르는 것 아니겠는가. 이러한 발상에서 창간호를 기획했다.

『다시개벽』 창간호는 <다시읽다>, <다시듣다>, <다시쓰다>, <다시열다>, <다시잇다>의 다섯 영역으로 이루어진다.
(1) <다시읽다>는 각 호의 주제와 관련이 있는 이전의 담론과 사상가를 검토하는 부분이다. ① 조성환의 글은 서구 중심적 사유의 한계를 본격적으로 성찰하였던 100년 전 잡지 『개벽』 창간호를 검토함으로써 『개벽』지의 방향과 얼개를 소개한다. ② 김정은의 글은 한국 학문의 식민성을 비판한 해방 이후의 대표 사례로서 조한혜정의 저작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글 읽기와 삶 읽기』에 관하여 리뷰한다.
(2) <다시듣다>는 조한혜정의 내밀한 목소리를 직접 들음으로써, 삶과 앎의 분열을 극복할 때에만 재미난 삶이 가능함을 재확인한다.
(3) <다시쓰다>는 ‘술이부작(述而不作)’과 같은 모든 종류의 모방적·관습적 학문 풍토를 벗어나, 자생적 학문의 깊이에 근거하여 창조적인 사유를 실험하는 자리다. ① 홍승진의 글은 서구 이론 중심주의가 현실의 고통을 이해하고 변화시키려는 의지로부터 비롯하였고, 그렇기 때문에라도 그 의지는 서구 이론 중심주의를 넘어서야 한다고 본다. ② 방민호의 글은 서구에서 제시한 포스트콜로니얼리즘이 식민주의와 마찬가지로 서구 중심적 모델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지적하며, 일제 식민 지배에 맞선 한국 특유의 언어적·문학적 고투를 토대로 ‘포스트 포스트콜로니얼리즘’ 개념을 정초한다. ③ 차은정의 글은 서구 근대의 우주론 에 가려져 있던 인류의 다양한 우주론에 주목하여, 자연과 문화의 이원론을 넘어설 뿐만 아니라 영성(靈性)의 세계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우주론의 발굴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3) <다시열다>는 낡은 규범과 제도에 파열을 일으킬 만큼 생기 넘치는 미래의 씨앗이다. ① 성민교의 글은 서구 중심주의와 관련하여 중심이라는 문제 자체를 근본적으로 성찰함으로써, 특정한 중심으로 포획되지 않는 삶이야말로 그 속에 담긴 무한대의 힘을 표출하는 길임을 밝힌다. ② 김춘규의 글은 사랑을 위해 연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연애를 하기 위해 사랑을 하는 것처럼 목적과 수단이 전도된 서구적 지식에의 무비판적 추종은 권력과 페티시로 귀결될 위험이 있다고 엄중하게 지적한다.
(4) <다시잇다>는 『다시개벽』의 전신인 백 년 전 『개벽』을 오늘날의 독자들이 읽기 쉽게 되살리는 작업이다. 이번 호에서는 『개벽』 창간호(1920.6.25) 권두언 「세계를 알라」를 현대어로 풀이하였다.

1920년 창간 이후로 한국의 사상과 문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던 종합지 『개벽』이 그로부터 100년 뒤에 계간 『다시개벽』으로 또 한 번 태어난다. 이전까지는 『개벽신문』(2011.4~2020.6) 통권95호로 ‘개벽’의 이름을 잇고 개벽의 흐름을 북돋았다. 서구적인 문화와 지식이 한국인의 내면에 깊이 자리한 시대에서도, 한국 고유의 관점으로 ‘아름다운 세상-행복한 사람-정의로운 연대’를 바라본다는 것은 결코 순탄치 않았으리라. 그렇게 『개벽신문』이 오늘의 『다시개벽』을 낳았으니, 『개벽신문』의 생명력은 『다시개벽』에서 한층 더 개벽을 향해 꽃필 것이다.

■ 책 속으로

하나같이 종래의 유교적 천하 질서를 탈피하여 새로운 국제 질서로 나아가고자 하는 세계적 지향성이 담겨 있다. (중략) 세계화를 지향한다고 해서 동시대의 개화파나 일본처럼 전면적인 ‘탈아입구’의 길을 가려는 것도 아니다. 동학을 중심에 두고 서학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유교의 한계와 근대의 폐단을 극복하고자 하는 기획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학, 동학, 서학의 그 어느 것에도 ‘기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들을 ‘활용’하여 새로운 학문을 창조하려 하고 있다. (24쪽)

조한혜정은 ‘또 하나의 문화’라는 여성주의 문화 운동을 통해 소수집단인 여성을 새로운 사회를 매개할 수 있는 매개자이자 주체로 가시화하며 대안적 문화의 창출을 도모했다. ‘양육’과 ‘교육’과 ‘돌봄’은 조한혜정의 지속된 화두였는데, 이것이 청년 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나 ‘하자 센터’ 등의 공간적 실험과 학술적 기획들을 시도하게 했다. 가장 최근에는 “스스로 돕고, 서로를 도우면서, 새로운 공공성을 만들어 가자”는 “자공공”의 기치를 내세우고 마을살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다. (36쪽)

이는 여성을 위한 보호 조치가 아니라 여성과 남성 모두를 위한 조치이며, 한국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멸종의 위기에 처한 인류가 협력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죠. 끝없이 이윤을 추구하고 성장을 말하면서 자연을 파괴하고 생명을 죽이는 문명, 자연과 대적하고 약자를 짓밟는 체제를 바꿔야 합니다. 여자가 남자처럼 되자는 것이 아니라 남자가 여자가 되고 백인이 흑인이 되고, 인간이 동물이 되는 그런 상상으로 생명이 소생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죠. ‘죽임의 생태계’를 ‘살림의 생태계’로, ‘사냥꾼’이 주도하는 사회를 ‘돌보는 채집인’이 주도하는 사회로 전환해내는 것, 이것이 개벽의 시간에 일어나는 전환의 내용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77쪽)

어쩌면 서구의 역사는 먼저 ‘저지르고’ 먼저 ‘망하는’ 역사일지도 모른다. 먼저 식민지를 정복하고 인종을 차별하여 먼저 식민주의와 인종주의의 극심한 진통을 겪고, 먼저 산업혁명과 자본주의 체제를 구축하여 먼저 노동 착취와 생태계 파괴의 심각성과 맞닥뜨렸으며, 먼저 하나의 민주주의 정치 모델을 제시하여 먼저 그 민주주의의 한계를 고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중략) 그러한 역사적 맥락들이 서구의 이론적·문화적 ‘앞섬’을 가능케 했던 요인들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서구 이론의 ‘앞섬’에는 ‘앞서 저지름’뿐만 아니라 ‘앞서 망함’이 함께 들어 있지만, ‘앞서 저지름’의 화려함에 비하여 ‘앞서 망함’은 뚜렷하게 감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91쪽)

신채호로부터 이광수를 거쳐 해방 후 한국현대문학에 이르는 한국어문학, 한글문학의 독특한 전통은 한국현대문학이 식민화되기 이전부터 ‘포스트콜로니얼한’ 문학의 토대 위에 놓여 있었음을 다시 한 번 의식하게 한다. 이러한 ‘예외성’으로 인해 한국현대문학은 그 특이성에 걸맞는 접근 방법을 필요로 한다. 이 방법의 실험과 개척이야말로 한국현대문학 연구에 있어 포스트콜로니얼한 단계를 넘어 ‘포스트 포스트콜로니얼’로 나아가기 위한 요건이 될 것이다. (135쪽)

사람들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에는 혼이 깃들어 있다’는 애니미즘을 통해 세계에 숨을 불어넣으려고 한다. 동물도 하나의 생명이므로 인간과 똑같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데카르트의 ‘동물=기계설’과 정확히 대치된다. 의지가 없는 동물은 의지가 있는 인간의 지배를 받아도 된다는 근대의 인간 중심주의적 사고방식은 인간과 비인간의 가치를 차등적으로 배분해 왔다. 반면 ‘인간과 비인간을 불문하는 생명존중사상’의 기저에는 ‘인간의 이성’이 아닌 ‘생명 자체’로 가치를 논한다. 그리고 이때 ‘생명’이라는 고귀한 가치는 다만 생물학적인 기능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동물도 인간과 똑같이 감정을 가지고 있고 고통을 느끼며 ‘생각’을 한다. 어쩌면 세계의 재주술화는 인간 중심의 자연 지배 방식으로는 더는 인류가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류가 일만 년 전 채집 수렵의 원시생활을 하던 때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지금은 바야흐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을 좌우하는 21세기다. 이제 우리는 인간 아닌 것들로부터 미래의 철학을 모색해야 하겠다. (144-145)

■ 책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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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

창간사 『다시개벽』 선언문

권두언 서구근대 백여년에 운이역시 다했던가

다시읽다

다시 『개벽』을 열며 _ 조성환
내가 계발한 언어와 감성이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을 매개하리라 _ 김정은

다시듣다

애벌레가 고치를 지어 나비가 되어야 할 시간 _ 조한혜정

다시쓰다

서구 이론 중심주의에 대한 체험적 성찰 _ 홍박승진
한국현대문학의 언어, 그리고 ‘포스트 포스트콜로니얼’ _ 방민호
회귀하는 세계: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 _ 차은정

다시열다

박제된 중심을 벗어나 생기로 꿈틀대기 _ 성민교
지식의 권력과 권력의 물신화 _ 김춘규

다시잇다

세계를 알라 『개벽』창간호 중에서 _번역 김현숙 박은미 이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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