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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 언어, 동아시아 도덕경

알 수 없는 사용자 2021. 12. 6. 18:28

아름다운 세 언어, 동아시아 도덕경

■ 이 책은…

가장 오래된 수양서의 하나인 『도덕경』을 쉬운 번역, 현대의 가치관과 언어의 독창적 해설로 풀어냈다. 『도덕경』이 한중일 삼국에서 공통된 가치를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부터 출발, 하나의 책에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를 함께 수록하는 이 기획을 완성했고, 시대와 지역의 한계를 넘은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다.

 

  • 분야 : 동양철학
  • 저자 : 김재형, 고석수, 천바이비
  • 발행일 : 2021년 12월 10일
  • 가격 : 15,000원
  • 페이지 : 240쪽 (두께 12mm)
  • 제책 : 무선
  • 판형 : 135×200mm
  • ISBN : 979-11-6629-065-7 (03140)

■ 출판사 서평

춘추전국시대는 전쟁이 국가의 중요한 국정과제이던 시대였습니다. 부국강병의 열망이 중국 전역을 휘감았습니다. 전쟁이 일상이 된 시대 지식인의 자기 과제는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현실적 전략과 미래 비젼을 세우고 평화를 이루는 일입니다. 고통이 큰 만큼 지식인들의 대응도 깊고 넓었습니다. 노자는 이 시대를 깊고 넓은 눈과 마음으로 바라본 대표적 지식인 중의 한 사람입니다.
춘추전국시대 정도 지식인의 열망이 타오른 시기 중 하나가 1,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유럽입니다. 서구의 수많은 지성들이 전쟁 없는 세상에 대한 열망을 다양한 철학적 사유와 실천을 통해 정리해 나갔고, 그 결실 중 하나가 유럽연합입니다. 유럽은 최소한 유럽연합 내에서 전쟁이 없는 상태 정도에는 이르렀습니다.
북미의 미합중국, 유럽의 유럽연합 다음에 이루어질 국가, 지역을 넘어서는 연방이나 연합을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지역은 동아시아입니다. 유럽의 평화 경험에서 보이지 않는 정신적 동질성은 성경과 그리스 로마 신화입니다. 오래된 경전과 신화의 재해석은 국가와 민족의 틀을 넘어서는데 유용한 전략입니다.
저자인 김재형, 고석수, 천바이비를 비롯한 여러 동아시아의 형제들은 동아시아의 평화라는 꿈을 공유하며 오랫동안 만나왔습니다. 그 만남에서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는 데 동아시아 고전을 적절하게 이용하는 것이 의미있는 전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만나면 먼저 동아시아 경전을 읽고 토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표면적인 차이가 있더라도 한문에 기반을 둔 텍스트를 같이 읽는 순간부터 깊은 마음의 세계, 도(道)와 덕(德), 중용(中庸), 인(仁)과 의(義) 라는 깊은 심층 의식 속에서는 깊은 형제 의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한중일 세 언어로 쓰여지는 동아시아 경전 시리즈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고, 동아시아 도덕경은 그 꿈의 첫 결실입니다.

도덕경은 두 권의 책이 있습니다. 한 권은 노자께서 쓰신 우리가 눈으로 읽을 수 있는 도덕경입니다. 또 한 권은 읽을 수 없는 도덕경입니다. 어쩌면 도덕경은 읽을 수 없는 도덕경을 읽기 위한 마중물 같은 책인지도 모릅니다. 도덕경은 이런 논리를 ‘유(有)와 무(無)’ 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글자로 쓰여 지지 않은 도덕경은 도덕경을 함께 읽는 사람들 안에 있습니다.
이 책 『아름다운 세 언어, 동아시아 도덕경』은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북조선의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에서 읽혀질 책이 되길 바라는 기원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개념을 출판에 적용해서 현실적인 책으로 편집하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언어를 재구성하고 다른 언어 사용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아름다운 언어와 적절한 이해 지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책은 동아시아인들이 평화로운 삶에 대한 상상을 할 때 공유 지점을 찾을 수 있는 의미 있는 도구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 차례

I 有無相生(유무상생)
II 上善若水(상선약수)
III 微妙玄通(미묘현통)
IV 愚人之心(우인지심)
V 恍兮惚兮(황혜홀혜)
VI 道法自然(도법자연)
VII 道常, 無爲而無不爲(도상, 무위이무불위)
VIII 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도생일, 일생이, 이생삼, 삼생만물)
IX 知止(지지)
X 聖人無常心(성인무상심)
XI 含德之厚(함덕지후)
XII 玄同, 和光同塵(현동, 화광동진)
XIII 治人事天莫若嗇(치인사천막약색)
XIV 天下難事, 必作於易(천하난사, 필작어역)
XV 不敢爲天下先(불감위천하선)
XVI 不爭之德(부쟁지덕)
XVII 易知易行(역지역항)
XVIII 天之道損有餘而補不足(천지도손유여이보부족)
XIX 小國寡民(소국과민)

에필로그: 표지 그림 ‘현빈의 문[玄牝之门]’ 작가노트

 

■ 책 속으로

○ ‘무無’에서 하늘과 땅이 시작됩니다. ‘유有’는 어머니처럼 세상 만물을 낳습니다. ‘무無’를 자세히 보면 드러나지 않은 미세한 기운이 보입니다. ‘유有’를 자세히 보면 ‘무無’와 만물이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보입니다. 세상이 시작된 첫 마음(無, 天地之始)과 세상 만물(有, 萬物之母)은 다른 것이 아니라, 양자 얽힘(quantum emtanglement)으로 이어진 하나입니다. <본문 14~15쪽>

○ 하늘과 땅 사이는 풀무처럼 텅 비어 있어 써도 써도 끝이 없는 것처럼, 성인은 무슨 일이 일어나든 다 받아들입니다. 지나치게 많이 말하면 궁지에 몰립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텅 빈 중심을 지킵시다(守中). <본문 26쪽>

○ 오래된 것을 이해하면서 현실에 맞게 사용하는 사람은 삶의 양면성을 꿰뚫어보는 미묘현통微妙玄通한 힘이 있어서 그 깊이를 알 수 없습니다. 굳이 그 모습을 설명하라고 하면, 겨울 언 강을 건너듯 주춤거리고, 사방에 어려운 이웃이 있는 것처럼 멈칫멈칫하고, 손님처럼 어려워하고, 녹는 얼음처럼 맺힘이 없고, 다듬지 않은 통나무처럼 소박하고, 계곡처럼 트이고, 계곡을 흐르는 흙탕물 같습니다. <본문 48~49쪽>

○ 남을 아는 것은 지혜이지만, 나 자신을 아는 것은 지혜를 넘어선 밝음입니다. 다른 사람을 이기는 데는 힘이 필요하지만, 자기를 이기려면 힘을 넘어선 강함이 있어야 합니다. 만족할 줄 알면 풍요로워지고, 힘써 실천하면 뜻을 이루게 됩니다. <본문 100쪽>

○ 문밖을 나가지 않아도 내 삶을 보면 세상을 알 수 있습니다. 창문으로 하늘을 보지 않아도 우주의 질서를 알 수 있습니다. 멀리 돌아다닌다고 더 많이 아는 게 아닙니다. 자기 스스로를 성찰하는 성인은 멀리 다니지 않아도 알고, 보지 않아도 본 것처럼 밝게 구분하고, 애쓰지 않고도 이룰 수 있습니다. <본문 138쪽>

○ 안 되는 걸 억지로 하면 죽게 되고(殺勇),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용기를 가지고 하지 않으면 삽니다(活勇). 살용殺勇과 활용活勇은 좋고 나쁜 게 섞여 있어서, 하늘이 어느 것을 싫어하는지 누가 알겠습니까? 성인도 하늘의 생각을 알기 어렵습니다. <본문 208쪽>

■ 저자

김재형(金載亨) _ 심허당(心虛堂). 동아시아인들의 평화를 염원하며 동아시아 인문 운동가로 살아왔다.『시로 읽는 주역』,『동학의 천지마음』을 썼고, 전남 곡성에 이화서원 협동조합을 만들어 고전 속에서 미래를 읽는 일을 하고 있다. (이화서원 카페 cafe.naver.com/pottari)

고석수(高树) _ 한중일 세 언어를 동아시아 산 속에서 배우며 살고 있다. 돈이 아니라 언어에 기대며 서로를 살리는 창발적 문화를 만들고 싶다. 대만의 사이좋은 스튜디오友善南庄工作室, 일본의 표주박 시장ひょうたん市場을 함께 만들고 있다. 코로나 이후, 제주 강정에서 친구들과 범선으로 동아시아 바다를 다시 잇는 공평해公平海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천바이비(陈白贲) _ 시인. 여성 농민. 중국의 전통 문화 예술을 현대적 안목으로 읽는 ‘재조고향再造故鄕’ 운동을 했다. 그 결과를 모아 ‘열 세가지 아름다움十三 味’을 윈난민족출판사에서 냈다. 깊은 산속 항조우杭州 삼생곡 공동체 마을에서 고전을 읽고 시를 쓰고 농사짓는다. 주역의 상징을 시로 다시 읽으며 중국어판 ‘시로 읽는 주역’을 기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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