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료인문학 교양총서03
감염병의 장면들
인문학을 통해 바라보는 감염병의 어제와 오늘
■ 이 책은…
이 책은 그동안 인류가 겪은 다양한 감염병의 역사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문화적, 사회적으로 대응해 왔는지를 다루고 있다. 1부에서 인류가 감염병의 존재를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였는지를 살펴보고, 2부에서는 이러한 감염병에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 왔는지를 검토하였다. 고대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종적 고찰과, 종교에서부터 대중문화, 속설에서부터 사회 제도에 이르는 횡적 고찰을 병행하면서 감염병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개인에서부터 인류 전체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써 온 역사는 난관을 극복한 경험 속에서 지혜를 얻어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만들어 나아가는 과정이었다. 이 책 또한 오늘 인류가 직면한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지혜를 제공해 준다.
- 분야 : 인문
- 기획 :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 저자 : 박성호, 윤은경, 이은영, 이향아, 장하원
- 발행일 : 2022년 1월 25일
- 가격 : 14,000원
- 페이지 : 232쪽 (두께 12mm)
- 제책 : 무선
- 판형 : 150×210mm
- ISBN : 979-11-6629-083-1 (04000)
- ISBN(세트) : 979-11-88765-83-6 (04000)
■ 출판사 서평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놓았다. ‘언택트’(비대면)라는 말이 일상적인 단어가 되었고, 식당이나 카페에서 자연스럽게 북적이던 일상의 삶이 과거의 기억으로 바뀌었다. 백신 접종을 통해 곧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점점 희망고문으로 변해 가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우리는 다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라고 한 예언적 선언은 점점 더 그 의미가 커지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포스트 코로나’를 이야기하며 이미 초래된 변화를 검토하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 한다.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이하 연구단)은 ‘생로병사(生老病死)’라는 대주제로 통합의료인문학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우선 기존의 의료인문학이 이룩한 성과 위에서 인문학 내부의 학제간 연구를 강화하는 일이다. 다음으로, 의료 부문과의 융복합 연구를 통해 인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의료에 대한 면밀한 이해를 통해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도래할 첨단의료 시대에 인간의 가치를 되새기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편으로, 연구단이 중장기적인 연구 계획에 따라 막 본격적인 연구 활동을 시작한 직후 전개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즈음하여, 인문학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사회적 책무임을 자각하고 부가적으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였다. 『코로나19 데카메론』(1권-2020, 2권-2021) 시리즈 출간 및 동명의 동영상 강좌 제작으로 팬데믹에 직면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측면을 조망하면서 일반 독자들에게 미래 전망을 제시하였고, 다양한 국내외 학술대회 및 논문 출간을 통해서 팬데믹 문제에 대한 학술적인 접근에도 노력을 경주하였다.
즉각적인 대응 국면을 지나면서, 우리가 미증유의 팬데믹 사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비단 이번 코로나19 팬데믹뿐만이 아니라 인류가 경험해 왔던 다양한 감염병을 검토하고 이야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도 품게 되었다. 감염병의 장면들은 그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기존의 코로나19 데카메론 시리즈가 코로나19를 중심으로 다양한 논의들을 배치하는 방식인 반면, 이 책은 반대로 다양한 감염병 관련 이야기를 바탕으로 외부적 관점에서 현재의 팬데믹 상황을 재조망해 보는 방향성을 취하고 있다.
■ 차례
1부 감염병, 너의 이름은
충(蟲)이 모르게 치료하랴 ―결핵과 노채를 통해 살펴본 한의학의 감염병 _ 윤은경
하리티 ―아이들의 수호신이 된 천연두 여신 _ 이은영
감염병을 그린 예술가들 _ 이향아
감염되었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결핵을 바라보는 지식인들의 시선 _ 박성호
우리는 무엇을 앓았는가? ―코로나19의 다양한 모습들 _ 장하원
2부 감염병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감염병의 원인으로서의 귀려지기(鬼厲之氣)와 벽역서의 대처법 _ 윤은경
인간과 동물, 우리가 함께 건강할 수 있을까? ―기원전 3세기 아쇼카왕의 생명 존중 _ 이은영
저 개는 나쁜 개다 ―공수병에 대한 방역과 정치 _ 박성호
우표로 결핵을 퇴치할 수 있다고? ―크리스마스 씰의 역사 _ 이향아
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논쟁과 위험 커뮤니케이션 _ 장하원
■ 책 속으로
● 결핵과 노채에 있어서 균과 충에 대한 관점의 차이는 서구와 동아시아의 관점 차이를 드러낸다. 결핵을 몸에 나타나는 현상 위주로 인식했던 초기 개념과 노채는 닮은 부분이 많았으나, 눈에 보이는 증상과 병인의 ‘존재’에 주목한 결과 포착한 세균은 병 자체와 동일시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감염병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코로나 바이러스의 존재 또한 코로나 병 자체와 동일시되어 바이러스의 인체 검출 여부로 환자의 지위가 결정된다. 또는 무증상 감염자라는 이름으로 오염된 몸이 되어 사회로부터 격리된다. 코로나 말고도 다양한 감염병이 수시로 등장할 거라 예측하는 이 시점에서 세균의 존재 자체에만 치우쳐 있는 인식으로부터 한걸음 물러나 세균으로부터 몸의 아픔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맥락을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보다 전체적인 상황을 살필 수 있을 것이며, 감염병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36쪽>
● 지역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는 감염병의 전 세계적 유행, 팬데믹은 하리티 이야기를 돌아보게 만든다. 우리는 누구나 감염병으로부터 나, 내 가족, 내 나라를 지키고자 한다. 다른 이들은 각자 그 자신, 그들의 가족, 그들의 나라를 지키고자 한다. 우리가 모두 서로의 그러한 마음을 인정하고 각자가 처한 개인적, 국가적 불안과 고통에 공감하고 그것을 함께 나누려 한다면, 팬데믹은 전 세계적 연대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공감과 연대의 경험은 포스트 팬데믹을 살아갈 미래에 가장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본문 59쪽>
● 우리가 흔히 ‘화병’이라고 이야기하는 전통적 질환의 존재는 소위 “피를 토한다”라고 표현되는 울화의 신체적 발현 양상을 동반하곤 했다.(박성호ㆍ최성민, 95쪽) 화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억눌린 감정이라고 한다면, 대한제국으로부터 일제 치하에 이르는 격동의 시기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억눌린 감각이 화병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게 만든다고 해도 크게 이상하지는 않을 것이다. 남들과 다른 감각과 지식으로 시대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지만 그런 자신의 포부를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대한 억울함의 감정, 혹은 그런 고립 속에서도 여전히 자신의 포부를 실현하기 위해 애쓰는 자기소모적 행위는 손쉽게 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었고, 그 끄트머리에 숙명처럼 놓인 것이 바로 신경쇠약이고 결핵이었다. 어찌보면 결핵과 신경쇠약은 ‘근대화된 화병’으로서 이해되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본문 99쪽>
● 혐오와 배제는 그것을 겪는 사람들뿐 아니라 그것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부메랑이 되어 날아온다.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 독특하게 나타나는 특징은 감염 자체에 대한 두려움보다 감염되었을 때 벌어질 일들에 대해 더 많이 걱정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2020년 1월부터 5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서울대 보건대학교 유명순 교수의 연구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되었을 때 타인에게 미칠 영향이나 주변으로부터 받을 비난과 그로 인한 피해를 굉장히 우려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신념과 태도와 연관되는데, 코로나19 감염 경험이 없는 많은 사람들이 감염의 책임을 개인에게로 돌리고 있었으며, 이러한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비난은 점점 거세질 수밖에 없다. <본문 116쪽>
● 의서에서 벽역의 주요 원인을 운기(運氣)에서 찾았음에도 귀려지기(鬼厲之氣)에 기인하는 부분이 있음을 명시하고 치료 및 예방법에서도 역병의 병리에 작용하는 약물과 더불어 귀려지기에 대응하는 다양한 양법(禳法)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당시 의학과 사회 전반의 역병에 대한 관점을 드러낸다. 무엇보다도 귀려지기에 대한 인식이 중요한데, 이를 우리에게 병을 가져오는 어떤 사악한 존재로 타자화한 것이 아니라, 한때 인간사회에서 함께 살던 이들이었으나 억울하게 죽고 고립되어 갈데없는 원혼(冤魂)의 연장선에서 보았다. 따라서 역병의 창궐은 한편으로 사회의 도덕성에 대한 심판이기도 했으며, 이때문에 왕실에서 여제(厲祭)를 지내 원혼들을 위로함으로써 도덕적 반성을 하고자 한 것이다. 양법(禳法)은 일차적으로는 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구체적인 실천이었으나, 더 깊이 들여다보면 공동체로부터 낙오되어 원혼이 된 이들에 대한 추모의 의미가 있으며, 죽은 이를 떠올림으로써 살아 있는 이들이 혼란하고 불안한 마음을 해소하려는 정신적인 치유의 방법이기도 했다. <본문 138쪽>
● 크리스마스 씰은 20세기 최대의 감염병 중에 하나였던 결핵을 퇴치하기 위한 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대한결핵협회가 선언하듯, 크리스마스 씰은 ‘구입이 아니라 기부’라는 표어는 크리스마스의 씰의 본래적 목적을 새삼 상기시켜 준다. 인터넷의 발달로 크리스마스 씰의 수요가 줄면서, 전자파차단스티커, 퍼즐, 키링 등을 비롯한 다양한 굿즈라는, 감염병 퇴치를 위해 좀 더 대중적이고 좀 더 친숙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크리스마스 씰의 현대적 변형은 결핵이라는 감염병이 현재진행형이고 그만큼 광범위함을 방증해 준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감염병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2021년 9월 현재 국내 코로나19에 대한 1차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겼다. 그러나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평등하게 분배되고 있지 않다. 전 세계 백신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택배 한 상자 보낼 때, 코로나19 씰 한장을 구매할 수는 없을까? 올해 선보일 새로운 크리스마스 씰에 관심이 가는 이유이다. <본문 201쪽>
● 팬데믹 상황에서 새로운 기술과 관련된 위험 인식과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술과 관련된 불확실성에 대해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스나 메르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 등 보건 문제와 관련하여 사회적 갈등을 크게 겪어 왔으며, 많은 전문가들은 위험에 대한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갈등을 심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을 반복해서 지적하고 있다. 어떤 대상이나 사건에 대한 위험을 소통하는 과정에서 개인별로 위험의 정도를 달리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백신과 관련된 소통은 전문가가 일반인들에게 백신에 대한 과학 지식과 이득과 위험에 대한 판단 결과를 주입하는 일방향적인 교육을 지양하고, 백신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겪는 불안이나 어려움, 또는 긍정적인 평가 등에 대해 쌍방향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백신의 안전성, 유효성 문제, 그리고 백신과 같은 의료 자원의 수급과 분배에 관해 소통하는 과정에서 지향해야 할 원칙, 특히 언론사가 지켜야 할 보도 원칙에 대해서도 다시 점검하고 재수립할 필요가 있다. 백신이라는 기술적 대상의 권위와 신뢰도는 과학 및 의학의 연구 성과뿐 아니라 그것이 갖는 다양한 불확실성을 어떻게 풀어갈지에 달려 있는 만큼, 백신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들기 위한 정치적, 사회적 실천들이 필요하다. <본문 222쪽>
■ 기획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_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 중심 가치를 정립할 수 있는 통합의료인문학의 구축과 사회적 확산을 목표로 연구와 실천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인문학 지식의 대중화에 힘쓰고 지역사회의 인문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지역인문학센터 <인의예지>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 저자
박성호 _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윤은경 _ 前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이은영 _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이향아 _ 경상국립대학교 사회학과 조교수
장하원 _ 서울대학교 BK21 4단계 대학원혁신사업단 BK조교수
■ 주요 구매처
'모들 책안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철학 연구 (0) | 2022.01.25 |
---|---|
어떤 죽음 (0) | 2022.01.24 |
천도교중앙대교당 100년 이야기 (0) | 2022.01.04 |
독립, 호국, 민주의 미래와 보훈의 가치 (0) | 2022.01.04 |
보훈, 평화로의 길 (0) | 2022.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