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료인문학문고03
어떤 죽음
죽음에 대한 인문학이야기 : 연예인편
■ 이 책은…
이 책은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이 인문학의 관점에서 의료 문제를 성찰하고 인간의 생로병사(生老病死)를 연구한 성과물을 엮은 책이다. 오늘의 대중사회에서 한 사람의 죽음 이상의 반향을 일으키는 연예인의 죽음의 전후좌우를 살핌으로써, 죽음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시선을 마련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가수 신해철, 배우 박주아, 작곡가 이영훈, 가수 구하라, 희극인 박지선, 가수 카렌 카펜터, 가수 오자키 유타카, 배우 장국영의 삶과 죽음 안에는 의료 사고의 문제, 병원과 환자 사이의 소통의 문제와 같은 전통적인 의료 분야의 사회적 이슈도 들어 있고, 개인의 자살과 가족, 그리고 그것을 대하는 언론과 사회의 문제에 대한 성찰도 담겨 있다. 또한 연예인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비극적인 욕망과 아픔도 들여다보게 된다.
- 분야 : 인문
- 기획 :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 저자 : 이상덕, 조태구, 최성민, 최우석
- 발행일 : 2022년 1월 25일
- 가격 : 12,000원
- 페이지 : 200쪽 (두께 10mm)
- 제책 : 무선
- 판형 : 130×190mm
- ISBN : 979-11-6629-062-6 (04000)
- ISBN(세트) : 979-11-88765-98-0 (04000)
■ 출판사 서평
세상 모든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한 사람의 죽음은 한 개체의 생물학적 소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모든 죽음은 죽음 일반으로서가 아니라, 그 하나하나가 일회적 사건, 우주적 사건으로 각각 존재한다. ‘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하나의 우주가 사라지는 것’이라는 말이 문학적 수사가 아닌 것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이름’은 그 ‘사람 우주’의 명칭이자 ‘전 생애담’의 제목이며, 그 삶의 ‘관계들’의 대명사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신문의 부고란에는 누군가의 죽음이 실린다. 한순간도 쉬지 않고 누군가의 휴대전화로 부고 메시지가 전달된다. 고령화가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인간의 수명이 예전에 비해 늘어나고, 불치병이라는 말이 난치병이라는 말로 대체되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평균 38명이 자살을 하고, 5.5명이 산업 재해로 목숨을 잃는다. 매일 전국의 요양병원에서는 250명이 세상을 떠난다. 그 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질병, 재난, 사고 등으로 목숨을 잃는다. 어떤 이들의 어떤 죽음은 우리의 또 다른 현실이다.
가족이나 친척, 가까운 지인의 죽음은 더 말할 것도 없겠지만, 우리는 만난 적도 없는 유명인의 죽음을 접하며 슬픔에 빠지고, 우리의 삶과 사회를 되돌아보기도 한다. 때때로 사회적, 문화적으로 유명한 이의 불의의 죽음은 그가 살아 있을 때 이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곤 한다. 특히 그 죽음이 일반적인 사망(노령)이나 병사가 아닌 경우에 그 파장은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로 커지기도, 때에 따라 새로운 법안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또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유명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비일상적인 경로의 죽음’을 대중에게 알리는 방식도 정교하게 다듬어져 왔다.
『어떤 죽음–죽음에 대한 인문학 이야기 : 연예인편』(‘『어떤 죽음-연예인편』)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며 인기를 누렸던 연예인들의 죽음을 다룬다. 가수 신해철, 배우 박주아, 가수 구하라, 희극인 박지선, 작곡가 이영훈, 가수 카렌 카펜터, 가수 오자키 유카타, 배우 장국영 등의 죽음에 관련한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다. 저자인 이상덕, 조태구, 최성민, 최우석은 경희대학교 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에서 인간의 질병과 의료의 문제, 더 나아가 인간의 생로병사에 대해 연구하는 인문학자들이다. 문학, 사학, 철학의 각각 전공 분야의 토대 위에서, 연예인들, 특히 연예인들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어쩌면 대단히 낯선 시도처럼 느껴진다.
가수 신해철은 의료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망 이후 ‘신해철법’이라고 불리는 의료사고 관련 법안이 제정되었고, 도심의 주택가 골목에 ‘신해철 거리’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살아서 음악으로 세상에 변화를 꾀하던 뮤지션은 죽음 이후에도 세상의 일각을 바꾸어 놓았다. 배우 박주아는 병원에서의 치료와 수술 이후에 사망하였다. 죽음의 원인과 과정을 놓고, 유족과 병원 사이에 법적 다툼이 일어났다. 이와 관련하여 환자의 선택과 판단의 자율성 문제를 철학적으로 검토해보았다. 가수 구하라와 희극인 박지선은 이른 나이에 죽음을 맞이했다. 한 사람은 죽음 이후에도 유족인 친모의 유산 분배 문제로 논란이 벌어졌고, 다른 한 사람은 어머니와 함께 세상을 떠난 것으로, 드러나지 않게 수많은 사람의 마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 두 경우를 두고, 죽음과 그 이후에도 계속되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작곡가 이영훈은 가수 이문세의 수많은 히트곡의 가사와 멜로디를 만들었다. 사랑과 기억에 대한 노래를 만들던 작곡가는 죽음 이후에도 수많은 기억과 흔적을 우리에게 남겨 준다. 아마도 그 노래에 대한 각자의 추억들이 영원하기 때문일 터이다. 이때, 우리가 죽는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다시 한번 돌이켜 보게 된다. 카렌 카펜터는 미국의 남매 밴드 카펜터즈의 드러머이자 보컬이었다. 독보적인 음색과 천재적 재능을 가졌지만, 거식증과 섭식 장애를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 일본의 인기 가수 오자키 유타카와 홍콩 출신의 인기 배우 장국영의 죽음도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그 죽음의 양상을 되짚어 가며, 대중의 인기를 갈구하는 연예인의 화려함 뒤에 비극을 잉태한 인간 본연의 욕망의 양상에 대해 거듭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우리는 한 사람의 죽음 뒤에, 그의 삶을 둘러싼 관계들을 성찰하면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발견할 수도 있다. 또 그 사람의 죽음이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러한 영향이 긍정적인 의미로 사회에 남으려면, 죽음이라는 문제를 회피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가령 자살이라는 문제를 선정적으로, 자극적으로 접근해서도 안 되겠지만, 그저 외면한다고 문제가 사라지거나, 자살하려는 사람들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이 때로는 소리 없이 잊히기를 바라며 죽어 갔다고 할지라도, 그 죽음의 의미를 발견하고 기억하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의 의무이자 예의이기도 할 것이다.
살아 있는 것의 죽음은 필연적인 것이며,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일상적이고 흔하디흔한 것이 죽음이지만, 어떤 죽음도 일반화할 수 없고, 일반화될 수 없다. ‘일반화’란 인간이 한 사태를 ‘이해’하는 경로라고 볼 때, 어떤 죽음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양해하지 못하는 성질’을 본능적으로 타고났다. 일반화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그 각각의 사례들을 열거해 가며, 무수한 이해의 방식을 발견하고 발명하는 수밖에 없다.
삶을 표현한 것이 문학이라면, 삶을 성찰하는 것이 철학이고, 삶을 기록한 것이 역사이다. 그것을 아울러 우리는 인문학이라고 말한다. 인문학은 사람의 삶에 대한 학문이다. 모든 사람의 삶에는 죽음이라는 끝이 존재한다. 이 책을 시작으로 <어떤 죽음> 시리즈는 재난이나 전쟁, 질병으로 죽어간 사람들의 죽음의 전후좌우를 살펴보려 한다. 실제 인물이 아니라, 문학 작품이나 영화 속의 인물의 죽음에 대해서 살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삶에 대한 성찰 못지않게, 죽음에 대한 성찰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이 책은 그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 차례
서문_ 어떤 죽음으로부터 어떤 생각을
01·신해철의 죽음과 의료 사고_ 최성민
뮤지션 신해철
프로듀서와 DJ로서의 신해철
논객 신해철
너무나 허망한 죽음
의료사고, 그리고 신해철법
신해철을 기억하는 방법
02·박주아의 죽음과 환자 자율성_ 조태구
박주아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점들
자율적 선택 -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고, 얼마나 알아야 하는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다
03·구하라와 박지선, 두 사람의 죽음과 가족의 의미_ 최성민
구사인 볼트, 구하라
구하라의 죽음과 구하라법
멋쟁이 희극인 박지선
박지선 모녀의 죽음
가족이라는 것
04·이영훈, 사랑을 쓴다는 것, 죽음을 기억한다는 것_ 조태구
그의 노래: 이문세와 이영훈
사랑과 기억, 트라우마와 같은
죽음과 기억
그대와 그대
05·카렌 카펜터의 거식증과 죽음_ 이상덕
카렌 카펜터와 카펜터즈
절정의 인기와 비극의 시작
카렌의 죽음
거식증이라는 질병
방송 산업 상품으로서의 연예인
자신을 통제한다는 것과 거식증, 그리고 죽음
카렌과 그녀의 노래
06·오자키 유타카와 젊은 죽음_ 최우석
“사람은 언제 죽는가?(人はいつ死ぬと思うか)”
청춘을 노래한 오자키
오자키의 삶과 죽음
청춘이 된 죽음
07·장국영과 아픈 죽음_ 최우석
삶, 고통, 죽음
장국영과 함께 했던 기억
장국영의 슬픈 죽음
아픔에서 다시 삶으로
■ 책 속으로
● 신해철의 죽음은 또 한 가지 우리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고민하게 해주었다. 신해철이 마지막 음악 열정을 불태우던 작업실이 위치한 성남시 분당에는 ‘신해철 거리’가 조성되었다. 신해철의 노래 가사들과 어록들이 푯말과 바닥비석들에 새겨져 있다. 그의 작업실도 그의 손때 묻은 물품들과 그간 발매한 앨범들을 모아 박물관처럼 꾸며졌다.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은 크지만, 장례식장과 묘지, 납골당의 풍경들은 어쩐지 어둡고 스산하여, 정작 죽은 이를 가까이서 애도하고 추억하기 어려운 우리의 문화에서, 도심 한구석에 신해철 거리가 조성되어 그를 기억하는 누구나가 손쉽게 거닐 수 있게 된 것은 그를 사랑하던 팬들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라 하겠다. <본문 「신해철의 죽음과 의료 사고」 중에서>
● 박주아 씨의 죽음에는 여러 사건들이 순차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까닭에, 관련하여 논의할 수 있는 주제들은 다양하다. 우선 사건 초기부터 제기되었던 로봇 시술의 안정성 문제가 있다. 또 중환자실의 환자 보호 시스템에 대해 논의할 수도 있을 것이고, 포괄적으로 의료 사고의 정의에 대해서도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그중에서도 특히 환자의 자율성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다른 문제들은 이미 사건이 벌어진 직후 언론 등을 통해 다루어진 바 있으며, 특히 로봇 시술의 안정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로봇 수술 자체의 안정성 문제뿐만 아니라 상업화된 병원이라는 좀 더 큰 틀에서 다양한 논의들이 이미 진행된 바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미 사건이 벌어진 지 10년이 지났다. 그 10년 동안 의료 기술은 또 달라졌고 진보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과 관련하여 로봇 시술의 안정성과 이와 관련된 윤리적 쟁점 등을 논의하는 일은 그 한계가 분명하다. <본문 「박주아의 죽음과 환자 자율성」 중에서>
● 우리 사회가 지금껏 발전하는 과정에서 가족의 역할은 아주 중요했다. 한국사회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하는 높은 교육열과 성실함은 가족의 틀 안에서 키워지고 추구될 수 있었다. 가난하고 어렵던 시절에도 가족 안에서의 심리적 안정과 경제적 나눔은 위기를 극복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공공 영역이 충분히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는 동안, 최저 생계의 보전, 보육과 교육, 간병과 간호도 가족이 떠맡아 사회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가족은 때로는 너무 큰 짐을 져 왔다. 때로는 최소한의 짐조차 나누어 지기를 거부한 이들에게 혜택과 보상을 안겨주느라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이들도 생겼다. 죽음이라는 비극 앞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가족의 의미를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는 것, 혈연의 책임을 과도하게 지우는 것과 무책임하게 회피하는 것은 모두 다 곤란하다. 그렇게 되면 죽음의 비극은 한층 더 큰 비극이 될 수도 있다. <본문 「」구하라와 박지선, 두 사람의 죽음과 가족의 의미」 중에서>
● 실제로 이영훈이 쓴 가사들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사랑’과 ‘기억’이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대한 기억이 그의 노래이며,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과거로 기억되지 못한 채 아직도 현재진행 중인 사랑에 대한 기억이 그의 노래이다. 그런데 이미 지나간 일이 한때의 과거로서 기억되지 못한 채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상흔처럼 남아 불쑥불쑥 되살아나 현재의 삶을 뒤흔들어 버릴 때, 우리는 이러한 과거의 흔적을 기억이라기보다는 트라우마라고 부른다. 이영훈의 노래는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기억이지만, 이 기억은 개인의 역사 속에 이미 끝난 과거의 사건으로 기록되지 않는다. 그것은 여전히 현재로서 살아 있고, 현재의 삶을 뒤흔들고 결정한다. 이영훈의 노래는 과거로 기억되지 못한 사랑에 대한 기억, 지난 사랑에 대한 트라우마다. <본문 「이영훈, 사랑을 쓴다는 것, 죽음을 기억한다는 것」 중에서>
● 사회적으로 여성이 우월하고 성공적인 지위에 도달하기란 남성보다 더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 카렌의 경우, 늘 오빠 리처드에게 음악적으로나, 사생활에서나, 어머니의 사랑을 받는 면에서나 뒤처져 있다고 느꼈지만, 무대의 중앙에 서면서 오빠보다 더 관심받는 인물이 되었다. 사실 그녀의 독특한 음색과 뛰어난 연주 실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녀가 무대의 중앙에 서면서 대중들은 그녀의 몸매를 주목하게 된다. 그녀는 스스로 금식을 통해 더 매력적인 몸매를 뽐낼 수 있게 되고, 주변으로부터 더 많은 찬사를 받게 되었다. 그때, 그녀는 자신을 성공으로 이끈 실체가 자신의 실력이 아니라, 자신의 ‘자기 통제’ 덕분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결국 그녀는 스스로의 자기 통제를 더욱 강화했을 것이다. 그 이후로 금식의 고통을 달콤하게 느끼게 되었고, 자신의 육체와 정신이 쇠약해지는 것도 모른 채 자기 통제를 더욱 강화하였다. <본문 「카렌 카펜터의 거식증과 죽음」 중에서>
● 죽음은 생(生)의 종말이지만, 죽지 않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다른 방식으로 살게 한다. 우리 인간은 죽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죽음은 육체가 사라지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닥터 히루루크의 말처럼 죽음은 잊힐 때 종결된다. 오자키는 여전히 잊히지 않은 채 우리 곁에 남아 젊음을 노래한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그의 노래를 들으며 “이 모든 지배로부터의 졸업”을 외친다. 가수 오자키는 살아생전 라이브 무대에서 ‘졸업’을 부르기 전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며 미소를 머금은 채 “우리의 삶이 축복받길 원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가 빌던 축복은 여전히 팬들의 마음을 울린다. 그의 노래를 듣는 우리는 그가 건넨 말과 노래에 힘을 얻는다. 그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우리는 가슴 뭉클한 젊음을 부여잡는다. 그는 죽었지만 젊은 가수로서 우리의 기억 속에 살아 있다. <본문 「오자키 유타카와 젊은 죽음」 중에서>
● 다양한 고통이 도처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도 어떤 사람은 결코 죽음을 택하지 않는다. 고통으로부터 비켜서고 싶어도 죽음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취하지 않는다. 물론 혹자는 고통을 전혀 느껴본 적이 없다고, 삶은 기쁘기만 한 것이라고, 혹은 고통 자체를 쾌락의 수단으로서 즐긴다고 말할 수 있다. 자발적으로 스스로에게 고통을 입히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죽음을 결코 피할 수 없는 게 인간이기에, 삶은 필연적으로 고통을 동반한다고 본다. 죽음에 대한 불안은 누구든 고통스럽게 한다. 설령 그러한 불안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도, 이는 그러한 불안이 부재하는 것을 증명한 게 아니다. 불안을 덮어두고 애써 모른 척할 뿐이리라. 죽음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다. 죽음은 사람의 의지와 무관하게 생의 마감으로 끌어당긴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본문 「장국영과 아픈 죽음」 중에서>
■ 기획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_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 중심 가치를 정립할 수 있는 통합의료인문학의 구축과 사회적 확산을 목표로 연구와 실천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인문학 지식의 대중화에 힘쓰고 지역사회의 인문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지역인문학센터 <인의예지>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 저자
이상덕 _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교수.
조태구 _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최성민 _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최우석 _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 주요 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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