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료인문학 학술총서06
감염병을 바라보는 의료인문학의 시선
■ 이 책은…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인류 사회의 상수가 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대한 의료적 대응과 더불어, 인문학적 차원에서의 대응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인류 역사상 다양하게 전개된 감염병의 양상들과 그에 대처해 온 고금, 동서의 사례들을 검토하고 있다. 이로써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인류 역사의 경험 재구축하고, 감염병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꾀하며, 인간의 삶의 양식의 대전환을 추구하는 지혜를 모색한다.
- 분야 : 인문
- 기획 :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 저자 : 김민정, 민유기, 박성호, 윤은경, 이동헌, 이은영, 이향아, 정세권
- 발행일 : 2022년 1월 25일
- 가격 : 16,000원
- 페이지 : 280쪽 (두께 14mm)
- 제책 : 무선
- 판형 : 152×225mm(신국판)
- ISBN : 979-11-6629-087-9 (94000)
- ISBN(세트) : 979-11-6629-001-5 (94000)
■ 출판사 서평
치명적인 감염병 코로나19 팬데믹이 어느덧 일상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는 방역과 치료 대책을 넘어서, 논의를 새로운 차원에서 전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가 궁극적 목표라면 ‘위드 코로나(with Corona)’가 현실적인 목표가 된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한 의학적 접근이 단기적이고 대증적인 것이라면, 인류사 차원에서 감염병에 대응해 온 방식을 검토하는 일은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작업의 첫걸음이다. 지난 2년간 의학 부문이 피나는 노력을 통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 등 다양한 대응책을 강구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정치, 문화, 역사, 사상 등 인류 사회의 다양한 부면이 감염병에 대응해 온 흔적을 ‘인문학(人文學)’ 차원에서 분석함으로써, 팬데믹에 대응하는 패러다임 자체의 전환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문학, 역사학, 사회학, 철학 등 기존의 인문학 분야의 성과를 바탕으로 통합의료인문학의 관점에서 감염병에 대응하는 인문학의 학술적 성과를 담아냈다. 이는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이 추구하는 ‘인문학 중심의 의료인문학 구축과 확산’의 일환으로, 감염병에 대응해 온 인류 사회 각 분야의 대응 양상을 짚어보고 이를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전망하였다.
1부 「감염병 대응의 역사」에서는 과거 인류사에 등장한 다양한 감염병의 국면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 왔는지를 살펴보고 이것이 오늘날의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시사하는 바를 도출하였다. 주로 세계 대전이라는 ‘전쟁’의 세기로 규정되어 온 20세기 전반은 실은 전 지구적 팬데믹이 시작된 시기이기도 하다. 「20세기 전환기 파리의 결핵 퇴치운동」은 그 시기를 바라보는 새로운 틀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조선의 방역」은 감염병의 전 국가적 유행이 유별난 일이 아니었음을 새삼 인식하게 해 주며, 「전쟁 속의 전염병, 그리고 공중보건의 의미」는 인류가 숱한 도전에 언제나 고투하며 응전하여 왔음을 보여준다.
2부 「감염병이 남긴 과제」에서는 현재의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에게 어떠한 과제를 제시하는지를 인문학적으로 분석하고 그 대응 방안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담아냈다. 「‘구조적인 하나의 건강’ 개념으로 본 코로나19」는 인류 사회의 질병이 ‘개인의 질병’을 너머 사회적이며 구조적인 것임을 재조명하면서 해답을 모색하고, 「인간과 바이러스의 동일시를 통한 혐오와 배제의 형상화」 팬데믹 사태가 의학적인 사태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사태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좀비’ ‘혐오’ 등의 키워드로써 보여준다. 「불교적 관점에서 본 원헬스(One Health)」는 팬데믹에 대응하는 인간의 다양한 접근법의 한 국면을 보여주며, 「2020년 대한민국의 감염병 위기 관리하기와 국가-사회 관계」는 감염병이라는 창을 통해 ‘국가’와 ‘사회’를 들여다보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새롭게 발견함으로써, 미래를 희망적으로 모색한다.
■ 차례
제1부 감염병 대응의 역사
20세기 전환기 파리의 결핵 퇴치 운동 / 민유기
1. 들어가며
2. 결핵에 대한 의학적 연구 성과와 사회적 인식
3. 결핵퇴치운동의 시작
4. 중앙정부의 결핵 퇴치 운동 제도화
5. 나가며
조선의 방역 / 윤은경
1. 들어가며: 불같은 역병
2. 정부의 대응
3. 민간의 대응
4. 과거와 현대를 관통하는 불안의 심리
5. 나가며
전쟁 속 전염병, 그리고 공중보건의 의미 / 정세권
1. 들어가며
2. 1915년 발진 티푸스 유행과 미국 위생위원회
3. 1917년 미국의 참전과 참호열 연구
4. 나가며
제2부 감염병이 남긴 과제
‘구조적인 하나의 건강’ 개념으로 본 코로나19 / 김민정
1. 서론
2. 생태계와 사회의 모순
3. ‘구조적인 하나의 건강’ 접근법과 그 보완점
4. 결론: 모순 해결의 단초
인간과 바이러스의 동일시를 통한 혐오와 배제의 형상화 / 박성호
1. 들어가며: 팬데믹의 시대, 어째서 좀비 서사인가?
2. 감염병 이전의 좀비 서사―주술에서 핵전쟁까지
3. 좀비 바이러스의 탄생과 광견병
4. 비가역적 질병으로서의 좀비 감염증과 타자화되는 ‘환자’
5. 환자와 바이러스의 동일시가 낳은 혐오와 대립
6. 나가며: 다른 미래를 위하여
불교적 관점에서 본 원헬스(One Health) / 이은영
1. 들어가며
2. 팬데믹과 원헬스 패러다임
3. 불교적 관점에서 본 원헬스
4. 나가며
2020년 대한민국의 감염병 위기 관리하기와 국가-사회 관계 / 이동헌·이향아
1. 들어가며
2. 국가 및 국가-사회 관계를 바라보는 위기-이론적 접근
3. 상반기 방역 성공 다시보기
4. 감염병 위기 관리하기, 2020년 대한민국
5. 나가며
■ 책 속으로
● 서로 멀어 보이기만 하는 조선의 방역과 오늘날의 방역 사이에는 더 깊은 차원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역병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다. 감염병에 대한 세균병인학에 기반한 이해이든, 운기(運氣)나 귀려지기(鬼厲之氣)에 기반한 설명이든, 아무리 합리적인 설명이 제시되어도 감염병에는 언제나 일반화할 수 없는 비합리적인 측면이 있으며, 이 비합리성이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초월적인 힘에 기대게 한다는 것이다. 이를 지식이나 기술이 아직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 시대의 증후라고 보는 이도 있겠지만, 적어도 약 600년의 시차를 관통하는, 팬데믹에 대한 보편적인 심리적 증후인 것은 분명하다. <본문 67쪽>
● 평등하고 풍요로운 사회 전환의 핵심은 직접 생산자가 생산수단에 대한 통제권을 어떻게 획득할 것인가에 있다. 이는 무엇을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생산하고 소비할 것인가에 관한 생산 방식에 대한 노동자 통제(workers’ control)와 연결되어 있다. 팬더믹 대응에는 타이밍이 있다. 세계 노동계급의 능동성이 팬더믹 시대에 발휘되어야 한다. 이는 이윤 체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인간과 자연의 물질대사 균열을 극복한 진정한 인간의 모습을 띤 팬더믹 대응의 길이다. <본문 129쪽>
● 감염병에 대한 공포는 종종 소수자에 대한 낙인과 혐오라는 형태로 표출되기도 했지만, COVID-19 팬데믹에 이르러서는 소수자의 영역을 넘어서 특정 국가, 인종, 지역, 혹은 확진자 전반이나 치료에 관계하는 의료진에 대해서까지도 폭넓게 발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확진자나 그 주변인들을 바이러스와 동일시하는 시각이 깔려 있었다.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멈출 것을 요구하는 해시태그 운동 “#Jenesuispasunvirus”, 즉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라는 외침은 이러한 양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과도 같았다. <본문 173쪽>
● 코로나19 확산 사태에서 인간-동물-환경의 연계성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인간의 환경파괴, 환경 파괴로 인해 노출된 야생동물과 인간의 접촉, 인간과 인간의 접촉으로 이어지는 관계의 고리는 지금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시대 구분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가 사는 세계와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러한 상황을 보건대, 인간의 질병과 건강을 동물이나 환경의 그것과 떨어뜨려서 보지 않으며 이들 모두의 최적 건강을 추구하고자 하는 원헬스 패러다임은 건강에 대한 적절한 접근법으로 보인다. <본문 200쪽>
● 지금의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더욱 회복력 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의 내부 역량뿐만 아니라 그 관계가 어떻게 구축되어 있느냐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애쓰모글루·로빈슨은 국가가 좁은 회랑으로 진입하거나 지속적으로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좋은 이행 전략과 함께 “그 이행을 뒷받침할 광범위한 연합, 흔히 새로운 연합이 필요하며, 한 집단이 자신들의 독재적 통제력을 확립하고 다른 집단을 배제하지 않도록 그 연합 내부의 권력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성패는 권력 다툼이 완전한 양극화로 치닫거나 제로섬 게임이 되지 않도록 타협을 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감염병의 위기의 본질은 병원균 그 자체에 있지 않다. 그것을 통제할 수 없는 개인과 사회의 위기이며, 나아가 국가를 포함하는 정치 공동체의 위기이다. 코로나19라는 세기적 재난 상황에서 우리가 유능하고 포용적인 국가를 만들기 위해 시민사회 내부의 동정과 연대, 그리고 건강한 국가-사회 관계의 회복에 대해 성찰하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다. <본문 256쪽>
■ 기획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_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 중심 가치를 정립할 수 있는 통합의료인문학의 구축과 사회적 확산을 목표로 연구와 실천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인문학 지식의 대중화에 힘쓰고 지역사회의 인문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지역인문학센터 <인의예지>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 저자
김민정 _ 정치경제학연구소 PNYX 소장
민유기 _ 경희대학교 사학과 교수
박성호 _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윤은경 _ 前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이동헌 _ University College of London 도시계획학과 박사과정
이은영 _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이향아 _ 경상국립대학교 사회학과 조교수
정세권 _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