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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하는 집사람의 논어읽기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6. 22. 11:18

사유하는 집사람의 논어읽기

■ 이 책은…

동아시아 지혜와 문명의 원형인 『논어』를 ‘오늘-여기’라는 시공간과 ‘집사람’이라는 여성-생활인의 감성을 통하여 읽으며 개인적․사회적 성찰의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사적 인간으로서의 여유를 회복하고, 공적 삶의 세계에의 진정성 있는 관심과 배려의 덕성 함양을 모색하는 책이다. 또, 사람(人)의 말(言)이 겉도는, 즉 믿음(信)이라는 뿌리가 뽑힌 채 떠도는 현대 우리 삶에 다시 믿음의 근거를 마련해 주고, 그 말(言)을 이루어내는(成) 하늘의 일과 인간의 일로서의 정성(誠)을 다하는 태도를 통해서, 인간에 내재한 신적 씨앗(仁)을 찾아가는 길을 이야기한다.

 

  • 분야 : 동양철학
  • 저자 : 이은선
  • 발행일 : 2020년 6월 25일
  • 가격 : 12,000원
  • 페이지 : 216쪽 (두께 11mm)
  • 제책 : 무선
  • 판형 : 140mm✕210mm
  • ISBN : 979-11-88765-85-0 (03100)

코로나 이후 시대에 공자와 『논어』를 다시 만나다
참된 인간과 믿음의 새로운 생명 공동체를 그리다

■ 출판사 서평

오늘날 전 세계를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던 코로나19 팬데믹은 지난 수백 년 동안 전 세계에 걸쳐 위력을 발휘해 온 서구적인 지혜와 지식, 그것을 기반으로 한 물질-자본주의 문명의 성취 과정에서 인류가 쌓았던 부채에 대한 청구서(부작용)라고 일컬어진다.

서구 문명이 부르짖었던 인간의 존엄성과 개인의 자유라는 신화는 결국 경제력을 갖춘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의미한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반면에 그 오해와 착각의 대가는 혹독하다. 인간 세계에서의 부의 편중과 부익부-빈익빈의 극단화, 갈등과 분쟁의 끊임없는 확대 재생산은 물론이고, 자연에 대한 착취로 결국 전 지구적 대멸종의 위기를 자초한 것도 인간이다. 무엇보다 지구 자원의 무한 소비로써 만들어 낸 물질적 성장과 문명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행복과 안녕은 여전히 아득한 과제로 남겨져 있다는 것이 크나큰 문제이다.

코로나 이후 세계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그러나 성찰과 대안을 모색하는 흐름 속에서도, 대다수의 담론들은 여전히 (지속가능한) 성장이고, 이전의 풍요를 잃어버리지 않는 일상으로의 복귀를 주제로 하고 있는 것을 본다. 그 이외의 것에 대한 상상력이 고갈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여전히 비현실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관성에 젖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주류의 이면에서, 『논어』를 원점으로 하는 동아시아 사상이 전해주는 지혜는 새로운 세계를 위한 현실적인 지혜를 제공한다는 점에 대한 고려, 다시 말해, 근(현)대 세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전환에 대한 요구도 점점 유의미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그 움직임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유교 경전으로 일컬어지는 『논어』나 그것으로부터 비롯되는 동아시아 사상 전통에서 걷어내야 할 실루엣은 그것이 남성 중심 또는 지배 세력 중심의 논리일 뿐이라고 하는 인식이다.

‘사유하는 집사람’의 ‘논어 읽기’는 현대 사회(세계)가 요구하는 동아시아 전통의 지혜를 『논어』로부터 창조적으로 발견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집사람이라는 말로써 개인-가정 속에서의 여성의 ‘사유하는’ 주체로서의 정체성을 주목한다. 또 논어 읽기라는 말로써, 남성과 여성의 구분을 초월하는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는 전환과, 나아가 인간중심주의를 넘어 오늘 이 시대와 지구공동체가 요구하는 생명 윤리와 도덕, 지혜와 영성을 학습하게 하는 고전이자 성경(경전)으로 거듭나게 한다.

『사유하는 집사람의 논어 읽기』를 통해 유교 덕목의 기본인 “극기복례(克己復禮)”라는 말은 지구에게 ‘바이러스’로 작동했던 근대인의 정체성을 극복하여 뭇 생명과 더불어 사는 ‘예(禮)’ 존재로서의 새로운 자기 정체성, 미래적 인간의 길을 향하는 희망을 밝히는 지혜가 된다는 것, 또 유교 덕목의 핵심인 인(仁)은 뭇 생명을 살리는 신성(神性)과 생명적 관계성을 회복한 존재로서의 신성(信性)을 회복하는 용기가 된다는 것을 감성적으로 공감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차례

1부 _ 집언봉사(執言奉辭) 논어이야기

1. 배움의 삶
2. 믿음의 삶
3. 인간의 기본적인 예의로서의 전통
4. 충서(忠恕)
5. 스스로 배움을 찾아 나서기
6. 참된 공부, 호학자 정치인
7-1. 유교 종교성의 특징
7-2. 도(道)를 지향하는 삶
8. 새로운 인간 삶의 모형
9. 죽음의 고비에서 피어난 희망
10. 종교·전통·권위의 삼중주
11. 따뜻한 인간성의 회복
12. 자기를 극복하고 예로 돌아가는 것
13. 공자의 정치
14. 공자의 길, 문(文)의 종교성
15. 참된 영성은 곤궁한 때라도 몸과 마음의 따뜻함으로 나타난다
16. 관심과 집중을 멈춰서는 안 되는 아홉 가지 일과 영화 <귀향>
17. 무엇이 인간을 인간되게 하는가?
18. 명멸(明滅)하는 부활과 공자의 중도(中道)
19. 전승 속의 도(道), 전승을 통해 영글어 가는 보편(理)
20. 공자를 통해 공자를 넘어 도의 근원(道源)으로

2부 _ 공자의 자아실현 단계와 우리 인격의 변화

1. 공자의 삶과 우리 삶의 과정
2. 인간의 삶은 계속해서 발달(변화)하는가?
3. 서양 발달심리학에서의 성인기 발달 과정 이해
4. 공자의 성인기 발달 과정 여섯 단계
5. 유교 자아실현 과정과 서양 성인기 발달 과정 비교
6. 동서양 성인기 발달 과정 비교로부터 얻는 것

 

■ 책 속으로

공자(B.C.551-479)는 인간이 인간인 이유와 근거가 ‘배움(學)’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것이 곧 그의 종교와 정치가 되고, 구도의 길이 되었다. ... 인도 사상이나 유대-기독교 사상과는 달리 오늘의 구분으로 좁은 의미의 종교라기보다는 학문과 배움, 공부와 같은 좀 더 보편적인 인간 문명의 길을 제시했으니, 오늘날 제2의 차축시대를 말하면서 인간 모두가 함께 기댈 수 있는 보편적인 삶의 길을 찾고자 한다면 이러한 공자의 배움 이야기는 좋은 길라잡이가 될 수 있겠다. <30쪽>

공자의 인(仁)은 배움(學)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많이 배우고, 많이 알고, 많이 사색한 사람일수록 첫째, 물질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청빈을 좋아하게 되고, 둘째,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서 노여움을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고 같은 잘못을 두 번 범하지 않으며, 셋째, 항상 마음에 기쁨(樂)이 스며 있어서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도 그 존재의 즐거움이 변치 않는다고 한다. <57쪽>

(공자는) 인간이 인간인 이유는 스스로가 자신의 존재에조차 ‘no’라고 자기부정을 할 수 있는 내적 힘(극기복례) 때문이라고 말한다. 공자는 그것을 인(仁), 인간다움이라고 하였다. 사실 이 극기복례는 어느 공동체, 어느 인간관계에서나 그것 없이는 관계 자체가 가능하지 않으므로 이 땅의 모든 종교는 나름의 방식으로 그것을 핵심 메지지로 삼는다. 예수 복음의 핵심 관건인 ‘십자가의 도’가 그것이고, 불교의 ‘공(空)’의 가르침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97쪽>

우리의 경우 여기에 더해서 전통적으로 효(孝)의 나라로 불렸던 것을 생각하며 자신의 늙은 부모를 돌보는 일을 위해서 누구나 적어도 3년간은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면 어떨까? 그래서 그 인생의 마지막을 외롭지 않게, 뼛속까지 ‘죽어 가는 자의 고독’을 느끼지 않게 하고, 가족의 손으로 친히 돌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면 우리 인간으로서의 마음과 성품이 훨씬 더 순화되고 고양되지 않겠는가? <136쪽>

이렇게 유교적 도는 풍성하게 영적이면서 외형은 적게 종교적인 도로서, 오랜 동아시아적 기원으로부터 영글어 왔다. 그것은 거룩(聖, the sacred)과 세속(俗, the profane), 종교와 정치, 정치와 교육·문화, 배움(學)과 사회적 실천(公), 가정(私)과 사회(公) 등을 둘로 나누지 않고 하나로 긴밀히 연결하는 세간적(世間的) 종교의 모습이다. 바로 세속적 삶의 한복판에서 최고의 도를 실현하려는 영적 추구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독교나 불교와는 다르게 유교는 성직자가 따로 있지 않았으며, 그래서 그러한 유교적 도는 오히려 누구나 매일의 삶 속에서 일상적이고 실천적인 방식으로 종교적 수행을 지속해 나가는 이슬람적 추구와도 잘 통할 수 있다. <157쪽>

유교적 전통을 받아들이는데도 그 유교 전통의 이야기를 더 이상 남성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로 여기지 않았다는 것을 밝힌다. 즉 예전에 공자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유교 사상가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남성만의 이야기로 본 것은 그들이 갖고 있는 어쩔 수 없는 시대적인 한계이고 제약이라고 보는 것이다. ... 그런 이해에서 이제 공자의 이야기가 더 이상 남성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여성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고 해당될 수 있는 것으로 본다는 의미이다. <213쪽>

■ 저자

이은선 _ 세종대학교를 명예퇴직하고 지금은 현장(顯藏) 아카데미 <한국 信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21세기 인류 문명의 전환을 위해 유교와 기독교의 대화를 지속하고 있고, 오늘 우리 모두가 필요로 하는 ‘집사람’의 현존을 어떻게 하면 보다 더 성평등적으로, 종교(聖)와 정치(性), 교육(誠)의 통합학문적 시각에서 누구에게나 가능해지도록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성경>과 <논어>를 매일의 삶에서 항상 다시 돌아보는 근원으로 여기면서 서울과 횡성을 오가며 날마다 자신과 주변의 삶이 더욱 편안해지기를 희망한다. 지은 책으로는 『유교, 기독교 그리고 페미니즘』(2004), 『잃어버린 초월을 찾아서』(2009), 『한국 생물 여성영성의 신학』(2011), 『생물권 정치학 시대에서의 정치와 교육』(2013), 『다른 유교, 다른 기독교』(2016), 『Korean Religions in Relation』(공저, 2016), 『종교개혁 500년, ‘後以’ 신학』(공저, 2017), 『통합학문으로서의 한국교육철학』(2018), 『세월호와 한국여성신학』(2018), 『환상과 저항의 신학』(공저, 2018), 『3.1정신과 ‘後以’기독교』(공저, 2019), 『Dao Companion to Korean Confucian Philosophy』(공저, 201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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