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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한국 개벽종교를 공공하다

소걸음 2018. 3. 20. 10:31

종교와 공공성 총서1

근대 한국 개벽종교를 공공하다

 

이 책은...

동학과 그 이후의 증산교, 대종교, 원불교 등 근대한국 개벽종교가 한국사회의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사상, 종교, 정치사회, 문화, 교육의 전 부문에서 개벽운동을 추동해 간 역사적 과정을 공공하다라는 측면에서 재조명하기 위하여 공공성의 의미, 종교와 공공성의 관계, 그리고 한국 신종교-개벽종교의 공공성의 특징을 논구하는 책이다.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편

320쪽  I  15,000원  I  152*225  I  2018325

ISBN 979-11-88765-08-9 94210  / SET 979-11-88765-07-2 94210

문 의 : 02)735-7173

 

 

출판사 서평

근대한국 개벽종교, 서구에 대한 대항이나 대안아닌

서구의 근대를 안고, 치유하며 넘어서는, ‘근대 이후이다

1. 대전환의 시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상황을 두고, “세계가 성공하지 못했던 대전환의 길이 전개되고 있으며, “우리가 성공해 낸다면 세계사적인 변화가 우리로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넘어, 종전선언과 항구적인 평화체제의 구축은 남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역학구도, 그리고 미일중러로 대표되는 세계 모든 나라의 정치적 역학관계에도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동력이 될 것이다.

이것은 우리만의 역량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미일중러 모두 자국 내의 정치상황과 국제적인 역학관계로 인하여 남북이 주도하며 전개되는 한반도 상황에 최소한 형식적으로라도 지지를 보낼 수밖에 없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이 세계의 운명이 대전환을 시작하여, 새로운 문명의 단계로 진전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은 150여 년 전 창도(創道)된 동학과 그 이후의 증산교, 대종교, 원불교 등 한국근대 개벽종교들이 그 효시라고 할 수 있다.

2. 대전환과 개벽운동

동학의 창시자 수운 최제우는 시천주(侍天主), 보국안민(輔國安民), 유무상자(有無相資) 등의 사상과 실천으로 대전환에 직면한 민중들을 각성시켰고, 동학농민혁명과 천도교에 의한 3.1운동 등을 통해 개벽세상에의 전망이 빛을 잃지 않도록 계승하여 왔다.

강증산의 증산교는 동학농민혁명을 겪으며 선천시대 내내 쌓이고 쌓인 원한을 풀어내지 않고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전망 아래 천지공사를 통해, 그리고 민중을 옭아매는 기제로 작동하는 시스템과의 결별을 통해 민중 세상으로의 길을 열어나갔다.

대종교는 국권 상실로 절망에 처한 한반도의 민중들에게 우리 민족이 수천 년의 역사적 연원을 가진 천손민족(天孫民族)임을 주지시키는 한편 수전병행(修戰竝行)의 가르침으로서 희망의 끈을 잃지 않도록 하면서 민족독립운동의 핵심적인 사상과 동력을 제공하였다.

원불교는 이러한 모든 개벽적 전망을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표어로 귀납하여, 식민지로부터의 이탈은 물론 물질 중심 문명의 극한점에서 정신 중심 문명으로의 도약을 통한 참 문명 건설에 매진하는 개벽운동의 새 전범을 구축하였다.

3. 한국근대 개벽종교와 공공성 구축

세계사적인 지평에서 근대화라는 역사 발전 단계를 거치는 동안 전개된 한국근대 개벽종교들의 이러한 운동은 단지 좁은 의미의 보국안민(輔國安民)’이 지향하는 바, 한국사회나 한()민족만의 해방과 개벽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그 시기에 한민족의 종교적인 천재(天才), 사상적인 선구자들은 전 지구촌 차원으로 확장된 서구근대문명에 도사린 한계를 직관적으로 체득하고, 문명사적으로 도약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혹은 이미 시작되었음을 깨달았고, 이를 선포했다.

지난 150년 동안의 한국사회의 끊임없는 민족운동의 저변에는 바로 이러한 깨달음에서부터 비롯된, 포기하거나 절망할 수 없는 정의롭고 선한나라, 아름답고 행복한 나라로의 전진 과정이었다. 그리고 그 2017년 버전이 바로 촛불혁명이었다.

촛불혁명은 그 자체가 완성이나 종국이 아니라, 바로 그로부터 탄생된 문재인 정부를 매개로 하여, 바로 지금 우리가 눈앞에 보고 있는 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협정 그리고 전 세계적 차원의 신시대로의 도약으로 귀결되고 있다.

4. 지체된 근대/산업/민주/선진화와 대전환

한국사회의 최근 움직임들을 대전환이나 개벽이라는 패러다임()으로 진단하고 전망하는 것은 아전인수인가?

나아가 이것이 교단종교로서의 동학(천도교)이나 증산교, 대종교, 원불교 차원의 공공하기의 결실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종교편향적인가?

통일민족국가의 건설 내지 주변강대국으로부터 자주적인 민족국가의 건설운동 즉 한반도 운전자론이나, 최근의 미투운동이라는 사회적 인권의식의 정상화운동은 서구사회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달성한 기초적인 것을 추구하는 철지난 숙제하기에 불과한가?

한국/한반도 차원에서 지체(遲滯)된 근대/산업/민주/선진화를 달성하는 것이 한국/한반도 지평을 넘어 세계사적인 의의/성과로 확장/확산된다는 것은 근거가 있는 전망인가?

그리고 그것은 지금 여기에서 우리(한국인)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근대한국의 개벽종교들은 이러한 문제들에 어떻게 답할 수 있는가?

그 해답은 지금 여기를 넘어 내일그리고 그곳(세계 각국 각 곳)’에서도 유효하고 유의미한 답이 될 수 있는가? [최근 일본의 아베 퇴진 시민운동의 일각에서 촛불혁명을 배우자는 담론이 일고 있는 것은 흥미로운 전망이다. 일찍이 한반도의 3.1운동은 중국의 5.4운동을 거쳐 인도의 독립운동에까지 그 영향을 끼친 바 있다.]

5. 촛불혁명 이후의 개벽운동 공공하기

2016-2017의 촛불혁명이 동학 이래의 개벽운동의 결실이라면, 촛불혁명 이후의 개벽운동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하는가? 이 책은 공공하기가 그 해답이라는 암시를 준다.

개벽종교라는 집합명사 속에 담기는 종교들의 교리와 역사, 철학과 제도, 사상과 운동을 공공하기라는 패러다임으로 재조명하고, 우리나라는 물론 그리고 인류사회가 직면한 과제에 대한 해답을 그 속에서 찾아보려는 작업은 앞으로 6년 동안 종교와 공공성 총서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차례

1부 한국 사회와 종교적 공공성

종교적 공공성(公共性)’의 개념과 의미 / 염승준

한국적 공공성 탐구 / 야규 마코토

한국 사회 공공성의 붕괴와 종교적 공공성의 가능성 / 하승우

1920·1930년대 한국 신종교의 기본지형과 동향 및 특징 / 김민영

근대 한국 종교에서의 민족민중/ 김석근

 

2부 한국 신종교의 공공성

동학이 그린 공공세계 / 조성환

증산사상과 공공성 / 허남진

원불교의 종교성과 공공성 / 원영상

대종교의 종교성과 공공성 / 김봉곤

동학의 공공성 실천과 그 현대적 모색 / 박맹수

 

책 속으로

서양의 종교가 전통적 이원론의 입장에서 신과 인간의 질적 차이를 강조하고 뒤늦게 17, 18세기 근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신과 인간의 직접적 관계를 자각하기 시작한 것과 달리, 동양의 종교는 그보다 훨씬 앞서 인간 마음 안에서 형이상학적인 초월성을 자각하였다. 신과 인간의 질적 차이를 강조해 온 서양 종교와 달리 신과 인간의 동일성을 강조하는 한국 종교의 종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초월성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그러한 초월성에 내재된 사회정치적 함축성을 현실에서 실천해 나아가는 것이 한국 종교의 공공성을 재구축하기 위한 선행 과제라고 할 수 있다. (35)

한국 신종교를 특징짓는 것은 후천개벽사상이다. 이것은 종말사상이나 서양 근대적 혁명사상과 달리 사회의 변혁·혁신과 개개인의 새로운 인간관의 각성·수행이 수반된다. 개벽사상의 논리는 각 종교마다 각양각색이지만 인간 존중 사상, 생태·환경 사상, 공동체론, 그리고 타종교에 대해 개방적이고 종교 간 대화·소통·상호 이해를 도모하는 사상은 현대사회에서 공공적 가치가 있다고 본다. (55)

특히 지금 시대의 문제는 각기 개별적인 존재로 분리되어 각자도생(各自圖生)하는 개체들을 주체로 묶을 방법이다. 즉 공()의 반대말이 사(, private)라면, ()의 반대말은 개(, individual)이다. 그런 전환에서 종교의 역할이 있다. 인격적인 결합체인 공()과 비인격적 결합체인 공()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개인이 서로 연대하고 사유화된 것을 공유로 다시 점유하려는 노력이 중요하고 그런 노력의 결과가 구조를 바꿔야 한다. 종교는 그런 묶음의 역할을 맡을 수 있고, 근대 한국종교의 묶음은 평등자치라는 한국 사회 공공성에서 실종된 고리를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다. (78)

(조선 총독부의 요청에 따라 1930년대의 한국 신종교 현황을 조사한) 무라야마는 유사종교를 새로운 종교사상운동의 하나로 보았다. 즉 그는 한국 신종교의 후천개벽사상, 지상천국사상, 기적과 구세주사상, 사회운동이라는 측면과 함께 동학운동(실제로는 동학당 표기), 일진회, 3.1독립운동(실제로는 3.1소요운동 표기), 성도(聖都)운동, 기타 혹세(惑世)운동등과 연계시켜 파악하였다. (104)

[근대화 시기에 우리 민족의] ‘우리인식과 독자적인 정치체제성은 강력한 서구 문명의 도래와 더불어 도전과 위험에 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서구)의 문명이 표준으로 여겨졌고, 식민지, 반식민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그 같은 표준에 따라야 했기 때문이다. 근대 국민국가로 업그레이드해서 근대 국제 시스템 내에서 다른 국가들에 의해서, 특히 서구 국가들에 의해서 독자적인 행위자로 인정받는 것이야말로 비서구사회 내셔널리즘의 공통된 과제였다. 한국도 당연히 예외는 아니었으며, 어쩌면 그 같은 과정을 가장 혹독하게 겪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식민지가 되기는 했지만 밀려오는 서구 문명 앞에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으며, 그런 시도는 특히 종교영역에서 다채롭게 그려졌다. 우리가 주목했던 종교들(동학, 증산교, 원불교, 대종교)이 그 대표적인 사례들이라 하겠다. (137-138)

조선 말기에 동학을 신봉하는 이들은 동학을 믿는다고 하지 않고 동학을 한다.”고 했다고 한다. 한다는 말이 품은 사상적 함축을 가장 잘 나타내는 한자어는 아마도 공공(公共)’일 것이다. 왜냐하면 동학을 한다.”는 것은 결국 하늘님과 함께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학을 한다.”를 공공철학적으로 표현하면 하늘을 공공한다.”로 바꿔 쓸 수 있다. 바로 여기에 동학과 공공철학의 접점이 있다. (중략) 동학은 중국이나 서양의 힘을 빌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새로운 공공세계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한국적 근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동학이 추구한 개벽은 개화파가 추구한 서구적 근대와 대비된다. 이것을 우리는 자생적 근대또는 토착적 근대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159-160)

강증산은 시대적 과제를 외면하지 않고 그 시대에 대처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했다. 그러므로 시대의 과제를 담아 실천하는 것이 공공성의 구현이라고 한다면, 증산사상의 천지공사, 해원상생, 제생의세의 사상은 종교의 공공성을 구현했다고 평가할 수 있으며, 현대사회의 공공적 가치로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 (183-184)

종교는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사회 속에 구현하려는 창조적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결국 오늘날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시대적 과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자신의 교리로 재해석하고,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교리의 재해석과 사회와의 창조적 긴장 상태 유지는 현대 후기세속사회에서 종교의 사회적 존재 방식이나 종교의 공공성의 구현이라 볼 수 있다. (184)

원불교의 공공성을 드러내는 측면은 이러한 연대 정신이 기반이 된, 1971년 원불교 개교 반백년 기념대회의 4개항의 결의문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일체 종교와 세계 인류를 하나로 보아 세계 평화에 앞장서는 주인 될 것, 빈부의 격차, 종족의 차별 없는 평등으로 세계의 질서를 정립할 것, 유구한 민족의 전통적 슬기에 바탕하여 세계적 정신 운동을 이 땅에서 달성할 것, 국제적 종교 연합 기구를 통하여 모든 종교의 융통을 토의하고, 진리적 종교의 신앙,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 종교를 생활화 할 것의 4개항이다. 결국, 이 조항들은 앞에서 살펴본 종교와 사회, 종교와 국가, 종교와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통해 종교적 공공성의 영역을 어떻게 확장해 갈 것인지를 원불교 교단 스스로 되새기고 실천해 가는 지침이 될 것이다. (209)

종교의 공공성은 종교의 사회참여와 타자와의 연대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종교는 사회참여를 통해 사적 영역이 아니라 사회적 공공 영역으로 확대되는데, 대종교는 일제 식민지 지배하에 개인적인 종교적 영성의 확대를 추구하면서 자신을 넘어서서 이웃과 민족, 세계로 자아를 확대하여 홍익인간의 이념을 완성한다는 적극적인 공공성의 가치를 추구하였다. 바로 이러한 대종교의 공공성을 구체적으로 잘 서술한 것이 대종교의 오대종지이고 이것을 종교적 교리로 체계화한 것이 삼일신고라고 할 수 있다. (231-232)

광주민중항쟁이후부터 지금까지 동학(東學) 연구에 몰두해 온 필자는 동학농민군의 ‘12개조 기율속에서 드러나는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정신을 읽어 내고, 그 정신을 높이 평가한 문장을 남긴 다나카 쇼조라는, 근대 일본이 낳은 생명사상가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을 신()이 준 최대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다시 몇십 년 걸어가야 할지 모를 길 위에서 필자는 다나카 쇼조처럼, 그리고 전봉준을 비롯한 동학농민군들처럼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회를 향해 희망을 가지고 싸워 나가고자한다. (258)

 

저자 소개

염승준 / 원광대학교 조교수

야규 마코토(柳生 眞) / 원광대학교 연구교수

조성환 / 원광대학교 책임연구원

김석근 /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김민영 / 군산대학교 교수

하승우 /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

박맹수 / 원광대학교 교수

원영상 / 원광대학교 연구교수

김봉곤 / 원광대학교 연구교수

허남진 / 원광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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