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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알 수 없는 사용자 2018. 4. 6. 13:09
이윤영 동학농민혁명 장편소설

혁명

■ 이 책은…

동학혁명백주년기념관 관장인 저자가 다년간 동학혁명사를 강의해 온 이력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동학혁명의 의의를 실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쓴 장편역사소설이다.



  • 지은이 :    이윤영
  • ISBN :    979-11-88765-10-2  (03810)
  • 발행일 :    2018년 4월 5일
  • 가  격 :    13,000원
  • 페이지 :    360쪽 (두께 18mm)
  • 제  책 :    무선
  • 판  형 :    140mm ✕ 210mm

■ 출판사 서평

조선왕조말기, 암울한 시대처럼 칠흑같이 어두운 밤길을 달려와 도원결의처럼 결의형제 의식을 치르는 김개남, 손화중, 전봉준 세 사람의 이야기로 이 소설은 시작된다.
그들의 의지와 결의처럼 밝아오는 새벽녘의 여명 속에서 청수(동학 의례의 표준)를 모시고 다시개벽의 새날처럼 이 세상을 깨끗하고 새롭고 밝고 맑게 만들겠다는 결의형제 의식을 마치고 세 사람은 각자의 근거지로 돌아가 차근차근 혁명을 준비해 나간다.

이 소설은 1890년대를 전후한 시기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한 동학 지도자들의 움직임과 민중들의 동학에 대한 기대 등을 배경으로 1892-1893년의 동학교조신원운동과 척왜양창의운동, 그리고 갑오년의 동학농민혁명사를 속도감 있는 필치로 그려냈다.
무엇보다 이 책은 큰 맥락에서 역사적 사실(史實)의 맥락을 따라가면서도 세세한 부분에서는 과감하게 희망의 역사를 그려 보인다는 데 그 특징이 있다.
소설의 시작이 되는 김개남-전봉준-손화중의 결의형제 의식의 장면이 대표적이며, 그 이외에 소설적 흐름을 간결하고 또는 극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인물들의 실제 동선을 무시하고 특정역사 사건 당시 그 인물이 있던 곳과 다른 장소에 다른 인물들과 함께 활동하는 것으로 묘사하기도 하였다.
또한 역사기록과 달리 민중들의 구전 등에 나타나는 당시 인물들의 사상과 원대한 꿈을 과감하게 반영함으로써 동학농민혁명이 패전으로 막을 내린 사건이 아니라 미래로 열려 있는 사건임을 소설적으로 형상화하였다.

■ 책 속으로

해월 선생은 동학 접주들과 도인들이 관아에 끌려가 모진 고생을 하면, 적극적으로 구명 운동에 나서는 건 물론이고 고생하는 제자들과 똑같이 생활하였다. 추운 겨울에도 방에 불을 지피지 못하게 하였으며, 이불도 덮지 않고 냉골에서 떨면서 자곤 하였다. 식사도 감옥에 갇힌 제자들을 생각하며, 하루 한 끼만 먹기도 했다. 반찬 역시 수감 생활을 하는 제자들의 음식보다 못하게 차려 겨우 허기만 면하는 정도의 식사를 하였다. 제자들이 석방된 후에 해월 선생의 이러한 희생적이고 모범적인 실천을 알게 되면, 목숨까지 바칠 각오가 생겨나는 것이다. <69쪽>

드디어 전봉준과 손화중이 출군 명령을 내렸다.
“진군하라!”
혁명군 대두령들의 명령이 떨어지자, 신바람 나는 풍물 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 주문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혁명군들은 때로는 걷고 때로는 뛰고 풍물과 주문 소리에 발을 맞추어 칼노래와 아리랑을 부르며 행진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248쪽>
9월 18일(양10.16) 회의를 마치며 최 법헌은 청수(淸水, 정화수)를 모시고 깊은 심고(心告, 기원)를 올렸다. 한참 지난 후 최 법헌은 지그시 감은 눈을 뜨고 천천히 일어나 낙마 때 다친 다리를 절면서 감태나무 지팡이를 짚고, 목에는 반질반질 빛나는 백오염주를 걸친 모습으로 단상에 올랐다. 그리고 손병희 통령을 단상에 오르라 지시하고, 손천민에게 ‘대통령기’를 만들어 오라고 했다. 최 법헌은 하늘을 한참 바라보다가 지팡이를 연이어 세 번 단상에 쿵쿵쿵 울리고선 천지 기운을 모아 세상을 압도하는 모습으로 말했다.
“민심은 천심이라, 이는 곧 천명에 따르는 것이니라. 전국의 동학도인들에게 명하노니, 모두 기포하라. 손병희에게 지휘권을 넘기노니, 대통령기를 받아 가라!”
최 법헌의 지시는 엄중했다.
“호랑이가 물려고 들어오면 가만히 앉아 있다 죽을까! 참나무 몽둥이라도 들고 나서서 싸워야지. 손 통령은 전 대장과 연합하여 항일 혁명을 주도할 것이며, 수운 대선생님의 뜻을 이어 왜적들이 조선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라. 그리고 박인호를 부통령에 정식 허락한다. 나도 그대들과 함께 항일 전쟁에 동참하겠다. 지금 이후부터 내 뜻을 거역하는 자들은 내 제자가 아니다.”
마침내 해월의 총기포령이 내려졌다.<270쪽>
“내가 말하지 않았나. 민심은 천심이라, 바로 천명이라네. 이미 대선생님 순도에서부터 이런 혁명과 전쟁의 운이 시작된 것이라네. 우리 도의 운수에 의한 이번 전쟁 이후 세계에 큰 전쟁이 일어날 걸세. 전쟁도 평화도 우리 도와 나라의 운수에서 시작되는 것이 개벽의 운수라네. 그리고 나도 때가 오면 대선생님처럼 그 희생의 길을 가야 하는 운명이라네. 이번 거사를 내 운명의 끝으로 보고 있네. 그 후 자네가 천도(天道)의 운수를 책임져야 하니 목숨을 소중히 여기게나.”<본문 274쪽>

■ 차례

1. 운명
2. 혁명 전야
3. 동학농민혁명
4. 외세 개입과 청일전쟁
5. 전국 기포와 항일 전쟁
6. 혁명군의 최후 항쟁
7. 좌절과 불멸의 정신


■ 저자 및 역자 소개

1958년 2월 25일(음력)에 전북 김제에서 태어났다.
1989~2018년까지 《전북일보》, 《전주신문》, 《전북도민일보》 등에 칼럼과 논단, 역사 이야기를 중심으로, 《글벗》, 《신인간》 등에 동화, 종교 이야기 등 총 1백여 편을 기고했다. 2015년에 동학비사 『만고풍상 겪은 손』을 <신인간사>에서 펴냈으며, 『만고풍상 겪은 손』은 2015년 가을 경주에서, 2016년 봄 서울에서 권호성 연출·감독으로 극단 ‘모시는사람들’에 의해 동학문화제 뮤지컬로 공연되었다. 저자는 30여 년간 천도교 관련 단체, 동학혁명 관련 단체에서 임원을 역임했으며,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연구 활동을 꾸준히 해 왔다. 현재(2018년) 전주한옥마을에 있는 동학혁명(백주년)기념관 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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