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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사이공(모들씨어터북)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7. 1. 12:48
모들씨어터북 003

블루사이공

■ 이 책은…

한국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블루사이공> 대본과 리뷰를 담은 ‘모들씨어터북’ 시리즈 제3권이다. ‘블루사이공’은 한국전쟁-분단의 아픈 기억을 안고, 베트남전에 파병되었다가 부대원이 전멸한 가운데 홀로 생환한 김상사가 고엽제 후유증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가운데, 베트남전 참전 용사,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과 환상 속에서나마 해후하고 화해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 분야 : 문학/희곡
  • 지은이 : 김정숙
  • 발행일 : 2019년 6월 28일
  • 가격 : 10,000원
  • 페이지 : 112쪽(두께 9mm)
  • 제책 : 무선
  • 판형 : 152mm ✕ 225mm
  • ISBN : 979-11-88765-47-8 (03810)

 

■ 출판사 서평

<블루사이공>은 극단 모시는사람들 대표이자 희곡작가인 김정숙의 첫 희곡집 표제작이기도 하고, 베트남전을 소재로 한 뮤지컬의 대본으로서, ‘뮤지컬 블루사이공’은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로서는 이례적인 연속 공연과 관객들의 호응을 자아낸 작품이다.

극단 모시는사람들은 창단 이래로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소재로 한 ‘창작 역사 뮤지컬’의 영역을 개척해 온 선구자이며, 중견 극단이다. 이 극단이 30주년을 맞으며(1989-2019) ‘기념공연작’으로 블루사이공을 선택한 것은 이 작품이 가치와 무게, 그리고 현 시대성을 웅변하는 사건이다.

김정숙의 극단 모시는사람들은 그동안 1894년의 동학농민혁명을 다룬 뮤지컬 <들풀>(1994년, 동학농민혁명 100주년 기념 작품)을 시작으로, 만주를 무대로 한 독립군들의 투쟁과 눈물 – 그리고 현대로 이어지는 역사의 계승성을 다룬 <우리로 서는 소리>, 분단의 상처와 비극을 다룬 <병국이 아저씨>와 <꿈꾸는 기차>에 이어 1970년대 베트남 파병으로부터 비롯되는 한국사의 비극과 그 안에서 파괴되어가는 개인의 역사 그리고 그 현재성을 그린 <블루사이공>에 이르는 길을 걷는다. 더욱이 이 <블루사이공>은 베트남 전쟁이 단지 남의 나라 이야기나 비극에 우리가 단순히 끼어든 전쟁이 아니라, 우리의 분단과 전쟁과도 이어져 있는 살아 있는 역사요 비극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블루사이공>의 미덕은 이러한 비극의 역사 현장에서도 결국 이것을 이겨 나가는 힘과 생명력은 ‘사랑’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잊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그리고 영원히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비극의 역사 또한 우리 스스로의 힘과 책임으로 극복해 나아간다는 희망을 그려 보인다는 점도 반드시 기억해야 할, 숨어 있는 메시지이다.

<블루사이공>은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는 <미스사이공>과 종종 비교되곤 하지만, 그 내면적인 작품성이나 역사의식의 면에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은 평론가와 관객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미스사이공이 베트남 전쟁을 단지 소재와 배경으로 활용한 데 그쳤다면 블루사이공은 베트남 전쟁 현장의 당사자로서, 그리고 개인 차원을 넘어 국토와 국토, 민족과 민족, 역사와 역사의 차원에서 서로 긴밀히 연결된 시간과 공간으로 그려 보인다는 점에서, ‘역사뮤지컬’이라는 이름이 명실상부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큰 줄기 속에 고엽제 후유증으로 병원 신세를 지며 고통받는 김상사, 그를 괴롭히는 원혼(베트남에서 전사한 전우들), 회상장면에서 베트남 파병 당시 한국 정부의 노림수, 목숨을 담보로 전장에 나가서라도 돈을 벌어야 하는 한국인의 억척스러움, 가난에 찌든 가운데서도 피어나는 서민들의 해학, 베트남 전장의 후방 풍경(클럽), 전장의 중심 밀림에서의 비극 등의 이야기 요소를 통해서 베트남 전쟁의 비극과 베트남의 아름다운 풍경, 전장에서도 꽃피는 인간애와 민간인 학살의 비극, 베트남 전쟁을 둘러싼 한국 서민들의 해학적인 정서와 견딜 수 없는 역사의 무게 등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유쾌하거나 눈물겹거나 묵직한 채로 뮤지컬적인 재미를 준다.

뮤지컬 전편을 꽉 채우는 뮤지컬 넘버들, ‘가수’라는 이름의 독특한 캐릭터가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구조 등도 놓치지 말아야 할 ‘블루사이공’의 일부분.


 

이 작품은 1996년 초연 이래 수 차례 재공연되었다가, 2004년 ‘이라크 파병’의 비극이 재연되자 ‘굿바이’를 선언했던 작품이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나, 극단 모시는사람들 30주년을 맞이하며, 기념공연으로 되살리는 것은 그동안 극단 모시는사람들의 공연을 본 관객들이 가장 보고싶어 하는 작품이며, 다시 그 기억과 의미를 되살려, 내일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나가는 데 모티프를 삼아야 할 작품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 창작 뮤지컬 역사에서 사라지지 않을, 사라져서는 안 될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대본은 30주년을 맞이하며 수정 보완을 거쳐, 공연본 대본을 수록하였다.

■ 책 속으로

부인 : (남자를 침대에서 풀어주며) 살기도 힘든데 죽기는 더 힘들지요? 아파요? 으이휴 아프지요~ (소리친다.) 여기 진통제 좀 놔줘요~ (남자의 눈물을 닦아 주며) 울지 말아요…. 서러워요? (당신) 서럽지, (나도) 서러워요…. 이번에는 가시오. 신창이는 죽을 때꺼정 내가 안고 가요. 둘은 인전 못해, 내가 너무 힘에 부쳐. 그러니 당신 이제 그만 가요, 훌훌 다 털어 버리고 떠나요. <17쪽>

남자(김문석-김상사) : (노래) 이제 다 왔나 여기가 거긴가 / 아주 먼 여행 이렇게 짧은 끝 / 누구 말을 해 줘 여기가 너의 끝 / 이젠 다 왔다고 그만 안녕이라고 / 누구 내 손 잡아 줘 / 식어 가는 체온 다시 눈 뜰 순 없어도 / 나 웃을 수 있다고 / 누구 말을 해 줘 누구 내 손 잡아 줘 / 누구 나를 좀 봐 줘 / 누구 날 어떻게 좀 해 봐 / 그만 숨 쉬고 싶어 / 죽음 알리는 사람들 와라 / 아직 뜨거운 내 심장 가져 가 안―녕 ! <18쪽>

여자(남자-김상사의 딸) : (남자를 잡고 흔들며) 아버지 눈 떠! 아버지, 내 말 들리믄 눈떠! 아버지, 눈 떠! 내 말 들리믄 눈 떠! 우리 할아버지 주소는 함경남도 북청군 신창읍 토속리 1구 1033. (울먹이며) 울 아버지는 김문석 나는 김신창, 아버지 나 아파! 아버지 눈 떠! 나 아파-! 나두 아버지처럼 아퍼! <22쪽>

후엔 : 여기가 어딘가 내가 누군가 / 지금은 언제인가 누구 가르쳐 줄 사람 / 난 여길 몰라 / 지금의 내가 너인가 / 오늘은 어떤 꿈인가 / 한 마디만 해 줘요 / 이젠 잃어버린 나 / 나를 찾을 수 있을까 / 나를 아세요? / 가르쳐 줘요 날 볼 수 있다고 / 아름답던 고향 하얀 아오자이 속에 / 흩날리던 나의 꿈 내 남자를 아세요? / 그는 내 안에 넘치던 샘물 / 우릴 갈라놓은 바람 무거운 바람 / 나를 데려가 줘 (노래 끝) <30~31쪽>

남자 : 후엔, 군대는 명령을 따를 뿐이야. 그 명령이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에 대한 평가는 우리들 몫이 아니야. 우리는 군인이고 혹시 생길지도 모르는 한번 쓰이는 순간을 위해 훈련했고 우리의 몫은 이제 이 월남에서 총을 내갈기는 거지. 그곳이 케산이든 또 다른 당신들의 남자가 됐든…. 그것이 전쟁이겠지. 후엔 : 당신은 바보예요. 왜 당신이 우리 전쟁에 죽어야 하죠? 난 당신을 보낼 수 없어요. 당신은 날 보고 당신 고향 주소를 외우라고 하고, 난 여기서 당신이 네이팜탄에 화장 당하는지, 아니면 부비트랩에 걸려 갈갈이 찢겨지는지 상상하고 주소나 외우면 그만이군요. 누구를 위해 기도를 하나요. 내 형제를 위해서? 당신을 위해서? 모두가 적으로 만나는 당신들. 누구를 위해서 기도하지요? 모두 다 죽을거예요 제발 이 전쟁에서 도망가요 우리! 남자 어디로 후엔? 우리가 어디로 도망 갈 수 있지? 우리는 도망 못 가! <48-49쪽>

■ 차례

작가의 말
블루사이공
리뷰

 

■ 저자 소개

김정숙 __ 1989년 창단된 극단 모시는사람들의 대표이며, 극작가와 연출로 활동하고 있다. 33만의 관객을 모으며 대학로 소극장 창작연극의 신화가 된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을 비롯, 뮤지컬 <들풀> <블루사이공> 어린이극 <반쪽이전> <강아지똥> <내꺼야> 등 다양한 장르에서 한국정 정서가 깃든 작품을 창작했다.
극단 에저또(대표 방태수) 입단(1982), <마지막 키스를 당신께>(윌리엄 인지 작)로 1984년 연출 데뷔, 현재 과천축제 이사, 순천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외래강사로 있다.
저서로는, 『블루사이공』(1997), 『쌀밥에 고깃국』(2005), 『오아시스에서 사랑을 꿈꾸다』(2007), 『오아시스 세탁소습격사건』(2015), 『들풀Ⅱ』(2014, 이상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등이 있다.

■ 모들씨어터북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의 씨어터북(theater-book)은 종합예술로서, 연극/뮤지컬의 성립 과정과 그 이면까지를 깊이 들여다봄으로써 작가와 배우, 스태프만이 아니라 관객과 시민 그리고 당대 사회의 문화역량을 심화 확장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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