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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분쟁

알 수 없는 사용자 2019. 8. 2. 14:50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평화교실 08

세계의 분쟁

평화라는 이름의 폭력들

■ 이 책은…

‘분쟁 없는 세계’에 살기 위하여 오늘도 ‘분쟁 중인 세계’ 주요 현장의 이면과 심층, 그 속살을 들여다보면서 어떻게 ‘평화 추구’가 ‘분쟁 현실’이 되는지, 그 원인과 실상을 국제정치 환경에서부터 인간 내면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상상하면서 평화 세계, 분쟁 없는 세상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 분야 : 사회과학
  • 기획 :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 지은이 : 이찬수, 홍미정, 김재명, 김영미, 이문영, 김철민, 구갑우
  • 발행일 : 2019년 7월 31일
  • 가격 : 13,000원
  • 페이지 : 256쪽(두께 13.5mm)
  • 제책 : 무선
  • 판형 : 135mm ✕ 200mm
  • ISBN : 979-11-88765-52-2 94300 (94300)
  • ISBN(세트) : 979-89-97472-72-7 (94300)

 

■ 출판사 서평

세계 주요 분쟁 지역의 폭력의 역사와 현황 그리고 그 치유 과정을 통해
오늘 우리 사회와 국가 그리고 세계의 평화, 분쟁 없는 시대를 상상한다!
한일관계 숙원(宿怨) 해결책은 촛불혁명의 빛으로 일본열도 계몽하는 길뿐

한일 간 분쟁, 오늘도 세계는 분쟁 중!

일본과 한국이 전쟁에 돌입했다. 지금 일본과 한국은 쇳소리는 아닐지언정 거친 육담이 오고가고 수출 금지, 불매 운동이라는 물리적인 전투, 또는 보이지 않는 육탄전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따지고 보면, 일본과 한국 사이의 전쟁도 최소한 150년 전쟁이다. 1876의 강화도조약은 조약 아닌, ‘날강도’ 일본의 ‘한반도 진출’의 서막이었고, 그 흐름은 일본이 패망을 겪은 후, 80년이 가까워 오는 오늘에까지 여전하고, 여일하다. 한일관계 1000년쯤의 시간을 놓고 보면 평화로운 때가 훨씬 더 많았는지 몰라도, 최근 150년 이래 그 안팎을 놓고 보면 악연도 이런 악연이 없는 원수 같은 이웃이다. 동학농민혁명, 의병전쟁, 독립전쟁에 걸친 전반기 50년(1894-1945)의 혈전에 이어 20년간(1946-1965)의 휴전(국교단절) 기간이 있었고,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55년간은 적대적 공생관계 속에서 상호번영의 협력자였으면서도, 호시탐탐 상대방의 기를 꺾으려 들거나, 영토/역사 등을 영역에서 열전과 냉전을 오가며 애증(愛憎)어린 전쟁을 계속해 오고 있다. 일본인은 세계에서 한국인을 가장 싫어하고, 한국인도 당연히 그러하다. 문제는 한국인의 ‘혐일(嫌日)’은 그럴싸한 근거가 있는데, 일본인의 ‘혐한(嫌韓)’은 ‘과거를 망각’한 데서 오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 점이 한일 관계 불행의 서막이다. 다행인 것은 이제 한국은 일본의 그러한 혐한과 아베정권의 폭력을 ‘자격지심’이나 ‘공한증(恐韓症)’의 다른 표현으로 볼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다만, 파국은 우리가 원하는 미래가 아니다. 다른 길은 없을까.

한-일과 같은 숙적 관계는 세계 도처에 산재한다. 그러므로 당면하고 직면한 한일관계의 지혜로운 해결을 위해서는 눈을 들어 세계를 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한일관계도 그렇지만, 세계에서 벌어지는 모든 전쟁이나 분쟁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일은 없다. ‘전쟁’과 ‘분쟁’의 경계를 구분하는 일도 간편한 일은 아니다, 내전이라면 본디 한 나라였던 데서 일어나는 전쟁이고, 국가 간의 분쟁이 하루도 없는 날이 없는 것이 이 세계다. 한 나라나, 한 민족공동체 내부에서 계층과 남녀, 지역 간의 분쟁도 비일비재하고, 그것은 내전이거나 그 이하라도, 본격적인 전쟁에 준하는 사상자와 재산과 (문화)유산의 파괴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런 분쟁은 그 발생이 오랜 시간에 걸쳐 누적된 적폐, 다양한 지류가 합류한 결과인 까닭에 그 해결 역시 한두 해 사이, 한두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 책 『세계의 분쟁 – 평화라는 이름의 폭력들』에서 기술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시리아의 분쟁,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 보스니아, 아일랜드의 사례들은 ‘분쟁’의 세계적인 보편성을 확인할 수 있게 해 주는 한편으로, 그 분쟁이 생생하게 살아 있으며 그 자체로 다종다양의 요소와 원료와 시공간이 얽히고설키어 생태계를 이루는 독립된 우주와도 같은 것임을 말해준다. 지극히 난감한 일이기는 하지만, ‘분쟁 없이 평화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일은 결국 그 원인과 실상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성찰하는 데서부터 시작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한일관계 숙원(宿怨) 해결책은 촛불혁명의 빛으로 일본열도 계몽하는 길뿐

한일관계의 새 길을 찾기 위해서라도. 지금 직면한 이 사태의 근본원인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이찬수에 따르면 최근 아베의 ‘폭주’는 일본의 정체성(‘정상국가’)을 자신들의 의지대로, 자기 해석에만 근거하여 피해자에 대한 배려나 약자에 대한 공감 없이 추구하는 데서 빚어진 참사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이찬수는 대부분의 현존하는 분쟁(개인에서부터 국가에 이르기까지)은 자기 정체성을 고집하고 배타적으로 옹호하며, 나아가 강요하는 데서 일어나기 십상이라고 진단하면서 자기 정체성을 타자에게 평화롭게 호소하고 인정받는 태도와, 평화다원주의로서 평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비폭력의 길, 감(減)폭력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제안한다. 다시 말해, 일본의 각성(覺醒)이 최우선 선결조건이다.

또 일본 아베 정권 최근에 강조하는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말은 평화학계에서 흔히 쓰는 positive pacifism(적극적 평화주의)가 아니라. 영어로는 proactive peace strategy (적극적인 평화 전략) 또는 proactive contribution to peace (평화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기)로 표기되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러한 ‘워딩’과 상관없이 실제로 아베 정권이 추구하는 것은 일본국 헌법 제9조에 명기하고 있는 ‘전력 불보유’ 및 ‘전쟁 포기’라는 조항에 구애되는 일본의 정체성을 벗어버리고, 집단자위권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사실상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가고자 하는 욕구의 발로이다. 패전 이후 천황제를 유지하고 국권을 유지하는 대가로 내놓았던 ‘전쟁포기’라는 헌법 제9조를 거둬들이고,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되돌아가겠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대중봉쇄 전략에 편승하여, 동아시아+동남아시아권역에서 ‘일본 중심의 평화’를 ‘재무장한 힘’에 의해서 달성하고, ‘동아시아의 패권국가’라는 오래된 꿈을 이루겠다는 과욕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아베는,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지향하는 정반대의 경로를 선택하였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1930년대, 일본이 ‘만주사변’을 시작으로 '제2차 세계대전'으로 ‘광란의 질주’를 하던 그 초입에 서 있음을 알 수 있다. 경마장의 경주마처럼, 좌우를 향하는 시야를 가리고 형국에 빠진 것이 지금의 일본이다.

지금 불거지는 수출 금지를 포함한 무역 분쟁은 이러한 아베 정권의 빅 픽처(사실은 멸망으로 가는 길)의 일부 또는 하부 전략의 일환이다. 이번 사태를 자국 선거에 이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북한의 도발을 자극하거나 남-북 평화체제 시기가 도래하는 데 따른 예비전략으로 구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으로 하여금 전쟁 및 분쟁의 가능성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이 흐름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길은 일본의 자기중심주의의 허상을 비폭력적으로 폭로하면서 대화와 타협의 길로 나서야 한다. 한국민의 ‘일본 불매’ 운동은 ‘촛불혁명’을 이은 ‘한일관계-비폭력(촛불)혁명’의 평화적 전개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개화 속도’의 차이로 인하여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였던 우리나라는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경쟁력으로 일본과 맞설 수 있는 자리에 있다. 무엇보다, 우리는 이제 '촛불혁명'(개벽파)의 그 위력으로서, 일본의 무지와 막지를 계몽시킴으로써, 동북아시아의 숙원(宿怨)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평화아시아, 평화세계로 나아가는 개벽의 길을 제시할 수 있는 위치에 도달해 있다. 이번 싸움의 궁극적인 의미라 할 것이다.

분쟁은 서로의 입장이나 이해관계가 달라서 생기는 일이다. 그러나 모든 분쟁 당사자가 자기의 정당성을 주장한다는 점도 공통적이고 분쟁이 없고 평화로운 세계를 원한다는 사실 또한 공통적이고 보면, ‘접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원수는 항상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법이다. 싸워서 한쪽이 다리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방법은 없다. 차원을 달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선(다리)의 1차원에서 넓이를 갖는 2차원으로 차원 이동을 하면, ‘우회’하는 대안을 상상할 수 있게 된다. 거기에 높이를 갖는 3차원으로 이동하면, 대립을 초월(화해, 상생)한다는 제3의 길도 상상할 수 있게 된다. 이 책 『세계의 분쟁』에는 도무지 해결의 길이 없을 것 같은 오래된 분쟁이 해결된 사례와 여전히 길을 찾지 못한 사례들이 동시에 제시된다. 다른 사람(나라)의 시행착오가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되고, 우리의 시행착오가 다른 사람(나라)에 반면교사가 되는 법이다. 평화는 개인의 것이든, 국가, 나아가 세계의 것이든, 그렇게 시련과 고통을 견디며 만들어지는 법이다.

그밖에 이 책에는 홍미정은 「국제사회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1차 세계대전의 산물로서 시작된 두 나라 사이의 분쟁의 역사를 짚어보고, 그것이 영국과 미국의 개입에 의해 조작(造作)되고 위작(僞作)된 불행한 역사의 내력을 구체적인 통계를 통해 낱낱이 해부한다. 현재로서는 미국이 ‘폭력적인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스라엘 안보 위협’이라는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해결은 요원한 일임을 제시한다. 세계 분쟁의 비정하고, 비도적인 실상, 그 현재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이-팔 분쟁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다.

김재명은 「21세기 최악의 참극, 시리아 전쟁」에서 21세기 세계의 화약고 중동 지역에서 이스라엘과 중동(이슬람)국가 분쟁에 이어, 중동국가 내부에서 종파나 인종, 그리고 독재-민주 사이의 대립 등에 따른 시리아 분쟁의 실상을 들여다본다. 시리아 분쟁은 내적 분열과 내전의 양상에 더하여 주변 국가의 개입, 나아가 미국과 러시아라는 최후의 배후에 이르기까지 삼중사중의 이해관계-개입-대리전이 얽힌 복잡한 양상 때문에 해결의 기미와 출구를 찾을 수조차 없는 지옥도로서의 분쟁과 그로 인한 난민들의 피해를 보여준다. 이로써, 해결할 수 없는 것을 해결해 나가야 하는 일, 그 시도를 포기할 수 없는, 오늘날의 분쟁 해결을 위한 노력의 위상을 말해준다.

김영미는 「평화를 꿈꾸며 : 다큐멘터리 피디가 바라본 전쟁」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을 현장에서 직접 취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 분쟁/전쟁의 원인을 짚어 내고, 특히 그 속에서 이중삼중의 고통과 피해를 입고 있는 청소년, 여성, 그 밖의 약자들의 처지를 증언한다. 그리고, 국가간 또는 국제기구에서의 분쟁 해결을 기다리기 전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삶의 현장에서 손을 뻗쳐서 도달할 수 있는 분쟁 해결의 길을 제시한다.

이문영은 「포스트소비에트 지역 분쟁: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중심으로」는 소비에트연방(소련)이 70년을 경과한 이후 해체되면서, 그동안 연방체제 아래 잠재되었던 인종, 민족, 국경을 둘러싼 폭력의 씨앗들이 어떻게 발화하는 지의 양상을 살핀다. 2014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이의 분쟁은 단순히 두 나라 사이의 국경을 넘나드는 일대일 전쟁이나 분쟁이 아니라, 국경의 안팎, 국가의 내부 인종과 민족 사이의 이해관계과 어떻게 공존과 분쟁/분열 사이를 오가는지를 보여준다. 이 사례는 또한 우리 세계가 어떻게 분쟁을 끼고, 평화를 공존공생할 수 있을지를 탐색하는 중요한 일례라 할 수 있다.

김철민은 「보스니아 내전, 냉전종식이 불러온 새로운 전쟁」에서 1980년대 전후로 이루어진 세계 차원의 ‘냉전 종식’이 그 자체로 ‘세계평화’를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하위 단위 공동체(국가, 민족)의 세부 분열을 가속화함으로써, 냉전 세계의 분쟁 불씨를 다종다양한 분쟁으로 외주화하거나 전가하는 실상을 보여준다.

구갑우는 「아일랜드섬 평화협정 20년: 아일랜드섬이 한반도에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에서 영국(잉글랜드)와 아일랜드 사이의 해묵은 분쟁의 과정과, 둘 사이의 평화협정이 체결되는 극적인 과정을 짚어본다. 특히 이 사례는 세계 다른 분쟁과 달리 남한과 북조선으로 분단된 한반도에서 어떻게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는지 그 전례로서, 분쟁의 당사자가 공동의 미래를 지향하는 ‘공동의 시민사회’를 구축하는 것의 중요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차례

분쟁의 심층: 정체성 갈등과 평화의 논리 / 이찬수

1. 아이덴티티
2. 정체성과 자기중심성
3. 혐오와 희생양
4. 자기중심적 집단화와 폭력적 국가
5. 전체주의적 대중의 출현
6. 정체성 갈등과 종교적 배후
7. 정체성 갈등을 품는 분쟁들
8. 정의로운 전쟁과 그 한계
9. 전쟁 방지를 위한 예방적 성찰
10. 도덕적 개인과 비도적적 집단
11. 평화들 간의 조율과 감폭력
12. 평화다원주의를 생각하며

국제사회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 홍미정

1. 팔레스타인은 왜 영국과 미국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나?
2. 영국의 팔레스타인 정책: 친 시온주의/반 아랍정책
3. 유엔의 팔레스타인 영토 분할: 유대국가/아랍국가
4. 이스라엘의 서안과 가자 점령
5. 불공정한 미국의 영토 협상 중재 : 이스라엘 강화/팔레스타인 무력화
6. 팔레스타인 난민 축출은 현재 진행형
7. 끝없는 분쟁

21세기 최악의 참극, 시리아 전쟁 / 김재명

1. 2대에 걸친 독재와 ‘아랍의 봄’
2. UN조차 손을 든 사망자 통계
3. 팔레스타인을 웃도는 난민 위기
4. 시리아 전쟁은 종교 전쟁인가
5. 전쟁이 빨리 끝나지 않은 까닭
6. 미국이 적극 개입 미룬 속사정
7. 독재자의 친구, 러시아 푸틴
8. 사우디-이란의 대리전쟁
9. 국제사회의 늑장 대응
10. 무차별 공습, 참혹한 전쟁범죄
11. 국가를 이루지 못한 민족, 쿠르드 족
12. 군사적 해법보다는 정치적 해법
13. 전쟁은 끝나도 평화의 길은 멀다

평화를 꿈꾸며: 다큐멘터리 피디가 바라본 전쟁 / 김영미

1. 전쟁은 다양한 이유로 일어난다
2. 전쟁으로 10대가 위험해진다
3. 20대가 위험한 세상
4. 전쟁으로 약자들이 위험해진다
5. 전쟁을 멈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6. 평화―그 공존의 길
7. 맺으며

포스트소비에트 지역 분쟁: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중심으로 / 이문영

1. 2014 우크라이나 사태: 탈냉전에서 신냉전으로?!
2. 분쟁 개요
3.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의 기원과 의미
4.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상호구성성 : 분쟁의 기원을 공존의 근거로

보스니아 내전, 냉전 종식이 불러온 새로운 전쟁 / 김철민

1. 보스니아 내전을 들어가며
2. 보스니아는 어떤 나라일까?
3.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 보스니아로 탐방
4. 보스니아에선 민족 갈등과 분쟁이 왜 자주 일어날까?
5. 유고 내전의 불씨가 보스니아 내전으로
6. ‘데이튼 평화협정’ 수립 과정
7. 평화 구축의 중요 틀, 데이튼 평화협정
8. 보스니아 내전이 남긴 국제사적 의미

아일랜드섬 평화협정 20년: 아일랜드섬이 한반도에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 구갑우

1. 아일랜드섬과 한반도
2. 탈식민적 사회적 장벽과 갈등의 전환
3. 탈식민적 분단의 기원
4. 탈분단 평화과정의 제도화: 아일랜드섬의 평화체제
5. 결론: 갈등 전환 이후의 평화과정

 

■ 책 속으로

분쟁(conflict)의 원인과 양상은 다양하고, 범위도 넓다. 기존의 사회적 균형 관계가 깨져서 구성원들이 동요하고 혼란스러워진 상황이 분쟁이라면, 심리적 갈등이나 법적 분규도 분쟁이고, 종교, 이념, 영토를 둘러싼 논쟁도 분쟁이다. 집단적 무력 충돌도 분쟁의 일부이다. 분쟁이 국가 간 군사 충돌로까지 이어지면 전쟁(war)이라 말하지만, 분쟁과 전쟁을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이 책에서도 필자별로 분쟁과 전쟁을 혼용하고 있는데, 다툼의 경중에 대한 필자의 해석적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당연한 말이겠거니와, 분쟁은 없거나 줄수록 좋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그 원인과 실상을 있는 그대로 성찰해야 한다. <9쪽, 서문>
 

일본의 아베 정권은 최근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말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이 말은 얼핏 요한 갈퉁(Johan Galtung)의 ‘적극적 평화(positive peace)’와 비슷하게 들리지만, 실상은 그 반대이다. 그것은 평화학계에서 흔히 쓰는 positive pacifism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베 정권의 ‘적극적 평화주의’는 영어로는 proactive peace strategy 또는 proactive contribution to peace로 표기한다. 일본국 헌법 제9조에 명기하고 있는 ‘전력불보유’ 및 ‘전쟁포기’라고 하는 전후 체제를 벗어나, 집단자위권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사실상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가기 위한 전략이다. 패전 이후 국제적으로 약속한 ‘전쟁포기’라는 헌법 제9조를 개정해, 전쟁할 수 있는 국가의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선제공격마저 가능한 ‘일본 중심의 평화’, 일종의 ‘힘에 의한 평화’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44쪽, 분쟁의 심층>
 

현재 미국은 이 지역 정세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행위자이다. 미국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책에서 ‘폭력적인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스라엘 안보 위협’이라는 대전제가 바뀌지 않는 이상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팔레스타인 국가란 거의 불가능하다. (중략) 현재 이스라엘은 하루도 빠짐없이 동 예루살렘과 서안 지역에 점령촌을 건설하고, 팔레스타인인을 공격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의 재산을 강탈하고 있다. 특히, 알 아크사 모스크가 있는 동 예루살렘과 아브라함 모스크가 있는 헤브론, 서안의 중심지인 나블루스 지역이 집중 공격을 당하고 있다. <90~91쪽, 국제사회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국제사회에 정의가 살아 있다면 시리아 전쟁을 마무리하면서 전쟁범죄를 덮어주긴 어렵다. 시리아 독재자 아사드가 저지른 전쟁범죄 목록은 길다. 전쟁범죄는 공소시효나 국적에 관계없이 처벌받아야 한다는 ‘보편적 사법권’ 논리가 국제법계에서 힘을 얻는 마당에, 아사드를 전쟁범죄자로 붙잡아 네델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 법정에 세워야 마땅하다. 안타깝게도 지금으로선 좀 더 시일이 지나야 될 일처럼 보인다. <124쪽, 21세기 최악의 참극, 시리아 전쟁>
 

지구에 사는 동시대의 인류로서 더 이상 생명이 부당한 폭력과 전쟁에 희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인류애이며 사람에 대한 예의입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지금까지 우리가 살던 세상과 다른 차원 높은 세상입니다. 인간은 언제나 발전을 원했고 다음 세대들도 지금 세대들보다 더 고차원 사회에서 소통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리 공존과 평화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어른들의 생각과 행동이 중요합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사람’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화두를 던지고 싶습니다. 세상을 책임질 미래의 아이들이 평화와 사랑으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할 날을 기다립니다. <12~153쪽, 평화를 꿈꾸며>
 

현재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것은 자신 속의 타자를 ‘지워 버리는’ 흐루솁스키 식의 발명이 아니라, 그 흔적을 적극적으로 ‘되살리는’ 새로운 발명이다. 그리고 이미 우크라이나 역사는 그런 타자들의 목소리와 접촉의 흔적들로 가득하다. 하나의 정체성으로 종결되는 근대민족 담론에 부합하지 않았던, 그래서 ‘발명’까지 필요로 했던 우크라이나 역사의 유동성, 복수성, 미완결성은 일국사를 넘어서 지구사(global history), 트랜스내셔널 역사학(transnational history)으로 나아가는 현대 역사학의 귀중한 보고가 될 수 있다. 이런 새로운 상상이 학문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인의 일상과 의식에 스며든다면, 러시아와의 인연은 더 이상 악연이기를 멈출 것이다. <185~185쪽, 포스트소비에트 지역 분쟁>
 

다양한 민족들의 조화로움 그리고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로 상징되던 보스니아는 오늘날 여러 사회 통합 노력들을 통해 과거의 민족 분쟁과 내전의 아픔을 거두어 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민족 간 갈등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 지원 정책들을 바탕으로 최종 목표인 EU 가입을 위한 여러 결실들을 조금씩 거두어 나가는 중이다. 지금 우리는 보스니아 내 여러 민족들이 과거의 아픔을 이겨내고 미래의 평화를 이룩해 나갈 수 있을지, 그리고 그 평화 구축을 위해 UN, EU 등 국제기구 및 국제사회가 진심어린 마음으로 보스니아의 평화와 발전을 도와줄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219쪽, 보스니아 내전, 냉전 종식이 불러온 새로운 전쟁>
 

갈등의 골이 깊을수록 배신이 지배적인 전략일 수밖에 없는 게임에서, 의제의 설정, 협상의 형태, 합의의 단계, 합의의 내용, 합의의 실행과 같은 전술적 문제도 네트워의 이행과정에서 정교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그리고 평화협정 이후의 평화과정에서도 합의의 역진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즉 지속가능한 평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심리적, 경제적, 정치적, 영성적 차원 등 사회 제 수준에서의 ‘미시적’ 평화과정이 고려되어야 한다. 즉 가시적 갈등의 종언으로 갈등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평화의 제도화가 이루어졌을 때 잠재화의 길을 갈 수밖에 없는 갈등을 ‘또’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기입된 미래의 기억을 실행하는 네트워크를 작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242~243쪽, 아일랜드섬 평화협정 20년>
 

■ 저자 소개

이찬수 _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HK연구교수 / 『평화와 평화들: 평화다원주의와 평화인문학』, 『다르지만 조화한다』, 『아시아 평화공동체』(편저), 『탈사회주의 체제전환과 발트3국의 길』(공저) 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

홍미정 _ 단국대학교 중동학과 교수 / 『팔레스타인 현대사: 무엇이 문제인가』(공저), 『21세기 중동 바르게 읽기: 재설정되는 국경』, 『울지마, 팔레스타인』(공저), 『팔레스타인 땅, 이스라엘 정착촌』 등의 저서가 있다.

김재명 _ <프레시안> 국제분쟁 전문기자, 성공회대 겸임교수 / 시리아, 이라크,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중동 지역, 발칸반도, 서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시아의 여러 분쟁 지역 전문가. 『오늘의 세계분쟁』,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 『시리아전쟁』 등의 저서가 있다.

김영미 _ <시사인> 국제문제 편집위원, 분쟁 지역 전문 PD / 『세계는 왜 싸우는가』, 『사람이 아프다』, 『평화학교』 등의 저서가 있다.

이문영 _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HK교수 / 『톨스토이와 평화』, 『평화를 만든 사람들: 노벨평화상 21』(편저), 『폭력이란 무엇인가: 기원과 구조』(편저) 등의 저서가 있다.

김철민 _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유럽학대학 세르비아 · 크로아티아학과 교수 / 『발칸유럽 민족문제의 이해: 민족기원과 민족주의』,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 발칸: 역사적 함의와 진실』, 『역사와 인물로 동유럽 들여다보기』 등의 저서가 있다.

구갑우 _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비판적 평화연구와 한반도』, 『국제관계학 비판: 국제관계의 민주화와 평화』, 『분단된 마음의 지도』(공저) 등의 저서가 있다.

■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평화교실 총서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에서는 사람과 사회가 좀 더 평화로워지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차원에서 평화를 상상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해줄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책 <평화교실>을 순차적으로 출판한다. 왜 폭력적인 상황이 지속되는지, 평화란 무엇이고, 평화 연구와 실천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학문적 깊이와 대중적 공감을 조화시켜서, 더 많은 분들과 평화 생각과 평화 감성을 나누고자 한다.

평화교실 총서

  • 01 | 평화와 평화들 - 평화다원주의와 평화인문학 | 이찬수
  • 02 | 평화학과 평화운동 | 서보혁 정욱식
  • 03 | 톨스토이와 평화 | 이문영
  • 04 | 평화를 걷다 - 한국현대사 평화답사기 | 김태우
  • 05 | 다시 통일을 꿈꾸다 - 한반도 미래전략과 ‘평화연합’ 구상 | 김병로
  • 06 | 함석헌의 평화론 - 협화주의적 평화인문학 | 김대식
  • 07 | 평화와 법 | 이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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