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과 논단

동학출판과 동학공부

소걸음 2014. 1. 12. 11:30

출판사를 시작한 동기가 "동학출판"이고, 출판한 책 가운데 동학(천도교)에 관한 책이 많고 보니 가끔, "동학을 공부하고 싶다"거나 "천도교를 알고 싶다"는 분들이 맞춤한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난감하다. 똑 같은 말이라도 누가 하는지, 막연한 그들의 바람(Need)를 넘어 그들이 정작 원하는 것(Want)은 무엇인지를 좀더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그걸 파악했다고 해도 곤란한 것은 쉬 가시지 않는다. 그들의 '바람'을 일거에 충족시킬 만한 책이 잘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때부터는 말이 많아진다. 이 책은 이렇고 저 책은 저렇고...


어느 누구든 한꺼번에 여러 권의 책을 읽을 수는 없고, 반면에, 꾸준히 여러 권의 책을 읽어나갈 만큼의 근기를 가지고 있기도 쉽지 않으므로 그렇게 줏어 섬기는 책들 가운데 그나마 그분과 궁합이 맍는 책이 있기만을 바라면서 말은 점점 길어진다.


그러면서 마음 한편에서는 또다시 후회가 밀려온다. '그러게, 좀 이런 때에 불쑥 내놓을 수 있는 책들을 미리미리 만들자니까, 지금까지 뭘 한 거야?' 

그런 책, 혹은 그런 책들의 시리즈, 혹은 코스별, 취향별, 재능별 맞춤 요리처럼 맞춤 커리큘럼(책)을 만들거나 구성하는 것은 내 오래된 꿈 중의 하나이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소개하는 책들 가운데는 우리 출판사에서 낸 책도 있고, 내가 소장하고 있는 다른 출판사의 책들도 있다. 


그런데, 이런 곤란한 처지에도 분명한 건 몇 가지 있다. 첫째, 동학이든 천도교든, 궁극적으로 책만으로 '충분한' 공부를 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수행'과 '수양'이 병행되어야 한다. 물론, 어떻게 수행하고, 어떻게 수양할지를 "잘" 알려주는 책이 있을 수는 있겠다.  


둘째, '아직'일지 '영원히'일지는 모르지만, '한두 권'의 책으로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읽어 낼 수 있는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데 사실, 이 문제는 책을 추천해 주기를 원하는 사람의 마음이기보다는 오히려 내가 가지고 있는 강박관념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올해는, 이 문제에 한 걸음씩 접근해 볼 생각이다. 우선은 나 자신의 공부를 위해서도 말이다.  

----

어느 순서가 될지는 모르지만, 동학(천도교)를 공부하고 싶은 분이 꼭 읽어야 할 책 중 하나

<천도교경전 공부하기>(개정증보판)  




2022 세종도서 선정 도서

모시는사람들의 뉴스레터를 받아 보세요

동학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추락하는 지구, 비상착륙 시나리오를 가동하라

동학의 천지마음

정동의 재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