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동학을 주제로 한 근대 최초의 동학소설인 ‘동학당’을 단행본의 형태로 최초로 간행. ‘천도교창건사’ 등을 펴낼 만큼 동학사에 해박한 저자가 소설적 상상력을 가미하여 동학 초기의 역사와 실존인물들의 이야기를 소설적으로 형상화했다. 근대문학 암흑기에 창작되었음에도 소설적 형상화의 수준이 높아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성취했다.
| ■ 지 음 : 이돈화 |
■ 출판사 서평
소설 ‘동학당’을 살려낸 것은 오랜 역사의 복원이라 할 만하다. 이 소설은 일제강점기에 창작되어 단행본 출간을 앞두고 있었으나 일제 검열을 거치면서 결국 출간되지 못한 아픔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 천도교의 기관지(‘신인간’)에 연재되는 형태로 소개되기는 했으나 끝내 ‘단행본’으로 출간되지는 못하였다.
이 소설이 단지 역사적이고 심정적인 가치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1930년대라는 우리 문학사상의 암흑기에 창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가지는 소설적 의미가 적지 않다. 우리 역사상의 최초의 직업적 혁명가로까지 평가되기도 하는 ‘이필’을 전면에 내세운 점에서는 ‘계급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오랫동안 ‘이필제의 난’으로 불리는 1871년 영해에서의 사건이 2000년대 이후에야 ‘동학교조신원운동’이나 ‘최초의 동학혁명’이라는 조심스런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1930년대에 이필을 긍정적인 입장에서 조명하는 소설을 써 나갔다는 것은 문학사적으로나 역사학적으로 하나의 사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한국문학사 전공자 중에서 ‘동학소설’ ‘동학문학’ 연구 차원에서 이 소설을 일부 언급한 경우는 있으나, ‘문학사’는 ‘문학적으로 향유된 이후’에 정리되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하는 점에서 이번에 이 책을 출간하게 된 의의를 찾을 수도 있다.
동학네오클래식은 동학(천도교)의 흐름 속에서 생산되었으나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되어 버린 동학 문헌과 작품들을 되살려 읽자는 취지로 시작된 기획이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 동학당’은 단순한 ‘옛 책’이 아닌 ‘동학 고전’으로서 전형적이고 충분한 가치를 갖는다.
■ 본문 중에서
필요한 행실부터 가르치는 것이 상례였다. 실행 조건으로 먼저 가르치는 것이 청결이었다. 사람이 다른 짐승과 다른 것은 청결에 있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몸을 청결하고, 마음을 청결하고, 가정을 청결하고, 도장을 청결하는 것이 도 닦는 사람의 초학입덕지문이라 하였다.
그러므로 동학을 믿는 사람은 침을 함부로 뱉지 말며, 코를 함부로 풀지 말며, 오줌을 함부로 누지 말며, 대변을 아무 데나 보지 말라 하였다. 침이나 코를 토하고는 반드시 흙에 묻으라 하였고, 대변을 본 뒤에는 반드시 흙으로 묻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부인네에게는 밥 씻는 방법과 손님 대접 하는 법과 아이들 키우는 법까지 가르치는 것이었다. 이런 일이 다 손응구에게는 큰 학문이 된다.
그중에도 제일 놀랄 만한 것은 대인접물 하는 법이었다. 선생은 손님이 오는 것을 보면 손님이 온다 하지 않고 반드시 한울님이 강림하신다 말하는 것이었다.
“한울님 한 분 오셨으니 점심 지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중에도 어린이에게 대해서는 더욱이 특별하였다.
“어린이를 때리는 것은 한울님을 치는 것이다.”
고 말하였다. 이와 같이 선생은 사람을 한울과 같이 대접하는 것이 동학도의 특색이라 말하였다. 손응구는 새 세상 사회와 동학군의 사회를 비교해 보았다.
세상에 모든 만물을 한울님으로 섬겨라. 미천한 사람 보기를 개나 도야지만치도 알아주지 않는 이 천지에 동학군들은 사람을 한울로 섬기다니, 한 천지간에 이렇게 악마와 천사가 갈라져 있는 것을 생각할 때에 손응구는 실로 감개무량한 생각이 났다.
■ 차례
제1부 거룩한 죽음
- 1. 동학
2. 아버지를 죽인 원수
3. 스승의 원수
제2부 비밀결사
4. 태백산의 호랑이
5. 동학당의 인물들
해제: 동학의 지엄한 서사의 숲, 역사소설 「동학당東學黨」│ 채길순
■ 저자 소개
이돈화
천도교 사상가. 천도교 사상을 근대적 시각에서 이해했고, 여러 잡지를 통해 이를 널리 알렸다. 호는 야뢰(夜雷)·백두산인(白頭山人). 도호(道號)는 두암(豆菴)이다. 1902년 동학에 입교하여 1910년부터 <천도교월보사>에 근무했다. 1919년 천도교 청년교리강연부와 이듬해 천도교청년회를 조직에 참여했다. 1920년 6월 『개벽』 창간을 주도하여 주간으로서 천도교 교리에 대한 근대적 해석과 민족자주사상을 드높이는 글을 실었다. 잡지 『부인(婦人)』(1922)과 『신인간(新人間)』(1926) 창간을 주도했다. 천도교 주임종리사·지도관장·종법사·총부대령 등의 여러 중책을 역임했고, 해방 직후 북한에 있다가 6·25전쟁 때 평안남도 양덕에 있는 천도교 수도원에서 인민군에 납치된 뒤 행방불명되었다. 저서로는 『천도교창건사』, 『신인철학』, 『인내천요의』, 『천도교교리독본』, 『천도교사전』, 『수운심법강의』 등이 있다.
해제 : 채길순
명지전문대학 문예창작과에서 소설을 가르치고, 또 소설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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