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들 책안내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알 수 없는 사용자 2020. 4. 24. 17:10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한국사회 COVID-19 시민백서

■ 이 책은…

코로나19로 인해 도래하는 세계의 ‘뉴노멀’에 대한 20편의 긴급 진단을 모았다. 2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중국, 유럽에 거주하는 필자들은 신산한 노동자의 삶부터 그 끝이 보이는 근대문명과 그 이후의 새로운 문명에 이르기까지, 정치-경제부터 미디어, 의료, 종교, 도덕, 영화 철학을 망라한 각 분야에서 코로나19로 인하여 부각되고, 또 재편되는 세계의 모습을 담아냈다. 특히 코로나19에 즈음하여 모범적인 방역의 성과로 전 세계에 방역 성공의 희망을 제시하는 ‘한국현상’을 진단하고, 이로부터 시작될 새로운 세계질서의 의미를 밝히고 전망한다.

 

  • 분야 : 사회과학
  • 기획 : 모시는사람들 철학스튜디오
  • 지은이 : 김유익, 김진경, 민지오, 박길수, 박재현, 박지은, 심규한, 야규 마코토, 유정길, 윤창원, 이나미, 이원진, 이현진, 이창익, 장희욱, 조성환, 허남진, 홍승진
  • 발행일 : 2020년 4월 30일
  • 가격 : 15,000원
  • 페이지 : 288쪽(두께 14mm)
  • 제책 : 무선
  • 판형 : 150mm ✕ 210mm(국판 변형)
  • ISBN : 979-11-88765-76-8 (03300)

 

■ 출판사 서평

따라가는 학습자(Learner)에서 선도하는 창조자(Creator)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세계 모든 나라가 대한민국을 주시하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핵심은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서 언제나 “따라가는 학습자이던 데서 벗어나 선도하는 창조자”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환은 역사상 흔한 일이 아니다. 아니 전무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그 이전에도 “식민지를 경험한 국가 가운데서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공한 나라”라는 이력을 가지고는 있었으나 세계 속에 뚜렷한 각인을 남기지는 못하였다.
현재(2020년 4월 말) 코로나19 팬데믹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세계 전체로 보아서는 아직도 정점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여전히 변수는 남아 있지만, 지금까지 대한민국이 보여준 모습은 앞으로 더욱 더 전 세계, 인류가 이번 팬데믹을 극복하는 데 유용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게다가, 이번 팬데믹은 B.C(Before Corona) - A.C.(After Corona)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지난 300~400년 동안 지속되어 왔던 자본의 세계화라는 흐름이 생명의 세계화라는 새로운 인류 시대 단계로 진입하는 대전환을 가져오는 일이며, 그 일을 선도하는 국가가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대한민국 모델, 대한민국 현상!!

한국사람 스스로도 그러하고, 세계적 석학들 내지 정책 책임자들도 그러한바 이번 팬데믹에서 한국이 보여주는 사례에 대한 관심은 비단 ‘K방역’으로 불리는, 현재의 당면한 과제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다시 말하지만, 이번 사태가 단지 의료 재난 상황으로만 접근하기에는 그 규모나 의미, 그리고 사회적, 국가적, 세계적 파급 효과가 너무도 크고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주목들 가운데 ‘K방역’을 ‘한국모델’로 부르는 경향도 있다. 한국모델은 좁게는 신속한 진단과 투명한 정보공개, 그리고 철저한 추적 조사와 같은 의학 부문에 관한 것이지만, 넓게는 이에 대한 한국인들의 반응 양상과 그것을 가능케 하는 사회적 시스템, 한국인의 심성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다양하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의 한국모델과 대한민국 현상 속에서 앞으로 인류가 계속해서 직면할 감염병의 대유행이나, 나아가 그것의 근본 원인으로서의 기후위기를 극복할 최선의 대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것이고, 바로 그 점에서 대한민국 모델, 대한민국 현상은 세계인과 또 우리 스스로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한 것이다.

대한민국 현상, 대한민국 모델의 인류-문명사적인 의의

이번 사태에 즈음하여 전통적인 선진국들이 보여주는 지리멸렬함과 어이없는 대처의 양상들은 단지 지도자 한 사람만의 문제이거나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지난 수백 년 동안 쌓아온 서구적 의미의 선진국들을 지탱하던 사회적 기반이, 현재 인류가 직면한 대재난 상황과 그리고 그것을 야기하는 기후위기라는 전 지구적 상황 속에서 더 이상 지지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서구 중심의 세계질서-현대문명이 서서히 몰락의 길로 접어드는 징조가 바로 지금의 팬데믹 현상이라는 것이다.
역사상 수많은 문명의 몰락이 크게 보면 첫째는 감염병의 영향(잉카나 마야 같은 아메리카 원주민 문명이나 인디언 문명, 중세 유럽 문명)이거나 둘째는 급격한 기후변화(아메리카의 고문명, 중동의 고대문명 등)가 원인(遠因) 또는 근인(根因)이 되어 일어났다. 지금 우리 지구문명은 그 두 가지―기후위기와 감염병 위기(사스, 메르스, 코로나)―를 동시에 직면하고 있다. 게다가 인공지능, 에너지 위기 같은 문명 내적인 위기(인류-생명 멸종의 인공적 원인)도 호시 탐탐 인류 사회를 노리고 있다.
오늘 현재 대한민국이 보여주는 코로나19에 대한 성공적인 대응들은 이러한 모든 문제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대안의 씨앗들을 담고 있거나, 그 싹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어떤 경위로든 대한민국이 ‘팬데믹-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는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한국은 성공적으로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줄 수 있었는가?’ 하는 물음이 자연스레 뒤따른다. 이 물음에 전면적으로 답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시간과 더 많은 자료의 집합이 필요할 터이다.
그러나 지나간 후, 모든 일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잊혀져버리는 것들이 없을 수 없다. 이 책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한국사회 COVID-19 시민백서』는 바로 그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코로나19의 전개 양상과 그 속에서 한국사회가 보여주는 다양한 경우의 수들을 수집하고 분석해 보려고 했다. 생생한,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전쟁 중’인 상황에서 다양한 필자군으로부터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방면에서 코로나19에 관련된 현상과 그 의미, 그리고 그로부터 도출되는 미래 방향에 대한 제안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재난과 국가, 재난과 매체, 재난과 공공성, 재난과 일상, 재난과 종교, 재난과 인문학이라는 6개의 큰 범주 아래 각각 3편의 세부 항목으로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번 편에서는 주로 국내적 상황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하였다. (팬데믹이 정점을 지난 이후, 우리(인류)가 좀 더 먼 장래를 가늠할 수 있게 될 때, 세계적인 전개 양상을 더욱 폭넓게 포함하여, 그리고 그때 또 다른 자리에 놓여 있을 대한민국의 위상을 반영한 후속편을 준비하고 있다.)
“따라가는 대한민국에서 선도하는 대한민국”이 되는 길은 (서구 중심) 선진국을 제치고 그 앞에 서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소위 선진국이 걸어왔던 물질 중심, 성장 중심, 개인 중심의 인류문명이 아니라 물질-마음의 조화, 성장-생명평화 공화, 개인-공동체의 협화를 기반으로 하는 한국형 문명으로의 길로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는 데서부터 가능한 일이다. 그 길을 대한민국이 먼저 가리키고, 발을 내딛었지만 사실 세계 곳곳에 이미 그러한 길로 향하는 사람들, 그러한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들은 충분히 많이, 충분히 오랜 시간 동안 있어 왔다. 다만, 인류가 전에 겪어 보지 못했던 전쟁 상황이 그 목소리, 그 발걸음을 더욱 확장하고 더욱 뚜렷이 부각시켜, 인류사의 전면에 부각시켜 주었을 뿐이다.
이제 새로운 길은 시작됐다. 한국에게는 그 새 길을 더 넓게 열고, 더 밝게 비추며 나아갈 책임이 주어지고 있다. 한국인이 그 길을 앞서 걸어가는 만큼, 함부로 걷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것이 인류 모두가 걸어가야 할 생존과 생활과 생명의 길이기 때문이다.

■ 차례

제1부 재난과 국가

한국의 대응, 모델이 될 것인가 /이나미
중국, 우리가 서로 배워야 할 것들 /김유익
일본의 방심과 미주迷走 /야규 마코토
코로나19와 지방정부의 대응 체제 /윤창원

제2부 재난과 매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한국 언론의 시각 /민지오
재난 상황에서 본 저널리즘의 위기와 네티즌들의 반응 /장희욱
이상적인 방역 모델을 보여주다 /조성환

제3부 재난과 공공성

신종 감염병의 시대, 의료 시스템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박재현
바이러스 오브젝트Virus Object /이원진
재난에 발휘되는 도덕성 /조성환
재난, 혐오에 날개를 달다 /김진경

제4부 재난과 일상

코로나19가 바꾼 일상과 삶 /이현진
변화된 일상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박지은
영화로 보는 팬데믹 컬쳐의 도래 /이원진

제5부 재난과 종교

코로나19, 종교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 /허남진
종교와 감염 /이창익
코로나19와 신천지 /홍승진

제6부 재난과 인문학

전환 시대의 새로운 삶의 지침, 멈추고 돌아보는 마음 /유정길
다시 개벽의 그 시대가 열리고 있다 /박길수
인류가 우리다 /심규한

 

■ 책 속으로

한국정부

해외 언론은 한국이 바이러스에 비교적 성공적으로 대처한 요인으로, 중앙집권화된 민주 체제, 의료보험의 보편화, 준비된 공공보건 시스템, 사회적 응집력과 높은 시민의식, 의료인들의 전문성과 헌신성, 정치지도자의 의지를 꼽았다. (중략) 이러한 국내외적 평가를 종합하면 성공 요인으로 꼽히는 한국 모델의 특징은, 첫째, 준비된 공공보건 시스템, 둘째, 철저한 역학조사와 정보공개, 셋째, 신속하고 효율적인 검사, 넷째, 선별적이고 체계적인 치료, 다섯째, 민관 협치의 거버넌스라고 할 수 있다. (14~15쪽)

중국

중국이 직면해야 했던 문제의 복잡성과 스케일, 그리고 시민사회 역량의 한계를 보았을 때, 중국은 이번에 현 체제에 가장 적합한 대응책을 효과적으로 구사한 것으로 필자는 판단한다. 굳이 비교하자면, 중국은 크기가 비슷한 미국이나 EU와 함께 살펴보는 것이 공정할 터인데, 지금 시점에서 보면, 두 지역의 피해 상황은 중국 못지않게 심각하고, 또 이들 지역은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서 한국이 택한 개방적이며 자율을 중시하는 대응책보다는, 놀랍게도 그들이 일상적으로 비아냥거리는 중국처럼,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주의적 정책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5~36쪽)

일본

중앙정부가 미덥지 않다고 느낀 지방지자체는 정부의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중략) 이러한 ‘와카야마 모델’ 덕분에 와카야마현은, 코로나19 확진자수 전국 2위인 오사카부와 인접해 있고 간사이국제공항關西空港과도 가깝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유입하기 쉬운 지리적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산을 잘 막고 있는 편이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도 이 와카야마 모델에 주목하여 ‘일본 정부의 지침을 따르지 않은 승리’라고 칭찬했다. (51~52쪽)

지방정부/시민사회

메르스 사태의 경험이 코로나19 방역대책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후에도 방역 및 의료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서 중앙정부, 지자체, 그리고 의료계 간 정보 공유는 원활한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초기 협력관계와 예산 배분 문제 등 코고 작은 잡음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공공기관, 학교, 학원, 보육기관, 근로자 작업장 관리 기관 등은 장기전에 대비하여 안전관리를 어떻게 수행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들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지자체뿐만 아니라 중앙정부, 시민사회가 협력과 정보 공유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61~62쪽)

언론

‘언론’은 더는 전통 매체, 즉 신문과 공중파 방송의 범위에 국한되지 않는 굉장히 넓은 새로운 개념으로 이해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흔히 회자되는 ‘요즘의 1인 미디어 시대’는 초기에는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서 개인 방송을 운영하는 경우를 의미했으나, 이제는 그 이상을 의미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얼굴과 이름이 공개되었든 비공개이든, 자타 공인의 채널 자격으로 활동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인터넷 사용자 개개인이 하나의 매체media가 되었다. 개인 SNS에 익명으로 올리는, 수집된 특정 정보의 논리적인 나열은 충분히 하나의 기사로 기능한다. 그들은 곧 ‘언론’보다 작은 영향력일지라도 여럿이 모여 체계적인 운동을 만들어 가는 힘을 지닌다. 그 개별 흐름이 ‘정보’와 더불어서 ‘지식’까지도 전달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74~75쪽)

뉴미디어, 온라인(네티즌)

뉴미디어에는 네티즌들이 활발히 상호작용하는 국면이 펼쳐져 있다. 기성 매체에서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은 정보들이 유통된다는 점에서 뉴미디어는 언론 바깥의 언론으로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담지한 장소다. 그리고 위기를 겪을 때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뉴미디어를 통해 연대를 실천한다는 점에서 느슨한 연대의 현장이기도 하다. 느슨한 연대의 연결망에선 ‘해시태그#’와 ‘공유하기’를 매개로 서로에게 접속한다. 해시태그를 공유하는 것만으로 사진과 글로써 많은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해시태그는 하나의 운동으로 발전하곤 한다. 코로나19 국면과 관련해선 아산과 대구가 이번 해시태그 운동의 중심지 중 하나였다. 특히 아산과 대구는 기성 미디어의 다소 아쉬운 역기능적 보도와 뉴미디어의 순기능적 작동이 엇갈렸던 현장이었다. (81쪽)

공공의료

공공의료 시스템은 그 자체만으로는 운영되지 못한다. 특히 신종 감염병이 일상화될 미래에는 더더욱 그렇다. 모든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 기침 에티켓, 마스크 착용과 같은 건강한 보건 행위를 이행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는 공공의료 시스템이 붕괴되지 않도록 어떠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의료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지불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인간은 인간의 건강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동물과 자연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도록 산업 체계와 생활 방식을 재편해야 한다. (114쪽)

해외언론 평가

세계보건보안지수에 따르면 한국 시민은 감염병의 예방과 인식 및 대응 항목에서 최상위에 속하며, 공공적 ‘응급체계’ 범주에서는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 간 평화로운 협치의 메시지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우리가 사회 내부적으로도 공공성을 더욱 강화할 때다. 이것이 바로 한국사회의 사회적 자본이자 사회적 질이자 사회적 협약이기 때문이다. 독일 언론 《슈피겔》이 말한 한국의 ‘투명성과 공동체의식, 그리고 탁월한 의료 기술’은 세계를 향한 우리의 메시지이자, 모범적 모델이 될 수 있다. (127쪽)

공공성/도덕

산산조각 난 것은 단지 서양에 대한 편견만이 아니다. 자신에 대한 선입견도 깨지고 있다. 자기 비하와 열등감에서 자기 확신과 자존감으로 나를 보는 눈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역전시킨 것은 역설적으로 바이러스가 가져온 위기 상황이다. 위기 상황이 오히려 한국인들의 자존감을 회복시켜 준 셈이다. 한국은 더 이상 ‘모델을 따라가는 나라’가 아니라 ‘스스로 모델이 될 수 있는 나라’라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전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130쪽)

변화된 일상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며 감지되는 변화의 조짐 중 하나가 사람들의 삶의 많은 부분이 현실 세계에서 온라인상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큰 부분이 온라인 콘텐츠 소비이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격리된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시청률이 폭증했다고 한다. 지난 3월 구글의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 인터넷망 과부하를 예방하기 위해 유럽에 이어 한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에서도 동영상 비트레이트bitrate,초당 비트수를 낮추어 제공하겠다고 공표했다. (158쪽)

영화 속 감염병

스페인 독감 창궐은 누구도 멈출 수 없었던 제1차 세계대전 종식 계기가 됐고 전쟁이 끝나면서 잠잠해졌다. 이렇게 재난 서사 속 등장인물들이 불확실성을 타개하고 불안한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면서 나 역시 지금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정보와 답을 찾는다. 인류 위기의 치명적 결과에 대한 상상력과 분석은 이제 팬데믹 문화로 대중의 의견을 동원하면서 두터워지고 있다. 이 문제를 전문가들에게만 맡겨 둬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과 각성이 일고 있는 것이다. 팬데믹 컬처는 그래서 이제 과학뿐 아니라 문화적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배양되고 있다. (192쪽)

종교

종교는 지금이 한국사회에서 종교의 효용성을 확신시킬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이번 코로나19에 대한 종교의 대처 방식은 분명 종교의 시민적 공공성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 역할을 할 것임에 틀림없다. 어느 종교가 국가나 사회에 공적 책임을 실천하는 종교인지, 이 사회에서 종교가 과연 필요한지가 드러날 것이다. 이제 탈종교화 시대의 종교의 역할에 대한 모색에서 벗어나야 한다. 종교가 무엇인지,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종교의 역할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202쪽)

신천지

신인합일과 지상천국의 꿈으로부터 멀어진 기성종교는 오늘날 우리 영혼의 갈증을 더욱 배가시켜 온 것이 아닐까? 신인합일과 지상천국의 상상력을 제시한 종교가 수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움직인 것은 아닐까? 신천지는 지금까지 한국사회에 등장했던 여러 사이비 종교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다만 신인합일과 지상천국의 상상력을 작동시켰다는 점이 거의 유일한 차이일 따름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신천지라는 한 사이비 종교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영성이 무엇에 목말라 하고 있는지의 문제다. (239쪽)

멈춤

이 국면은 사회적 관계나 국가 시스템의 변동만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과 정신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변화에 있어 분노와 저항은 파괴의 동력이지만, 건설과 창조, 대안과 희망의 동력은 ‘고마움과 감사’이다. 과거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던 모든 일상이 지금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게 느껴진다면,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 웃고 악수하는 일, 숨 쉴 수 있는 공기와 자연, 나를 존재하게 해 주는 생명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를 놓치지 않을 일이다. 감사할수록 감사할 ‘꺼리’가 많아지고 감사의 감각이 발달한다. 감사의 에너지가 주변을 변화시키고, 사람들을 살리고, 자신의 정신을 살린다. 고마움과 감사가 바로 미래사회를 변화시키는 동력임을 잊지 말자. (259쪽)

초연결

근대 이후 이른바 ‘세계화’라는 것이 사실상 ‘자본의 세계화’였던 데 대하여, ‘생명의 세계화’라고 부를 수 있는 ‘거대한 전환’의 국면에 우리가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본디 생명은 세계에 편만한 것이었다. 근대 세계는 그 생명을 단절하고 분열시켜 그 사이에 자본을 개입시켰다. 생명을 담보로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시켜 온 것이다. 자본에 빙의된 인간은 지구의 정복자로 군림하며 오만의 극치로 내달렸지만 이제 민낯의, 생생한 인간의 모습으로 서로에게 이어지고, 그리하여 하나가 된 ‘신인간新人間-신인류新人類’는 지구상의 생명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즉 N분의 1로서 자리매김하여 있음을 자각할 수 있게 되었다. (268쪽)

■ 기획

모시는사람들 철학스튜디오 _ 모시는사람들 철학스튜디오는 지구화시대의 한국인문학을 디자인하는 작업실이다. 개벽학을 출판하는 모시는사람들과 인문학을 연구하는 소장학자들이 자생적 인문학을 술이창작(述而創作)하자는 기치하에 21세기가 요구하는 K-Studies를 기획하고 있다.

■ 저자

김유익 _ 和&同青春草堂 대표

김진경 _ 전 중앙일보 기자

민지오 _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재학

박길수 _ 모시는사람들 대표. <개벽신문> 주간

박재현 _ 성균관대학교 의대 교수

박지은 _ 서강대학교 철학과 재학

심규한 _ 성요셉상호문화고등학교 교사

야규 마코토 _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연구교수

유정길 _ 불교환경연대 산하 녹색불교연구소 소장

윤창원 _ 한국NGO학회 이사

이나미 _ 성공회대학교 외래교수

이원진 _ 연세대학교 X-미디어센터 연구원

이현진 _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

이창익 _ 한신대학교 강사

장희욱 _ 서강대학교 철학과 재학

조성환 _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책임연구원

허남진 _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연구교수

홍승진 _ 서울대학교 문학박사

 

'모들 책안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꽃 십자가  (0) 2020.05.14
3대 주석과 함께 읽는 논어  (0) 2020.05.11
일본 재발견  (0) 2020.04.20
근대한국 개벽운동을 다시읽다  (0) 2020.04.07
개벽의 징후 2020  (0) 2020.03.31
2022 세종도서 선정 도서

모시는사람들의 뉴스레터를 받아 보세요

동학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추락하는 지구, 비상착륙 시나리오를 가동하라

동학의 천지마음

정동의 재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