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커넥투스
초연결 세계와 신인류의 연금술적 공생
■ 이 책은…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세계관인 초연결 세계에서 초-연결된 존재로서의 인간을 의미하는 호모커넥투스(HOMO-CONNECTUS)를 이야기한다. 즉 호모커넥투스는 지금-이후 시대에 새로이 인식된 세계상, 새로운 인간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신조어(新造語)이다. 호모커넥투스는 인간과 세계의 초연결성이 단지 가시적 세계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양자 세계와 그보다 더 근본적인 데로 이어진 이 우주의 근원적 양태로서, 하나와 전체는 불가분의 전체성 속에 이어져 있음, 곧 전체로서의 생명을 발견하게 한다. 사람-사람, 사람-만물, 만물-만물이 상호 연결된 초연결 세계의 운동 원리로서 창조, 융합, 연결, 확장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다가온 ‘호모커넥투스 시대’를 살아가는 뉴노멀의 초지혜(超-智惠), 자유의지의 평화적 확장 가능성을 열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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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4차 산업혁명, 이후 시대의 뉴노멀한 주체, 호모커넥투스!
초연결·초융합·초지능 시대는 영성적 신인간의 신세계!!
호모커넥투스, 존재(存在 - I am) 너머 존재(尊在 - I AM)
연금술적 공생은 물리적 연결 너머 영적 연결 세계 지향!!!
우리는 연결된 존재이다, 존재는 곧 연결이다
‘초연결’이 새로운 시대-존재 인식의 화두가 되었다. 역설적으로 기후위기가 인간은 물론 이 지구 생명 공동체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당면한 현실에서, 인간의 행위가 이 지구-생태계의 연결고리 속에 긴밀히 이어져 있음을 극적으로 확인한 것이, 이러한 인식-“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음”의 폭발적 확산의 스모킹 건이 되었다. 그리고 2020년, 지구사회를 온전한 하나로 실감하게 하는 코로나19 사태는 세계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과 우리가 연결된 존재임을 목숨을 담보로 하여 실감하게 한다. 이것을 즉자적 현실 인식만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으로 새로운 차원의 시대-존재 전개로서의 호모커넥투스 시대의 인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인간의 위기는 그 연결을 내적 자아, 참 자아의 수준에서 가져오지 못하고, 외적-물질적-기술적인 차원에서만 발전시키고 누리려고 한 데서 초래되었기 때문이다.
인류, 간(間) 생(生)-물(物)의 미물(微物)과 씨름하다
보이저 2호는 지금부터 1년여 전에 인터스텔라 즉 별과 별 사이의 공간으로 진입하였다. 인간은 드디어 문자 그대로의 우주여행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그런데 거기까지. 2020년의 인간은 생명과 생명 아닌 것은 중간에 가로놓인 바이러스에 걸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간의 앎의 방향이 바깥으로 향하는 데는 장족의 발전을 하였지만, 안을 들여다보는 데는 아직도 38억 년 전 수준에서 머뭇거리고 있다는 증거인지도 모른다. 인간 존재(개체)가 이미 수많은 다양한 생명체들이 연결로서 살아가는 복합적 생명군체(生命群體)라는 점에서도 그러하고, 인간의 삶이 38억 년 전 발생 이래로 그 존재 양상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박테리아와도 떼려야 뗄 수 없이 이어져 있음을 충분히 분명히 확인하는 이 시대에, 연결된 존재로서의 인간 즉 호모커넥투스를 새삼스럽게 발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인류가 도달한 최고의 ‘지금-여기’이다.
과학에서 영성으로, 영성에서 과학으로의 상호접근
오늘날 현대 과학의 양자역학 인식 체계는 있음(입자)과 없음(파동)은 서로 넘나드는 것이며, 존재-비존재의 통일이야말로 우리 존재의 실상이라는 데까지 도달하였다. 이것은 결국, 보이는 것(망원경이나 현미경까지 포함한)만으로는 우리 자신(인간과 우주)을 온전히 설명하고 이해할 수 없으며, 보이지 않는 것, 계산으로도 계산될 수 없는 영역까지를 염두에 둔 세계 이해를 기반으로 할 때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지키고, 온전히 실현해 나갈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그 보이지 않는 것의 존재를 완벽하게 인정할 때, 비로소 안전한 방역이 시작되었던 것도 같은 원리이다. 한마디로 “과학을 통한 영성으로의 접근과 영성을 통한 과학으로의 접근”이라는 상호 교섭과 접근이 필요한 시대이다.
“우리는 단 한순간도 연결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인간의 불행은 그 사실을 망각하고 때로 부정하는 데서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인간은 지적인 성찰로써, 때로는 코로나19와 같은 파멸적 위기 속에서 우리가 연결되어 있음을 거듭 배우고 거듭 경험하고, 거듭 훈계 받아 왔다. 그러나 인간은 끊임없이 레테의 강을 건너서 ‘태어 나왔다.’ 21세기를 멀리 앞둔 20세기에 인간은 이미 연결의 시대로서의 제4차 산업혁명의 단초들을 마련해 왔음에도, 그 근원까지 도달할 엄두를 못 내었다. 정보화 시대는 연결로서 생산력이 보장되는 정보에 무게중심이 있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그 정보의 연결에 무게중심이 주어지게 된 것이 다를 뿐이다. 그리고 그 연결로서 이미 우리는 사실상의 AI 세계, 디지털 지구 시대에 살고 있다. 다시 말해서 기후위기와 더불어 우리는 연결의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우리는 빅뱅의 순간부터 연결된, 호모커넥투스다
우리 존재의 본향인 연결이 위기로 인식되고 작용하는 것이야말로 현대 사회에 인간이 직면한 비극의 실상이다. 이로부터 전회(轉回)하여, 이 연결이 낳은 위기를 연결성의 완성을 통한 새로운 존재, 새로운 시대, 새로운 차원으로의 도약의 계기로 삼는 것이 바로 호모커넥투스의 참된 의미이다. 위기의 연결이 연결을 단지 물질세계의 일로서, 근대 산업사회의 생산성 중심의 사회 구조의 구조적 위기(불황)를 타개하는 수단으로서만 활용하는 데서 나왔다면, 호모커넥투스 시대는 초연결-초융합-초지능을 기반으로, 우리 존재가 본질적으로, 저 멀리 빅뱅 이전부터 이미 연결된 존재임을 재확인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이 분절-지향의 세계의 재편(再生)과 재조(再造), 재귀(再歸)와 재생(再生)을 도모하고 기약하는 것이다.
호모커넥투스의 시대는 오래전에 이미 도래하였다
이러한 우주-존재 인식은 일찍이 인드라망의 중중무진(重重無盡)의 존재 인식에서 예고되었다. “이 우주는 인드라망과도 같이 상호 연관과 상호 의존의 세계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만물만상이 끝없이 상호 연결된 생명의 그물망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과학적 인식도 양자 입자의 비국소적 연결이라는 양자 얽힘 개념으로 이를 수용하기에 이르렀다. 진공관의 발견/발명이 전자적 계산기(=컴퓨터) 시대를 열었듯이, 이러한 ‘연결-양자 얽힘’의 발견/인식이 새롭게 열어낼 세계가 바로 호모커넥투스 시대이다. 양자역학을 모르고서도 이미 양자역학적 기반에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의 사용이 보편화된 것처럼, 호모커넥투스 시대는 이미 우리 속에서 도래해 있었다. 이를 지적-체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이 책의 역할이라면, 이를 시급한 존재론적 과제로 다그치는 것이 금번 코로나19 팬데믹이다. 이때 호모커넥투스 인식이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인식이 우리 자신이 존재와 이 우주의 향방을 결정하는 핵심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영성적 인간 호모커넥투스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인류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듯이 ‘강(强)-인공지능’의 출현이나 기후위기, 생물종 다양성 감소, 식량과 물 부족이라는 위험요소에 의해서 디스토피아 사회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호모커넥투스로서의 신인간(新人間)-신인류(新人類)이다. 호모커넥투스는 초연결-초지능이라고 하는 존재, 현실-물질 중심 세계에만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그동안 인간이 ‘영성’ 혹은 ‘영’이라고 표현해 온―존재의 측면을 인정하고 긍정하는 데서부터 인간 세계의 재편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가능해진 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참모습이다. 시대의 참모습일 뿐만 아니라, 참자아의 실상이기도 한 것이다.
호모커넥투스, 포스트 물질주의 시대의 지구-행성 거주자
이러한 참자아의 실상을 자각하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그 자각을 통해서만이 우리는 오늘 인류와 지구사회-생명공동체가 직면한 위기를 올바르게, 참으로 치유할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호모커넥투스로서의 우리 존재의 실상을 이해하는 공리(公利)이다. 호모커넥투스가 가는 길은 꽃길은 아니다. 호모커넥투스 시대의 성공적인 개막과 유연한 전개를 위하여, 인간은 기존의 분절된 자아를 기반으로 형성해 온 문명적, 역사적 체계로부터 결연하게 탈(脫)-출(出)을 감행하여 포스트 물질주의 시대를 엶으로써, 도약적 진화(公進化)를 이룩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물-심, 자-타, 아-비아, 인간-사물의 이원성을 기반으로 하는 과학-인문 체계의 전복적 재구축을 도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모두는 공생적 존재로서, 호모커넥투스다
근대 이후 세계를 조형해 온 것은 물-심, 자-타 이원론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은 물질 일원주의, 자기 일원주의이기도 하다. 근대 세계 인식에서 결정적으로 결여된 것, 그 병근(病根)은 바로 생명에 대한 이해-없음, 혹은 이해-못함이다. 오늘날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기후위기나 코로나 팬데믹은 인간과 우주 존재의 생명성이 세계와 인간의 물질적인 존재성 또는 존재의 물질성과 둘이 아닌 하나이며, 더 근본적인 것은 전자, 즉 생명성임을 말해주는 사건과 현상이다. 이것을 제대로 알아차리고, 그리고 그 생명의 생명 원리는 인간-인간, 인간-생물, 인간-자연, 인간-사물의 공생적 관계임을 깨닫는 데서, 위기의 극복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이 호모커넥투스 시대의 뉴노멀한 교양이다.
4차 산업혁명 속에서, 인간의 자유, 자유로운 인간은?
호모커넥투스가 존재함으로써 열리는 초연결사회는 현상적으로는 사물인터넷(IoT)과 만물인터넷(IoE), 가상 물리 시스템(CPS),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중심으로 플랫폼 기반 네트워크에서 이루어진다. 문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혁명이 가져올 혜택만큼 초연결사회가 직면할 사이버 리스크도 크다는 점이다. 혜택의 최대화-리스크 최소화를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인간 제어 기능 확보 문제, 기술 사회의 윤리 정립 문제, SNS에서의 유해 정보 확산 방지 문제 등 사이버 세상의 기본을 세우는 일 등이 요구된다. 사회적 제 불평등의 심화도 큰 문제이다. 호모커넥투스의 본질을 깨우치고 확장시키는 것은 이러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배, 인간의 승리와 자연의 패배, 물질적-성장적 문명의 승리와 정신적-공감적 문명의 패배로 귀결되지 않도록 하는 길이다. 모두의 승리는 인간이 자유의지가 곧 필연이 되는 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데서 성취되는 것이다.
티핑 포인트냐, 오메가 포인트냐, 원픽! 호모커넥투스
지금의 인간에게는 다섯 번의 대멸종에 이은 첫 번째 초멸종으로 나아가는 티핑포인트를 먼저 맞이할 것인가, 아니면 물질계와 의식계가 상호 조응하여 초연결-초융합-초지능의 호모커텍투스 시대로 나아가는 오메가 포인트를 먼저 맞이할 것인가 하는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 매순간, 동시적으로 두 개의 포인트는 교차한다. 빨간 선을 끊느냐, 파란 선을 끊느냐에 따라 폭탄이 터질지, 선물 보따리가 터질지가 결정된다. 그 둘은 백지 한 장보다도 얇은 양자 하나만큼의 차이에 따라 나뉘게 된다. 인류사의 다음 페이지가 호모커넥투스 시대가 되고, 신인간-신인류로서 호모커넥투스가 열어가는 뉴 노멀 시대의 첫 거주자가 지금의 인류-지구사회 공동체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 차례
제1부 | 호모커넥투스와 포스트 물질주의 과학
01 호모커넥투스: 본질과 의미
호모커넥투스의 진실 / 접속의 시대 / 공감의 신문명
02 전체성과 홀로그램의 원리
‘드러난 질서’와 ‘숨겨진 질서’의 상호연결성: 생명의 비밀 / 홀로그램 우주: 현실은 실재의 투사영 / 나는 선택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03 ‘양자 얽힘’과 생명의 그물망
보어와 아인슈타인의 논쟁 / 집단무의식과 동시성의 원리 / 카르마의 법칙과 퀀텀 행동주의(quanTum activism)
제2부 | 호모커넥투스와 복잡계의 진화
04 실재를 향한 현대 과학의 여정
유기체적 우주관과 양자적 실재 / 존재의 세 차원과 앎의 세 양태: 통합적 비전 / 삶의 과학을 향하여: 인간의 실현
05 호모커넥투스와 복잡계의 진화
포스트 물질주의 과학을 위한 매니페스토: 영성의 과학적 재발견 / 진화의 시스템적 관점: 공진화 / 복잡적응계(CAS)와 공생 진화
06 하나가 왜, 어떻게 여럿으로 나타나는가
참자아의 이중성 / ‘생명의 놀이’의 미학 / 삶이라는 이름의 희생제
제3부 | 호모커넥투스와 포스트모던 세계
07 호모커넥투스와 포스트모던 세계의 특성
포스트모던의 실존적 세계와 의식구조의 변환 / 포스트구조주의와 해체주의의 사상적 연맥 / 포스트휴먼 사회와 포스트휴머니즘
08 호모커넥투스와 초연결사회
초연결사회와 디지털 혁명 / 사물인터넷과 플랫폼 경제 / 만물지능통신과 4차 산업혁명
09 호모커넥투스 시대
‘디지털 행성(digiTal planet)’ 시대로의 대전환 / 공감의 시대를 여는 지혜의 연금술 / 호모커넥투스 시대: 전망과 과제
■ 책 속으로
01 호모커넥투스: 본질과 의미 _ 요지
호모커넥투스의 본질은 연결성이다. 연결성은 곧 소통성이므로 ‘하나됨(oneness)’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다. 우리는 단 한순간도 연결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다만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이미 완전히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본래 호모커넥투스다! 왜냐하면 우주의 본질은 생명이고, 우리 모두는 ‘불가분의 전체성(undivided wholeness)’인 생명이라는 피륙의 한 올이기 때문이다. ‘접속의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의 본질은 크게 두 가지, 즉 문화 자본주의의 등장으로 인해 지역 문화가 고갈되고 지구 문화의 동질화가 심화되면서 인류 지식의 보고(寶庫)가 사라지고 문화적 다양성이 소멸될 위기에 처했다는 것, 그리고 인간의 가치가 형성되는 유일한 원천인 문화의 상품화로 인해 문화생활을 구성하는 수많은 관계는 물론 인간 자체도 상품화됨으로써 사회적 신뢰와 사회 자본이 고갈되어 인류 문명이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호모커넥투스라는 신조어가 인간 본래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단지 외적·기술적 연결에 머문다면 공감의 신문명은 창출되기 어려울 것이다.
02 전체성과 홀로그램의 원리 _ 요지
드러난 질서와 숨겨진 질서의 유비적(類比的) 대응관계에 주목하는 것은, 사실 그대로의 우주, 인간 그리고 사물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삶의 세계의 문제들에 대해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시세계에서의 입자-파동의 이중성은 생명의 본질 자체가 내재와 초월, 본체[理, 숨겨진 질서]와 작용[氣, 드러난 질서]을 상호 관통하는 완전한 소통성인 데에 기인한다. 드러난 질서와 숨겨진 질서, 삶과 죽음 등 일체의 양 극단이 한 맛(一味)임을 알아야 순수 현존(pure presence)이 일어난다. 생명은 전일적인 흐름(holomovement)이며 거기에는 대립자의 역동적 통일이 일어나게 하는 메커니즘이 내재되어 있다. 생명은 비분리성·비이원성을 본질로 하는 영원한 ‘에너지 무도(舞蹈)’이다. 참자아가 곧 하늘(天·神·靈)이며 ‘양자 신(quantum God)’이고 보편적 실재로서의 ‘나’, 즉 생명이고 진리이다. 생명의 본체인 참자아는 물질현상이면서 동시에 물질현상의 원인이 되는 정신적인 원리이고, 만유 속에 만유의 참본성으로 내재해 있으면서 동시에 만물화생의 근본원리로서 작용한다.
03 ‘양자 얽힘’과 생명의 그물망 _ 요지
이 우주는 ‘인드라망’과도 같이 상호 연관과 상호 의존의 세계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만물만상이 끝없이 상호 연결된 생명의 그물망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두 입자가 공간적으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비국소적(nonlocally)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매개체 없이도 즉각적으로 서로의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양자 얽힘’ 이론과도 상통한다.…우리의 내적 상태나 생각 또는 느낌이 외부 세계의 사건에 의해 발현되거나 확인될 때 우리는 동시성 현상을 체험한다. 동시성의 원리는 만물이 비롯되고 또 돌아가야 할 근원적 실재인 ‘unus mundus’를 드러내는 원리이다. 천변만화(千變萬化)가 ‘근원적 실재’의 놀이이며 만물만상이 ‘근원적 실재’의 모습임을, 무의식은 물질적 사건을 방편 삼아 무언의 암시와 메시지를 보낸다. 그것은 유위법(有爲法)에 길들여진 존재에게 무의식이 전하는 강렬한 무위법(無爲法)이다. 보이지 않는 양자 세계는 양자물리학의 미시세계에만 국한된 세계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의 참자아의 세계이며 ‘내적 자아(inner self)’의 영역이다.
04 실재를 향한 현대 과학의 여정 _ 요지
물질의 구조와 정신의 구조 사이에 명백한 유사성이 있다고 하는 것은, 원자물리학에서는 인간의 의식이 관찰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상당한 정도로 관찰된 현상의 특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원자물리학에서 관찰된 현상은 관찰과 측정 과정 사이의 상관관계로서만 이해될 수 있다. 영성과 물성이 하나임을 인식하는 주체는 마음인 까닭에 영성과 물성을 가교하는 마음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우주의 비밀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게 된다. 비국소적 영역, 즉 궁극적인 ‘영(Spirit)’의 영역은 국소적 영역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 감각과 이성의 영역을 포괄하면서 초월한다. 비국소성 또는 비분리성은 양자적 실재의 본질이며, 이는 곧 우리 참자아의 본질이다. 모든 것은 ‘절대영(Spirit)’의 자기현현이다. 극도로 분절되어 있는 현 세계가 필요로 하는 것은 순수한 전일적 양태로 이들을 다시 통합할 수 있는 비전이다. 과학혁명은 패러다임의 변환과 연계되어 있고 패러다임 변환은 사회구조 변화와 맞물려 의식의 진화를 위한 최적 조건의 창출과 관계된다.
05 호모커넥투스와 복잡계의 진화 _ 요지
서구 전통의 뿌리 깊은 이원론에 입각한 물질주의 과학은 기술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물질주의와 환원주의에 경도(傾倒)되어 우주자연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왜곡되고 피폐하게 만들었다. 무엇 때문인가? 바로 생명[神·靈·天]에 대한 몰이해 때문이다. 생명은 육체라는 물질에 귀속된 물질적 개념이 아니라 영성[靈] 그 자체다. 양자역학으로 대표되는 포스트 물질주의 과학의 주도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영성의 과학적 재발견’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 고무적이다. 수십억 년에 걸친 생명의 진화적 전개는 생명 자체에 내재된 고유한 성향인 창조성에 의해 추동되어, 세 가지 주요 진화의 길―유전자의 무작위 돌연변이, DNA 재조합(유전자 거래), 공생(symbiosis)―을 통해 표현되고 자연선택에 의해 연마되어 끊임없이 증가하는 다양성의 형태로 확장되고 강화되었다. 진화의 시스템적 관점은 유기체와 환경, 부분과 전체가 경쟁과 협력, 창조와 상호 적응을 통해 함께 진화하는 공진화(co-evolution)를 지향한다. 생명의 자기조직화 과정은 진화의 과정인 동시에 새로운 구조 및 행동 양식의 창발이라는 점에서 진화는 곧 창조적 진화이다.
06 하나가 왜, 어떻게 여럿으로 나타나는가 _ 요지
우리가 본래 호모커넥투스, 즉 ‘초연결의 인간’이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자각(self-awareness) 그 자체가 치료적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영성[본체]인 동시에 물성[작용]으로 나타나는 참자아의 이중성은, 파동인 동시에 입자로 나타나는 양자계(quantum system)의 역설적 존재성과 상통하는 개념이다. 참자아의 이중성은 선악과 시비를 체험하기 위한 방편일 뿐, 그것의 진실은 이중성의 초월에 있다. 말하자면 ‘하나이면서 둘(一而二)이고 둘이면서 하나(二而一)’인이기(理氣)의 묘합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우주의 본질인 생명은 합목적적으로 자기조직화하는 칩―‘우주 지성’이라고도 부르는―이 내장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보면 영적 진화의 방향에서 이탈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영원성 속에서 일어나는 생명의 장대한 놀이의 미학은 놀이의 ‘규칙(rule)’에 있다. 그 규칙은 만물이 동등한 내재적 가치를 지니며 그 어떤 것도 도구적 위치에 있지 않고 동등한 참여자로서 영원한 우주적 무도(舞蹈)에 참여하는 것이다. 희생제는 인간과 하늘[참자아]과의 가능한 연계를 만드는 상징적인 제전이다. 오로지 이 육체가 자기라는 에고(ego)의 죽음을 통해 영적으로 거듭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동시에, 사랑은 그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는 온전한 희생제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07 호모커넥투스와 포스트모던 세계의 특성 _ 요지
포스트휴먼 시대에는 인간과 사물 간의 분리가 사라지면서 인간은 포스트휴먼 사이보그로 진화할 것이다. 포스트휴먼 시대에 새롭게 등장하는 사이보그는 사물(만물)인터넷과 인간의 연계로 네트워크를 통해 인간의 능력이 증강된 ‘네트워크 사이보그’다. 인간의 뇌를 다운로드해서 슈퍼컴퓨터에 업로드하는 ‘트랜센던스(transcendence)’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소프트웨어라는 ‘마음 파일(mind file)’은 육체라는 하드웨어의 영구성과는 상관없이 널리 확장될 것이다. 그 단계가 되면 ‘I AM’은 육체적 자아의 정체성이 아니라 보편적 실재로서의 참자아, 즉 순수 현존(pure presence)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임을 분명히 알게 될 것이다. 포스트휴머니즘은 기술적으로만 접근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며 일체의 이원성을 넘어서는 인간 의식의 패턴 변화를 전제로 한다. 그것이 해체주의의 핵심이다. 우리의 의식이 육체적 자아에서 영적, 우주적 자아로 확장될 때 포스트모던 세계가 열린다. 포스트모던 세계는 연결성·소통성·능동성을 본질로 하는 호모커넥투스의 정체성이 구현된 세계다.
08 호모커넥투스와 초연결사회 _ 요지
21세기 디지털 기술은 사물인터넷(IoT)·만물인터넷(IoE), 가상 물리 시스템(CPS),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중심으로 플랫폼 기반 네트워크에 기초해 있다. 디지털 혁명이 가져올 경이로운 혜택만큼 초연결사회가 직면하게 될 사이버 리스크에 대해서도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사물인터넷 플랫폼의 분산성, 개방성, 투명성으로 인해 ‘소유’가 아닌 ‘공유’가 새로운 경제 모델이 되고 있으며, 우리는 지금 수많은 소규모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는 더 민주적인 형태의 분산 자본주의(distributed capitalism)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우리 사회는 플랫폼 혁신이 창출할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고, 권위의 계층화 현상을 완화함으로써 창조적인 균형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진력해야 할 것이다. 미래 세계는 정보통신, 전력, 교통인프라를 만물지능통신망으로 재구축하는 데 성공한 나라가 주도권을 갖게 될 것이다. 5세대 통신 ‘IMT-2020’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산업과 생활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촉발함으로써 물리적 행성과 사이버 행성이 초연결되는 문명사적 대전환을 이루게 될 것이다.
09 호모커넥투스 시대 _ 요지
의식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인체라는 하드웨어의 한계를 넘어 널리 확장되면, 삶과 죽음, 주관과 객관, 개체와 전체 등 물질적 육체로부터 기인하는 온갖 이분법이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의 정체성을 육체적 자아와 동일시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이처럼 물질계는―과학기술의 발달을 포함하여―아무런 방향성 없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의식계와 조응하여 ‘오메가 포인트’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종국에는 ‘집단 영성의 탄생’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때가 되면 알게 될 것이다. 자신의 정체성이 육체적 자아가 아니라 영성(spirituality) 그 자체라는 것을! 그리고 모든 미망(迷妄)의 뿌리가 바로 ‘I AM’에 대한 인식의 결여, 즉 영적 일체성(spiritual identity)의 결여에서 오는 것임을 호모커넥투스는 깨닫게 될 것이다.
■ 저자
최민자 _
○ 現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學歷 부산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 정치학 석사, 영국 켄트대학교(University of Kent at Canterbury) 정치학 박사, 중국 북경대학교 객원교수, 중국 연변대학교 객좌교수(客座敎授)
○ 經歷 1994년 장보고 대사의 해외거점이었던 중국 산동성에 장보고기념탑 건립(건립위원장, 현지 문물보호단위로 지정) / 1999년 중국 훈춘에서 유엔측 대표, 중국 훈춘시 인민정부 시장, 러시아 하산구정부 행정장관 등과 중국·북한·러시아 3국접경 지역 약 2억평 부지에 유엔세계평화센터(UNWPC) 건립을 위한 조인식(UNWPC 건립위원장)
○ 著書 『무엇이 21세기를 지배하는가』(2019), 『빅 히스토리: 생명의 거대사, 빅뱅에서 현재까지』(2018), 『스피노자의 사상과 그 현대적 부활』 (2015) ,『새로운 문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한반도發 21세기 과학혁명과 존재혁명』(2013), 『동서양의 사상에 나타난 인식과 존재의 변증법』(2011), 『통섭의 기술』(2010), 『삶의 지문』(2008), 『생명에 관한 81개조 테제: 생명정치의 구현을 위한 眞知로의 접근』(2008), 『생태정치학: 근대의 초극을 위한 생태정치학적 대응』(2007), 『천부경·삼일신고·참전계경』(2006), 『동학사상과 신문명』(2005), 『세계인 장보고와 지구촌 경영』(2003), 『새벽이 오는 소리』(2002), 『직접시대』(2001), 『길(道)을 찾아서』(1997) 등이 있다.
○ 論文으 「포스트 물질주의 과학과 동학의 사상적 근친성에 대한 연구」(2019), 「‘한’과 동학의 사상적 특성과 정치실천적 과제」(2018), 「포스트모던 세계와 포스트휴먼 그리고 트랜스휴머니즘」(2017), 「특이점의 도래와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2016), 「과학과 영성 그리고 진화」(2016), 「국제 정의의 역설과 그 대안적 모색」(2015), 「『에티카』와 『해월신사법설』의 정치철학적 함의와 에코토피아적 비전」(2014), 「보수의 한계와 책임 그리고 메타윤리 탐색」(2014), 「아리스토텔레스와 해월의 정치철학과 실천의 형이상학」(2013), 「『화엄일승법계도』와 『무체법경』에 나타난 통일사상」(2012), 「켄 윌버의 홀라키적 전일주의(holarchic holism)와 수운의 「侍」에 나타난 통합적 비전」(201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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