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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학과 심리학[모들아카데미03]

소걸음 2014. 12. 22. 17:31

모들아카데미03

심학과 심리학 



 


■ 저 자 : 전병술
■ 분 야 : 철학
■ 발행일 : 2014년 12월 20일
■ 페이지 : 320쪽
■ 판 형 : 140mm×210mm (두께 : 15mm)
■ 가 격 : 15,000원 
■ ISBN : 978-89-97472-85-7 94160 
   ISBN 978-89-97472-52-9 94160(세트)
■ 문 의 : 02-735-7173




마음을 치유하는 심리철학 이야기 혹은 세월호가 

돛대도 없이 은하수를 건너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 




■ 이 책은

오늘날 심, 심학, 심리학, 심리 치료의 주류인 서구의 심리학(心理學)이 심-신 이원론에 갇혀 인간성 상실이라는 현대 인간(사회)의 위기에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동양의 오랜 심학(心學) 전통을 기반으로 동양과 서양의 철학, 사상, 학문을 아울러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책이다.



■ 모들아카데미는...

인간이 하는 일 가운데 세상에서도 영원하며, 죽음 이후까지 영속되는 선한 행위는 공부하기와 사랑하기입니다. 공부의 출발점은 철학적인 것이며, 그 종국도 철학적인 것입니다. 철학은 종교, 과학과 삼위일체를 이루는 궁극의 공부입니다. 모들아카데미는 철학을 생각하고, 철학을 연구하며, 철학을 이야기합니다. 



■ 출판사 서평 


대한민국의 2014년에게 심리 치료가 절실히 요구된다

올 한 해는 모든 국민이 아픔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일년이 다 가도록 그 아픔은 치유되거나 잊혀지기는커녕 심해의 바위 위에 산호초처럼 고착되는 중이다. 그 심해쯤에서 우리 마음은 인양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세월호처럼 자신을 불러줄 ‘그 사람’을 기다린다. 고통스러운 밤과 낮을 지나며, 타자의 아픔을 해결해야만 자신의 아픔도 치유할 수 있음을 수천만 번 되씹는 중이다. 개인, 가정, 사회, 국가 전체가 우울증에 빠져 있다. 2014년을 살아낸 모든 사람들에게 집단 심리 치료가 절실하다. 


내가 왜 이렇게 살지? 물음이 떠오를 때 철학이 시작된다

사는 것의 의미를 돌아보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던 때가 있었다. 문득,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이 아님을, 그렇게 산다고 해서 행복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자각하는 시간이 우리에게 왔다. 우리가 앞으로 달려가는 속도보다 우리가 탄 배가 뒷걸음질 치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을 알아챘을 때, 이른바 ‘저성장 사회’가 도래한 지금이 바로 그때이다. 정신을 차리자 우리 주변에 무상(無常)하게 존재하는 죽음과 죽임과 부조리가 온통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자각된다.  


인간다움은 불행과 부조리를 느끼는 순간에 발현된다 

한편으로 다행한 일이다. 인간이 인간인 까닭은 바로 그 공감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 마음은 순수하고 진실한 도덕적 마음이고, 이 마음 때문에 천지와 더불어 창조의 주체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성장 사회’가 육체적 욕망을 좇으면서 바로 이 마음을 외면해 온 것을 반성(반발)하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듯이 우리 삶을 돌아보는 것이야말로 진실한 ‘공부(學)’이다. 심리학의 궁극적인 목표라고도 할 수 있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몸도 뜻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은 여기서 비로소 시작된다. 


현대인은 마음이 통하는 길을 찾아 방황하는 중이다

세월호 사건 이전부터 세월호는 가라앉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그제서야 비로소 인식했을 뿐. “글쓰기” 책이 트렌드가 되고, “함께 읽기” 모임이 우후죽순처럼 만들어지는 한편에서는, 사람들이 광장(廣場)과 마을과 가정을 떠나 깃들인 SNS의 공간을 배회한다! 그곳에는 마음이 통하는 길을 찾아 방황하는 영혼들이 그득하다. 그 방황은 결국 자신의 삶에서 의미 없음을 만회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그 해답은 지식의 확충이 아니라 자각의 영역에서 찾아야 한다. 자각은 주체로서의 자신의 발견이고, 자신이 주체가 되어 세상을 구성할 때 비로소 세상이 자신에게 의미가 있게 된다. 


사람들은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서 줄타기를 한다

다른 말로 이는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다. 마음의 병은 이 책임의식을 자각하지 못하는 데에서 온다.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감응(感應)을 통해 타자와 소통한다는 것은 결국 그 책임의식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그 순간, 나는 세계로 확장되고, 그곳에서는 마음에 아무 거리낌이 없어 언제든 당당하게 행동할 수 있고, 죽음까지도 담대하게 직면할 수 있다. 그 반대, 소인(小人)-대다수 사람의 길은 욕망에 사로잡혀 영옥(囹獄)으로 향한다.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 그 위태로운 줄타기를 감행하는 중이다. 


한계를 자각하는 데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 

근대의, 인간의 정신 작용과 행동의 관계를 연구하는 이론적, 실증적인 학문인 심리학은 정신 치료 분야로 확대되면서, 인간은 비합리적이고 결정론적인 존재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이론을 전개하였다. 그런데 그 결과 개체는 파편화되어 가족과 사회 및 자연과의 관계 단절이 가속화되었다. 심신 이원론에 바탕을 둔 서양 심리학은 인간의 의식과 자기인식에 관해 적절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인간성 상실이라는 위기에 직면하여 동양에 눈을 돌리면서 새로운 인간 이해를 모색하게 된다. 


심학의 정점에 도달하면 세월호는 은하수를 건너간다

진도 앞마다에 가라앉은 것은 세월호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었다. 그것을 건지는 길은 마음을 갈고 닦는 데 있다. 골방에서가 아니라, 광화문에서, 안산에서, 우리 삶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잊지 않기 위하여 몸부림치는 그 순간순간이 바로 마음을 닦는 것이다. 그것은 곧 강렬한 책임의식의 자각이다. 이렇게 명확한 책임의식이 주체적으로, 자율적으로 실천될 때 우주와 더불어 자기실현이 완성될 수 있으며, 만물과의 일체감은 비길 수 없는 즐거움을 수반한다. 심학과 심리학이 만나서 형통하는 그곳에서 세월호는 돛대가 없어도 은하수를 건너서 간다. 



■ 책 속에서


유불도 동양 삼교의 정신을 아우를 수 있는 표현을 들라면 ‘마음의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본문 30쪽)


마음의 다스림이 ‘심학’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불교나 도가에서는 주로 개인의 수양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유가 전통에서는 사유와 실천의 일치를 강조하며 개인의 마음 수양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개인의 수양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 나아가 생태계 전체로 확장할 때 그것이 참된 의미를 지닐 수 있고, 마음의 요구에 따라 몸소 실천할 때 자신의 마음인 온전히 실현된다고 여겼다. (본문 49쪽)


유학에서는 학문의 궁극적인 목적이 즐거움이라고 주장한다. 이 즐거움은 욕망의 발산에서 나오는 쾌락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실현할 때 저절로 우러나는 즐거움이다. 이러한 유학의 본령을 드러내어 심리치료에 적용한다면 부정적인 마음이나 정서 등의 제거에 치중하는 기존의 심리치료 이론의 전환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58쪽) 


“내가 인을 행하려 하면 인은 실현된다.” ... 이 말은 바로 인간이 실천적 주체임을 명백히 밝힌 것으로 인간이 인간인 까닭은 바로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실천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는 외침이다. 문제는 참된 마음의 소리를 좇을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를 기만하고 사욕을 좇을 것인가의 선택에 달려 있다. 공자는 “오직 사람다운 사람만이 정말 남을 좋아할 수도 있고, 남을 미워할 수도 있다”고 하였다. (본문 88쪽)


실천은 반드시 내면적 확신을 통해 기쁨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유가에서의 삶의 의미는 자신의 본성을 자각하고, 관계 속에서 가정에서 작은 동아리로, 사회 전체로 실천하면서 확충하다 보면 최후에는 우주와 일체감을 느끼게 되고 이 일체감에서 존재 의의와 희열을 느낄 수 있게 된다고 본다. (본문 128쪽)


(명대의 심학자 나여방은) “마음에 맺힌 것을 내려놓아라. 내려놓은 마음에 또 무엇이 남아 있겠는가”라는 유언처럼 구도의 궁극적인 목적이 마음치료에 있음을 강조하였다. 최근 ‘인문치료학’이 인문학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노숙자나 재소자 등 소외 계층을 직접 찬아가서 강연함으로써 스스로 문제와 해결책을 찾아 해결하여 건강한 심리상태를 유지하며, 미래에 대한 실천 의지를 다질 수 있도록 해서 과거나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찾도록 길을 열어 주려 애쓴다. (본문 169-170쪽)


왕수인의 일생도 분석심리학의 관점에서 볼 때 자기를 찾고 실현하는 역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왕수인이 청년기에 불교와 도교를 넘나들며 깨달음을 구한 과정이 바로 자기실현의 과정이었다. ...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개인의 자기실현에 멈추어서는 안 되고, 개체는 관계를 통하여 존재할 수 있음을 자각하고 사회 속에서 주체적으로 실천할 때 비로소 자기실현이 완성된다. (본문 197쪽)


위기지학’이란 자기완성이나 자신의 인격 수양을 목적으로 하는 학문을 뜻하는데, 단지 자기완성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을 수양한 다음 그것을 남에게로, 사회로, 나아가 우주 전체로 확장하게 된다. 반면 ‘위인지학’은 이해득실의 이분법적 사고를 바탕에 두고, 타인의 요구와 평가에 귀 기울이는 태도이다. 따라서 대인 관계에서 ‘위인지학’을 하는 사람들은 나와 남을 구분하는 배타적 태도를 기반으로 타산적인 대인 관계를 맺게 되는 데 반해, ‘위기지학’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과 타인을 동등한 위치에 두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봐 주는 사심 없는 대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본문 236쪽)


심학에서는 수양 방법을 ‘공부(工夫)’라는 말로 표현한다. 양지는 본체이기 때문에 더하거나 덜 필요 없이 완전하게 갖추어져 있고, 은폐됨이 없이 언제나 드러난다. 따라서 외부의 어떤 법칙이나 권위의 도움도 필요 없이, 내 안에 양지가 있다는 점을 깨닫기만 하며 그것이 바로 공부이고 바로 존재의 있는 그대로의 드러남이다. 심학에서는 최후에 ‘현성양지(現成良知‘)’로 존재와 나의 하나됨을 표현하였다. (본문 246쪽)


육체적 욕망과 필요에 따라 경계를 나눌 때 꽃과 풀에 대한 좋고 싫음이 교차한다. 좋다든가 싫다든가 등의 감정에서 출발한 선과 악의 구별은 대립과 집착을 낳고 고통을 낳는다. 그러나 가치판단의 경계를 허물고 ‘생명’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꽃과 풀은 동등한 생명체이기 때문에 어떤 것이 좋고 어떤 것이 나쁘다고 구별할 필요가 없다. (본문 268쪽) 


양명학자 왕간(王艮, 1483-1541)은 “사람의 마음은 저절로 즐거운데, 사욕 때문에 속박된다. 사욕이 싹트기 시작하면 양지가 바로 자각할 수 있다. 자각하기만 하면 그 사욕을 없애니, 마음이 이전의 즐거움에 의거한다. 즐거움이란 이러한 배움의 즐거움이고 배움이란 이러한 즐거움의 배움이다. 즐거움이 아니면 배움이 아니고, 배움이 아니면 즐거움이 아니다. 즐거워야 배우고 배워야 즐겁다. 즐거움이 배움이고 배움이 즐거움이다. 오호! 천하의 어떤 즐거움이 배움에 비길 것이며, 천하의 어떤 배움이 즐거움에 비길 것인가.”라고 노래하였다. 이처럼 (마음의 학문으로서) 자신의 도덕 주체를 자각하고 만물 일체를 완성하는 심학적 사유는 어떤 것도 비길 수 없는 즐거움을 수반한다. (본문 272-273쪽)


■ 차례 


01. 심, 심학, 심리학, 심리치료  

1. 심 2. 심학  

3. 심리학 4. 심리치료  


02. 선진 유학의 심리학적 함의  

1. 주역의 심리학적 함의 2. 왜 공자인가?  

3. 맹자의 인간 이해 4. 순자의 인간 이해  


03. 리학에서 심학으로

1. ‘성즉리’에서 ‘심즉리’로 2. 거경궁리에서 자득으로

3. 제욕에서 자연으로


04. 심학과 분석심리학  

1. 융과 동양의 만남 2. 누미노줌과 체인(體認)  

3. 자기실현 4. 어린이다움  


05. 심학과 인본주의 심리학  

1. 지행합일과 인본주의 심리학 2. 심학과 로고테라피  

3. 존재의 심리학과 현성양지


06. 심학과 트랜스퍼스널 심리학

1. 의식의 스펙트럼과 심학 2 .만물 일체와 무경계 각성

 

■ 저자 : 전병술

건국대학교 철학과와 대만 문화대학 철학연구소를 졸업하고 양명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국대학교와 단국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 『생태문화와 학』(공저), 『종교근본주의』(공저),『한국인의 웰다잉 가이드라인』(공저), 『식탁의 영성』(공저), 『철학의 시대』(공저), 『죽음맞이』(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죽음 그 마지막 성장』, 『죽음학』, 『심체와 성체』 등이 있다.

2022 세종도서 선정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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