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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보는 일본

알 수 없는 사용자 2018. 11. 29. 18:31

한자로 보는 일본

■ 이 책은…

일본인이 한자를 통해 자기 고유의 심성을 표현하는 방식에 주목하면서, 일본 특유의 한자문화를 통해 일본인의 마음을 읽어 내고자 하는 책이다. 표의문자인 한자를 일본인들이 어떻게 표음문자(가나문자)로 발전시켰고, 또 표의성은 표의성대로 발전시켜 나갔는지, 일본인의 심미적 감성을 흥미진진하게 해설하였다.




  • 분야 : 언어일반
  • 저자 : 사사하라 히로유키(笹原宏之)
  • 역자 : 이건상·인천대일본한자문화연구회
  • 발행일 : 2018년 12월 15일
  • 가격 : 18,000원
  • 페이지 : 302쪽(두께 17mm)
  • 제책 : 무선
  • 판형 : 152✕225mm
  • ISBN : 979-11-88765-30-0 (03730)

■ 출판사 서평

이 책은 『漢字に託した日本の心』(NHK出版, 2014)의 한국어판으로, 원서 제목을 그대로 옮기면 ‘한자를 빌려 나타낸 일본의 마음’이 된다.
표의문자 한자는 원래 중국어를 표기하기 위해 대륙에서 만들어진 문자인데 주변 지역으로 전래되면서 적잖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특히 일본열도에 들어온 이래 말은 있었지만 이를 표기할 문자를 갖지 못했던 일본인들에 의해 일본어 표기에 적합하도록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더 나아가 ‘임시문자’라는 의미를 가지며 표음문자인 가나문자로까지 변용되어 나타났다. 그리고 이들 현상은 일본열도의 문화 풍토가 기본적으로 수용과 변용에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은 것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문화 풍토에서 일본열도에 사는 일본인들은 일찍부터 대륙에서 전래된 외래문자인 한자를 자국어를 표기하기 위한 문자로서 받아들이고 다시 이를 활용하여 자신들의 사상과 감정 즉 '마음'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다. 이때 표의문자인 한자의 형·음·의 즉 형태와 소리와 의미를 충실하게 반영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감성과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적절히 변화를 주어 가며 이를 활용하였다. 즉 한자라는 문자를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변화 가능한 문화의 한 요소로 받아들이고 활용한 것으로 그 결과 기존의 한자권과는 또 다른 일본적 한자권이 형성되었다. 이는 현대에 들어서도 변함이 없으며 지금도 개개인과 다양한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또 새로이 만들어지고 있다.

저자 사사하라 히로유키는 일본의 고유한자인 고쿠지와 한자체의 변용인 이체자 분야에서 다수의 논문과 저술을 통해 연구 성과를 보고하고, 동시에 상용한자와 인명용한자 그리고 JIS한자 선정과 개정 등에도 깊이 관여하는 등 일선에서 활약하는 일본의 대표적 소장파 연구자다. 또 한자 사용의 지역차인 이른바 방언한자나 사람 이름에 사용되는 한자의 변용 등 현대사회의 한자 변화 양상을 최전선에서 발로 뛰며 조사하는 활동적인 조사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들 성과가 다수 반영된 이 책을 통해 한자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문자사 중 특히 중층적 성격으로 독특하게 복수의 문자를 다양한 용도로 구별해 가며 사용하는 일본의 문자 체계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머리말에도 나와 있듯이 NHK 컬처라디오 ‘한자와 일본어 문화사’라는 프로그램의 가이드북에서 출발한 만큼 일본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자의 역사성과 다양성을 여러 관점과 다수의 용례를 통해 소개하여 비교적 읽기 쉬운 책이라 할 수 있다.
대륙에서 전래된 외래문자 한자와 이를 매개로 하는 문화는 같은 한자권인 우리가 일본문화에 접근하고 또 이해하는 데 있어 유용한 소재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한자를 통해 폭넓게 일본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한국의 관심 있는 분들과 더 나아가 비교의 관점에서 우리의 한자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 책 속으로

● 일본과 한국, 중국에서 한자의 차이

일본에서 ‘편지’라는 의미의 단어인 ‘手紙(수지)’는 중국에서는 ‘화장실 휴지’라는 의미로 쓰이기 때문에 무심코 쓰면 오해받기 쉽다. 한국에서는 한자로 ‘便紙(편지)’라고 쓰는데, 역시 중국인이 보면 화장실 휴지로 착각해 버린다. 일찍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철학적이며 심연(深淵)한 이야기까지 필담이 가능했던 것은 한문 지식과 그에 관한 교양이 서로에게 공유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어에서 편지는 ‘信(신)’이라 쓰는데 일본어에서도 ‘私信’ ‘信書’ 등과 같이 쓰기 때문에, ‘信’이라는 말을 한참 듣다 보면 알겠지만 단독이라면 신용(信用)에 대한 것 등으로 생각해 버리기 쉽다. <18쪽>

● 봄의 햇살과 여름의 햇살도 구분하는 한자표기

일본인들이 자연의 상태와 현상에 대하여 섬세하게 느끼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안에서도 한자를 세세하게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장마가 개자마자 여름 태양은 눈부시게 빛난다. ‘ひざし(햇볕)’의 뒷부분의 동사형인 ‘さす’는 상용한자표에서 ‘指す’ ‘刺す’ ‘差す’ 등이 인정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어사전이 ‘日差し’만을 싣고 있으며, 신문 등도 그렇게 표기한다. 문학부의 어떤 여학생이 ‘ひざし’는 봄에는 ‘陽差し’, 여름에는 ‘日射し’처럼 계절마다 와 닿는 표현이 있다고 했다. <32쪽>

● 일본인이 좋아하는 한자는?

일본인에게 ‘좋아하는 한자는?’이라고 물어보면 대개 바로 답이 돌아온다. 특히 ‘愛’ ‘誠’ ‘道’ 등이 상위에 속한다. 새해 1월에는 올 한 해 목표를 정하고 붓으로 가키하지메(書き初め)를 하고 이를 벽에 붙여 결의를 다지는 일종의 의식이 남아 있다. 이때도 한자 한 글자나 사자숙어가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응축된 의미와 네모진 글자에서 감도는 제대로 되고 또 힘차게 느껴지는 이미지가 선호된다. 연말에는 복잡한 일 년 동안의 세상을 ‘金’ ‘絆’ ‘毒’ ‘輪’처럼 한 글자의 한자로 표현하는 ‘今年の漢字(올해의 한자)’를 일본한자능력검정협회에서 선정하며 풍물시(風物詩)처럼 보도하곤 한다. 최근에는 중국이나 타이완, 동남아시아, 한국에서도 이처럼 한자가 선정된다고 하던데, 일본처럼 일반인들의 추첨에 의한 것은 아닌 듯하다. <63쪽>

● 일본 - 倭라는 이름은 언제부터 사용했을까?

일본열도에 사는 사람들을 ‘와(倭わ)’라고 칭한 것은 『한서(漢書)』 「지리지(地理志)」의 ‘倭人’이 최초로 알려져 있다. 또 『삼해경(三海経)』 등의 고서에 기재된 ‘倭’의 기술과 동일시하는 견해도 있다. 이와 같이 중국인들은 일본열도에 사는 사람들을 ‘倭’라고 했다. 이를 고유일본어의 일인칭 ‘わ(我, 와)’에서 왔다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석일본기(釈日本紀)』 등]. 한편으로 키가 작은 사람 또는 유순하다는 의미에서 이 한자가 대응된 것이라고도 하는데, 정확치는 않으며 애매한 부분이 있다. 이윽고 일본열도에 사는 사람들도 스스로를 가리킬 때 한자로 ‘倭’를 사용하게 되었다. <87쪽>

● 사쿠라는 언제부터 사쿠라인가

사쿠라(サクラ, 벚꽃)는 나라시대 때부터 와카(和歌)에 나오며, 왕조(王朝)시대가 된 이래 시가(詩歌)에 많이 사용되었다. 헤이안 시대에는 꽃이라 하면 サクラ를 가리켰다. 사전에서도 ‘櫻(앵두 앵)’이라는 한자를 여기에 대응시켰다. 이 한자는 중국에서 나무목변(木偏)에 갓난아이·영아(嬰児·えいじ)의 영[嬰, 벚나무 열매가 瓔珠(たまかざり)와 닮았기 때문이라는 등 여러 설이 있다]을 합쳐 만든 형성문자로, 과수(果樹) 앵두나무(桜桃)나 중국 종 양앵두를 가리킨다. 품종에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글자의 ‘さくら’는 일본의 국훈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은 일본의 영향을 받아 지금은 일본과 같은 품종을 가리킨다. 일본의 국훈을 역수입 한 하나의 예로 볼 수 있다. <117쪽>

● 일본 한자문화의 특징 훈독, 국훈, 고쿠지

일본은 한자를 받아들인 이래 이를 습득하고 학습하여 (중략) 일본어를 기록하고 다시 훈독(訓読み)·국훈(国訓)·고쿠지(国字)를 새로이 만들었다. 전래된 한자의 자종(字種)이나 음훈(音訓)이 부족하거나 납득되지 않으면 이와 같이 추가하거나 숙자훈(熟字訓)을 새로이 만들어 냈다. 일본은 앞서 언급한 대로 중국에서 사용한 국호인 ‘倭’를 일본 독자의 한자음과 스스로 선호하는 자의(字義)를 지닌 ‘和’로 바꾸었다. 그 결과 ‘和’는 야마토(ヤマト)라는 국훈을 겸비하여, 즉 변용(变容)이 되어 쓰였다. 다시 의미를 고려하여 ‘日本’이라는 새로운 국호를 제정하였다. 이처럼 새로이 한자를 표기함으로써 중국으로부터 정치적, 문화적으로 독립하였다고 볼 수 있다. <128쪽>

● 일본 신문에서 자주 사용되는 한자어?

일본에서 신문이라고 하면 지금도 어려운 한자가 많이 사용된다는 이미지가 있다. 가로쓰기 원칙을 유지하는 것도 국어 교과서나 여러 국어사전의 이미지와 합치된다. 딱딱한 표현이 어느 정도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읽기 쉽게 하기 위해 한자를 사용하는 상황도 꽤 바뀌었다.전국지(全国紙)에서 자주 사용되는 한자를 상위 10위까지 알아보도록 하자. 《요미우리신문(読売新聞)》23의 경우 다음과 같다(文化庁文化部国語課 『漢字使用頻度数調査』 2, 2000). = 日 一 大 年 人 十 会 二 中 市 <154쪽>

● 계란은 卵? 玉子?

‘たまご(계란)’은 한자로 어떻게 쓸까? 낳은 지 얼마 안 된 계란은 대개 ‘卵’이라 쓴다. 날계란을 얹은 밥도 보통 ‘卵かけごはん’이라 쓴다. 그러나 계란말이는 ‘玉子焼き’ 또 계란덮밥처럼 조리가 되면 ‘玉子丼’처럼 ‘玉子’와 같이 표기로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다. 학교에서 ‘たまご’는 한자로 ‘卵’이라 쓴다고 배운다. NHK 자막(telop)에서는 지금도 ‘卵’으로만 쓴다. 그러나 생생함이 느껴져 생물의 알(タマゴ)을 떠올리기 쉽다. 이 상형(象形)문자의 형태가 개구리 알로 보인다는 사람도 있다. 계란은 영양이 풍부하여 요리에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식재료인데, 예로부터 표기에 따라 이미지가 향상되었다. <157~158쪽>

● 작가마다 한자를 쓰는 취향이 나타난다

작가마다 한자를 선택할 때 각자 취향이 있다. 나쓰메 소세키가 ‘열심히’를 ‘一生懸命’과 같이 쓰는 데 반해, 작가 모리 오가이(森鴎外, 1862~1922)는 ‘一しよ(ょ)う懸命’처럼 한자와 가나를 섞어서 썼다. 이는 ‘一所懸命’에서 유래하는 말이라는 것을 나타내면서, 이미 ‘토지[所]’에 목숨[命]을 건다(懸ける)는 의미는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生’이라고 하기도 이상하다는 인식을 가나 표기를 통해 나타내려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183쪽>

● 일본의 지명에 자주 쓰이는 한자는?

현재 총 60만여 건의 지명 중 자주 사용되는 한자를 상위부터 순서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県 字 町 市 郡 大 田 島 山 川 目 北” 3위 ‘町(정)’은 7획밖에 안 되지만 이 중에서는 획수가 많은 편이다. 총무성(總務省)에 따르면 이 글자가 성명과 주소를 담은 주민기본대장(住民基本台帳) 네트워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한자로 알려져 있는데, 지명에서 읽는 법이 훈독 마치(マチ)인지 음독 초(チョウ)인지는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개별로 정해져 있다. 따라서 간단한 글자지만 타지 사람이 지명으로서 정확하게 읽기가 쉽지 않다. <205쪽>

● 일본인의 성씨에 등장하는 한자 빈도

일본에는 1억 2천만 명 이상의 사람이 살고 있다. (중략) 그러나 국가에서 통계를 잡고 있지 않아 성씨에 따른 인구가 명확치 않으며 또 어떤 성씨가 많은지도 확실치 않다. (중략) 근래 조사를 통해 밝혀진 상위 성씨는 다음과 같다; “1위: 佐藤(さとう·사토) 2위: 鈴木(すずき·스즈키) 3위: 高橋(たかはし·다카하시)” <216~217쪽> (중략)
성씨에 많이 쓰이는 한자는 다음과 같다; “田(4,641,468) 藤 (2,255,121) 山 (2,194,126) 이어서 ‘野’ ‘川’ ‘本’ ‘村’ ‘井’ ‘中’ ‘木’ ‘小’ ‘原’도 백만 건을 넘었다. 일본인 7명 중 1명은 성씨에 ‘田’이 포함되어 있는 셈이 된다. <218쪽>


■ 차례

제1장 한자는 의외로 가까운 문자

한자문화권 속 일본
아테지(当て字)를 좋아하는 일본인
한자 구성 과정에 대한 새로운 해석

제2장 일본인과 한자의 만남

문자를 갖게 된 일본인… ‘倭(와)’에서 ‘和(와)’로
고쿠지(国字)의 탄생과 응용

제3장 오자(誤字)와 약자(略字) 모두 문자의 일부

결국 나오기 마련인 오자
신문 특유의 문자 용법
편지를 쓸 때 사용하는 한자
직업에서 특수화된 문자

제4장 지명과 인명을 나타내는 문자

지명을 나타내는 한자
각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성씨
이름에 쓰이는 한자의 유행

제5장 젊은이들 한자와 한자문화의 미래

한자는 사라질까?

■ 저자 및 역자 소개

저자 사사하라 히로유키(笹原宏之):
와세다대학대학원 교수(티칭어워드 수상). 도쿄 태생. 와세다대학 대학원 박사후기과정 단위취득퇴학. 문학박사(와세다대학).「상용한자(常用漢字)」「인명용한자(人名用漢字)」등의 제정에 참여했으며, NHK용어위원도 역임. 저서로『日本の漢字』(岩波書店),『国字の位相と展開』(三省堂) 등이 있음. 긴다이치교스케박사기념상(金田一京助博士記念賞) 및 시라카와시즈카기념동양문자문화상(白川静記念東洋文字文化賞) 수상.


역자 이건상(李健相):
인천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


역자 인천대일본한자문화연구회:
인천대학교 일어일문학과 학과내 스터디 소모임. 이 책의 번역에는 14학번 윤하늘․장다연, 15학번 심규현․이태림․장세빈․진경서․채지원, 16학번 강다현․김혜리․백혜연(학번 및 가나다 순)이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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